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라잇 이은창 프로 기고✍️
Table Talk #55 - Pick 
Table Talk - Pick 55호 섬네일.

🧶 오늘의 키워드

#데이터솔루션 #임팩트측정 #데이터리터러시

👀 에디터 노트

우리에게 나이팅게일은 ‘백의의 천사’로 알려졌지만, 동시에 유능한 데이터 과학자이기도 합니다. 1850년 크림전쟁에서 나이팅게일은 병사들이 놓여있는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이 사망과 연관됨을 깨닫고 병사들의 사망 원인을 기록하기 시작합니다. 병원의 입원, 부상, 질병, 사망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투로 인한 부상보다 전염병과 영양실조 등으로 숨지는 환자가 더 많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병원을 청결한 상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로즈 다이어그램(장미 도표)’이라는 멋진 데이터 시각화 자료도 만들죠. 그녀의 뛰어난 ‘데이터 리터러시’ 능력 덕분에 수많은 군사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데이터는 이미 주변 곳곳에 존재합니다.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인터넷 검색, 소셜미디어 활동 등은 모두 데이터를 생성하죠. 그러나 제대로 된 접근과 분석, 활용법이 없다면 그저 ‘잡동사니 정보’에 불과합니다. 이번 호는 임팩트 생태계에서 어떻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지 다룹니다. 데이터가 복잡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소음과 신호가 섞여 있는 데이터 덩어리에서 어떻게 신호만 발라내고 적용할 수 있을까요?

Pick 코너 로고. 사회혁신 사례와 모델을 소개하는 Table Talk - Pick
📊 임팩트의 근거를 만드는 데이터

우리는 데이터가 공기처럼 흐르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신뢰와 투명성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면서, 객관적인 근거를 제공하는 데이터가 곳곳에서 필수 자원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잘못된 결정은 문제를 지속시키는 것을 넘어, 더 큰 문제로 발전시키기 때문이죠. 그런데 데이터 자체로 문제 해결의 근거가 되는 경우는 희소합니다. 데이터에 ‘분석’이라는 일종의 노력이 더해져야 ‘정보’와 ‘지식’이라는 도구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활용해 적절한 의사결정을 할 때 비로소 데이터를 근거로 활용할 수 있죠.

하단부터 Data - Information - Knowledge - Wisdom 순서대로 적힌 형태의 피라미드 모형.

DIKW(Data, Information, Knowledge, Wisdom) 피라미드

저와 같은 데이터 분석가(혹은 데이터 과학자)들은 누군가의 수요에 맞춰, 혹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를 정보로 가공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분석을 통해 의사결정을 직접 제안하거나 필요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일도 해야 합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말장난 같을 수 있지만) 데이터 분석가들에게 데이터는 존재의 조건입니다. 지역에 따라 생산하는 농수산물이 다르듯, 데이터를 획득하는 환경이나 획득한 데이터의 종류와 형태에 따라 분석가의 역할과 목표가 달라집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임팩트 섹터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도 생태계의 특징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다행히도 저는 여러 임팩트 지향 조직들(사회적 기업, NGO, ESG 팀 등)과 함께 일하면서 다양한 장벽에 부딪혀 보기도 하고, 그 장벽을 넘어 보기도 하면서 이 땅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경험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임팩트 생태계의 특징을 데이터 분석의 관점에서 톺아보고, 여러분이 실무에서 참고하실 수 있는 간단한 인사이트들도 나눠보려 합니다.


먼저 ‘임팩트’라는 용어를 이해하면 데이터가 필요한 다양한 상황과 방법론을 이해하는 것이 수월해집니다. 임팩트는 말 그대로 개인이나 조직이 사회 혹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impact)으로 정의됩니다. 이 영향력이 항상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고, 의도적이지 않게 기후 위기와 같은 사회적 차원의 큰 문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력을 잘 관리하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만들어 세상을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변화시켜 가는 것이 임팩트라는 용어의 사회적 함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임팩트에 대한 정의

  • UN : 임팩트는 사람들의 삶의 변화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어린이 성인, 가족 또는 지역사회의 지식, 기술, 행동, 건강 또는 생활 조건의 변화가 포함될 수 있다. 그러한 변화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개입에 의해 생성되며, 인구 집단에 대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장기적 영향을 의미한다. 이러한 영향은 경제적, 사회 문화적, 제도적, 환경적, 기술적 또는 기타 유형일 수 있으며, 긍정적인 영향은 구체적으로 합의된 개발 목표, 국가 개발 목표(헌법에 명시된 인권 포함), 국제 협약 및 조약에 대한 국가 약속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어야 한다.

