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XY 염색체' 선수의 여성부 경기 출전, 어떻게 생각해?

'XY 염색체' 선수의 여성부 경기 출전

어떻게 생각해?

구독자 안녕? 8월 7일 어제가 절기상 입추더라고. 가을이 시작된다는 입추이지만 여전히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어. 그래도 가을의 문을 지난 만큼 앞으로 날씨가 조금 더 선선해지겠지? 거기에다 파리에서 전해오는 국가대표팀의 소식 덕분에 더운 열기를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는 것 같아. 대표팀 모두 끝까지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하길 바랄게!

오늘 마부뉴스에서는 지난 레터에 이어 올림픽 특집 2탄을 준비해봤어. 아마 구독자도 관련 기사를 봤을 것 같은데, 여자 복싱 경기 중에 성별 논란이 있었잖아? 관련 기사들도 쏟아지고 있고, 여러 사람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하더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SNS에 "나는 남성을 여성 스포츠에서 배제한다!"는 글을 올렸고, 해리포터 작가 J.K. 롤링, 이탈리아 총리도 강한 비판을 쏟아 냈어.

오늘 마부뉴스에선 성별 논란이 있었던 복싱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해. 지금 벌어진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사실 관계를 파악해 보고, 그 이면에 있는 '스포츠와 성'에 대한 이야기를 데이터로 풀어봤어. 오늘 마부뉴스가 구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거야.

'XY 염색체' 선수의 여성부 경기 출전, 어떻게 생각해?

파리올림픽 복싱논란, 상황은 이렇다

WHEN 파리올림픽 여자복싱 66kg급 16강 1라운드 경기

WHO 이탈리아 안젤라 카리니 선수 vs 알제리 이마네 칼리프 선수

WHAT 이마네 칼리프는 안젤라 카리니를 46초 만에 기권시키고 승리

파리올림픽에서 벌어진 상황은 다음과 같아. "여자복싱 66kg 16강에서 이마네 칼리프가 안젤라 카리니를 상대로 46초 만에 승리했다" 그런데 딱 보더라도 두 선수 사이에 체격 차이가 심하게 나고, 과거 이마네 칼리프가 성별 논란으로 실격된 적이 있었다는 얘기가 나오자 논란이 커지기 시작했어. 이마네 칼리프를 두고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라는 얘기도 나왔고, 남성이 여성 종목에 출전해도 되냐는 형평성 논란까지 이어졌지.

일단 정확히 밝혀진 사실부터 확인해 볼게. 먼저 이마네 칼리프가 작년 여성권투챔피언십 대회에서 성별 논란으로 실격 처리된 건 맞아. 대회를 주관한 국제복싱협회(IBA)에선 이마네 칼리프와 타이완의 린 유팅, 두 선수를 의학적 기준을 근거로 실격 처리 했어. 당시 그 기준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두 선수 모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농도가 높다는 이유로 전해졌어. 이후 IBA 회장은 러시아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두 선수들이 XY염색체를 갖고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고.

그런데 이슈가 커지면서 최근 IBA가 밝힌 정보들을 보면,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에 사실이 아닌 게 있더라고. IBA는 홈페이지를 통해 두 선수가 왜 실격 처리되었는지 설명했는데, 거기엔 "두 선수들은 테스토스테론 검사를 받지 않았고, 별도의 공인 검사를 받았다"고만 적혀 있었거든. 지난 8월 5일 IBA에선 뒤늦은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두 선수가 받은 테스트는 혈액 테스트였다고 밝혔어. 하지만 그 세부 사항은 비밀이라며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지. BBC에선 추가 취재를 통해 두 선수 모두 XY 염색체가 발견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어.

정리해 보면 이마네 칼리프가 지난해 성별 논란이 있었다는 건 맞아. 하지만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다는 것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였어. 게다가 현재까지 이마네 칼리프 스스로가 자신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라거나, 여성과 남성의 특징을 함께 가지고 있는 간성(인터섹스)이라고 밝히지도 않았어. 이마네 칼리프는 8강전 승리 이후 "나는 여성이고, 여성으로 남을 것"이라며 울며 인터뷰를 하기도 했어. IOC는 '모든 사람은 차별 없이 운동할 권리가 있다'며 문제없다는 입장이야.

