최후의 대부자는 누구?
이번 사건은 좀더 깊게 파고들어가면 암호화폐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시스템리스크는 최후의 대부자(중앙은행=정부=미국)에 의해서 막을 수 있어요. 우리는 2008년 금융위기를 통해서 이것을 경험했어요. 뱅크런과 시스템리스크가 결국 신뢰가 사라지면서 발생하는 문제라면 국가라는 최후의 존재는 그 신뢰를 지탱하는 마지막 보루입니다.
반면 탈중앙화된 암호화폐시장에는 최후의 대부자가 없습니다. 루나의 가격이 98% 떨어지면서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라는 중앙화된 존재가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가격이 반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이건 다른 모든 암호화폐에서도 비슷합니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락한다고 미국정부가 나설 것 같지는 않거든요. 암호화폐는 결국 그 가치에 대한 커뮤니티의 믿음에 기반하고 있어요. 하지만 모두의 신뢰가 무너질 때, 혹은 의도적으로 그 신뢰를 깨려는 세력이 등장할 때 누가 그것을 지킬 수 있을지가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모든 생태계 참여자의 동의를 받아야하는 암호화폐의 특성상 그런 행동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구요.
어떻게 보면 암호화폐의 효율성, 디파이의 높은 금리는 최후의 대부자도, 중앙화된 기관도 없다는 점에서 나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암호화폐가 없애려고했던 금융시장의 비효율성이 사실은 안전망일수도 있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