  • EU : 영향 평가 과정에서 영향이라는 용어는 주어진 정책 옵션/개입의 구현 및 적용으로 인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변화를 설명한다. 이러한 영향은 다양한 기관에 걸쳐 발생할 수 있고 다양한 행위자에게 영향을 미치며 다양한 규모(지방, 지역, 국가 및 EU)와 관련될 수 있다. 평가 맥락에서 영향은 특정 개입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발생하는 변화를 의미한다.

  • IMP : 임팩트란 조직이 초래한 결과의 변화를 의미한다. 영향은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으며, 의도적이거나 의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성과(Outcome)는 어떤 사건이나 행동의 결과로 한 그룹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행복의 수준 또는 자연환경의 상태다. 임팩트 관리는 기업이 사람과 지구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파악한 다음 부정적인 영향은 줄이고 긍정적인 영향은 늘리는 프로세스이다.

임팩트 비즈니스, 임팩트 투자 등 임팩트를 접두어로 하는 시장의 용어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임팩트를 만들어 내는 활동들을 일컫습니다. 즉, 대상으로 하는 상황이나 주체의 문제에 어떻게 개입하고, 얼마나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켰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되는 행위입니다. 임팩트를 창출하는 과정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세 단계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임팩트 창출 과정과 단계별 핵심 질문

  • 문제 정의 (Define Problem)
    • 누구의 문제인가?
    • 진짜 문제가 맞는가?
    •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가?
    •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은 누구인가?

  • 솔루션 기획과 실행 (Solution Design & Excute)
    •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 원인을 해소할 방법은 무엇인가?
    • 변화의 이론은 무엇인가?
    • 방법을 적용하기 위한 투입 자원은 무엇이며 얼마나 되는가?

  • 측정과 관리 (Measurement & Management)
    • 측정해야할 지표는 무엇인가?
    • 측정은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 활동을 통해 만든 결과가 유의한 변화를 만들었는가?
    • 성과를 통해 어떤 의사결정을 할 것인가?(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임팩트 창출 과정의 각 단계가 전체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근거 기반의 의사결정(Evidence-driven decision)이 필요합니다. 데이터 분석은 단계별 핵심 질문들에 답을 내리기 위한 많은 근거를 제공합니다. 데이터를 통해 사회문제 해결을 지원하며 임팩트를 창출하는 과정을 사례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문제 안에 답이 있고, 데이터 안에 길이 있다.

조카에게 조립식 레고 장난감을 사주면, 조립 중간쯤 이르러 다시 해체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 모습 뒤에는 밟혀 구겨진 조립 설명도가 있기 마련이죠.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그리고 시작을 잘하여 기초를 든든하게 하는 것이 좋은 과정을 만드는 비결입니다. 문제를 정의하는 것은 임팩트를 창출하는 과정의 시작이자 기틀이 됩니다. 문제 해결의 대가인 아인슈타인도 100중의 99의 노력을, 문제를 정의하는 데 들였다고 하죠.


문제정의 과정에서 데이터 분석의 중요한 역할은 생각하고 있는 문제가 진짜 문제가 맞는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에 관해 설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최근 제가 도와드린 곳은 합주, 공방, 요리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는 도서관의 공간을 활용해 아동과 청소년의 경험 기회를 넓히는 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가진 고민 중 하나는, 학교나 거주지와의 거리가 멀어서 아이들이 잘 오지 못한다는 것이었죠. 쉽게 오는 방법을 정리한 지도 제작, 차량 운행 등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해결책들이 논의되고 있었습니다.


