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 이불킥의 관계

2021.11.10.수요일.

기자들은 어떨 때 이불킥을 할까요. 눈 뜨고 특종기사를 놓쳤을 때. 정말 참기 힘듭니다. 몇 년이 지나도 그때를 생각하면 한숨이 나오기도 하니까요. 제목에 오타가 났을 때. 이 역시 참기 힘듭니다. 이럴 때는 기사를 쓴 기자, 기사를 본 데스크, 제목을 단 편집자, 최종 관문인 교열기자까지 동시다발 이불킥을 합니다. 어떻게 모든 기자들이 이걸 놓쳤는지 땅을 칩니다. ‘귀신에 씌었다’는 말 밖에 안 나오는 경우죠. 201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1등 신문’이라는 곳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인터뷰하고는 제목에 ‘문재인 국민의당 대선후보 인터뷰’라고 쓴 일이 있습니다.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저 역시 가슴이 서늘해졌습니다. 기자 일을 하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아찔한 실수이니까요.

제목보다는 눈에 덜 띄지만 기사 본문에서 이름을 잘못 써도 머리 뜯고 이불을 찹니다. 자괴감이 밀려 옵니다. 사람 이름은 팩트 중의 팩트,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이죠. 예전 사회부에서는 이름 잘못 쓴 기자는 회사로 들어와 ‘벌내근’을 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기자들은 남이 낸 오타도 잘 잡아냅니다. 동료 기자가 쓴 기사, 기업·기관 보도자료 속 오타·비문을 알려주고 내심 뿌듯해 합니다. 주요 정치인의 현충원 방명록 오타·비문은 곧장 기사화됩니다. 문재인 대통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윤 후보의 경우 지난 7월 정부 탈원전 정책 반대 토론회에 ‘탄소중심’이라고 적힌 마스크를 쓰고 나온 적도 있습니다. ‘탄소중립’의 오타였죠.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여러 관련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장면에서 커다란 눈을 굴리며 희생자를 찾는 거대한 인형이 나오는데요. 대부분 기사는 옛날 국어교과서에 철수와 함께 나왔던 ‘영희’라고 소개합니다.

다들 벌내근감입니다. 영희가 아니라 ‘영이’이기 때문이죠. 1948년 문교부 발행 국어 1-1 교과서 이후 철수, 인수, 동수와 함께 영이가 등장하지만 ‘영희’는 나오지 않습니다.(게다가 우리가 친구사이로 알고 있던 철수와 영이가 사실은 남매였다니!)

지면 기사에 견줘 속보성이 강조되는 디지털 콘텐츠에서는 종종 오타, 비문이 등장합니다. 뒤늦게 발견한 뒤 슬그머니 고치곤 합니다만, 미리 기사를 읽은 독자들의 커다란 눈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님도 오늘 쓰는 이메일, 메시지, 보고서에서 아찔한 오타 없는 하루 보내시길. 오늘밤 이불킥하면 안 되니까요.

©게티이미지뱅크

1. 기부하면 진지한 반성?...성범죄 감형 컨설팅 시장의 문제

성범죄 가해자가 헌혈증, 군 복무 당시 사격 우수상 등을 재판부에 제출해 '사회적 유대관계가 원만했다'는 점을 인정 받아 감형되는 사례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성범죄 가해자를 지원하는 '감형팁 컨설팅' 시장이 커지는 사이, 피해자 지원제도는 정체되는 문제를 짚었습니다.

2. 민주 "이번엔 방역지원금 지급"...야당 "철회해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가 제안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방역지원금’으로 이름을 바꿔 내년 1월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마스크·소독제 등 필수 방역용품 구매비 명목으로 1인당 20~25만원 지급을 구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야당은 대선 매표용 지원금이라고 반발합니다.

3. 5.18 묘역에서 '전두환 비석' 밟는 이유 아십니까?

'전두환 옹호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호남 민심을 수습하겠다며 오늘(10일) 광주를 방문합니다. 윤 후보는 국립 5·18민주묘지 맞은편에 있는 광주 망월동 옛 5·18묘역도 찾을까요? 이곳엔 "5월 영령의 원혼을 달래는 마음으로 이 비석을 짓밟아 달라"고 적힌 '전두환 비석'이 있습니다.

4. 먹는 코로나 치료제 들어온다..."백신은 맞아야"

정부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도입 시기를 애초 계획한 내년 2월보다 앞당기겠다고 합니다. 정부는 현재 총 40만4천여명 분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선구매 계약을 미국 제약회사와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먹는 치료제가 있더라도 반드시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5. 독신자도 친양자 입양이 가능해진다

25살 이상 독신자도 혼자 자녀를 기를 능력이 충분하면, 친양자를 입양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지금까지는 혼인 중인 부부가 공동으로 입양하는 경우에만 가능했습니다. 또 처자식 등이 없는 사람이 사망할 경우 자신의 재산 일부가 형제자매에게 상속되는 제도도 사라집니다.

안녕, 엑시트

출구를 뜻하는 영어 단어 '엑시트'(EXIT)가 크게 적힌 버스가 있습니다. 24살 미만의 탈가정 청소년들이 위험에 빠졌을 때 더 좋은 출구로 안내하던 버스입니다. 청소년들은 이 버스에서 배고픔을 해결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엑시트 버스가 재정의 어려움으로 운영의 출구를 찾지 못한 채 버스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사진부 백소아 기자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그 사연을 전합니다. 👉기사보기(2분)

기저귀 차고 돌아온 우주비행사

위의 사진은 지난 8일 밤 낙하산을 펼치고 미국 플로리다 대서양을 향해 내려오는 우주선 인데버호의 모습입니다. 우주선에 탄 비행사들은 199일간 머문 우주정거장에서 고추를 수확해 시식하는 등 여러 실험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구로 귀환하는 동안 특수 제작한 기저귀를 찰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우주선 내부 벽걸이형 화장실을 놔두고 왜 그랬을까요? 👉기사보기(2분)

“나는 첫 문장을 쓰는 것으로 소설을 시작하고 마지막 문장으로 소설을 끝낸다.”

하나 마나 한 소리, 허무 개그라는 원성이 들려오는 듯하다. 작가는 정말 실없는 농담을 한 것일까. 그럴 리가 있겠는가. 소설에 대한 장악력과 자신감, 과단성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저 말을 새기고자 한다. 어떤 소설을 어떻게 쓸지 판단이 서고 준비가 끝나면 과감하게 첫 문장을 적으라는 것, 그리고 쓰고자 하는 소설을 다 썼다면 역시 미련 없이 마지막 문장을 쓰고 마침표를 찍으라는 것이 스미스의 조언 아니겠는가. 또한, 이 말을 어찌 굳이 소설에만 국한하겠는가. 그것은 보고서와 기사를 포함해 모든 종류의 글에 두루 해당하는 금언이 아닐지.

어린 시절 아무렇지 않게 일기를 잘 쓰던 우리들은 나이가 들수록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주저할 때가 많습니다. 첫 문장이 글 전체의 인상을 좌우할 것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썼다 지웠다를 반복합니다. 작가들은 첫 문장을 어떻게 썼을까요? 문학 담당 최재봉 선임기자가 소설 11편의 첫 문장, 3편의 마지막 문장을 살펴봤습니다. 👉[최재봉의 탐문] 독자를 사로잡는 첫 문장의 비밀(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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