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의 저자는 바로 이 ‘레고 화이트 노이즈’와 그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메이킹 영상에 주목합니다. 저자가 보기에 레고 조각이 만들어 낸 독특한 소리의 물성은 청자와 상호작용하며 특정 감각적, 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레고의 새로운 홍보 전략으로 채택되었다는 겁니다. ‘레고 화이트 노이즈’ 제작 영상에서 내레이터가 말하는 홍보성 문구들, 이를테면 “레고 소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편안함을 준다”든가 “그 소리가 우리 마음을 달래줄 뿐 아니라 단일 작업에 주의를 주목하여 마음 챙김(mindfulness)을 촉진하고, 노스탤지어와 좋은 감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에 이르기까지. 어린이 놀이 장난감에서 어른 사용자의 정신적, 심리적 효과를 어필하며 레고가 스스로를 돌보는 ‘셀프케어’를 실천할 하나의 수단으로 확장했다는 겁니다. 레고의 이러한 지향성은 최근 온라인 오디오비주얼 플랫폼에서 돌고 있는 앰비언트, 사운드 힐링, ASMR 같은 다양한 종류의 ‘셀프케어’를 지향하는 사운드 콘텐츠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이 글에서 저자는 신자유주의 시대 탈산업 환경에서 매체와 신체, 소리와 감각, 놀이와 노동에 잠재하는 사회 경제적, 정치적 역설과 문화적, 미학적 의미를 폭넓게 검토합니다.

💿 LEGO® - Built For Two

뜨거운 여름, 전 세계를 살펴보면, 록 페스티벌의 푸른 물결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금까지 열린 축제에서 기념비적인 것 중 하나는 단연 우드스톡 페스티벌일 것입니다. 이 행사는 1969년 8월 15일부터 진행된 몽환적인 ‘사이키델릭 록’ 축제입니다. 미국 뉴욕주 북부의 한 농장에서 열렸고, 50만 명 정도의 젊은이가 참가했어요. 축제에는 그 당시 세계 곳곳의 청년들이 나누었던 ‘저항 정신’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습니다. 그것은 기성세대의 시스템 안에서 발생하는 환경, 인권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식이자 이를 위해 서로 연대하려는 마인드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시기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록 축제가 열렸을까요? 논문을 쓴 연구팀은 호주의 상황을 살펴봅니다. 호주에서는 1970년부터 5년 간 18개의 록 축제가 ‘우드스톡’의 청년 정신을 표방하면서 열렸습니다. 저자들은 그 페스티벌들이 호주에 남긴 게 무엇인지 묻습니다. 그리고 말하지요. 이 축제들을 통해 지방에서 록의 토대가 마련되어 오늘날 호주의 대중음악이 나올 수 있었다고. 그러나 ‘우드스톡’이 지향했던 이상들이 잘 실천되지 않았다고. 예컨대 콘서트 개최로 인해 주변 환경이 오염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동시에 호주 빅토리아 주 외곽의 농장에서 대규모로 열린 선베리 록 페스티벌(Sunbury Rock Festival)에서는 해외 젊은 록 그룹들과 거리를 두려는 묘한 배타주의도 엿보였어요. 록 그룹 ‘퀸’(Queen)이 영국에서 공연하러 왔는데 그리 환영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제 논문은 1970년대 초중반 호주 록 축제에서 살려야 할 것, 개선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묻는 듯하네요. 전설적인 ‘우드스톡’ 록의 열기가 그 시즌 무더운 여름 호주에서 어떻게 퍼졌는지 궁금하시다면, 클릭하시길.

[세미나&토크] 사운드 아티스트 김영은

일시 | 2023년 9월 13일 오후 5시

장소 | 한양대학교 제2음악관 1층 합창실

문의 | 한양대학교 음악연구소 02.2220.1512

등록 | 참여 등록 신청하기 (클릭) *9월 11일 (월) 등록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