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타 거윅 감독이 루이자 메이 올컷의 소설 『작은 아씨들』을 영화로 만든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조금 의아했습니다. 소설 『작은 아씨들』은 이미 여러 번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는데 굳이 그런 작품을 다시 영화로 만들 필요가 선뜻 이해가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그레타 거윅의 전작 『레이디 버드』를 퍽 즐겁게 보았던 터라 그녀가 새롭게 만든 『작은 아씨들』이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기존의 작품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 어떤 파격적인 각색을 했을까 기대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원작에 충실한 각색이었어요. 하지만 소설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오지는 않았고, 현대적인 해석을 더했습니다. 배경은 1800년대이지만 영화 속 네 자매의 고민은 지금 우리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사랑과 꿈, 가정과 커리어 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작은 아씨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다웠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배우가 한꺼번에 등장해서 보는 내내 더욱 즐거웠어요. 마치 가의 네 자매인 메그와 조, 에이미, 베스를 각각 엠마 왓슨, 시얼샤 로넌, 플로렌스 퓨, 엘리자 스캔런이 연기했습니다. 요즘 화제가 되는 영화라면 빠지지 않고 출연하는 것 같은 티모시 샬라메와 왜인지 이런 영화에 빠지면 섭섭한 메릴 스트립도 등장합니다.
네 자매의 이야기가 고루 나오지만 조가 서사의 중심에 있습니다. 조는 언제나 글을 쓰고 자신의 글을 책으로 출판해 독립적인 삶을 일구려 노력하는데 그런 모습이 루이자 메이 올컷과 겹쳐 보여요. 그래서 원작과 다른 영화의 결말이 더욱 빛났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