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앤트레이드 연구원
Vol.41, 2024.02.23.
테크앤트레이드 연구원에서는 중국 통상 산업 경제 정보 서비스(TnT China Intelligence)를 제공합니다. 중국 관련 정보와 현안 이슈에 대한 심층 분석 기사를 주간 단위로 제공하여 기업 경영과 정부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설문조사] 中진출 獨기업 83% “경제 하강 우려”하면서도…91% “중국 사업 유지”


박한진 한국외대 중국외교통상학부 초빙교수·전 KOTRA 중국지역본부장

중국 푸단대 기업관리학 박사

 

“중국 기업의 경쟁력이 상승해 비즈니스가 어려워졌다.” “시장진입 장벽에 지정학적 불안으로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했다.”

 

중국 사업을 접거나 축소하는 이른바 ‘차이나 런(China run)’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진출한 독일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열 곳 중 여덟 곳 이상이 중국 경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열 곳 중 아홉 곳은 중국 사업을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중국독일상회(AHK Greater China·재중독일상공회의소)가 중국에 진출한 회원사 556개 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3%가 ‘중국 경제가 하강 국면’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중국 로컬기업과의 경쟁 심화 ▷차별적인 진입 장벽 ▷경제적 역풍 ▷지정학적 위험 등을 꼽았다.

*‘2023/24 비즈니스 신뢰도 조사(Business Confidence Survey 2023/2024·BCS)’

 

그럼에도 91%는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응답 기업의 78%가 ‘자사 업종이 향후 5년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과 관련 있어 보인다. 54%는 중국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올해 오히려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해 주목된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기업경영 환경이 어려워졌으나 중국 시장은 여전히 독일기업에 중요한 시장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 토종 기업들이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는 가운데, AHK는 중국 정책 당국에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투자자 신뢰를 강화하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설문조사의 주요 결과.

 

시장 침체 속 성장 낙관론=83%의 기업은 현재 중국 경제가 하강 궤도에 직면해 있다고 생각하지만, 64%는 이를 일시적인 경기 둔화로 보면서 향후 1~3년 내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사가 속한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2022년 조사의 21%에서 올해는 42%로 두 배 증가했다.

 

시장 매력 줄었으나 경쟁이 투자 유발=54%의 기업이 ‘중국의 투자 매력도가 다른 시장에 비해 감소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같은 비율의 기업이 ‘향후 2년간 중국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79%는 중국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반응했다. 약 절반가량(46%)의 기업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 로컬 파트너와 협력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혁신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중국의 매력이 다른 시장보다 증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37%로 나타난 점도 주목된다.

 

독일기업에 도전하는 중국 로컬 혁신기업=‘자사가 속한 업종에서 중국 로컬기업이 이미 혁신 선도자가 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5%로 낮지만 ‘향후 5년 내 그렇게 될 것’이라는 비율은 46%로 크게 높았다. 자동차 분야는 11%의 기업이 중국 경쟁자가 이미 혁신 리더가 됐고, 58%가 ‘향후 5년 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규제가 경쟁력 저해=32%의 기업이 법적 불확실성을 가장 중대한 규제로 꼽고 있다. 22%는 중국 로컬기업과 비교해 불평등한 대우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공공 조달 참여 경험이 있는 기업은 절반 이상(53%)이 제도적 불투명성, 중국 로컬기업 제품 우선 구매 정책을 지적했다.

 

리스크 관리 강화 나서는 기업들=독일기업들이 느끼는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는 지정학적 긴장(83%), 중국의 경제 발전(45%) 등이 있다. 리스크 대응 조치로는 ‘중국 외에도 별도 공급망 구축’(45%), ‘제3국 사업장 추가 설치’(40%), ‘연구개발(R&D) 중국 현지화’(34%) 등이 있다.

 

‘비즈니스 신뢰도 조사(BCS)’는 재중독일상공회의소가 2007년부터 회원사를 대상으로 매년 시행하는 비즈니스 환경 평가 설문조사다. 2023/2024년 BCS는 2023년 9월 5일부터 10월 6일까지 진행됐고 설문지 분석을 거쳐 최근 결과가 발표됐다. 유효한 응답 수는 566개. BCS는 유럽 최대의 중국 투자국인 독일기업의 중국진출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척도로 평가된다.

 


[제약] 해외 시장 개척 나서는 中 혁신 제약사

정도숙 청주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중국 칭화대 경제학 박사

 

중국 제약사들의 의약품 등록 신청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혁신 신약의 해외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의약품 심사센터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의약품 등록 신청 건수(18,503건)가 전년 대비 35.8%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화학 합성의약품 등록 신청 건수가 7,725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보다 24.9% 증가한 실적이다. 이어 바이오 제제와 한약 제제는 각각 2,030건과 878건으로 전년 대비 7.4%와 131.1% 증가했고 약물/기기 복합제 9건은 기술 검토가 마무리된 상태다.

