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숲을 일군 사람

 

아산시 영인면에 자리한 ‘마음치유숲’은 이름 그대로 마음이 숨 쉬는 숲이다. 자연과 마음이 맞닿는 이 공간은, 상처 입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빛을 회복하도록 돕는 곳이다. 심정아 대표는 이곳을 “몸과 마음이 빛으로 깨어나는 곳”이라 부른다. 그의 목소리엔 고요하지만 단단한 울림이 있다.

 

“숲은 언제나 있는 그대로의 생명을 품고 있잖아요. 사람의 마음도 그와 같아요. 스스로 회복할 힘이 있다고 믿어요.”

 

심 대표에게 ‘마음치유숲’은 단순한 명상센터가 아니다. 그것은 한 인간이 깊은 어둠을 지나 자기 안의 빛을 찾아온 긴 여정의 결실이다.

 

■ 트라우마가 이끈 치유의 길

 

그의 인생은 열아홉 살의 어느 겨울밤, 한순간에 뒤바뀌었다. 고3 수능을 마치고 잠들려던 새벽, 집에 강도가 들었다. 그리고 그의 목에 부엌칼이 닿았다.

 

“사람이 남의 손에 죽을 수도 있구나.”

 

그는 그날 처음으로 죽음을 실감했다. 그날 이후, 심 대표의 삶은 공포로 뒤덮였다. 밤이면 발작이 일었고, 소리 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공황장애, 불면, 트라우마가 10년 넘게 이어졌다. 그는 약을 먹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대신 “스스로를 치유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대로는 살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있었어요. 약이 아니라 나 자신으로부터 치유되어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죠.”


 

■ 스스로 치유하는 상담사 


스물일곱, 그는 상담실의 문을 두드렸다. 그때만 해도 그녀는 공대생이었다. 논리와 구조로 세계를 이해하던 사람.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만난 상담 선생님은 ‘핵심감정공부’와 함께 ‘참나 탐구’를 권했다. 명상, 호흡, 의식의 세계가 그에게 처음으로 열렸다.

 

“상담하고, 참나탐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선생님이 인도로 명상여행을 가자고 하셨어요. 공황 때문에 비행기도 못 탈 정도였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가보자’고 하더라고요.”

 

그녀는 두려움을 안고 인도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신기한 체험을 했다. 처음 온 인도에 ‘컴백했다’는 느낌이 있었고, 돌아오기 전, ‘까르마 피니시’라는 멘트가 들렸다고. 다른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는 신의 목소리 같은. 그 과정들로 인해 전생의 까르마가 해소됐다는 느낌을 받게 됐다.

 

■ 공대생에서 치유자로

 

심 대표의 이력은 다채롭다. 공대를 입학했지만 전혀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상담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뇌과학·인지과학을 전공하며 인지심리학과 학습심리를 연구했다. 당시 석사 논문도 ‘학습과 인지’에 관한 주제였다. 졸업 후에는 학습심리상담센터에서 일했다.

 

“아이들의 학습 문제를 다루다가 문득 깨달았어요. 학습 이전에 마음이 먼저구나, 마음이 병들면 배움도 막히는구나.” 그는 결국 센터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나부터 좀 알아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만난 것이 ‘참나탐구’, ‘핵심감정’이였다. 이 공부는 나를 깊이 무의식으로 연결하여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아주 고통스러우면서도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 만다라와의 운명 같은 만남

 

인도여행 후 에너지가 바뀌었다는 느낌이 들면서 우연히 알게 된 로다님의 그림을 보고 영감으로 그리는 그림이라는 말에 ‘내가 원하던 것이 이것이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치유그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셨는데 그 형태가 만다라와 유사하였다. 만다라는 원과 색, 형태로 이루어진 신비로운 문양인데 그 안에서 그는 처음으로 자신의 내면을 마주했다.


그녀는 말한다. “그림을 그리며, 내 안의 틀이 깨지고 의식의 확장됨을 경험하였다. 그건 단순한 그림을 그래는 행위가 아니라 ‘내면의 신성과 연결하는 기도’였어요.”

