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jjy 까빠의 한풀이(?) 한 마당
안녕하세요, 님의 깊이있는 찍먹을 위한! 영화 소스 디핑입니다. 🎬🍟 조금 늦었어요 😷🙏
이번에 전해드리는 특집은 지금까지 디핑이 다뤄본 적 없었던 테마, 요즘 핫한 OTT 오리지널 작품들에 대한 소스로 꾸려봤어요. 그런데 이제... 여러분이 다 아는 그 작품들 말고, 디핑🍟을 만드는 저희🍊🌿의 취향을 저격한 조금은 매니악한 콘텐츠들을 골라서 디핑스럽게 담아보고 있답니다.
다 아는 그거 대신 디핑이 전해드릴 OTT 1픽, a.k.a. 그게 뭔데 10덕아 특집.
오늘 준비한 소스는 최근 잘 나가는 OTT 대열에 성공적으로 합류한 티빙에서 골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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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하반기는 그야말로 OTT 춘추 전국시대와 다름 없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환승연애>, <술꾼도시여자들> 등 K-감성을 듬뿍 살린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건 국산 OTT 티빙의 활약이 눈부셨어요 다만, 딱 1년 전 까지만 해도 티빙은 사실상 OTT 채널이라기보단 tvN 계열 방송사의 다시보기 어플에 더 가까웠지요... 😷 2021년 한 해를 거치며 가입자 수를 두 배 가량 불린 티빙은 국내 2위 서비스인 웨이브의 뒤를 바짝! 정말 바짝 쫓는 신흥 강자로 단단히 자리매김했는데요.
1년 전, 무슨 일이 있었더라? 🤔 전환점이 되었던 바로 그 작품, 오늘 이야기 할 <여고추리반>의 첫 시즌이... 2021년 1월 티빙의 첫 오리지널 콘텐츠로 공개된 바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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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디핑의 추가 소스에서 바로 이 <여고추리반>의 성공에 대하여 전해드렸던 적 있었는데요👉 자세히 보시려면 클릭. 디핑이 꼽은 <여추반>의 셀링 포인트는 두 가지였습니다. 1) 소위 말해 가장 핫한(!) 화제성 높은 여성 연예인들의 출연과, 2) 제작자로서는 흔치 않게 두터운 팬층을 지닌 정종연 PD의 브랜드 파워였어요. 유료 구독 전용 콘텐츠라는 특성에 걸맞게 매니악한 장르 예능을 좋아하는 시청자 층을 노리고+그 중에서도 결제 의사가 비교적 높은 편인 여성 시청자들 앞에 판을 깔아둔 셈이었죠.
실제로 주변에 <여추반>을 보기 위해 티빙 구독을 시작한 여성 시청자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오늘의 에디터도 그 중 하나였고요! 😆 (고백하자면 저는 정종연 PD가 만든 모든 예능들을 다 보았고(..) 박지윤 님이 활약하던 모 추리 예능과, 장도연 님과 예나 님이 출연했던 모 마피아 예능, 재재 님의 모 특급 예능까지 전부 챙겨보는... 그야말로 여추반 취향 저격 타겟입니다.) 매니악한 추리 요소와 출연진들 간 뚜렷한 캐릭터성과 케미에 잔뜩 빠져서 시즌 1을 달렸던 만큼, 지난 연말 <여추반> 시즌 2의 컴백을 앞두고 정말 큰 기대에 차 있었더랬죠. 그러나 종영한 지금, 시리즈의 평을 내려보라면? 저도 모르게 쓴소리가 앞섭니다. 좋았던 점도 분명히 많은데 말이에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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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는 마음에 더더욱 하지 못했던, 그러나 아끼기에 할 수 있는 자칭 jjy 까빠의 쓴소리 한 마당(!) 오늘 디핑🍟에서 한 번, 시원하게 풀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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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너무 빨리 읽혀버린 스토리 라인
개인적으로 <여추반2>의 스토리 전개 자체는 전 시즌에 비해 훨씬 더 입체적이고 흡입력있게 설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음모가 깃든 여고를 배경으로 한다는 기본적인 설정은 공통적으로 가지고 가되, 전 시즌이 보다 거대한 세력을 배후로 했다면 이번 시즌은 평범하고 동등한 학생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정치와 오해, 그로 인한 문제들을 다루어 추리반과 시청자 모두가 스토리 라인과 사건 해결에 좀 더 몰입할 수 있었어요. 또한 주어진 문제를 풀고 힌트를 얻는 스테이지 식의 전개(<대탈출> 스타일이죠)가 조금 더 주어졌던 전 시즌에 비하여 시즌 2에 수상한 주변인물들을 의심하고 파헤치는 관계적인 추리 요소가 훨씬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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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바로 여기서 발생합니다. 큰 줄기로 이야기를 전개하다 보니, 그 미스테리의 줄기가 읽히는 것을 막기 어려웠던 거예요. 실제로 SNS와 커뮤니티 등에서는 3화 종영 직후부터 극을 꿰뚫는 메인 서사 뿐만 아니라 최대 반전인 빌런의 정체까지(!) 정확히 추리해낸 반응들이 빗발쳤습니다. 너무 빨리 진상을 파악해버린 까닭에 조금은 지루하게 극 후반부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
