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 파티>는 그저 요상하고 난해하며 웃기고 야하기만 한 B급 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흔치 않은 파격적인 조합과 연출 때문일 수도 있겠어요. 소시지와 핫도그빵이 주고받는 섹드립, 영화 속 식재료들이 짝을 지어, 혹은 그룹으로(!) 벌이는 난교는 그야말로 충격적으로 다가오거든요. 😮 하지만 식욕과 성욕의 연관성을 들여다보니, 짜잔! ✨ 사실은 인체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던 것처럼, 이 영화 역시 말도 안 되는 의식의 흐름 같지만 그 속에는 꽤나 철학적인 이야기가 숨어 있답니다. 👀 인간을 신으로 생각하는 식료품들을 보며 우리는 신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반추해볼 수도 있고요. 진실을 찾기 위한 식료품들의 여정에 함께 하며 달콤한 허구와 비참한 현실을 저울질하게 되기도 합니다.

한바탕 민망함과 유쾌함이 뒤섞인 웃음을 터트리고 나면 이내 말을 잃게 되는 이 영화. 하지만 저는 오늘 이 영화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용기를 내어 보겠습니다. 조금 진부할 수도 있지만, 그건 바로 편견을 깨는 영화라는 거예요.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편견, 애니메이션에는 난잡하고 외설스러운 내용이 있을 수 없다는 편견, 그리고 야한 이야기는 가볍고 헛되기만 하다는 편견 말이에요! 💥

사실 춘화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이뤄져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근래들어 춘화가 가진 예술성은 재평가되고 있어요. 앞서 말했듯, 당시 대중들의 생활양식이 드러나있거든요. 외설이 아닌 예술로서 춘화를 바라본다면, 다시 말해 서민들의 삶과 일상적인 풍경을 담은 풍속화의 범주에서 춘화를 바라보자면 우린 더욱이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조선시대의 주류 문화소비자였던 그들의 시선이 아닌 현대의 다양한 문화향유자의 시선을 토대로요. 누구의 시선에서 무엇을 어떻게 담았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을 위해 그린건지를 생각하다보면... ‘야한데?’ 가 아니고 ‘뭐야 저거...’가 머릿속에 남을지도 모르겠어요. 🙍

연인들은 종종 함께 잠을 청합니다. 💤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을 맞대고, 머릿결을 섞으며 안정감을 느끼죠. 이 감정과 행동은 아주 평범하고 사랑스러워요. 그래서 18년 전의 동방신기도 “하루만 네 방의 침대가 되고 싶어~ 우 베이베”를 부르며 데뷔했나봐요. 그렇다고 이 곡이 “야한데?”라는 외마디를 중얼거리게 하진 않습니다. 연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고 싶다는 귀여운 이야기거든요. 그리고 16년 뒤, 후배 몬스타엑스는 “네 베개가 되고 싶어~”라고 이야길 시작합니다. 침대에서 베개라... 이거 좀 가까워졌는데요?

10여년의 시간동안 K-POP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글로벌화를 먼저 이야기하고 싶어요. 전세계로 뻗어나가며, 해외 데뷔까지 하기 시작했거든요. 2020년의 몬스타엑스를 비롯한 많은 그룹들도 미국 공연과 음반 프로모션 등을 진행해요. 그리고 미국은… 한국보다 훨씬 개방적인 문화를 갖고 있는 곳이잖아요? 🚪그래서 그들은 ‘너’의 곁에 침대가 아닌 베개로, 심지어 그 곳에 누운 내 곁으로까지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다시 질문. 왜 다가오는 거예요?

K-POP의 많은 셀링 포인트 중, 유사연애의 감정을 콕! 찝어서 얘기해볼게요. K-POP에는 눈부시게 아름답고 나긋나긋한 젊은이들이, ‘나’를 사랑하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노래에 가득하죠. 청자들은 그런 풋내기 사랑의 감정에 공감하기도 하지만, 그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는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이런 감정이 곧 K-POP의 원동력 중 하나이기 때문에, 아이돌들은 그 점을 극대화하고자 다양한 사랑의 방식을 곡에 녹여내요. ❤️ 그리고 육체적 사랑, 즉 “야한데?” 소리가 절로 나오는 이야기도 종종 포함이 되는 거죠. 단지 나를 사랑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나를 품에 안아주고 내 살결을 어루만져주는 연인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떠오르도록요.

아까 소개한 몬스타엑스의 'BESIDE U'라는 노래는 하늘에 비행기 구름을 그리고, 우주에 네 이름을 소리쳐가면서까지 오밤중의 너에게 가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며 끝나요. ✈️ 무려 내 베개가 되기 위해 비행기까지 플렉스하겠다는 21세기의 K-POP 연인은 꽤 매력적이고, 새로운 방식의 상상을 가능하게 하네요. 😳

물론 규정에 묘사 범위까지 포함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매체에서의 ‘성 표현’이 불가피한 것이라면 우리는 계속해서 심의를 들여다보고 구체화해야만 해요. 🔍 모호한 규정으로 발생하는 어두운 문제들이 분명 생기거든요. 어느 드라마 속 신혼부부가 이불속에 쏙 들어가 다음 날 새소리에 맞춰 일어나는 장면이 나오는 동안, 동시간대 🔗다른 드라마에선 남성이 여성에게 성폭력을 가하는 장면이 다수 등장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¹⁾

2020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공개한 NEW 방송심의규정 속 ‘성 표현’은 2012년 때의 규정 그대로였습니다. 😕 하지만 그 때의 시청자들과 지금의 우리는 달라졌어요. 보다 꼼꼼하게 콘텐츠를 점검하며 소비하려는 대중의 수도 늘어났고요. 그러나 모호한 규정에 대한 논의가 미뤄질수록 제작자들은 길을 잃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은 곪아 터질 거예요. 특히 다양한 플랫폼 속 수많은 콘텐츠가 서로 영향을 받는 지금은 더욱이요. 2022년 심의규정 속 성 표현은 2012년 규정과 어떤 차이를 두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