누적 이용 일수, 이용 시간, 최다 연속 이용 주 수를 기준으로 충성 이용자와 일반 이용자를 분류하고, 거주지와 학교를 포함한 변수들의 관계를 분석했습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예상외로 거리가 먼 것은 이용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충성 이용자들은 학교나 집이 멀어도 찾아왔습니다.


이후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용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도서관 운영자,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는 친구들과의 ‘관계’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진짜 문제는 물리적 거리가 아니라 관계를 충분히 쌓지 못하는 것에 있었고, 이를 토대로 해당 조직은 관계를 더 쉽고 긴밀히 쌓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용도 관련 4가지 변수를 차원 축소한 그래프, K-means 알고리즘 활용 열성/비열성 용자 분류 그래프, 분석 결과 해석 그래프.
🤔 어떤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할까.

최근 문제의 우선순위를 세우는 일을 의뢰하는 조직도 많습니다. ‘어떤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하는지’가 주된 고민이죠. 대기업의 지속가능경영 팀에서는 이해관계자 설문조사를 중심으로 기업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 중 중대한 것이 무엇인지를 분석하는 중대성 평가(Materiality Assessment)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중대성 평가는 설문조사를 진행할 수 있는 재원이나 이해관계자 풀(pool)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진행하기 어려운 방법입니다. 특히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회문제와 관련 이슈에 발 빠른 대응이 중요한 비영리 조직에서는 이러한 평가에 시의성이 담겨야 합니다.


미디어 빅데이터 분석은 위와 같은 수요를 만족시키는 적합한 방법론입니다. 미디어(ex. 뉴스, SNS)에서 쌓이는 데이터는 사회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깊은 관련이 있죠. 2010년 들어 본격적인 인터넷의 발전과 뉴미디어 시대가 열리면서 사회의 소식이 미디어에 실리고 대중의 인식으로 연결되는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졌습니다. 풍성히 쌓여가는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사회문제가 대중의 인식 속에 어떤 구조로 자리 잡는지 알 수 있고, ‘어떤 문제를 가장 심각하게 여기고 있을까’와 같은 질문에 답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방대한 빅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며, 텍스트로 이뤄진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최근 트리플라잇에서 KISTEP과 진행한 ‘인구구조 변화 관련 과학기술정책 어젠다 발굴’ 연구가 대표적인데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고령화, 저출산 현상과 관련하여 R&D 측면에서 필요한 정책 어젠다를 찾고 준비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저는 ‘빅카인즈(BigKinds)’와 크롤링을 통해 수집한 약 40만 건의 텍스트 데이터와 토픽 모델링* 기법을 통해 인구구조 변화 관련 사회적 이슈들을 발굴하고, 각 이슈의 트렌드 특성을 바탕으로 우선순위를 도출하는 역할로 연구에 참여했습니다.


*토픽 모델링 : 문서들의 집합에서 추상적인 주제를 찾아내기 위한 자연어 처리(NLP) 방법론으로, 문서에 포함된 단어의 분포를 토대로 특정 주제를 추론한다.

인구구조를 중대 영역(1사분면), 확산 영역(2사분면), 잠재 영역(3사분면), 만성 영역(4사분면) 으로 분석한 그래프. x축은 연평균 빈도, y축은 연평균 빈도 증가량.
인구구조 변화 관련 이슈 트렌드 분석 결과. 자세한 연구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토픽 모델링을 통해 추론한 30여 개 이슈 중 과학기술과 연계성이 높은 17개 이슈를 선정한 뒤, 각 이슈가 사회 속에 확산된 정도와 그 속도를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 정보는 이슈의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사회의 주목도가 높으면서 5년 전부터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이슈를 먼저 해결해야 하는 이슈로 채택할 수 있습니다(중대 영역). 혹은, 확산 속도는 빠르지만 아직 대중들의 인지도가 낮은 이슈는 특정 사건과 함께 핵심 어젠다가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담당 부서에 요청할 수 있습니다(확산 영역).