단순히 시청자들이 반전을 빨리 맞췄다는 것만으로 제작진 탓을 할 수는 없습니다만, 쓴소리를 하게 되는 것은 디테일한 부분을 더 챙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때문입니다. 스포일러가 되어서 드래그 처리할게요: 빌런의 정체를 숨기는 힌트가 된 애너그램(단어를 구성하는 문자 배열을 바꾸는 암호)의 경우 시즌 1에서도 쓰였던 방식이라 시청자들에게 익숙할 수 밖에 없었죠. 그런 방법을 '렛미모'와 '선우경' 두 가지 암호에 모두 사용하다니... 솔직히 이 정도면 방조 아닌가요!? (갑자기 급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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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유니버스 집착을 멈춰...
두 번째로 말하고 싶은 점이야말로, 자칭 jjy(정종연 감독)의 오랜 까빠로서 늘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정종연 감독이 만드는 예능에는 각 시리즈와 에피소드 회차들을 꿰뚫는 세계관이 있는데요. 이를 DTCU, 혹은 세계관의 시초가 된 예능의 이름을 본따 대탈출 유니버스라고도 부릅니다.
DTCU의 전개는 마블 유니버스 등에서 처음 시도했던 바와 같이, <대탈출> 전 시즌에 걸쳐 등장하는 좀비와 귀신의 근간에 각각 같은 흑막이 존재한다든가, 타임머신을 소재로 한 에피소드들이 서로 이어진다든가 하는 식으로 이루어지는 중입니다. 깨알같지만 <대탈출>에서 처음 언급되었던 대학교 이름이나 TV 프로그램 이름(용승남 PD의 대박사건 24시! 😎), 그리고 수면제 졸리G와 같은 요소들이 <여고추리반> 시리즈에서도 이어서 등장하는 등, 두 프로그램의 세계관 공유 떡밥은 조금씩 계속 던져지고 있었는데요. <여추반> 시즌 2 인트로에서 아래의 로고 시그널까지 등장하면서(제법 그럴싸...) 어느정도 확실시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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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 공유 자체가 문제가 될 일은 전혀 아니죠. 자신이 만드는 프로그램 간에 서로 이어지는 복선을 둔다는 것은 콘텐츠 제작자라면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일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유니버스라는 뭔가 좀 멋있는(?) 걸 만드는 데 치중하느라 개별 작품의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고 있지 않나 하는 점입니다. 오늘 제목을 자극적으로 뽑은 것도 이러한 까닭인데요. 마지막 화에서 최종 빌런의 최후가 너무 허무하게 연출된 것이 결국 스포일러를(드래그)사실은 쿠키영상에서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는 반전을 넣어 다음 유니버스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라는 걸 알고 너무나도 허무했어요. 여러분도 그렇지 않으셨나요? 😥
사실 정종연 PD 연출작의 완성도는 오랜 팬들 사이에서도 늘 의견이 갈려왔던 부분입니다. 이전작 <대탈출>에서도 개별 에피소드의 부족한 완성도를 "이어지는 다음 에피소드에서 해결된다"는 식의 세계관 떡밥으로 넘기려는 시도들이 왕왕 있었거든요(시즌 3 마지막 화가 최악이었죠... 😞). 저는 좋은 기획이 용두사미의 결말로 끝나는 실수가 한 두번을 넘어서는 것은 분명히 연출력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연출작의 색채를 확실히 하고 확장성을 갖게 만드는 과감한 시도 또한 좋지만,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는 한 작품 한 작품을 온전히 '작품으로서' 마무리짓는 것 또한 연출자에게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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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하게는 가장 몰입해야 하는 엔딩 기점에 뜬금없이 <대탈출> 멤버가 등장해서 분위기를 깨는 것 또한 종종 지적되지만, 이것까지는 뭐라 하지 않으려고요. (종연 학생... 울어...? 😂) 쓴소리를 잔뜩 늘어놓았지만, 더한 싫은 소리를 툴툴거리면서라도 <여추반> 시즌 3을 꼭 보고 싶기 때문에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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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고'추리반이라 더욱 아쉬운 것
마지막 쓴 소리는 이미 많은 분들이 지적했던 이야기입니다. <여추반> 시즌 2의 이야기는 한 작은 여자고등학교에서 벌어진 몰카(불법촬영) 사건이 가져온 파장으로부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뻗어나가는데요. 스토리와 빌런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여고'라는 배경의 중요한 당사자성을 놓쳤다는 지적입니다.