여성인데 여성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던 선수들

스스로는 여성이라고 주장하지만 성별 논란에 휩싸였던 선수들은 앞선 올림픽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어. 그중에서 가장 크게 이슈가 되었던 두 선수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게. 한 명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육상 선수인 캐스터 세메냐이고, 또 다른 한 명은 인도의 육상 선수 두티 찬드야. 두 선수 모두 여성으로 태어나 자랐고, 여성 종목에 출전하였지만 이마네 칼리프와 마찬가지로 성별 논란에 휩싸였어.

먼저 캐스터 세메냐는 2009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여자 800m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며 그야말로 화려한 데뷔를 했어. 하지만 경기에 참여한 각 국 대표선수들은 세메냐의 체격과 외모를 두고 남자 아니냐며, 이의제기를 했지. 세계선수권 조직위는 이들의 이의제기를 수용해 세메냐에 대해 심층검사를 실시했어. 검사 결과 세메냐는 여성이 맞기 때문에 획득한 메달도 인정되었고.

세계선수권대회를 주최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세메냐 논란 이후 성별 테스트를 강화했어. 기존엔 성염색체를 통해 성별 테스트를 해왔는데, 논란 이후부터는 테스토스테론의 농도를 기준으로 하겠다는 거였지. 그 기준치는 리터당 10nmol(나노 몰)이었고.

이렇게 기준이 바뀌자 인도의 육상 선수 두티 찬드가 피해를 봤어. 2014년 IAAF는 찬드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기준치보다 높다며 여성대회 참가를 무기한 금지해 버렸거든. 찬드의 몸에서 측정된 호르몬의 양은 여성으로 보기 어렵다는 거지. 협회는 만약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면 스스로 약물을 투여하든, 수술을 하든지 해서 호르몬 수치를 낮춰 오라고 요구했어.

"나는 여자로 태어났고, 여자로 길러졌다"

하지만 두티 찬드의 입장은 단호했어. 그리곤 이 건을 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 가져갔지. IAAF의 테스토스테론 규제가 정당하지 않다며, CAS가 판단해 달라는 거였어. CAS에서는 협회 스스로가 테스토스테론 농도와 경기력 사이의 상관관계를 입증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어. 하지만 협회는 시간 내에 제대로 입증해 내질 못했고, 결국 CAS는 두티 찬드의 손을 들어줬어.

'호르몬 규제'를 두고 나뉘는 입장

현재도 여전히 상황은 끝나지 않았어. 여전히 두 입장이 대립하고 있지. 먼저 "스포츠 경기에서 선수들의 남성, 여성 구분은 테스토스테론, 남성호르몬을 통해 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어. 다른 쪽에선 "아니다. 호르몬 규제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사람들도 있지.

🔵 먼저 호르몬으로 규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야.

호르몬 규제로 육상경기를 운영해야 한다는 IAAF는 두티 찬드와의 소송전에서 패소한 이후, 2017년 세계반도핑기구와 함께 테스토스테론이 경기력에 영향을 준다는 논문을 발표해. 논문에는 가령 해머 던지기에서는 4.53%, 장대높이뛰기에선 2.94% 등 테스토스테론에 의해 경기력이 더 좋아진다는 결과가 담겨 있었어. 이 논문을 바탕으로 IAAF는 2019년 새로운 호르몬 규정을 발표하는데, 이전보다 더 빡빡하게 농도 제한선을 5nmol/L 절반으로 줄여버렸지.

새로 만들어진 호르몬 규정은 바로 선수들에게 영향을 주었어. 캐스터 세메냐는 이 기준치에 따르면 출전이 불가능했거든. 세메냐는 바로 IAAF를 CAS에 제소했어. 논문에서 가장 효과가 많다고 나온 해머 던지기나 장대높이뛰기는 호르몬 규제에서 빠지고, 세메냐의 주력 육상 경기에만 호르몬 규제를 넣는 건 누가 봐도 세메냐를 노리고 만든 규제라는 입장도 담겼고. 하지만 지난 두티 찬드의 소송과는 다르게 이번엔 IAAF가 승리했어. 세메냐는 이에 불복하고 스위스 연방 법원에 항소했지만, 2020년 스위스 연방 법원도 IAAF의 손을 들어주면서 최종적으로 호르몬 규제는 확정되었지.

