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9
2024.03.13.
지난 주말에 구본창 작가님의 〈항해〉 전시를 다녀왔어요. 이미 두 번이나 본 전시지만, 전시를 내리기 전에 꼭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서둘렀어요. 닳아버린 비누를 찍은 사진을 제일 좋아하는데, 사진이 아닌 작가님이 실제  촬영하신 비누를 만날 수 있어서 무척 반가웠답니다. 그런데 관람을 마치고 자리를 옮겨 다른 사진전을 보러 갔는데, 글쎄 거기에 구본창 작가님이 관람객으로 계신 게 아니겠어요? 방금 전시에서 구본창 작가님의 어린 시절, 젊은 시절 모습을 보다가 백발이 성성한 작가님을 직접 만나게 되니 마치 시간 여행을 온 것처럼 기분이 묘했어요. 님은 살면서 이렇게 깜짝 놀랄 만한 우연의 만남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꼭 알려주세요!  

“가끔 내가 실망으로만 이루어진 사람 같아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김서해 작가님의 〈라비우와 링과〉가 오늘까지 공개됩니다. 

계절학기 수강과 올리브영의 메이트, 편의점 야간 알바, 카페 청소까지 꽉 짜인 매일을 보내는 대학생 ‘주영’의 삶은 “촛농처럼 죽죽 떨어져 내리”는 우울과 호흡을 조이는 일상의 압박으로 가득한데요. 브라질에서 유학 온 외국인 룸메이트 ‘이네스’, 교수님의 제안으로 시작된 국제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주영의 삶은 서서히 바뀌어갑니다. “외로운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면서 너무나 내 맘 같다는 독자 리뷰가 쇄도 중! 이 소설을 읽고 나면 틀림없이 님의 삶도 1도쯤 방향을 바꾸게 될 거예요.😉


《소녀 연예인 이보나》 《줄리아나 도쿄》 《쿄코와 쿄지》 등 거대한 역사 속 작은 주변인의 이야기를 소설의 문법으로 다뤄온 한정현 작가님의 신작을 이번 주 위픽에서 공개합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식민 지배, 관동대지진, 독재자의 집권…… 소용돌이치는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루비의 할머니 ‘비소’는 인간과의 사랑에 중독된 하프엘프였어요. 온갖 사랑의 끝에 기다리고 있던 건 비소의 삶을 기억하고 기록하고자 하는 여성 연구자 ‘안‘이었죠. 천 년의 시간을 사는 하프엘프의 시선으로 재구성된 인간의 역사, 두 번 다시 구할 수 없는 비소의 증언록은 안의 죽음과 함께 영영 사라져버립니다.

인간이 구분 짓고 선을 그어둔 영역 ‘게토’ 안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며 살아가던 루비 앞에 자칭 안의 손자가 덜컥 나타납니다. 그는 루비에게 사라진 기록을 함께 찾아나서자고 제안하는데요. (죽어가는) 인간 한 명, 소극적인 하프엘프 한 명, 마당 앞 늙은 하프드래곤 한 마리로 이루어진 이 허술한 연합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그, 그래요, 뭐. 그런데 명, 궁금한 게 있는데…… 지금 우리는 연대하는 건가요? 그러니까 배, 배신……이 아니라 비소와 안의…… 아무튼 안과 비소의 사랑을 찾는 존재들의 연대 말이에요.”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사랑? 그래요, 뭐. 사랑으로 둔갑하는 게 마음이 편하면 그렇게 부르든가. 어차피 사랑은 항상 배신을 수반하니까 뭐,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가 하는 게 연대는 아니죠.”
 “그, 그럼 뭔데요? 함께 무언가를 하는 건데요.”
 “당신 내가 조사한 바로는 유명한 인간 소설가인 척했다더니 지금은 언어능력이 상당히 퇴화되었나 보군요?”
 루비는 저도 모르게 끄응 하는 소리를 냈다. 틀린 말이 아니라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다소 못마땅한 표정의 루비와 아까부터 어느새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수를 바라보던 명이 다시 입을 열었다.
 “연합이죠.”
 “네? 뭐라고요?”
 “같은 목적을 향해 인간들이 잠시 같은 편인 척하는 그거요. 사랑만큼이나 배신을 내포하는 그거요.”
  