이렇듯 데이터 분석은 제대로 된 문제를 정의하는 일과, 문제와 관련된 이슈를 발굴하고 전략적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일 등, 사회문제 해결의 시작점에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주목된 문제들을 실제로 해결하는 과정에서는 어떤 식으로 의사결정을 지원할까요?

🚀 데이터로 디자인하는 솔루션

✅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데이터 분석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기 위해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 하나에는 다중적이고 복합적인 원인이 있기 때문에 표면적인 원인에 치중한 솔루션을 적용하면 언젠가 다시 문제가 발생합니다.


1950~80년대 산업 현장에서 중대 사고와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 사용된 근본 원인 분석법(Root Cause Analysis, RCA)은 오늘날에도 문제 해결에 필수적인 접근 방식입니다. 아래 그림처럼, 문제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원인을 구조화하여 가장 큰 영향 요인을 추정하는 것이죠. 더 간단한 도구로 5 Why Question(최소 5번의 ‘왜?’라는 연쇄 질문을 통해 원인을 찾아가는 방법), Fishbone Diagram이 있으니 여러분도 한번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Fishbone Diagram, GE, Toyota와 같이 품질 관리 프로세스로 유명한 기업들은 사고나 제품 하자가 발생하면 모든 운행을 멈추고 RCA(근본 원인 분석)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미지를 자세히 보고 싶다면 👉 Click)

제품 품질에 기계 결함이나 원재료의 순도가 미치는 영향력이 높듯이, 사회문제는 인구통계학적인 변수(ex, 연령, 성별, 지역, 소득, 가족 단위, 사회적 계층)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따라서 사회문제 솔루션을 디자인할 때는 앞서 언급한 변수들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야 합니다. 경제적 계급 이동에 미치는 영향력 요인을 분석해 노벨 경제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 하버드 경제학과 라지 체티 교수의 연구(Raj Chetty et. al, 2014)가 대표적입니다.


라지 체티 교수와 오퍼튜니티 인사이트(Opportunity Insight) 팀은 약 1978~1983년에 태어난 미국인 약 2,000만 명의 인구 데이터를 추적했습니다. 이들은 평균 4,200명을 기준으로 쪼개진 지역 단위 데이터를 활용해 30~35년의 세월이 흐른 뒤 지역별 소득 격차가 나타남을 밝혔습니다. 아래 그림처럼, 같은 뉴올리언스 주에 살았어도 남서부에서 태어난 아이들(연 1억 원)에 비해 동북부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30여 년 후 기대 소득(연 2천만 원)이 낮을 가능성이 평균적으로 높다는 것입니다. 라지 체티 교수는 분석 결과를 통해 불공평한 계급 이동 기회의 원인이 지역에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역 기반의 정책(place-based policy)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기대 소득에 따라 다른 색이 칠해진 미국 전역 지도.
라지 체티 교수와 Opportunity Insights 팀이 개발한 Opportunity Atlas(https://www.opportunityatlas.org/)
뉴올리언스 주의 지역 단위별 기대 소득.

New Orleans 지역 단위별 기대 소득(Opportunity Atlas, 2024년 5월 20일 확인)

라지 체티 교수는 지역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는 솔루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원인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저소득층 가정이 이사할 때 임대료를 지원하는 주택 바우처 프로그램(Housing Choice Voucher Program)에 매년 200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원을 받은 220만 가구 대부분이 거주하는 곳은 여전히 경제적 계급 이동의 기회가 낮은 곳이었습니다. 라지 체티 교수와 연구팀은 파일럿 연구를 통해 임대료뿐 아니라 주거지를 탐색하고 계약하는 과정까지 지원할 때, 계급 이동 기회가 높은 곳으로 이사할 가능성이 5배 증가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궁극적으로 주택을 찾는 과정의 어려움이 소득 격차의 큰 원인이라는 것을 시사하며, 정책 솔루션을 성공으로 이끌었습니다.