🔴 반면 IOC는 호르몬 규제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어.

스위스 연방 법원의 판결이 나온 이후 IOC에서도 관련 논의를 진행했어. IOC는 250명이 넘는 운동선수들과 관계자들을 모아 60회 이상의 회의를 진행했어. 오랜 회의 끝에 나온 결론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만으로 경기력이 뛰어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거였지. 일단 IAAF가 2017년에 발표한 논문에 오류가 너무 많다는 문제가 있었어. 해당 논문에 대해 동료 과학자들이 신뢰할 수 없다는 평가가 이어지자, IOC는 검증되지 않은 논문을 바탕으로 규제를 만들 수 없었던 거야.

IOC는 2022년 새로운 지침을 발표해. 이 지침에는 기존에 적용되던 테스토스테론 혈중 농도 기준가 삭제됐고, 포용적으로 스포츠 경기를 운영해 나가겠다는 내용이 담겼어. 새로 만들어진 지침은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남성호르몬이 많이 나오는 선수들 뿐 아니라,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선수들에게도 적용돼.

다만 종목별로 구체적인 출전 자격은 해당 종목과 경기를 운영하는 경기단체가 결정하도록 하게 했어. 그러다 보니 IOC는 포용적 정책을, 반면 육상협회를 비롯한 경기단체들은 호르몬 규제 정책을 내세우면서 입장 차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야. 그게 이번 복싱 경기에서도 나타난 거고. 구독자는 어떻게 생각해? 어느 쪽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해?

🔵 입장 1. 남성이 갖는 이점, 여성은 갖고 있지 않다

지금부터는 상반된 두 입장을 뒷받침할 데이터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 먼저 주요 스포츠 협회들의 입장부터 시작해볼게. 이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아. 여성들 사이의 스포츠 경쟁에서 테스토스테론의 농도가 높은 선수들은 배제해야 한다. 왜? 남성이 여성보다 더 우월한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 신체 조건이 발현되도록 하는 가장 핵심은 테스토스테론이니, 이 호르몬의 농도를 조절하자는 게 그들의 주장이야. 이 기준에 맞춘다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라던가 남성과 여성 두 특성을 모두 갖고 있는 간성 선수는 여성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겠지.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논문을 하나 가져와봤어. 2020년에 발표된 논문인데 제목은 <스포츠 여성 부문의 트랜스젠더 여성: 테스토스테론 억제와 경기력 향상에 대한 관점>이야. 이 논문에서는 엘리트 수준의 스포츠 선수들을 비교해서 남성 선수의 기록이 여성 선수보다 얼마나 더 높은지 분석해 봤어. 아래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조정, 수영, 달리기의 경우 10~13% 정도의 성적 격차를 확인할 수 있어. 주요 종목가운데 가장 편차가 적은 종목들이야. 반면 필드하키에서 사용되는 드래그플릭 같은 기술이나, 야구에서 공을 던지는 경우엔 남녀 격차가 50% 이상 나는 것으로 분석됐어. 20% 이상의 격차를 보인 종목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상체를 특히 많이 사용하는 분야나 기술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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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트랜스젠더 여성이 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하면 남성의 운동 우위 능력이 사라질까? 연구진은 남성 사춘기를 겪으면서 얻은 근육과 힘의 우위는 호르몬 요법을 시행해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주장해. 이 논문을 바탕으로 세계럭비협회격인 월드럭비(WR)에서는 여자부 국제 대회에 성전환 선수 출전을 전면 금지시켰어.

지난 3월에는 위 논문을 작성한 학자가 또 다른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 논문에서도 남성 사춘기 시절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으로 인해 발현된 신체 특성에 집중했어. 연구진들은 논문을 발표하면서 최근 IOC의 성전환 선수의 여성부 출전 정책이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지.