 

286건은 혁신 치료제 관련 신청이고 40종이 시판을 승인받았다. 중국 10대 제약사인 스환제약(四环医药)은 나트륨-포도당 수송 단백질 2 억제제(SGLT-2 억제제)와 국가 1급 혁신 의약품인 프롤린 가글리플로진 정제(Proline gagliflozin tablets)가 지난달 23일 NMPA로부터 제2형 당뇨병 혁신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중국 혁신 제약사들의 연구개발(R&D) 역량이 향상되고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되면서 해외 진출 역량도 크게 강화됐다. 둥화이증권(东海证券)과 중국산업경제정보망(中国产业经济信息网) 자료에 따르면 2021~2023년 중국 혁신 의약품의 해외 승인 거래는 120건에 850억 규모로 추산된다. 올해 들어 2월 중순까지 이미 10건이 해외 승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

NMPA가 2023년 발표한 ‘의약품 기술 지침’도 제약업계의 혁신 신약 제조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헝루이제약(恒瑞医药)은 최근 주사 프로젝트인 SHR-A2009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Fast track)을 지정받았다.

 

패스트트랙은 FDA가 신약 개발사를 적극적으로 도와주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중대하거나 생명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질병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에 대해 개발을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도입됐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특정 기준이 충족되면 신속한 검토 및 승인을 받을 수 있고 FDA와 더욱 자유롭고 빈번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또 신약 승인을 위한 심사 과정에서 각 자료 영역별로 순차 검토(rolling review)받을 수 있어 자료 심사에 유리하다.

 

제약업계 소식통은 “산업 구조조정에 따라 기업 간 인수 합병이 증가하고 해외 시장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시장] 해외 위스키, 중국 시장 진출 잰걸음

조수영 중앙대 동북아학과 객원교수

중국 인민대 경제학 박사

 

바이주(白酒)의 나라 중국에 위스키 바람이 불고 있다. 명절, 생일, 결혼식 등 축하 모임 자리에서 바이주 대신 위스키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에 따르면, 중국 위스키 시장은 2017년부터 연평균 10%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2022년 매출액이 23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7년에는 6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서구 문화에 비교적 익숙한 젊은 세대와 중산층·고학력 소비자들의 위스키 선호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원료와 숙성 방식으로 제조된 위스키가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호응을 얻은 것이다. 영화·드라마 등에서 형성된 긍정적 이미지와 바이주에 비해 낮은 알코올 함량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내 수요가 급증하면서 해외 기업들도 중국 위스키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프랑스 주류기업 페르노리카(Pernod Ricard)는 1억 4천만 달러를 투자해 쓰촨(四川)성 어메이(峨眉)산 근처에 증류소를 건설했다. 중국 현지에서 ‘뎨촨(叠川·첩천, The Chuan)’ 위스키를 출시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밖에 영국 디아지오(Diageo)가 윈난(云南)성 얼위안(洱源)현에 설립한 증류소가 가동을 시작했고, 스코틀랜드 앵거스 던디(Angus Dundee)는 저장(浙江)성 춘안(淳安)현에 증류소를 건설하고 있다.

중국 위스키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로 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증류소가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현지에서 생산되는 위스키의 80%는 숙성 기간 2년 이하의 제품이다. 오크통과 전문 인력 부족, 높은 수입 관세율도 풀어야 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따쉐컨설팅(Daxue Consulting)의 앨리슨 말름스텐(Allison Malmsten)은 과거 와인 산업의 중국 정착 성공 사례를 들어 위스키 산업의 가능성도 크게 평가한다. 해외 기업들의 중국진출이 중국 증류 기술의 발전과 전문가 양성을 촉진해 일단 산업이 성숙 단계에 들어서면 소비자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디아지오 중국지사의 아툴 차파르왈(Atul Chhaparwal) 이사는 “현재 전체 증류주에서 위스키의 비중은 2%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는 그만큼 잠재적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박한진 한국외대 중국외교통상학부 초빙교수

 

  • 중국은 투자 불가능 지역? 잘못된 판단

JP 모건 자산운용의 존 빌튼(John Bilton) 글로벌 멀티에셋 전략 헤드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을 투자할 수 없는 지역으로 인식하는 것은 큰 오류”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경제성장 둔화에 디플레이션 우려가 있고 부동산 침체와 인구 고령화에 직면해 있지만 여전히 투자 기회가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금융·인구·교통·서비스 등 분야에서 활성화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에 대해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중국 정부가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NBC 24.2.12)

*중국은 춘제 연휴 직후 19일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유지하면서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동결 여부에 관심이 쏠렸으나 20일 인민은행이 5년 만기 LPR을 종전 연 4.20%에서 연 3.95%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경기 둔화 차단과 내수소비 진작 필요성이 심각해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예상된다.