🥐 레아 : 한정현 작가님과 함께 열심히 갈고닦으며 준비한 위픽 〈사랑과 연합 0장〉을 드디어 오늘 공개합니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이 작품, 작가님의 첫 모험 판타지🧳랍니다. 위대한(?) 용사들의 약간 믿음직스럽지 못한 도원결의! 재밌게 즐겨주셔요. 《도시전설의 모든 것》 편집 작업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표지 디자인 시안에 들어갈 포인트 키워드를 찾으면서 또 한 번 장고를 거듭했는데요. 악어🐊도 귀엽고, 콜라병🍾도 예쁘고, 레드 벨벳 케이크🍰나 쿠키 봉지🍪도 좋겠고……. 이게 다 무슨 소리냐고요? 그 비밀은 출간 후의 즐거움을 위해 남겨둘게요.😏


🍙 서니 : 기나긴 독파 챌린지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독파에서 위픽 뉴스레터 잘 보고 있다고 인사해주신 분들 모두 반가웠어요! 《오로라》 챌린지 마지막 날, 최진영 작가님과의 북토크도 있었지요. 저도 작가님과는 메일로만 말씀 나눴던 터라 긴장했었는데, 《오로라》가 탄생한 작업실도 엿보고 작가님의 애착 담요💙도 구경하고 무척 즐거웠어요. 토요일에는 퀴어페미니스트 책방 꼴에서 《소녀는 따로 자란다》 속 소녀의 책장📚을 엿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금의 안담 작가님을 만든 책들엔 무엇이 있는지, 그 책들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들어보았는데요. ‘소녀의 책장’은 2월 28일 일산 밤리단길에 위치한 너의 작업실에서 앵콜 북토크로 돌아옵니다!😉 위픽 인스타 팔로하시고 소식 놓치지 마세요!


🐿️ 소연 : 이번 주 금요일에 드디어 《파과》가 뮤지컬 무대에 오릅니다.👏👏👏 구병모 작가님과 함께 뮤지컬을 보러 가는데요, 패딩 스치는 소리도 내면 안 된다고 들어서 ‘얼죽코’ 아니고 ‘더죽패’인 작가님과 저는 굳세게 코트를 입고 갈 예정입니다. 날이 풀린다고 해서 다행이에요! 저처럼 뮤지컬을 손꼽아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은지 《파과》를 찾는 독자분들이 쭉쭉 늘고 있어요! 저도 뮤지컬을 기다리며 오랜만에 《파과》를 다시 읽고 있는데, 읽을 때마다 매번 소름이 끼치는 장면이 있어요. “다녀, 온다.’ 숨이 붙어 있는 한은 다녀-올 것이다.” 《파과》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조각의 대사랍니다. 차지연 배우의 목소리로 저 대사를 들을 수 있을까요? 저 대사를 들으면 너무 좋아서 비명 지를 것 같은데, 어떡하죠?😱


🐯 엘라 : 한동안 이어졌던 치과 치료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여러분 양치질을 꼼꼼히…… 치실을 꼭 사용하셔야 해요, 진짜로요. 물론 그래봤자 누워서 나는 사랑니는 어쩔 도리가 없지만요……. 여튼 말 그대로 앓던 이가 빠졌으니 후련한 마음으로 교정지를 넘기고 기획안을 씁니다. 지난주엔 최의택 작가님의 새 장편소설 기획안을 썼어요. 주말엔 🍙 서니 님과 함께 《소녀는 따로 자란다》 북토크에 참석했고요. 이번 주엔 최의택 작가님께 기획안을 공유하며 스토리라인을 다듬어나갈 예정이에요. 천희란 작가님의 위픽 원고도 살피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소설이라고 부른다면 그 자체로 소설적인 일이 되고 마는 그런 작품이에요. 《자동 피아노》를 읽어보셨다면 더욱 반가워하실 것 같습니다. 참, 🌷 은혜 님이 작업 중인 그 작품 말이죠. 정말 얼른 마저 읽고 싶어서 퇴근을 미루고 출근을 앞당기는 작품이었어요. 저도 출간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 은혜 : 김서해 작가님의 위픽 〈라비우와 링과〉가 오늘까지 공개됩니다. 하루 이틀 지날 때마다 조회수가 쭉쭉 오르고 있는데요. 안담 작가님의 《소녀는 따로 자란다》 이후 최대 조회수라는 사실! 섬세하고 다정하고 복잡하고 아름답고 다 하는 〈라비우와 링과〉👅 놓치지 마세요. 돌로레스 히친스의 고양이 미스터리 《고양이가 보았어》를 마무리하고, 국내 스릴러소설 작업을 시작했어요. 작품을 먼저 읽은 저희 팀원들은 “결말이 너무 궁금해서 도무지 멈출 수 없다”💬는 후기를 남겨주었죠. 아끼는 것일수록 천천히 풀어놓아야 하는 법! 조금씩 소식 전할게요.💝

