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너무 오르면 규제를 강하게 조이고,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 규제를 느슨하게 풉니다. 그래야 시장이 돌아가니까요. (두부와 함께) 새로운 규제나 정책을 계속 파악하고 있어야 부동산 흐름을 예측할 수 있어요. 오늘은 가장 핫한 소식 '15억 초과 주담대 OK'를 담았습니다.
무슨 일인데?
내년부터 투기·투기과열지구 내(서울 전지역 등) 15억 넘는 아파트에도 주담대가 나옵니다. 다주택자는 안되고요, 무주택자나 1주택자만 가능해요. 주택 가격과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LTV 50%까지 됩니다.
원래 안 나왔음?
LTV는 정확히 '주택 담보 대비 대출금액의 비율'이에요. 쉽게 말해, 10억짜리 아파트를 살 경우 대출금 얼마 나와? 입니다. 현재는 집이 규제지역에 있냐, 주택가격이 얼마냐에 따라 LTV가 조금씩 달라요. 무주택&1주택 기준으로 보면, 비규제지역(사고파는 사람이 많이 없음)에서 70%까지 나와요. 즉 10억짜리면 7억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는 것.
근데 규제지역(집값이 계속 올라 규제가 필요한 곳)에선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LTV를 50%까지 낮춥니다. 규제지역도 얼마나 과열됐냐에 따라 투기·투기과열지구(인기 겁나 높은 곳), 조정대상지역 등으로 레벨이 나뉘어요.
여기서 지금 풀린 곳이 투기·투기과열지구예요. 서울 전 지역이 해당되는데요. 현재는 15억까지만 대출이 나옵니다. 이것도 쪼개져요. 9억까지 40%+9억 초과 15억 이하 20%예요. 즉 14억 아파트를 산다! 그럼 3.6+1.0=최대 4.6억까지 대출이 나온다는 의미. 현금이 최소 9.4억은 있어야 살 수 있는 거죠. 만약 16억 아파트를 산다면 15억 초과했으니 대출은 0원입니다.
근데 내년부터 15억 기준을 풀고 50%까지 대출해준다 하니, 16억 아파트를 살 경우 최대 8억까지 대출이 나온다는 거예요. 즉 현금 8억만 있으면 16억짜리 아파트 살 수 있어요.
그럼 나도 가능해?
시크릿이지만 두부 현금이 8억 있어요(상상만으로도 기쁘...). 서울에 16억짜리 아파트 살 수 있겠네요?! Oh no~ 한 가지 잊은 게 있습니다. 바로 DSR과 대출금리예요.
여전히 DSR만 나오면 어렵다고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인데요, 두부가 받은 총대출이 1억 넘으면 DSR 40%라는 제한을 받습니다. 두부가 연간 갚아야 할 원리금(원금+이자)이 총소득의 40%를 넘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 즉, 두부 소득에 따라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빌려준다는 거죠. 자, 그럼 두부 연봉이 얼마여야 8억 대출이 가능할까요?
👉 은행 가서 40년만기, 원리금균등분할상환, 연 금리 5% 기준으로 8억 대출해 주세요! 했더니 은행원이 계산기 두들겨요. '두부씨, 그럼 매월 은행에 원리금 386만원 갚으셔야 해요. 대출액 1억 넘었으니 DSR 40% 들어갈게요. 음, 연봉 1억 1570만원 넘나요? 그럼 8억까지 대출 가능합니다~'
DSR은 [계산기]가 있으니 돈 워리!
여기에 현재 시중은행 가계대출 최고 금리가 7%를 넘어섰어요. 주담대 변동금리는 4.9~7.4% 수준으로 올랐다는... 15억 초과도 대출 나온다!!! 만 보고 좋아하다 잠시 한숨 돌리니, DSR과 고금리가 보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고소득, 현금부자에만 좋은 규제'아니냐는 비판도 나오네요.
갑자기 왜 풀었는데!
갑자기는 아니고... 조금씩 조금씩 줄을 느슨하게 풀고 있었어요. 사실 금리가 이렇게 갑자기 오를 줄 누가 예상했을까요?! 전문가들도 Mr. 파월이 언제까지, 얼마나 금리를 오를지 단언할 수 없다해요. 미국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우리 역시 고금리 기록이 계속 깨지고 있고, 금리가 높으니 대출 부담에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했어요.
맨처음 언급했듯, 시장이 얼어붙으면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든다고 했죠? 지난 8월 '생애 최초 주택 구입'에 LTV를 80%까지 풀어줬어요. 그래도 시장이 안 살아나요. 이런 상황에서 15억 기준이 무슨 소용이냐, 빗장을 열어야 하는 것 아니냐란 얘기가 나왔어요. 물론 당시 정부는 '그럴 일 없다'라고 단언했는데요. 그러면서 중간에 맛보기 양념을 치면서 시장 상황을 살핍니다. 바로 규제지역을 조정하면서 말이죠. 어떻게...?
앞서 규제지역도 투기·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으로 나뉜다고 했죠. 이렇게 등급 나누는 건 세금이나 LTV 등의 규제를 달리 적용하기 위함이에요. 그런데 지난 9월, 투기과열지구 43곳 중 세종시와 인천 연수, 남동, 서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내립니다.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하겠다는 특급반에서 1급반 정도로 수위를 낮춘거죠. 그래서 이 지역들은 15억 초과 아파트에도 주담대가 허용됩니다. 즉, 처음부터 대출 더 많이 해줄게!라고 무리수 두기보다, 규제지역을 조정하면서 조금씩 대출을 풀어준거죠.
그런데도 시장이 더 얼어붙고 있네요?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서울이라 해도 굳이 15억 기준을 두는 건 의미없다, 란 판단으로 대출 규제를 푼 것이죠.
여기에 하나 더! 11월 중 규제지역 추가 해제를 검토한다고 하네요. 현재 투기과열지구 39곳, 조정대상지역 60곳인데요. 사실상 규제지역은 서울+경기도만 남은거죠. 혹시 서울 어딘가도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될 것인지... 두부가 재빠르게 담아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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