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지역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고등학교 친구들과 코로나가 오기 전 여행을 다녔어요. 자주 얼굴을 보기가 어려워 여행 계획을 세워 만나곤 했습니다. 첫 번째 여행지가 전주였어요.
각자 부산과 서울, 세종에서 전주로 도착해 만났어요. 2017년 1월이었습니다. 저는 짧았던 서울에서의 인턴 생활을 마무리했고,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부산에서 취업 준비를 하기로 결정한 때였습니다.
3개월간 함께 살았던 친구 집에서 짐을 정리해 부산으로 부치고 간단한 짐을 캐리어에 챙겨서 전주에 도착했어요. 언론사 입사 준비는 더 이상 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황이어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살지, 오랜만에 다시 가족들과 살면 많이 부딪히게 되지 않을지 등 고민과 걱정이 많았어요.
점심쯤 전주에 도착해서 떡갈비집에서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공무원 생활 2년 차에 접어든 친구, 입사가 결정되어 일본으로 출국을 앞두고 있던 친구 모두 고민과 걱정이 많았을 거예요. 그런데 떡갈비를 먹으며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동안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밥을 먹고 커피를 사들고 예약해둔 숙소로 가는 길에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했어요.
1박 2일 동안 전주를 여행하며 머릿속을 새하얗게 비우고 왔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친구와 함께 부산으로 돌아왔어요. 함께 여행을 하며 정말 즐거웠고 덕분에 대학원 생활을 마무리하고 부산으로 돌아오는 길이 외롭지 않았어요.
그 뒤로 얼마 지나지 않아 저도 취업을 했고 다음 해에는 모두 직장인이 되어 남해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코로나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워지면 올해도 셋이 함께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