 

만다라를 깊게 연구하고 싶어 평택대학교의 미술상담치료 과정을 공부하던 중, 우연처럼 선문대의 통합의학과를 알게 되었고, 미술치료공부를 중단하고, 인도철학을 공부하신 이거룡교수님을 만나면서 심리학관점에서만 알던 만다라의 개념을 확장시키는 ‘얀트라’를 접하게 되었다.

 

“얀트라는 만트라의 형상화예요. 소리가 파동이라면, 얀트라는 그 파동의 문양이에요. 얀트라를 바라보면 그 안에 담긴 에너지가 느낄 수 있다.”

 

박사 논문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속에서 완성됐다. 그녀는 “어머니가 아니었으면 박사논문은 나오지 않았을 거에요. 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애도하며 엄마가 그토록 바랬던 박사공부를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 명상은 사랑의 행위

 

심 대표는 명상을 “고요히 앉아있는 수동적 행위”로 보지 않는다. 그녀에게 명상은 ‘에너지의 교환’이자 ‘사랑의 흐름’이다.

“명상은 멈춤이 아니라 교류예요. 내 안과 바깥의 에너지가 오가고, 세상과 나 사이의 사랑이 흐르는 과정이죠.”

 

그녀는 인간의 마음이 사랑으로 회복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마음치유숲의 명상 프로그램은 언제나 사랑의 에너지를 중심에 둔다. 청소년, 청년, 상처 입은 사람들을 만나며 그녀는 말한다.

“누구나 사랑이 일깨워지면 다시 일어설 수 있어요. 예전엔 누군가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지만, 이제는 알아요. 각자의 몫이 있다는 걸. 나는 다만 그 순간 함께하는 사람으로, 최선을 다할 뿐이에요.”


■ 일상 속의 수행

 

심정아 대표의 하루는 단정하고 고요하다. 새벽 명상으로 하루를 열고, 아심식사 준비가 가장 경건하고 감사한 시간이다. 오전엔 운동으로 몸을 돌본다. 저녁에는 가족을 위한 식사 준비와 정리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예전엔 주부의 삶을 하찮게 여겼어요. 명상하고 공부하는 게 더 고귀하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지금은 알아요. 밥하고 청소하고 걷는 일상이야말로 가장 깊은 명상이에요.”

 

그녀는 남편과 함께 금강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불교의 가르침을 실천한다. “평범한 하루가 나를 지탱해주는 수행”이라 말하는 그녀의 눈빛은 평화롭다.

 

■ 감각으로 치유하다

 

심 대표가 연구한 ‘만다라통합치유연구(A study on the integrated healing of Mandala)’는 오감 중 시각을 통한 통합치유법이다. “만다라를 바라보면 그 안에 담긴 순수한 에너지가 시각을 통해 마음으로 들어오고 그 에너지는 영혼까지도 전달된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래서 균형잡히고 조화로운 그림, 소리, 음식, 자연, 사람들을 가까이 하는 것이 나를 치유하는데 도움이 된다.”

 

외부세상(대상) – 감각- 마음- 영혼이 하나로 이어지는 그 순간—그것이 바로 마음치유의 본질이라고 그는 말한다.

 

■ 다시, 사랑의 불꽃으로

 

그의 여정엔 두 번의 인도 여행이 있다.

 

첫 번째 인도는 ‘카르마의 소멸’, 두 번째 인도는 ‘사랑의 색’이었다. “라자스탄의 핑크빛과 골드빛을 보며 알았어요. 내 인생이 얼마나 무채색이었는지. 그때부터 나의 삶에도 색이 입혀지기 시작했죠.”

그녀는 인도를 떠나며 이렇게 느꼈다고 한다.

“내 안의 불꽃은 꺼지지 않는다.”그 불꽃은 고통을 태워 사랑으로 남았다.

 

“이전엔 불꽃이 사라질까 두려웠어요. 이제는 알아요. 사랑은 내 안의 불꽃이라는 걸. 그 사랑이 나를 살리고, 또 누군가를 살려내요.”

■ 앞으로의 비전 ― ‘마음예방운동’으로 확장하는 치유의 숲

 

심정아 대표는 그동안 ‘얀트라 명상’, ‘빛깨움카드(만다라) 상담’, 그리고 ‘명상스테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마음의 회복을 돕는 일을 해왔다. 그러나 이제 그녀의 관심은 ‘치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예방’하는 일로 향하고 있다.

