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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십 대의 스타트업 생존기 |  김유정

나다움을 찾는 것, 아직 늦지 않았어요

다수의 스타트업이 ‘원티드’라는 구직사이트를 통해 사람을 많이 구합니다. 원티드도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회사라서 그런지, 스타트업에 취업하고 싶은 사람들도  잡코리아나 사람인 보다는 원티드를 많이 찾죠. 원티드는 구인한 회사를 3개월 이상 다니면 원티드 굿즈와 50만 원이라는 취업 축하금을 주는 것으로 많이 성장했는데요, 이를 다른 구직 사이트에서도 많이 벤치 마킹하기도 했습니다.

 

왜 갑자기 구직사이트 이야기를 하냐고요? 지금까지 제가 여기서 스타트업 회사를 네 번 구직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기 슬로건이 ‘원티드 - 나다운 일의 시작'이라는 것 때문입니다. 원티드로 일을 구하면서 그 슬로건 때문에 나다운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거든요. 나답다는 것도 사실 잘 모르겠는데, 나다운 일이라니 더욱 어렵게만 느껴졌어요. 사실 그렇지 않나요? 나다움도 모르겠는데, 나다운 일을 찾아서 시작할 수 있다는 게, 먼 먼, 특별한 사람들 이야기로만 생각되더군요.


그렇지만 스타트업에 처음 오게 되면서 나답게 일하는 법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했어요. 일단 수평적인 조직 구조가 나다움을 찾기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내 의견과 생각을 보다 편하고 자유롭게 전할 수 있다는 점이 나를 찾아가는 과정같이 느껴졌으니까요. 게다가 아무도 일을 지시하거나 컨펌하지 않지만 내가 잘할 수 있고 회사에 필요한 프로젝트를 자유롭게 만들어 내고 제안하면서 일을 시작한다는 점도 나다운 일을 찾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급성장하는 정육업계 스타트업에서 있을 때였는데, 그 회사는 회사의 성장과는 별개로 독립된 개인의 성장까지 중요하게 여기더군요. 그래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시간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그 회사는 그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연봉으로의 보상까지 이뤄지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었어요. 내가 원하는 것, 나다운 것, 내가 성장하고 싶은 방향에 대해서 많이 고민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스타트업 시스템은 개인에게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주고,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이유는, 그들이 급성장하고 있거나, 급성장해야 하거나,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개개인의 퍼포먼스의 최대치로 끌어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만족감을 느끼고 열정을 다 바쳐서 일하게 해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무래도 동기부여를 엄청나게 해야 그들의 퍼포먼스를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개인이 성장을 시스템화해서 회사의 성장으로 삼는 거죠. 아무리 생각해 봐도 원티드의 슬로건은 정말 잘 지은 것 같아요.

 

나다운 일의 시작을 스타트업에서, 그것도 40대에 시작했다는 것은 조금 늦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회사의 성장이 곧 개인의 성장이라고 생각하던 전통적인 관념에서 벗어난 것, 개인의 권한과 책임이 커질수록 동기부여가 더 되어 열정을 바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건 아주 의미가 있습니다. 개인의 취향과 의견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의 스타트업에서 저는 지난 10년간의 성장보다 더 큰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오히려 더 생동감 있는 40대를 보내고, 더 나은 50대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들어가는 스타트업마다 나이로는 탑3 안에 들던 제가 10살도 더 어리고 능력 좋은 구성원들과 어울리며 함께 일을 잘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빠르게 나다움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빠르게 돌아가는 스타트업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을 깰 수도 있었거든요.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혹시 하고 싶은 나다운 일이 있다면 당장 시작해 보세요. 인생은 짧고 우리를 눈부시게 만들어 주는 건 언제나 경험이니까요. ✉️

김유정은 그동안 여행 에세이 소설여행과 가이드북 두근두근 여행 다이어리 북 시리즈 8권을 썼다. 지금은 스타트업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여행과 술, 커피를 좋아한다.그의 일과 일상이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 @writer_kim_u를 보자. 

