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세상의 보이지 않지만 빛나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샤인레터입니다.

여러분 '휘황찬란 輝煌燦爛'이라는 말이 어떤 한자로 되어 있는지 아시나요? 에디터는 얼마 전에 처음 알았는데요. 생각보다 단순하고 힙Hip하기 까지 해서 계속 기억이 납니다.

'빛날 휘, 빛날 황, 빛날 찬, 빛날 란'을 쓴다지 뭐예요. 그러니까 사람이든 물건이든 간에 '빛나고 빛나고 빛나고 빛날' 정도로 멋지다는 거죠. 너무나 강렬한 표현이라 웃음이 났습니다. 🤣

9월은 스프링샤인의 외부 행사가 많은 달이었는데요.

이 모든 일이 모여서 언젠가는 휘황찬란한 결실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생각하며 매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2주간의 빛나고 빛나고 빛나는 소식을 담아서

오늘의 콘텐츠

ㆍ와썹 샤인ㆍ

#서울시 스마트쉘터 모션 그래픽 함께 보기

#2022 SOVAC 현장 속으로

#2022 인천 스카이 페스티벌 팝업스토어

#서울시 발달장애인 사생대회 체험부스

ㆍ프리즘뉴스ㆍ

#발달장애인 펑크 록 밴드 #PKN을 아시나요?

<휘>

미래형 중앙 버스정류장 [서울시 스마트쉘터]. 현재 숭례문, 강서세무서, 건대입구역사거리, 합정역, 홍대입구역 다섯 개소의 스마트쉘터에서 [스프링샤인 멸종위기 해양생물] 모션 그래픽을 송출하고 있어요. 매부리바다거북, 넓적부리도요, 붉은발말똥게, 뿔쇠오리. 스프링샤인 아티스트 짜욱의 아트워크로 한껏 귀여워진 네 친구들. 벌써 보신 분도 계시겠지요? 아직이라면 지금 바로 보여드리겠습니다! 🐢🦆🦀🐧

<황>

국내 최대의 사회적가치 플랫폼 Social Value Connect에서 개최한 대규모 오프라인 컨벤션 [2022 SOVAC]에 스프링샤인이 파트너사로 다녀왔습니다.

100여개가 넘는 사회적 기업과 소셜 벤처 등 SOVAC 파트너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강연·토의 프로그램 '이상한 비영리'에서 발달장애인의 예술을 재미있고 가치있게 전달하는 스프링샤인의 활동을 소개했어요. 귀한 시간을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 위트와 웃음 가득했던 현장의 분위기, 전달해 드릴게요.

<찬>

[2022 인천 스카이 페스티벌] '같이 가치 디자인 스토어'에서 이틀 간의 팝업을 마쳤습니다. '벵골호랑이 찾기, 딱지치기, 멸종위기 동물 메모리 게임 컬러링' 세가지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정말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어요. 🎊 이벤트 경품이었던 스프링샤인 아티스트 짜욱의 눈표범 에코백과 스트랩을 받아서 사용하고 계신 시민분들을 인천공항 잔디광장 어디서든 찾을 수 있었지요. 날씨도 유난히 좋았던 주말, 스프링샤인 부스를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 이벤트 진행에 도움을 주신 자원봉사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엄청난 호응을 해주신 덕분에 아티스트 해리의 마술공연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답니다! 🤗

<란>

28일, 잠실 종합운동장 체육공원에서 [서울시 발달장애인 사생대회]가 열렸습니다. 서울시립 발달장애인 복지관에서 매년 주최하는 행사인데요. 이번에 스프링샤인은 MOU기관으로서 아트 체험 부스를 운영했어요. 특수용지에 직접 그린 그림을 전사 기계로 컵에 입히는 '나만의 머그컵 만들기'가 특히 인기를 끌었답니다. 전사기에서 아기자기한 그림을 입고 쏙쏙 탄생되는 머그컵들이 얼마나 반짝반짝 예쁘던지요.

사생대회 참가자들 모두 개성 넘치는 화풍으로 실력을 뽐내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많은 원석 같은 발달장애인 예술가를 만나서 직접 소통하고 작품 세계에 대해 들어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어요. 내년에는 또 어떤 작가들이 특색 있는 작품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지 기대가 됩니다. 😁

#발달장애인 펑크 록 밴드 #PKN을 아시나요?

야외공연의 계절 가을입니다. 지난 주말 에디터는 인천공항 스카이 페스티벌 부스를 지키고 있었는데요. 부스 뒤편 야외무대에서는 저녁 공연을 위한 리허설이 한창이었어요. 해질 무렵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하늘로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를 듣고 있자니, 이 좋은 계절에 음악 이야기를 하지 않고 지나가면 섭섭할 것 같았습니다. 오늘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 아티스트는 바로 핀란드의 발달장애인 펑크 록 밴드 [PKN]입니다.