다만 이 논문은 여성인데도 불구하고 XY염색체를 갖고 있거나,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나오는 등의 성발달차이를 갖고 있는 간성 선수에 대해서는 논의하고 있지 않고 있어. 또한 근육량과 힘의 우위가 실제 스포츠 경기 내에서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았다는 한계도 있지. 단지 근육량이 늘고, 힘이 좋으니 경기력도 좋게 이어질 거라고 판단하는 거지. 또한 최근 3월에 발표한 논문은 월드럭비 등 일부 스포츠 협회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논문이기도 해.

Q. 여성 종목에 대한 주요 협회들의 규제 상황은?

위의 논문들을 바탕으로 주요 스포츠 연맹들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 선수들과 간성 선수들을 여성부 경기에서 배제하고 있어. 일단 2015년에 IOC에서 기준으로 내세웠던 테스토스테론 농도 10nmol/L는 일부 연맹에선 4분의 1 수준(2.5nmol/L)으로 줄어 들었어. 국제수영연맹과 국제사이클연맹이 대표적이야. 국제수영연맹은 2022년부터 12세 이후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경우엔 여성부 출전을 금지시키고 있어. 국제크리켓평의회도 사춘기 이후 성전환 수술을 받은 경우에 금지하고 있고.

🔴 입장 2. 여자로 태어나 자랐는데... 남성호르몬 많으면 여자 아니라고?

이번엔 호르몬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야. 이들은 정말로 테스토스테론이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게 맞는지부터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해. 2015년에 의학물리학자 조애나 하퍼가 발표한 논문이 바로 이런 내용을 다룬 자료야. 일단 하퍼 스스로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이기도 하거든. 게다가 달리기 선수로도 활동하고 있어서 딱이지.

하퍼는 트랜스젠더 피실험자 8명을 대상으로 성전환 전후 달리기 속도를 비교해 봤어. 분석해 보니 성전환 여자 선수들의 기록은 다른 여자 선수들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았어. 일단 달리기기록을 단순 시간으로 비교해 보면 남성일 때보다 여성일 때 레이스 기록이 훨씬 느리게 나왔어. 아래 그래프(좌)를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의 시간이 크게 늘어나. 즉 남성성을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다는 거지. 연구에 참여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30세 이상이고 성전환 이후엔 나이를 더 먹은 만큼 나이를 보정해 등급(우)을 만들어 수치를 비교했는데도, 차이는 미미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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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연구 역시 한계가 있어. 일단 표본이 너무 적다는 것.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가 그 자체로 소수자이라 규모가 적을 뿐 아니라, 그중에서도 달리기 선수를 골라내야 하니… 하퍼가 피실험자 8명을 모으는 데 무려 7년이나 걸렸어. 게다가 분석 대상이 장거리 육상 경기에 한정되었다는 것 역시 이 연구의 한계점이야.

전통적인 여성과 다른 여성을 골라내기 위해 여태껏 여성 스포츠계에서는 다양한 검사를 진행했어. 과거엔 눈으로, 또 어느 때엔 염색체로, 최근엔 호르몬 검사까지. 하지만 생리학자들은 인간의 성별은 단순히 생식기, 염색체, 호르몬만으로 딱 떨어지게 구분 지을 수 없다고 이야기해. 우리가 생각하는 생물학적 성은 사실은 다양한 변수들의 집합체라는 거지. 성염색체, 호르몬, 외부 생식기뿐 아니라 내부 생식 구조, 생식선들이 다 복합적으로 포함되어 있어. 단순히 성 염색체가 XX면 여성, XY면 남성이 아니라는 거야.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각각의 성 표준에서 벗어난 변수들을 갖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남녀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간성도 사실 적지 않다는 사실. UN에서는 인구의 최대 1.7%가 양성 영역에 속해있는 간성을 갖고 태어난다고 추정하고 있을 정도거든.

전문가들은 테스토스테론이 실제 스포츠 경기 내에서 이득을 가져다주는지 정확하게 검증도 되지 않았고, 우월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이들을 경쟁에서 원천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해.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자랐는데 평균치 이상의 테스토스테론이 나온다고 여자 경기에 출전 금지한다는 조치는 너무나 큰 차별이라는 거지. 비정상적으로 긴 팔을 갖고 태어났고, 발목과 팔목에 이중 관절을 갖고 태어난 펠프스를 공정한 수영 경기를 운영하기 위해서 제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랑 마찬가지라는 거야.