 

☁️ 어느 날 갑자기 투명 인간의 세상에 떨어진다면?

🐯 엘라 : 투명 인간이 되는 상상을 해보신 적 있나요? 어렸을 땐 투명 인간이 되면 재밌을 것 같았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아무리 모든 일을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대라지만 역시 상대에게 ‘내가 이곳에서 함께하고 있음’을 알리기 어려워지면 곤란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모두가 투명 인간인 세상에서 혼자만 보이는 인간이 되는 건 어때요?😲 전 어쩐지 부끄럽고 뭐로든 가리고 싶을 것 같아요. 그런데 말이죠, 오늘 소개할 작품 《논터널링》🛞은 투명 인간의 세상에서 어느 날 갑자기 보이는 사람이 되어버린 ‘이더’의 이야기예요.

하늘색 배경에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희끗희끗한 얼룩무늬를 찾을 수 있는 표지 종이는 작품 속 ‘터널링’을 표현한 거예요(혹시 알아보셨을까요?). ‘초기원’이라 불리는 언젠가, 모종의 사고로 인류는 멸종되고 시간이 흘러 새로운 인류가 나타났는데요. 이들은 터널링이라는 방식으로 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 투명 인간들이에요. 현생 인류를 생각하는 인간이라는 뜻에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라고 부르는 것처럼 이 새로운 인류를 지칭하는 이름 역시 ‘터널링’으로 굳어졌습니다. 다른 이름으론 ‘호모 누베스’, 구름 인간☁️이라는 뜻이에요.

주인공인 ‘이더’는 이론 고고학자인데요. 같은 이론 고고학자이자 반려자인 ‘도이’와 함께 고대 인류의 실험을 복원하던 도중 사고에 휘말리고 맙니다! 일주일 만에 병원에서 깨어난 이더는 주치의로부터 이제 더 이상 벽을 넘나들 수 없는 ‘논터널링’이 되었으며 고통스러운 에너지 주입 처치를 꾸준히 받아야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죠. 이더는 더 이상 사랑하는 도이와 터널링 친구들을 보거나 느낄 수 없어요. 그야말로 투명 인간의 세상에서 홀로 보이는 인간이 되어버린 거죠. 

그런 그의 앞에 또 다른 논터널링, ‘지그’가 나타나요. 지그는 오래전 이더가 처음으로 만난 논터널링인데요. 지그는 이더에게 자신이 만든 논터널링 마을에 가서 함께 살자고 말합니다. 도이는 “이더, 넌 치료를 받아야 해! 나아야 해! 돌아와야 한다고, 이전의 우리로!”라고 외치고! 지그냐, 도이냐 과연 이더의 선택은……!(이런 작품 아닙니다.)

“궁금해하면 보일” 테니, 작품에서 확인해보시죠. 

이 페이지는 사인이 들어가는 앞 면지예요. 그간 위픽은 초판 한정으로 사인 면지를 만들어왔는데요. 이번에는 특별히 터널링 잉크로 인쇄해보았습니다. 터널링 잉크를 볼 수 없는 분들을 위해 그림 설명도 꼼꼼히 달아두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내에서 “엘라 님, 《논터널링》은 면지 사인 없는 거죠?” 같은 얘길 몇 번이나 들었다니까요.🤦‍♂️ 님은 잘 보이시죠?