✅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이터 분석

때로는 데이터 분석 자체가 솔루션이 될 때도 있습니다. 워싱턴 대학교의 메이커빌리티 랩(Makeability Lab)에서는 장애가 있는 미국인들이 거리를 마음껏 이동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 하에 2012년부터 Project Sidewalk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구글 맵의 스트릿 뷰를 활용해 장애인들이 이동하기 어려운 도보 이미지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미국 전역의 거리에 대한 접근성을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경사로가 없는 횡단보도, 물리적인 장애물, 끊긴 포장도로, 표면이 고르지 않은 인도 등 이동 접근성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온라인 맵에 표시해 장애인들이 피해 갈 수 있도록, 그리고 지자체에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온라인 지도 이미지와 원격 크라우드 소싱 인터페이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 프로젝트 사이드워크.

Project Sidewalk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이동 접근성 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지역을 붉은 색으로 표현하는 지도.

Garfield Park의 이동 접근성 평가(Project Sidewalk, 5월 20일 확인)

Project Sidewalk에서 한 가지 더 눈여겨 볼 것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 시민 봉사자들이 참여하는 ‘데이터 크라우드소싱’을 진행한 것입니다. 참여자들이 자신의 동네를 구글 스트릿 뷰로 살펴보며 이동의 저해 요소를 찾아 손쉽게 등록할 수 있는 웹 인터페이스를 개발해 누구나 프로젝트에 데이터 수집가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빅데이터와 시민의 힘을 결합해 사회문제를 해결한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또, 사회문제 해결에 필요한 데이터가 없다고 불평하는 저의 마음에 경종을 울리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접근성을 저하하는 요소를 누구나 쉽게 등록할 수 있도록 개발한 사이드워크의 데이터 크라우드 소싱 툴 화면.

Project Sidewalk의 데이터 크라우드 소싱 툴 화면

  

🌐 측정과 관리까지가 임팩트다

1️⃣ 임팩트 측정을 어렵게 하는 것들 

솔루션은 만들고 실행하여 그 결과를 보지 않으면 실제 효과가 있는지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임팩트는 조직의 행동으로 나타나는 즉각적인 결과로 정의되지 않고, 결과가 만들어내는 변화의 끝에서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에 걸친 관찰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문제 해결은 끊임없는 실험과 측정의 반복이며, 성패를 판가름할 수 있게 돕는 데이터와 ‘과학’이 늘 가까이에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임팩트 생태계에 속한 조직들을 만나보면 핵심 지표를 제대로 설정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눈앞에 처리해야 할 과업들이 중요하다 보니, 당장에 필요하지 않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힘든 게 당연합니다.

임팩트 지향조직 대상 설문조사
‘Q. 임팩트 측정 및 관리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루트임팩트, 2022)

1위 - 정의된 임팩트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 설정(61.1%), 2위 - 임팩트 측정을 위한 데이터 수집(16.7%), 3위 - 조직의 임팩트를 정의(11.1%), 4위 - 임팩트 측정과 관리를 보고용으로 정리

비영리 조직 대상 세미나 중 ‘임팩트 측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를 물은 결과(트리플라잇, 2023)

‘데이터 부족’, ‘임팩트 정의’, ‘성과의 객관화’가 가장 큰 글씨로 중앙에 쓰여 있다.

하지만, 사업이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고 있는지 판단하고 개선하거나 후원자, 투자자와 같은 중요한 이해관계자들과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임팩트 측정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들고 어렵더라도, 문제와 사업의 임팩트를 잘 정의하고 핵심 지표를 수립하여 지표 측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꾸준히 수집하시길 권고드리고 싶습니다.

2️⃣ 핵심을 꿰뚫는 지표

데이터 수집의 기초적인 틀이 되는 핵심 지표는 어떻게 선정하는 것이 좋을까요? 사실 우리가 측정해야 할 지표는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의 예시를 통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장애인의 고용 안전망 구축을 위해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하는 조직을 가정하면, 아래 그림과 같이 ‘장애인 청년들의 고용률이 전체 인구 고용률에 비해 크게 낮다’는 문제를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때 문제의 심각성과 실상을 보여주는 지표는 장애인 청년들과 전체 인구의 ‘고용률 격차(26.6%P)’ 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고용률 격차가 줄어드는 것이 문제가 해결되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업의 임팩트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을 들은 청년들의 고용률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측정해야 하는 것이죠.

