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食 : 육식동물 고양이
고양이는 육식동물입니다. 언젠가 회사 근처에서 잠깐 머물던 고양이들이 있었는데 곤충도 먹고 개구리도 먹고 새도 잡아먹더라고요.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뱀도 잡아먹지 않을까요? 집에 사는 고양이 역시 육류를 베이스로 한 사료와 캔을 먹습니다. 닭, 오리, 양부터 각종 생선류와 심지어 캥거루 고기까지, 양질의 단백질을 얼마나 많이 사용했느냐가 사료의 등급을 결정하고요. 간식 종류도 말린 황태, 닭가슴살, 북어…. 등등 죄다 고기 일색이네요.
그렇다면 고양이가 먹는 고기는 얼마나 될까요? 저의 고양이는 보통 한 달에 2.1kg짜리 사료 한 포대를 먹습니다. 1년이면 25.2kg이네요. 이 사료는 육류 원료 함량이 전체의 80%입니다. 그러면 1년에 약 20kg의 육류를 섭취하게 됩니다.
2.1kg x 12개월 x 0.8 = 20.16kg
거기에다가 80g짜리 캔을 한 달에 10개 정도 먹고 간식도 가끔 먹습니다.
80g x 10 x 12개월 = 9.6kg
최소 1년에 30kg의 고기를 먹는 셈이네요. 2018년 기준 한국인의 1인 평균 고기 소비량은 53.9kg입니다. 제가 고기를 그리 많이 먹는 편이 아니니 1년에 40kg쯤 먹는다고 가정하면 거의 저랑 비슷한 양의 고기를 먹고 있는 거예요! 이런 이런, 기후위기 시대에 바람직하지 않은 식습관을 지닌 동물입니다.
게다가 사료나 캔은 주로 수입품이 많습니다. 지금 먹고 있는 사료는 국내산 재료에 국내 생산이지만 캔은 주재료가 미국에서 왔고 생산은 태국에서 했습니다. 푸드 마일리지나 탄소 발자국도 무시 못 하게 나오겠는데요?
괜히 한 소리 해보고 싶어서 고양이에게 지금 너가 먹는 캔이 얼마나 먼 곳에서 온 줄 알아? 이 기후위기 시대에 육식 중심 식습관이 가당키나 하니? 라고 따져봤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표정입니다. 저도 육식동물에게 고기를 먹는다고 나무라다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걸까 싶어서 맥이 빠지고요. 한가지 위안이 있다면 이 고양이가 음식물 쓰레기를 만드는 일은 거의 없다는 정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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