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그린수소 분야에 적극적으로 외자를 도입하고 있다.
최근 중국 국가발전계획위원회(발개위)와 중국 진출 미국계 기업의 고위 간부급 회의에서 발개위 관계자는 “더 많은 다국적 기업이 중국의 수소 에너지 기업, 연구기관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웨강아오대만구(粤港澳大湾区)*에서 열린 이 회의에서 중국 측 관계자는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를 이용한 수소 에너지 제조 관련 기술혁신, 설비 개발, 중요한 프로젝트 건설을 추진하고 발전의 성과를 공유하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광둥성·홍콩·마카오의 통합 경제권
지난 1월 1일부로 시행 중인 중국의 ‘신(新)외국인 투자장려산업목록’*에서는 그린 수소** 에너지 제조기술 개발-운반-액화 등을 외국인 투자 장려 범위에 포함했다. 수소 에너지 분야의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한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중국은 1995년 ‘외국인투자산업지도목록’ 처음으로 발표. 목록은 ‘장려·허가·제한·금지’ 등으로 분류하여 외국인투자 가이드로 제시. 2017년부터는 외국인 투자 장려산업목록과 외국인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 등 두 종류로 개편해 현재까지 시행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수소와 산소를 분해해 생산하는 수전해 수소를 의미. 그린 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수소이며 탄소중립 시대에 가장 필요한 미래형 에너지 기술로 평가받고 있음
아래에서는 중국의 그린 수소 에너지 개발 정책을 살펴보고, 향후 관련 시장과 기술 전망, 그리고 외국 기업의 진출 현황 등을 파악한다.
▶ 수소 에너지 관련 계획 잇달아 발표
중국 정부는 수소 에너지 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수소 에너지란 용어는 2019년 3월 처음으로 '중국정부업무보고'(政府工作报告)에 포함됐다.
2022년 3월에는 발개위와 국가에너지국이 '수소에너지 산업발전 중장기계획(2021~2035년)'을 발표하고, 수소에너지가 중국 에너지 체계의 중요한 일부라고 명시했다.
2023년 4월에 발표된 '2023년 에너지 업무 지도의견'에서는 그린 수소의 제조·저장·운반·응용 기술의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수소 에너지의 대규모 응용을 추진하는 것을 올해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 재생 가능 에너지 이용 수소 제조 비율 상승
중국은 세계 제1위의 수소 생산국이다. 화푸증권(华福证券)연구소가 중국 매탄공업협회와 중국 수소에너지연맹의 자료를 인용한 데 따르면, 중국의 수소 생산량은 2022년에는 전년 대비 14.6% 증가한 3,781만 톤을 기록하는 등 매년 늘어나고 있다.
현 단계에서는 화석 에너지나 산업 부산물로 수소를 제조하는 것이 비용, 기술 측면에서 유리해 중국 내 수소 제조업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수소 제조기술이 발전하고 재생가능에너지의 발전 설치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재생가능에너지에 의한 전해수로 수소를 제조하는 비중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수소에너지연맹은 이 비율이 2050년에는 70%까지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생 가능 에너지원인 태양, 풍력, 수력 등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電解水)하는 데는 주로 알카리성 수전 해법(Alkaline Water Electrolysis, ALK), 양성자 교환막형 수전해법(PEW), 음이온 교환막형 수전해법(AEM), 고체 산화물 수전해법(SOEC)라는 4가지 기술 경로가 있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는 ALK 방법을 이용한다.
▶ 수소 제조 주요 장치인 전해조 출하량 증가 예상
수소 에너지 산업 체인은 업스트림의 수소 제조, 미들스트림의 수소 저장-운반-보급 그리고 다운 스트림의 수소 응용으로 분류된다.
중국은 현재 수소 에너지 기술에서 급속한 발전을 보이지만, 제조, 저장, 운반, 응용 등 측면에서 앞서가는 외국과는 아직 격차가 크다.
전해수에서 수소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전해조(電解槽, electrolytic cell)가 필수 장치다. 중국의 전해조 출하량은 그린수소 시장이 견인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블룸버그NEF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전해조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75%~163% 증가한 1.4~2.1GW에 달할 전망이다.
▶ 외국 기업들 中 그린 수소 시장 참여 가속화
그린 수소의 수요 확대에 따라 외국 기업도 중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중국의 수소 에너지 정보 전문 사이트인 베이지싱칭능왕(北极星氢能网)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60여 개의 외국 기업이 140여 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주로 수소 제조, 저장, 운반, 수소 충전소, 수소연료전지 등의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협회인 ‘주중 일본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일본 기업은 수소 연료전지와 연료 전지차(FCV)*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Fuel Cell Vehicle : 기존 가솔린 내연기관 대신 연료전지를 이용한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
일본 파나소닉은 2022년 11월 중국 중지안루이커(中集安瑞科, CIMC ENRIC)사와 공동으로 5kW 순수소 연료전지를 탑재한 컨테이너 시스템의 통합 솔루션을 발표했다. 이어 올해 들어 지난 4월부터는 중국 시장에서 고정식 수소 연료 전지를 출시하여 중국의 수소연료 전지 분야에 참여하고 있다. 파나소닉그룹의 중국·동북아시아 총괄 도노모 사장은 “중국 시장에서 FCV용 수소 충전소와의 연계성을 모색하고, 수소연료 전지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요타자동차는 2021년 6월에 FCV의 상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베이징 이화퉁커지(SinoHytec), 베이징 자동차그룹(BAIC Group) 등과 공동으로 하펑(华丰)연료전지 회사를 설립했다.
지난 3월에는 도요타자동차와 하이마(海马)자동차가 하이난(海南)성 하이커우(海口)시에서 수소 연료전지 승용차의 보급과 산업화를 추진하기 위한 전략적 협정을 체결했다. 양 사는 하이난 섬을 대규모 시험장으로 삼아 도요타 자동차의 'MIRAI' 스택(Stack)*을 포함한 기술적으로 성숙한 부품과 시스템을 하이마의 FCV에 탑재하는데 합의했다. 2024년부터 시험 운행에 들어간다.
*전압이 낮은 연료 전지의 단일 셀을 전압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개 직렬로 연결한 셀의 집합
▶ 수소 충전설비 분야에 더 많은 외자 유치 예상
중국은 앞으로 그린 수소 분야에 외국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수소 에너지 산업은 아직 발전 초기 단계에 있다. 중국 기업은 수소 저장, 수송 용기의 기초재료, 연료 전지 스택의 주요 재료(촉매, 양성자 교환막, 탄소종이), 수소 충전설비 등울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들 분야는 중국에서 국산화 수준이 낮으므로 더 많은 외국 기업들을 중국 시장에 유치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제품 서비스 제공뿐 아니라, 중국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거나, 현지 공장을 설립해 중국 기업과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외국 기업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