임팩트 - 장애인의 고용 안전망 구축, 장기 성과 - 장애인 청년들의 고용률 증가, 단기 성과-장애인 청년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 활동-디지털 역량 강화 맞춤형 교육 제공, 문제-전체 인구 고용률에 비해 장애인 청년들의 고용률이 크게 낮은 문제(26.6%P 격차), 원인-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맞춤형 교육의 부재.

문제정의 과정 중 활동, 성과, 임팩트의 지표를 도출하는 과정

📌 사실 그리 간단하게 효과성이 평가되지는 않습니다. 우리 사업을 통해 교육을 받은 대상자들이 취업하는 시기가 언제인지 알 수 없으니, 정기적으로 취업 상태를 추적해야 하고, 다른 기관의 사업을 통해 취업했을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려는 조치(사업 참여자들의 연락처, 기본 정보 파악 등)를 하지 않는다면 간단한 고용률조차 계산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표를 수립할 때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지표를 사용하거나, 해석이 난해한 지표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방금 사용한 고용률과 같은 지표는 이해하는 것이 명확하고, 문제의 핵심을 설명하며 비교가 가능한 지표입니다. 이렇듯 임팩트 측정에 활용하기 적합한 지표의 특성을 정리한 것이 아래 4 Condition(Crucial, Collectable, Comprehensible, Comparable)입니다.

Crucial-1~2개의 중점 지표 찾기, Collectable-데이터의 수집 가능성 확인하기, Comprehensible-이해가 가능한 지표 찾기, Comparable-비교가 가능한 지표 찾기.

이러한 조건을 잘 충족하는 대표적인 지표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세부 지표, 그리고 IRIS+ Metrics입니다. 두 가지 모두 임팩트를 측정할 때 기본적으로 사용되지만 각각의 특징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SDGs 세부 지표의 경우 인지도가 매우 높고 글로벌 표준처럼 사용할 수 있어 사업의 성과를 비교하거나 이해시키는 데 효과적입니다. IRIS+ Metrics의 경우 SDGs보다 사용도는 낮지만, 엄밀한 분석과 핵심을 설명할 때 효과가 높습니다.

3️⃣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임팩트 측정

사업의 성과를 측정해 전략을 지속적으로 수정하고 임팩트 창출을 성공적으로 이끈 대표적인 사례로 Vision Spring(비전스프링)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비전스프링은 시력 교정이 필요한 개발도상국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저렴한 안경을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비전스프링이 처음 정의한 문제는 ‘안경 접근성의 부족’이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시력 저하로 인한 '교육 접근성 감소'와 '경제활동 기회의 부족'이었음을 파악했습니다. 그래서 비전스프링에게 안경은 단순히 시력 교정을 돕는 도구가 아닙니다.

인풋 - 아웃풋 - 다이렉트 아웃컴 - 인다이렉트 아웃컴 - 파이널 임팩트로 정리한 비전스프링의 변화 이론.

비전스프링은 제품 서비스가 실제로 고객의 경제활동 기회와 교육 접근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하기 위해 데이터를 통한 준실험적 연구(quasi-experimental study)*를 중요하게 활용했습니다. 비전스프링은 사용자의 ‘생산성’과 ‘경제적 수익’을 주요한 지표로 세우고, 안경 판매가 두 지표에 미치는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측정하며 관리하고 있습니다.

 *준실험적 연구: 모든 변인을 완전하게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실행하는 유사 실험

안경 판매량 12.1m개, 생산성 증가 22~32%, 잠재 수입 증가 20%, 경제적 임팩트 2.6b$.

비전스프링의 핵심 지표와 측정 결과(2023년 기준)

비전스프링의 핵심 지표가 사용자의 생산력과 경제적 수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사업 운영 방식도 이에 발맞춰 지속적으로 변화했습니다. 초기에는 현지의 여성을 모집하고 교육해 비전스프링의 안경을 유통하는 ‘비전 앙트레프러너’로 세우고, 이를 통해 현지 여성들에게 경제적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안경을 제공하는 것이 지역 전반의 생산성을 더 빠르게 높일 방법이라 평가하여 지역의 주요 유통업체와 협업하는 모델로 운영 방식을 변경했습니다.


