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스킷과 키링으로 미얀마와 함께 하는 방법 (by 짠뜨리)

미얀마의 국경 인근 마을에서, 또는 정글 숲 속에서 언제 닥칠지 모르는 군부의 공격을 피해 다니며 삶을 이어가고 있어요. 잠시 숨어지내더라도 군부가 불을 지르거나 급습하여 마을을 공격하면 그 즉시 어딘가로 다시 피난을 떠나야 해요. 그렇게 미얀마 시민들이 끊임없이 피난을 다니는 동안 미얀마 경제, 사회는 모두 불안해졌어요. 교사, 농부 등 경제생활이 불가해지면서 농식품 가격을 포함해 미얀마의 물가는 치솟았는데요, 지난 1년간 쌀과 계란 가격은 각각 60%, 72% 인상되었고, 양파의 경우 288%가량 가격이 인상됐어요. 미얀마 군부가 발표한 기획재정부 중앙통계국의 자료에서는 2022년 4월 기준 물가 상승률이 17.78% 였다고 발표했어요. 지난 해 한국의 물가 상승률이 5.1%라는 점에 비하면 굉장히 큰 폭이라는 걸 알 수 있죠. 이렇듯 불안정한 미얀마의 경제로 미얀마 시민들은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어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네, 있어요. 해외주민운동연대(KOCO), 국제개발협력 커뮤니티 얼라이언스, 코빌 그리고 공적인사적모임은 터전을 잃고 숨어 지내는 미얀마 시민들이 투쟁을 이어가고 생존권을 지킬 수 있도록 질 좋은 긴급식량을 생산하고 보급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현재 미얀마와 태국 국경에서 피난 중인 미얀마 난민들과 함께 영양소와 포만감, 휴대 및 보관의 편리성, 그리고 미얀마 시민들의 안전까지 고르게 고려한 긴급식량 개발을 마쳤어요. 또한 미얀마 현지 주민조직들의 도움으로 미얀마 정글 속에서 숨어 지내는 시민들에게도 공급할 수 있는 안전한 경로도 확보했어요.

이 활동은 주민이 중심이 되어 더욱 탄탄한 생산 및 공급 구조를 구축하는 작업 중에 있어요. 긴급식량이 필요한 난민은 많지만 현재 시범생산 중인 하루 700개로는 충분히 충족될 수 없기 때문에 1차로 월 2만여 개를 생산하고 유통하며 공급을 안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2차 목표로는 월 10만여 개 생산과 함께 생산시설 및 직원 수 확장, 3차로 매솟과 미얀마, 국내 간 지원체계를 구축하고자 해요. 월 2만 개를 생산하면 3,333명의 피난 주민에게, 월 5만 개를 생산하면 총 8,333명의 피난 주민에게 공급할 수 있어요. 특히 현지 생산 및 공급 전 과정에서 미얀마 난민들이 직접 생산하고 공급하기 때문에 주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지원형태로,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볼 수 있는 모델이에요.

비스킷이 긴급식량이 될 수 있나요?

계란, 단백질 파우더, 땅콩, 오트밀을 주재료로 하는 비스킷은 1개 기준 180Kcal를 공급할 수 있어요. 주요 영양분으로는 단백질 5.4g, 탄수화물 17g, 지방 10.28g, 식이섬유 1.32g로 구성되어 3대 영양소를 고루 갖추었어요. 1일 최소 권장 섭취량은 성인은 10개(총 1,800Kcal), 아동은 5개(총 900Kcal)인데 실제로 비스킷을 먹어본 현지 주민은 우선 맛이 좋고 1~2개만 먹어도 포만감이 든다고 해요.

비스킷은 미얀마 난민들이 직접 베이킹 전 과정을 배워서 손수 반죽과 계량을 하고 비스킷 모양으로 정형도 해요. 이 과정은 기계로 하는 것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더 많은 미얀마 난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요. 한국보다 더욱 심각한 기후위기를 겪고 있다보니 비스킷을 만드는 난민들은 가장 어려운 점을 물었을 때 폭염에 오븐의 열기까지 더해 매우 더운 날씨라고 말할 정도로 힘든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언젠가 오고야 말 미얀마의 평화를 위해 오늘도 비스킷을 구워요. 검열이나 위치 발각 등 안전과 관련한 사유로 포장지에는 최소한의 정보만 담아 포장하고 있고요.

육로와 수로 등 해외주민운동연대(KOCO)와 오래 교류해 온 국경지대 민족연합과 지역행정기구 등과 긴밀히 교류해 다양한 경로로 미얀마 국경 난민촌 및 미얀마 내 정글에 숨어사는 피난 주민들에게 비스킷을 공급해요. 이 경로는 모두 공개할 수는 없지만 군부에서 돈, 식량 등 물자 이동을 통제한 이후로 국제기구 등 외부의 지원기금과 물자를 운반해 온 길이에요. 1960년대 피난한 소수민족 리더그룹부터 2021년 쿠데타 이후 피난 중인 시민불복종운동(CDM) 시민 활동가 등 다양한 현지 주민들이 운영주체로 긴급식량 생산과 운반을 담당하고 감독해요.

세 줄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