📚 Book | 이혜민, 『요즘 것들의 사생활』

하루에도 MZ라는 말을 수십 번씩 듣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직 저는 그 실체를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알아야겠기에, 옛날 사람이지만 '요즘 것'들의 생각이 궁금해 이런 책도 읽는답니다.

이 책은 자신만의 일을 통해 '먹고사는' 밀레니얼' 10인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집입니다. 청소 일을 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유튜버, 와인바 사장, 디지털 노마드, 마케터 등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운영하가는 이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거기에서 건져 올린 신선한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 책 속에서 -

"메인 잡과 사이드 잡이 있다면, 저는 돈을 많이 벌게 해주는 일이 있더라도 내가 시간과 마음을 더 쏟는 일을 메인 잡이라고 하고 싶더라구요. 예지 님은 메인 잡과 사이드 잡을 어떻게 구분해요?"
"저는 그래도 먹고살게 해주는 게 메인이고, 그다음이 사이드 잡이라고 생각해요. 업이라는 거 자체가 결국 생계 수단인 거니까요. 

"뭔가를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좋아하는 것과 대중이 좋아하는 것을 동시에 해보려고 노력을 하게 되는 시점이 온단 말이에요. 근데 그게 타협이 아니라, 방향을 찾는 과정인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거 열 개 중에서 여섯 개 정도는 정말 찐하게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 나머지 네 개 정도는 내가 하고 싶은데 사람들도 좋아할 것 같다 싶은 것도 분명히 있거든요. 그중에서 소재를 찾아볼 수 있는 거죠."  
 
"내가 정말 좋아하고 내가 꼭 하고 싶은 걸 한 건데 잘 안된다면, 그건 아마도 아직 좀 덜 해본 거라는 거예요. 진짜 돈이 없어서 하루 한 끼만 먹을 정도로 바닥까지 치는 시점까지는 솔직히 안 하잖아요. 다들 그 시점이 오기 전에 그만두잖아요." 

"꼭 '무엇'을 위한 일이어야만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일의 과정 속에 즐거움이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흩뿌려진 파편들처럼 보이던 일들도 결국 서로 이어지며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 낼 것이므로."

"결국 자기 적성이라는 것도 탁상공론으로 찾을 수가 없는 거잖아요. MBTI 검사 그거 백날 해도 나에 대해서 잘 모르거든요. 결국은 자기가 직접 몸으로 부딪쳐 봐야 '난 이런 걸 잘하는구나'를 알 수 있는 거죠."

"그냥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옳은 일들을 결정하면서 살다 보면, 크게 봤을 때 내 삶의 방향이 결정되더라'라는 거였어요." 
  
"'이걸로 돈을 벌어야지'라고 생각하기보다, 나, 내가 갖고 있는 재능, 나의 콘텐츠를 하나의 브랜드라고 생각하고 브랜드를 키우는 것에 집중하면 그게 어느 정도 인지도가 생기고 영향력이 생겼을 때 돈 벌 수 있는 기회는 알아서 찾아와요." 

"제가 생각하는 브랜딩은 솔직하게 다가가는 거예요. 다 빼고 담백하게, 스스로 잘났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거죠. 내가 왜 이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를, 내가 '나 전문가야'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남들이 나를 전문가라고 불러주게 만드는 행동을 하는 게 제가 얘기하는 담백한 브랜딩이에요."

"유튜버가 되지 말고, 유튜브를 마케팅 도구 정도로 생각하고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나의 가치를 전달하는 도구. 그러면 오히려 적은 숫자로 훨씬 빨리 수익화를 할 가능성이 높아져요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고."

"얼마 전에 '문토'의 이미리 대표의 인터뷰를 봤는데 '자격증의 시대는 끝나고 경험의 시대가 됐다'라고 표현하기도 하더라구요. 물론 아직 자격증이 필요한 분야도 있겠지만, 점점 그 비중이 줄어들 것 같아요."