 

  • 경상수지 흑자 10년 새 뚝 떨어져GDP10%(2007)→1.5%(2023)”

중국은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무역수지 흑자 포함) 규모가 2007년 10%에 달할 정도로 높았으나 지난해에는 1.5%로 크게 줄었다. 지난 10년간 경제 기조에서 수출이 위축되고 부동산 투자가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서방 국가들은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다시 증가할 조짐에 주목하고 있다. 수출이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 정부가 부동산 침체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제조업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도 경상수지 회복 요인이 될 수 있다.* 여기에다 경상수지 수치에 관세가 면제되는 자유무역지대에서 생산한 상품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실제 수출 경쟁력이 과소 평가됐을 수도 있다.

올해 관찰 포인트는 이렇다. 중국은 전기 자동차·리튬 이온 배터리·태양 전지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데, 생산과잉을 유발할 수 있다. 국내에서 소비하지 못하는 물량이 쌓이면 밀어내기식 수출 공세를 부추길 수 있다. 중국 경제가 부동산 일변도에서 벗어나 재균형(rebalancing)으로 간다면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이 다시 불균형해지는 상황으로 번질 수도 있다. (Economist 24.2.17)

*경상수지 개선 요인 : 수출 활성화, 국제 무역협정 확대, 산업구조 조정, 산업지원 정책, FDI 유치,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등.

 

  • VIS, 정부 보조금 받아 질화갈륨 전력 소자 개발 추진

대만 파운드리 업체 VIS(대만 4위·세계 9위)는 정부로부터 1억 5,000만 대만달러(약 64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고전압·고효율 질화갈륨(GaN) 반도체 소자 개발에 나선다. 앞으로 3년 내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4억 2,600만 대만달러(182억 원) 규모다.

대만 경제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차세대 화합물반도체 분야의 자체 개발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반도체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질화갈륨 전력 소자 개발 사업은 경제부가 2005년부터 추진해온 ‘A+ 기업혁신연구개발계획’*의 일환이다. 이 계획은 대만 및 외국계 기업이 대만에서 혁신 기술 프로젝트에 투자하도록 장려하는 프로그램이다. (대만 工商時報 24.2.16)

*A+企業創新研發淬鍊計畫(A+ Industrial Innovation R&D Program).

 

  • 인터넷 검열 엄격해 VPN 사용량 증가

“2023년 중국 내 VPN 사용량이 약 두 배 증가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캐나다 첨단기술 컨설팅기업 테크오피디아(Techopedia)를 인용, 15일 보도했다. 테크노피디아는 중국 정부의 검열 강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게임 규제가 강화되자 VPN을 설치해 우회 접속하는 유저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테크노피디아는 “VPN 사용량 증가는 정부의 인터넷 규제 강화에 대한 국민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며 “2022년 말 시위* 당시 많은 중국인이 VPN을 통해 당국이 금지한 SNS 플랫폼에서 의견 공유했다”고 전했다. (VOA 24.2.15)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발해 2022년 11월 15일부터 중국 각지에서 발생한 시위(일명 ‘백지 시위’).

 

  • 홍콩 자유여행 가능한 중국 도시 확대 추진

에릭 찬(陳國基) 홍콩 정무사장(政務司長·정무 부총리 격)은 “현재 중국 국내 49개 도시 주민이 홍콩을 자유롭게 방문(자유여행)할 수 있다”며 “도시 수를 확대하는 방안을 중앙 정부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찬 정무사장은 17일 홍콩 공영방송 RTHK의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雷霆881)에 출연해 “제1선 대도시 주민 위주로 개방된 홍콩 자유여행을 2·3선 중소도시로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본토 여행객의 편의를 위해 복수 여행증을 발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올해 춘제 연휴 기간* 홍콩 출입국자는 390만 명에 달하며, 입국자 75만 명 가운데 중국 본토인의 비율이 86.6%(65만 명)다. 팬데믹 발생 이전인 2018년(64만 명)보다 소폭 증가했다. (홍콩 RTHK 24.2.17)

*2024년 중화권 춘제 연휴 : 중국 본토 8일(2.10-17), 홍콩 4일(2.10-13), 대만 7일(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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