최근에는 방글라데시, 인도, 베트남 재봉공장의 임원진을 대상으로 인식 제고 활동을 펼쳤습니다. 임원진들은 안경을 쓰는 직원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차별적 고용 행태를 보이고 있었는데요. 안경을 착용한 공장 직원은 시력이 나빠 실과 바늘을 또렷하게 보지 못하고, 이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 인식한 겁니다. 비전스프링은 재봉공장 관리자의 인식을 바꾸고 직원들에게 안경을 제공했습니다. 설문 결과, 안경을 받은 직원 97%의 자신감이 올랐고, 79%는 좌절감이 감소했습니다. 직원 정신 건강은 공장의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변화였습니다.

4️⃣ 데이터를 수집하는 여러 가지 방법

비전스프링과 같은 훌륭한 조직도 데이터 수집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안경을 구매한 사용자의 삶의 질이 어떻게 변하는지 측정하려면, 그만큼 긴 시간에 걸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기 때문이죠. 


임팩트 측정을 위한 데이터 수집에 어려움을 겪는 조직들을 위해, 글로벌 임팩트 투자사인 아큐먼(Acumen)은 60데시벨(60 Decibels)을 만들고 린 데이터 측정법을 개발했습니다. 린 데이터는 전화, 문자, 구조화된 서베이 등을 통해 당사자 또는 이해관계자의 삶 변화를 직접 묻고 데이터로 만들어 현장에서 나타나는 임팩트를 측정하는 비용효율적인 방법입니다.


미국 NGO ‘미라클핏(MiracleFeet)’의 사례는 린 데이터로 임팩트를 측정한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미라클핏은 내반족(선천적으로 발이 안으로 굽는 병)으로 걷지 못하는 아동에게 보조기구를 보급하는 사업을 했습니다. 미라클핏은 60데시벨 및 지역 의료기관과 손잡고 치료 후 2년이 지난 아동 470명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이 얼마나 향상했는지’를 전화 서베이로 물었습니다. 서베이 결과 98%의 아동의 삶의 질이 향상했으며, 97%의 아동의 발이 ‘완전히’ 혹은 ‘대부분’ 치료됐고, 92%의 아이들이 어려움 없이 ‘언제나 걸을 수 있게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반족을 치료한 아이가 과거 사진을 들고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페도라와 안경을 착용하고 웃는 모습.

미라클핏의 린 데이터 활용 임팩트 측정 사례

📌 지난해 트리플라잇도 린 데이터 측정을 통해 기아(KIA) ‘그린라이트 프로젝트(Green Light Project, GLP)의 10년 임팩트를 진단했습니다. 아프리카 현장에서 나타난 변화의 깊이(depth)를 파악하기 위해, 총 2,800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그린라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나타난 변화를 조사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트리플라잇의 블로그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현장에서 그린라이트 프로젝트 설문에 응답하고 있는 현지 사람들.

미디어 데이터도 임팩트 측정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데이터가 없는 것이 임팩트 측정의 장벽이 되는 조직들을 위해 제가 주로 제공하는 솔루션이 바로 미디어 빅데이터 분석인데요. 최근 진행한 아름다운재단 ‘열여덟 어른’ 캠페인 임팩트 측정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열여덟 어른’은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인식을 높이기 위해 2019년부터 시작된 캠페인입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겪는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대중의 관심과 정책적 변화를 통해 당사자들의 삶의 질을 하고 자립을 돕는 것이 사업의 임팩트입니다.