 

“마음이 상처받고 나서야 상담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이미 문제가 생긴 다음에는 시간도 비용도 많이 듭니다. 마음의 병도 몸과 같아요. 미리 단련하고 돌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마인드 짐 커뮤니티(Mind Gym Community)’다. 심 대표는 마음도 근육처럼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음운동은 치료가 아니라 예방이에요. 스트레스 관리, 호흡 명상, 마음 챙김의 기본을 익히면,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돌보는 힘이 생깁니다.”

 

천안·아산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 커뮤니티는 동호회 형태로 운영된다. 함께 모여 이야기하고 명상하며, 각자 마음건강 목표를 세운 뒤 2주마다 만나 그 실천을 점검한다. “나를 만나는 시간, 그리고 행동을 바꾸는 시간을 함께 갖는 거예요. 건강습관을 만들고, 서로의 마음 트레이너가 되는 거죠.”

 

그녀는 이 커뮤니티를 통해 단순한 모임을 넘어 ‘함께 잘 사는 법을 배우는 지역공동체’로 확장하고자 한다. “충남이 자살률 1위라는 말을 듣고 마음이 무거웠어요. 예비사회적기업 활동을 하면서 이 지역의 현실을 알게 되었죠. 이제는 상담보다 앞서, 마음예방운동이 지역의 문화가 되었으면 해요.”

 

앞으로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마음예방 교육과 명상법 안내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또한 언젠가는 마음치유숲의 철학을 담은 명상센터를 짓고, 그 안에서 수업과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그녀의 꿈이다.

 

“이제 제 마음도 비워내고 있어요. 마음치유숲의 여정을 돌아보며, 언젠가 이 모든 이야기를 책으로 정리하고 싶어요. 마음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그리고 예방이야말로 진짜 치유라는 메시지를 담아서요.”


 

■ 마무리하며

 

‘마음치유숲’은 결국 심정아 대표 한 사람의 인생이다. 열아홉 살의 트라우마로 얼어붙었던 한 소녀가, 스스로를 치유하는 긴 여정을 걸어 지금은 타인의 마음을 비추는 등불이 되었다. 그는 오늘도 조용히 말한다.

 

“명상은 내 안의 사랑을 깨닫는 과정이다.”


그 말처럼 그의 삶은 고요 속의 움직임, 그리고 상처 속에서 피어난 하나의 숲이다.

 

 

★ 마음치유 숲 심정아 대표

 

  • Mind Gym 커뮤니티 대표
  • 자연치유학 박사 (논문: 만다라통합치유 연구)
  • 2007–2013 핵심감정 수련, 참나탐구
  • 2012–2019 만다라 그림치유 과정 전문가
  • 2018–2025 빛깨움 카드 마스터
  • 2024–2025 참선 수행

 

마음·몸·영성을 통합하는 20년 이상의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내적 회복과 성장을 돕는 치유자

 

(주)마음치유숲은 2012년 ’마음치유공간 내안애‘로 시작하여 학교와 기관 등에서 건강한부모훈련, 핵심감정집단상담, 만다라그림치유를 실시해 왔다. 2020년에 숲이 있는 곳으로 상담 공간을 이전하면서 청소년들과 가족들이 자연에서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심신치유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발견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청소년명상스쿨을 진행하고 있다.

 

주소

아산시 영인면 성내안길10-34

(성내리 804-2)

 

전화번호

041-533-6426

 

홈페이지

www.maum-healing.com

 

글쓴이 : 김소라 작가

 

좋아서 시작한 인터뷰로 인해 '사람'이라는 자산을 얻었다. 최근 『글쓰기로 먹고살 수 있나요』를 출간하였고, 실제로 28년째 글쓰기와 관련한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나간다. 또한 타로상담과 책이 있는 명상 공간 ‘랄랄라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blog.naver.com/sora7712 

 

 

 

* https://stibee.com/allcuture 에서 지금까지 발행된 모든 뉴스레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콘텐츠를 즐겁게 보시고, 주변에 널리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세상의 모든 문화'는 각종 협업, 프로모션, 출간 제의 등 어떠한 형태로의 제안에 열려 있습니다. 관련된 문의는 jiwoowriters@gmail.com (공식메일) 또는 작가별 개인 연락망으로 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