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화할 때 ‘여보세요’ 같은 인사말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권: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시작을 알려주는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대화를 하기 전에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예의라고 생각해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웃음)
곽: 인사말이 “나 전화 받았다. 너랑 얘기할 준비됐다” 그런 의미가 아닐까요?
러: 사전 조사에 따르면, 민주님이 전화를 걸고 받을 때 둘 다 ‘여보세요’를 하는 입장이고 동욱님이 전화를 받을 때 하는 입장이시잖아요. 두 분 다 해당 입장이신 이유를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권: 전화를 걸었으니까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의미에서 저는 ‘여보세요’라고 해서 친구를 부르는 편이고 전화를 받았을 때도 내가 전화를 받았다는 의미를 알려주기 위해서 그렇게 말을 하는 편이에요.
곽: 제가 받았을 때 하는 경우와 똑같은데요.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때 ‘여보세요’를 안 하고 받기만 하면 그 친구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니까 ‘준비가 안 됐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이제 전화를 받을 때 준비가 됐으면 ‘여보세요’를 합니다. 그런데 전화를 걸 때 ‘여보세요’를 하면 급해 보이는 느낌이 나서 저는 걸 땐 ‘여보세요’를 안 하는 것 같아요.
권: 그럼 전화를 걸었는데 상대가 아무 말도 안 해도 ‘여보세요’ 먼저 안 하세요?
곽: 전화를 걸고, 조금 기다리다가 상대방이 아무 말도 없을 시 ‘여보세요’ 하면서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나 확인 차원에서 하긴 하는데 잘 안 합니다.
러: 조금 전과 같이 서로의 입장에 대해서 반박할 의견 있으시나요?
곽: 반박이라기보단, 민주님이 전화를 걸고 받을 때 ‘여보세요’를 하는 입장이라고 하셨잖아요. 저는 전화를 건 사람이 바로 ‘여보세요’ 하면서 대화를 시작하면 뭔가 바쁜 일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거든요. 평소 전화를 거실 때도 ‘여보세요’ 많이 한다고 하셨으니까 평소 급한 일이 많다거나 성격이 좀 급하신 편인가요…? (웃음)
권: 요즘 같은 SNS 시대에선 카톡이나 인스타 DM 등을 통해 연락을 많이 주고받잖아요. 전화는 보통 급한 경우가 있거나 바로 만나기로 했을 때 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요?
(일동: 아하…)
권: 왜냐하면 급한 일이 아닐 때는 보통 사람들에게 텍스트 형식의 연락을 남겨 놓잖아요. 전화를 하는 상황은 주로 급한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상황이 급하거나 당장 만나야 할 때 전화를 쓰는 편이죠.
러: 그러니까 먼저 전화를 건 사람이 자기가 급하게 해야 할 말이 있어서 전화를 걸었을 것이니까 건 사람이 ‘여보세요’를 먼저 한다는 말씀이시죠?
권: 네. 그런 경우에는 ‘여보세요’를 먼저 하고 용건을 간단하게 전달하는 편입니다.
러: 네 알겠습니다! 추가로, 전화하는 상대방에 따라 안부 인사가 ‘여보세요’ 말고 다른 것이 나올 수도 있잖아요. 혹시 달라진다면, 어떤 식으로 달라지나요?
권: 네, 저 같은 경우 달라집니다. 학과 교수님이나 윗사람하고 전화할 땐, 인사를 먼저하고 시작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안녕하세요, 저는 ~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때문에 전화드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을 하는 것 같아요.
곽: 저는 민주님과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교수님이나 윗사람하고 전화할 때 ‘여보세요’라는 표현을 쓰고 친한 애들한텐 ‘여보세요’라는 표현을 거의 안 쓰는 것 같아요. 친한 친구들한텐 전화 걸자마자 “뭐하냐?” 이런 식으로 얘기해요.
권: 친한 친구면 ‘여보세요’ 생략하고 바로 용건 이야기하는 거예요?
곽: 네. 그리고 받을 때도 ‘여보세요’ 안 하고 “왜?”, “뭐?” 이런 식으로 해요.
권: 네 저 같은 경우, 과 사무실 근로하거나 아르바이트를 오래 해서, 전화를 받을 때 고객 응대 차원에서 ‘여보세요’ 하는 게 아니라 바로 매장 지점을 얘기하도록 교육받아서 그런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러: 마지막으로, ‘여보세요’ 관련해서 전화 중 웃기거나 흥미로운 경험담이 있으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권: 저는 딱히 없는 것 같아요.
곽: 고등학생 때 이런 걸로 장난 많이 치긴 했는데, 친구가 ‘여보세요?’하고 전화를 받으면 “저 여보 아닌데요” 이런 식으로 대답하고 전화를 끊으면서 놀리곤 했었습니다. 그리고 ‘여보세요’가 아닌 ‘여보’ 이런 식으로만 부르면서 친구들과 놀았던 것 같습니다.
러: 너무 재밌네요…(웃음)
곽: 해보시면 진짜 재밌는데…
러: 저도 재밌는 경험이 있는데, 친한 친구랑 전화할 때 전화 받은 사람이 “뭐?”하면 계속 서로 “왜”, “뭐” 이런 식으로 말하면서 “네가 전화했잖아” 이런 적도 있지 않나요?
(일동: 네 비슷한 경험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