최의택 작가님은 ‘장애 문학을 고민하는 매체에 싣기 위한 짧은 소설’을 청탁받고 ‘장애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다가 페미니스트 장애학자 로즈메리 갈런드 톰슨이 제시한 개념에 관해 읽고 이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해요. ‘보통’ 또는 ‘평균’으로 상정된 몸으로 적절하고 바람직한 환경이 제공될 때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외부 세계에 영향 또는 방해를 받지 않고 시각적 익명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장애가 있는 몸, ‘보통’처럼 움직이지 않는 사람은 눈에 띈다는 말인데요. 장애 당사자인 작가님께는 이 말이 “그야말로 인생의 답안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해요. ‘인생의 답안’ 같은 아이디어가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냈을지, 님이 궁금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보일 것이니까요.

💌 최의택, ‘작가의 말’에서


나는 평소에도 주제넘게 양자역학을 소설의 소재로 곧잘 삼고는 했기에 자연스럽게 양자적 특성 중 익명성과 연관 지어볼 만한 것을 떠올릴 수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마치 미시 세계의 양자처럼, 투명 인간처럼 생활할 수 있다면? 보통 장애인 등의 소수자를 ‘투명 인간’에 비유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재밌는 아이디어 같다.”

양자는 흔히 알려진 것처럼 확률적으로 존재하는데 심지어 우리가 벽이라고 여기는 물질의 너머에 존재할 확률도 없지는 않다. 그래서 이론적으로는 양자가 벽을 관통하는 것이 가능하다. 할리우드식으로 말하면, 양자가 벽 너머에 존재하는 우주가 어딘가에 있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양자의 성질을 양자 터널링이라고 하는데, 나는 아예 이러한 성질을 기본적인 특성으로 하는 생물 종을 상정하고 그들에게 맞춰진 사회를 상상해보았다. 그리고 그 속에 ‘논터널링’을 떨어뜨려보았더니 이 소설이 탄생했다.
  

📚위픽 리와인드
🌈 테오 : 영화 〈파묘〉가 관객 수 800만을 돌파하며 올해 국내 첫 1000만 관객 영화가 유력하다고 합니다. 저는 겁이 많아 무서운 걸 좀처럼 보지 않는데요. 주변에서는 오컬트는 공포와 다르다며 꼭 보라는 권유가 끊이지 않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배예람 작가의 《물 밑에 계시리라》를 앞서 읽어보지 않은 이유도 마찬가지인데요. 다행히(?) 이번 기회에 서늘하고 슬프고 아름다운, 그러니까 공포와는 전혀 다른 감각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상한 이야기지만 저에게는 영화 〈파묘〉와 함께 기억될 이야기겠습니다. 어쩌면 여러분께도 그런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어 책 속 몇몇 장면을 적어봅니다. 문외한이라 장르의 속성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이 소설 또한 영화로 만들어지면 딱이겠다는 확신으로 몇몇 장면을 미리 골라봅니다.

#1
서어리는 거대하고 영험한 물고기를 수호신으로 모시는, 조금은 독특하고 괴상한 마을이다. 그 열렬한 신도 중에 이모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음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모는 집 한구석에 놓여 있는 작은 제사상에 언제나 향을 피웠고, 매일 밤 그 앞에 앉아 기도를 올렸으며, 마을을 들어오고 나갈 때는 석상 머리에 손을 올리고 잠시 눈을 감았다.

#2
"마지막으로 수진아, 이모는 죽으면 호수 아래에, 물 밑에 잠겨 어신님과 한 몸이 되고 싶어, 부탁할게. 미안해. 사랑해, 다시 만나."

#3
수진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아주 오래전, 마을에 큰 전염병이 돌았고 사람들이 파리떼처럼 죽어나갔다. 도저히 시체를 처리할 수 없게 된 마을 사람들은 수십 구의 시체를 호수에 버렸는데, 그때 호수 아래에서 거대한 어신이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4
태현은 국문과 출신으로, 무속 신앙과 시골 마을 풍속을 연구하다가 서어리의 이야기를 듣고 찾아오게 되었다고 했다. 단순히 조사를 위해 방문한 마을에 마음이 이끌린 그는 모든 걸 포기하고 이곳에 남을 정도로 서어리에 매료되어갔다.