스포츠에서 공정과 평등은 무엇인가

스포츠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또 연구진들 사이에서도 꽤나 입장이 갈리는 모습이지? 태생적으로 양성의 특징을 갖고 있는 간성 선수의 관점에서 바라보더라도 어려운 문제인데, 여기에 후천적으로 성별을 선택한 트랜스젠더 선수까지 포함한다면… 셈법은 더 복잡해질 수 있어. 그리고 그 판단 기준을 정하는 데 있어서 과연 스포츠에서 공정함과 평등함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이 되기도 해.

모든 참가 선수의 이름으로 우리는 진정한 스포츠맨십과 팀의 명예를 위하여 경기규칙을 준수하고 약물과 부정행위 없이 오로지 경기에만 전념할 것을 서약합니다.

패럴림픽 선수 대표가 하는 선서의 내용이야. 페럴림픽에서는 서로 다른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오로지 경기에만 전념해 선의의 경쟁에 나서고 있어. 양쪽 팔이 없는 선수도 장애 등급이 같다면 경추 장애를 갖고 있는 선수와 함께 탁구 경기를 치루기도 하지. 페럴림픽에서는 장애의 영역은 다르더라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서로 같은 등급이라면 함께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어.

이 과정에서 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나오지 않으려면 공정한 등급 분류 기준이 필요하겠지. 과거보다 미래엔 더 자주, 그리고 더 많은 트랜스젠더 선수들과 간성 선수들이 스포츠 경기에 참여할 수 있는 만큼 공정한 규칙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거야.

복싱 논란이 커지면서 논란을 얻어 탄 정치인들의 목소리와 일부 인터넷 여론 속에는 혐오와 배제의 감정이 가득했어. 함부로 누군가의 정체성을 결정하고, 규정지으려 했던 사람들이 많았지. 여기엔 부끄럽게도 마부뉴스 제작진도 일부분은 포함될 수 있을 것 같아.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을 '너는 누구다'라고 규정할 권리가 없다." 미국 대선 과정에서 혐오 표현을 일삼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한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의 말이야. 이번 편지를 쓰면서 이 문장이 참으로 무겁게 느껴졌어. 오늘 마부뉴스는 이 문장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할게. 혹시 이번 편지를 읽으면서 구독자가 생각한 지점이 있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알려줘. 언제나처럼 긴 글 읽어줘서 정말 고마워.🤗

피드백 Go!

* 레터에 활용한 데이터와 기사들의 목록은 여기서 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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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안에 이번주 마부뉴스에서 다룬 주제와 관련한 쓸모있는 정보 7개를 골라서 요약해드립니다. 매주 7/60만 꼼꼼히 살피면 상식왕은 시간문제!😉 제목을 누르면 기사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gender & language

모든 사람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남성 혹은 여성으로 규정하지는 않아.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 이분법적인 성별 체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지. 이에 따라, 언어 또한 다양한 성 정체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바뀌고 있다고 해. '성 중립' 대명사를 뜻하는 ‘네오대명사(neopronoun)’가 대표적이야. 이는 성별이 구분되는 그(he)나 그녀(she) 대신 'ze' 등 인칭대명사를 사용하는 것을 뜻하지. 성별을 둘러싼 언어의 변천사를 알고 싶다면 로이터 기사를 한번 살펴봐🙋‍♂️

XX+XY

재작년에 방영된 드라마 <XX+XY>의 주인공 '재이'는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를 모두 갖고 태어난 인물로 등장해. 사실 한국 드라마에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퀴어 코드’가 활용된 지는 꽤 됐어. 하지만 이들 대부분 조연이나 단역에 머물며 주변적으로 다뤄졌지. 성소수자 포용성이 낮은 한국 사회에서 시청자 항의에 부닥칠 수 있기 때문이야. 그런 만큼, <XX+XY>는 이때까지 잘 다뤄지지 않았던 ‘인터섹스’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지🙋‍♀️

🥇 IOC, 여성 복싱 'XY 염색체 논란' 일축…"친러 복싱협회의 모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