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는 음악과 리듬이 감정을 직접 자극할 수 있으며 극적 잠재력을 강화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드라마의 여섯 가지 기본 요소 중 하나로 “노래(운율감 있는 언어)”를 꼽기도 했습니다. 9장에서는 희곡의 템포, 리듬, 분위기를 살펴봄으로써 아리스토텔레스가 음악 혹은 노래라고 부른 특성을 설명합니다.
템포 : 희곡의 모든 움직임은 플롯, 인물의 성격, 중심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것입니다. 템포는 희곡에서 이런 정보가 얼마나 많이, 얼마나 자주 표현되고 있는지, 즉 희곡에 담긴 정보의 총량과 빈도와 관련 있습니다. 희곡에서 템포는 일반적인 의미의 속도, 측량할 수 있는 속도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대사의 밀도와 관련된 개념입니다.
대화가 플롯, 인물, 혹은 중심 생각에 대한 정보로 가득 차면 다루어야 할 정보의 양이 많기 때문에 템포는 느려집니다. 반대로 정보가 제한적이라면 내용이 줄고 처리해야 할 정보가 적으므로 템포는 빨라집니다.
리듬 : 희곡의 리듬은 단락, 단위, 장면, 그리고 막의
긴장을 이루는 패턴입니다. 극적 강도가 세졌다가 약해질 때 생기는 맥박의 느낌입니다.
플롯의 리듬은 프라이탁의 피라미드에서 시각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5장 참조)
분위기와 환경 : 분위기란 인물이 풍기는 특별한 느낌에 대한 표현이고, 환경은 장면 혹은 희곡 전체에서 풍겨 나오는 일반적인 느낌에 관한 표현입니다. 분위기의 원천은 인물의 성격이고 환경의 원천은 주어진 상황, 플롯, 그리고 희곡의 생각입니다.
비사실적인 희곡에서 템포, 리듬, 분위기는 다소 이상해 보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작가 의도한 ‘전이(displacement)’의 결과입니다. 일상적으로 익숙한 사물이 다른 맥락에 놓여 있으면 뭔가 어색하고 이상해집니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 나타나는 전이를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일반적인 장소, 보통의 인물 때문에 그림은 일상적인 장면을 묘사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표현 방식 때문에 인물들은 일상과 동떨어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고독, 소외, 고통 같은 감정이 유발됩니다. 뭔가 불안한 일이 이제 막 일어났거나 곧 일어날 것만 같습니다.
템포, 리듬, 분위기는 대본에서 시각적으로, 직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확정하는 데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업은 공연의 목적을 정하고 장면 연출의 표현을 효과적으로 극대화하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