#5
"서어리의 주민들은 성인이 되면 일종의 성인식을 겪어요. 어떤 방식인지는 들을 수 없었지만, 성인식을 경험해야 진짜 주민으로 인정받고 정식으로 어신님의 신도가 될 수 있죠. 수진 씨 어머니처럼 성인식을 치르지 않고 마을을 떠나는 경우도 있고, 이모님처럼 남는 경우도 있고......"

#6
수진은 할 말을 찾지 못해 가만히 입만 뻐끔거렸다. 친절한 듯, 무례한 듯, 이장은 보이지 않는 선을 넘지 않으면서 돌려 말하고 있었다. 당장 여길 떠나라고,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라고.

#7
거대하고 컴컴한 무언가가 물 밑에서 느리게 움직이는 것을 본 순간, 그것으로부터 온 무시무시한 떨림을 느낀 순간, 수진은 비명을 질렀다. 수진의 비명과 함께 배가 위태롭게 흔들렸고, 언제 돌아온 건지 이장과 몇몇 남자들이 외치는 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거대한 그림자는 아주 천천히, 느리지만 분명하게 수진의 배로 다가왔다

  
책에 곁들일 것 추천 🍰
어느 독자님이 보내주신 위픽 소장샷♡
🍙 서니 : 지난 주말 위픽 시즌 1 완간 기념 이벤트가 종료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다정한 축하의 말씀에 더해 위픽과 함께한 1년 사진들을 보내주셨어요. 1년 동안 만났던 여러 독자님들의 얼굴도 스치더라고요. 역시 이 짧고 굵은😭 여정은 독자님들이 보내주신 응원 덕분이라는 것을 다시 느꼈습니다. 당첨자분들께는 어제 개별 연락을 드렸어요. 정성스러운 글들로 축하해주셨는데 모든 분들께 선물을 드리지 못해서 무척 마음이 아팠는데요……. 다음에 또 독자님들도 즐길 수 있는 이벤트 기획하여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참여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해요!
 
지난주에는 최진영 작가님의 《오로라》 독파 챌린지가 종료되었어요. 《소녀는 따로 자란다》와 《오로라》 두 권의 챌린지에 독파 메이트로 함께하며 제가 가장 기다렸던 미션은 바로 “함께 읽거나 보고 싶은 다른 작품(책,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이 있나요?”였습니다. 몰랐던 작품들을 알게 되기도 하고, 독자님들은 이 책을 어떤 그림으로 상상하고 계신지 알 수 있는 미션이었거든요.
 
령 님은 《소녀는 따로 자란다》와 함께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2001)〉를, 지안 님은 《오로라》와 함께 〈우연과 상상(2022)〉을 놓아주셨어요.

저는 주로 책을 만들 때 출퇴근길에 작업하며 떠오르는 노래들을 듣는데요. 사이하테 타히 에세이를 편집할 땐 블랭키 젯 시티와 넘버 걸을(”좋아하는 밴드는 대부분 해체했고, 공연장에 가보지도 못한 채 해체 소식을 들었다” ― 《콤플렉스 프리즘》 26쪽), 《오로라》를 만드는 동안엔 이소라의 〈믿음〉을, 강화길 작가님의 《영희와 제임스》를 작업하는 지금은 보이즈 인 더 키친을 듣고 있어요.🫢

님도 어떤 책을 읽을 때 음악이나 영화, 다른 책이 떠오른 적이 있나요? 어떤 책을 읽고 떠올리셨는지, 좋아하는 책과 거기에 함께 곁들일 다른 콘텐츠를 추천해주세요!
 

  
💝 위픽은 이벤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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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픽을 만드는 사람들
    🥐 레아, 🐬 도리, 🍙 서니, 🐿️ 소연, 🐣 쎄오리, 🐯 엘라, 🌷 은혜, 🌈 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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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아 : 누워서 아이돌 유튜브 볼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도리 : 당신의 가슴에 위픽 새기는 마케터.

    🍙 서니 : 매일 야외 록 페스티벌(의 생맥주)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 소연 : 책과 아이들 사이에서 매일 종종거립니다.

    🐣 쎄오리 : 친절한 세호 씨.

    🐯 엘라 : 이다음에 커서 웃긴 사람이 되는 게 꿈입니다.

    🌷 은혜 : 제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는 사람은 오직 저뿐입니다.

    🌈 테오 : 10년 단위로 별명이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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