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관점이 정치색을 가로질러 정치적인 결정을 내리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연구진은 이 두 피해 관점 말고도 더 많은 피해 관점이 있을 것이라 말하였는데요. 정치적인 이슈는 여러 관점으로의 접근이 필요한 만큼, 심리학이 주는 여러 인사이트에 관한 연구가 기대됩니다.

올 2월에 발간된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Child & Adolescent Psychiatry 에서는 153명을 영아기부터 성인기까지 16년 간 추적한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어떤 심리적 기제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극심한 불안을 경험하게 되는지를 탐색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낯선 사람이나 상황에서 유독 조심스럽고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심리학에서는 이를 행동 억제(behavioral inhibition) 경향성이라고 합니다. 행동 억제 경향성은 불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질적인 특성으로, 이 경향성이 높은 경우 40%가 불안 장애를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2-3세 경(영아기)에 행동 억제 경향성이 7세(유아기)에도 유지되는 경우에 18세(성인기)에 스트레스 상황에서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높은 불안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코로나19처럼 누구나 불안을 겪을 수 있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극심한 불안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기제는 무엇이었을까요? 연구결과에 따르면 슬픔이나 분노와 같은 감정 조절의 어려움이 아니라 '걱정에 대한 통제감(worry dysregulation)' 때문이었습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높은 불안을 경험하는 경우는 걱정, 즉 생각을 얼마나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다고 느끼는지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건강, 생계, 관계와 관련된 걱정을 통제하기 힘들다고 느끼는 경우에, 불안이 극도로 높아져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됩니다.

행동 억제 경향성이 기질적인 특성이어서 변화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걱정에 대한 통제감은 심리치료를 통해 비교적 쉽게 보완할 수 있습니다. 혹시 누구나 불안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불안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된다면, 걱정에 대한 통제감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매사 걱정을 사서 하는 편인가요? 스스로 이런 걱정을 통제하기 어렵다고 느껴지나요? 혹시 걱정이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데 필요하다고 여기지는 않나요?

만약 이런 고민이 계속된다면 전문적인 심리상담사와 함께 고민해보아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