측정의 관건은 ‘열여덟 어른’ 캠페인을 통해 자립준비청년을 향한 대중의 관심도가 실제로 높아졌는지와 그 정도가 얼마나 큰지를 평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 활용한 데이터는 웹 검색량 데이터였습니다. 캠페인 시작 전후의 자립준비청년 관련 검색량을 비교하여 증가량을 분석하고, 증가분에 대한 캠페인의 영향력을 분별했습니다. 분석 결과, 자립준비청년 관련 검색량은 캠페인 후에 216배 증가했으며, 검색 트렌드에 대한 ‘열여덟 어른’ 캠페인의 영향력은 20%에 달했습니다. 즉, ‘열여덟 어른’ 캠페인을 접하고 검색창에 ‘자립준비청년’을 검색한 횟수가 43.2배가량 증가했다고 추론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립준비청년 관련 검색량 트렌드를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정리한 그래프. 캠페이너가 등장한 주요 언론 보도 198회, 캠페이너의 방송 섭외 및 출연 22회.

‘열여덟 어른’ 캠페인을 통한 대중의 관심도 증가와 주요 요인

추가로 활용한 데이터는 SNS 데이터(유튜브, 트위터 API 활용)였습니다. 정량적인 데이터를 통해 관심 증가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었다면, 댓글 등의 정성적인 데이터는 임팩트의 메커니즘을 살펴볼 수 있는 근거가 되어 측정 결과를 뒷받침 해줍니다. 유튜브 ‘열여덟 어른’ 채널에 달린 댓글(4,734건)을 수집하고 감성분석(Sentimental Analysis)을 실행한 결과 공감과 지지를 표현한 긍정적인 댓글이 지배적이었습니다(92.9%). 이를 통해, 대중들이 ‘열여덟 어른’ 콘텐츠를 보고 자립준비청년의 문제에 공감하고 지지하게 됐으며,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관련된 트위터 게시물을 키워드 분석한 결과 유저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결정적인 활동이 무엇인지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유튜브 댓글 분석 도표와 차트. 1,000건 이상의 응원, 600건 이상의 감사 등 공감과 지지를 표한 댓글이 92.9%.
자립준비청년 관련 SNS 게시글 키워드 Top10.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기부’, ‘자립준비청년’, ‘아름다운재단’, ‘보호종료아동’, ‘보육’ 등으로 이뤄져 있다.

‘열여덟 어른’에 대한 웹 반응 분석

임팩트라는 성과를 내고 증명해야 할 필요가 있는 우리에게, 가끔은 측정을 잘하고 평가를 잘 받는 것이 목표가 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겪고 있는 당사자, 한 개인의 삶에 개입할 만큼 진정성으로 임하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그 진정성을 뒷받침하는 것이, 임팩트 생태계에 필요한 데이터 분석이라 생각합니다.

🙌 힘을 합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 리터러시

사회문제와 관련된 데이터 분석을 주제로 진행했던 강의에서, 나이가 지긋하신 한 선생님께서 제게 어려운 질문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임팩트 측정을 잘하려면, 저도 이러한 분석기술을 배워야 할까요?” 조심스레 제가 건넨 답변은 “아니요. 충분히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굳이 그러시지 않아도 됩니다.” 였습니다.


제가 위처럼 답한 이유는, 그분이 한 조직을 이끌어가는 임팩트 섹터의 전문가였기 때문입니다. 데이터를 통해 만들어진 정보들은 도구이기 때문에 이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필요합니다. 즉, 데이터를 통해 도구를 만드는 데이터 분석가뿐 아니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정하는 의사결정자,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실행자 등이 각자의 전문성으로 협업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회문제 해결에 데이터를 잘 활용하려면, 출중한 분석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 함양을 우선해야 합니다. 데이터를 활용해 도출한 결과들을 잘못 해석하거나 같은 내용으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데이터 분석은 사회문제 해결의 걸림돌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과정에 참여하는 다양한 주체들이 데이터 리터러시를 갖추고 각자 역할의 전문성과 협응력을 키워갈 때 데이터가 중요한 열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데이터 리터러시: 데이터 소스, 구조, 적용되는 분석 방법과 기술을 이해한 채로 주어진 맥락상의 데이터를 읽고 쓰고 소통하며, 적용 사례와 이를 통한 비즈니스 가치 및 성과를 설명할 수 있는 능력(Gartner).


이은창

임팩트 솔루션 플랫폼 트리플라잇에서 데이터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데이터 리터러시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임팩트 솔루션 연구소 betterdawns.com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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