그런 핀란드에는 발달장애인 멤버로만 구성된 밴드도 있습니다. [페르티 쿠리칸 니미패이배트 Pertti Kurikan Nimipäivät], 줄여서 [PKN]으로 불리는 4인조 밴드입니다. 2009년 부터 2016년 까지 활동한 PKN은 2015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참가해 준결승까지 오르기도 했던 시대의 전설인데요. 밴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페르티 쿠릭카'는 자폐성 장애인이며, 보컬 '카리 알토', 베이시스트 '사미 헬레', 드러머 '토니 밸리탈로'는 다운증후군이 있는 지적장애인이에요. 발달장애인을 위한 자선단체 '릴리스'의 워크숍에서 시작된 이 밴드는 2012년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펑크 증후군]의 주인공으로 출연해 국제 영화제의 상을 휩쓸며 크게 이름을 알렸습니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 1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유럽 최대의 국가대항 노래 경연대회로 ABBA, 셀린 디온 등을 배출했다.

PKN은 2015년 [난 항상 해야만 해 Aina mun pitää]라는 곡으로 유로비전의 핀란드 예선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고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본선에 진출했어요. 이들의 출전은 유럽 전역에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모든 멤버가 발달장애인이라는 사실과 더불어 대회 최초로 펑크 록이라는 장르를 내걸었기 때문이었어요. [난 항상 해야만 해]는 발달장애인인 자신들이 매일같이 해야 하는 일과를 담은 힘찬 곡으로. 공연을 마친 뒤 대회의 규칙에 따라 진행된 전화 투표를 통해 준결승이라는 성과를 얻어냈죠. 2006년에 밴드 로디Lordi가 유로비전 사상 최초 헤비메탈로 우승을 차지하는 대형사고를 일으킨 뒤, 핀란드로서는 실로 오랜만의 결실이기에 PKN을 기념하는 우표까지 발행되었어요.

이렇게 유럽을 뒤흔든 PKN은 기타리스트 페르티 쿠릭카가 60세가 되어 펑크 록 연주에서 은퇴하면서 2016년 12월 해산했습니다. 해체 이후 베이시스트인 사미 헬레는 핀란드 중앙당의 회원으로 정계활동을 하기도 하고, 보컬 카리 알토는 현지 라디오 방송국에서 토크쇼 진행자로 변모하기도 했죠. 네 사람은 각자의 생활로 돌아가 각자의 꿈을 이루며 소소한 삶을 즐기고 있다고 합니다.

핀란드는 복지국가로도 유명한데요. 사실상 장애인을 위한 복지 제도는 약간의 경제적 지원 이외에 특별한 것이 없다고 해요. 핀란드에서 장애인은 신체에 불편함이 있는 사람일 뿐,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소외 계층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하는군요. 취업이나 교육에 있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특혜나 차별)가 없으며, 공공시설 뿐 아니라 개인이 운영하는 상점들 까지도 장애인과 노인, 영유아, 그 누구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합니다. 물론 오늘의 핀란드가 있기 까지는 무수한 투쟁과 시행착오가 있었지요.

핀란드의 장애인 복지가 단순한 이유는 오히려 그들의 생활 속에 차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배경이 있기에 발달장애인 펑크 록 밴드까지 결성될 수 있는 것이겠지요. 이처럼 세계 어디서든 장애 예술인들이 음악으로, 그림으로, 사진과 글로 자신을 표현하는 데에 제한이 없는 날이 속히 오면 좋겠습니다. 😉

페르티 쿠리칸 니미패이배트의 공식 홈페이지

참고 | 위키피디아, 복지로 공식 블로그

오늘 샤인레터가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예요. 어떠셨나요?

행사장에서, 거리에서, 무수히 스쳐 지나가는 낯선 이들을 바라볼 때마다 이토록 많은 세상 사람 중에 오늘 내 옆의 동료와 내가 만난 것이 과연 우연일까-생각하곤 합니다.

이병률의 시 [두 사람]에는 이런 구절이 있는데요. 읽어 드릴게요.

“세상의 모든 식당의 젓가락은

한 식당에 모여서도

원래의 짝을 잃고 쓰여지는 법이어서

저 식탁에 뭉쳐 있다가

이 식탁에서 흩어지기도 한다

오랜 시간 지나 닳고 닳아

누구의 짝인지도 잃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다가도

무심코 누군가 통에서 두 개를 집어 드는 순간

서로 힘줄이 맞닿으면서 안다

아, 우리가 그 반이로구나”

오늘 아침에 웃으며 인사했던 사람. 서로의 이름을 부를 수 있는 그이를 만난 것이 얼마나 대단한 확률로 이뤄진 기적인가요.

이것을 생각하면 그 누구라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