약간의 스포일러가 될 순 있지만 중요한 부분이니 이야기할게요. 학생들의 구심점이 되는 익명 커뮤니티에서 실질적 리더 역할을 하는 묘령의 학생 '렛미모'는 친구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일 방법으로 행정실 직원이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는 거짓을 꾸며냅니다. 공공의 적을 잡아낸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 일약 영웅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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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공공장소에서의 불법 촬영은 학생을 비롯하여 현실의 여성들 전체에게 실제로 위협이 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입니다. <여추반> 시즌 2의 마지막 화가 방영된 날, 경기 안양시의 한 초등학교의 교장이 여자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불법 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바가 있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성폭력을 둘러싼 무고죄에 대한 논란이야말로 최근 정치 및 법률적으로도 뜨겁게 논의되고 있을 정도로 가장 민감한 사안이고요.
이러한 맥락에서 '여고' 화장실에 설치된 불법 카메라가 사실은 '무고한 누군가를 몰기 위한' 도구였다는 진상, 그리고 그 무고를 꾸며낸 자가 고통받는 학생들과 같은 '여고생'이라는 설정은 여러모로 조심스럽지 못했던 연출이라 생각됩니다. 실제 피해자가 존재하고, 그들에게 모욕이 될 수 있는 표현이라면 보다 더 신중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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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정종연 PD는 2019년 <대탈출> 시즌 2의 조마테오 정신병원 에피소드에서 정신질환자를 기괴한 모습으로 희화화하였다는 비판을 받고 사후 재방분 엔딩 크레딧에 사과문을 작성하였던 바도 있습니다. 앞서 용두사미 전개가 아쉽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농담 반 진담 반처럼 한 말이 있어요. 완성도가 모자르는 비슷한 실수가 계속 반복된다면, 그건 어쩌면 연출력의 문제일 거라는 지적이었죠. 이번에는 웃음기를 싹 빼고 좀 더 진지하게 말하고 싶어요. 사회적 소재를 다루는 데에 있어 같은 실수, 아니 잘못이 반복되는 것은 연출 그 자체의 근본적인 문제, 어쩌면 연출자 스스로의 문제일지도 모른다고요.
앞으로의 <여고추리반>과 후속 작품들에서는, 실수로 인한 용두사미라면 얼마든지 괜찮으니까(!) 중요한 가치를 간과하지 않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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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추반> 시즌 3을 문제없이 꼭 보고 싶은 자타공인 오랜 까빠(?)의 한풀이... 님께서는 어떻게 보셨나요? 😷
오늘은 쓴소리만 잔뜩 늘어놓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멤버들간의 케미가 빛나고(!) NPC 출연자들의 통통 튀는 매력과 연기력이 빛나고(!!) 훨씬 나아진 서스펜스 연출이 빛나는(!!!)(진짜 무섭습니다..) 괜찮은 작품임은 분명합니다. 아직 안 보셨다면 너무 선입견을 가지진 마시고, 아니 선입견은 가지시고 😂 팔짱 끼고 시청해 보시길 바라요. 어느 순간 분명 저처럼 피를 토하며 회초리를 들게 되실 테니까요...
그래서, PD님. 시즌 3 언제 나온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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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아는 그거 대신: 디핑의 OTT 1픽! 세 번째 특집으로는 티빙의 문제(?)작, <여고추리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어떠셨나요? 다음 주에는, 저희와 연이 깊은 OTT이기도 하죠 😉 한국 시장에 상륙해 의외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디즈니 플러스에 대한 내용을 준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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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짧은 생각이어도, 날카로운 비판이어도... 사소한 제안이어도 모두 환영이에요!
보내드린 소스의 시식평을 언제나 기다립니다 💝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 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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