💡 작가의 생각, 기획자의 마음 | 최갑수

TO DO 리스트와 스몰 스텝

혼자 일을 하다 보면 힘이 빠질 때가 있다. 여러 가지경우가 있겠지만, 뭔가를 놓치게 될 때다. 아차, 하는 순간이 생기는데 이럴 때면 팔뚝에 소름이 돋곤 한다. 1인 회사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야, 하다 보면 익숙해지겠지, 언젠간 몸이 기억하지 않을까, 하고 넘어가지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면 힘이 쭉 빠지는 것이 사실이다.


일을 하다 보면,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실수를 안 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찾고 찾다 보면, 결국 메모와 알람, TO DO 리스트 작성 같은 ‘고전적인’ 방법을 만나게 된다. 나 역시 여기저기 포스트잇을 붙여 두고, 알람을 설정하고, 틈날 때마다 메모를 한다. 워크플로위와 메모장, 미리 알림, 카톡 나에게 보내기 등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한다.


나는 워크플로위를 통해 TO DO 리스트를 짜는데, TO DO 리스트는 단순히 해야 할 일을 적어 둔다는 걸 넘어,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뭔가 일이 잘 안 풀릴 땐 사무실에서 나와 차를 몰고 자유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간다. 왕복 약 70km 거리인데, 쭉 뻗은 자유로를 따라 달리며 머리 속으로 워크플로위를 켜고 TO DO 리스트를 짜며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의외로 효과가 있어서, 사무실에 가까워질 때쯤이면 일의 시작부터 끝을 아우르는 시나리오 한 편이 완성되어 있다. 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사무실에서 개요를 작성해 일을 진행하면, 실제 작업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TO DO 리스트를 만들면 좋은 다른 한 가지는 일을 스몰 스텝(small step)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은 자기가 생각한 한 것보다 1~2단계 정도 더 세분화하는 것이 좋다. 스몰 스텝은 일을 잘게 나누는 것이다. 어느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설정된 단계가 3단계라면 이를 5단계로 나누어서 하면 더 하기가 쉬워진다는 뜻이다. 작은 습관이라고 불러도 되고, 작은 성취라고 해도 된다.


팀 페리스는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무슨 일을 하든 간에 목표는 낮게 잡아라. 그리고 자신이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게임의 규칙을 조작하라.” 글쓰기 강의를 할 때 원고지 10매의 글을 써 오라고 숙제를 내준다. 처음엔 어려워하지만 2매짜리 글 5개를 써 오라고 하면 다들 어떻게든 써 온다. 스몰 스텝 이론을 적용한 결과다.


이 모든 것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직원이 많고, 내가 이것저것 시킬 수 있는 입장이라면 다를 테지만, 지금은 혼자 일을 쳐 나가야 한다. 시간도 충분하지 않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나눠 써야 하는 형편이다. 게다가 나는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하는 방식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다.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 데다, 시간이 많이 주어졌다고 그만큼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지금까지 여러 차례 경험했다. 시간은 약간 빠듯한 것이 결과물을 만드는 데는 오히려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방법을 계속해 연구하고 찾아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가져갈 건 가져가고, 버릴 건 버려야 한다. 모든 게 중요한 건 아니다. 


시뮬레이션을 하고 시나리오를 짜라.

버릴 건 버리고 가자.

잘하는 것보다 실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아주 작은 반복이 우리를 완성으로 이끈다.

이겨본 자만이 이길 수 있다. 이기는 것도 습관이다.

TO DO 리스트와 스몰 스텝. 


언젠가 이 모든 것들에게서 홀가분하게 벗어나 수평선 앞에 서서 노을을 바라볼 날을 기다린다. 그날이 올까? 오겠지. 왔으면 좋겠다. ✉️  

최갑수는 작가 겸 기획자다. 매일 매일 글을 써서 뉴스레터를 발행한다. 출판사 '얼론북'을 운영하며 책을 펴내고 있으며 '얼론 앤 어라운드'를 통해 다양한 클래스와 리추얼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쓴 책으로 『어제보다 나은 사람』 『음식은 맛있고 인생은 깊어갑니다』 등이 있다. @ssu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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