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스킬, 잘 알고 있나요?

‘스킬’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일을 하다 보면 저마다 다른 스킬을 마주하게 됩니다. 누군가는 능숙한 프로그램 활용으로 속도감 있게 일을 처리하고, 누군가는 묵묵하고 꼼꼼하게 일감을 챙기고, 또 누군가는 부드러운 커뮤니케이션으로 좋은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나만의 습관과 노하우를 학습하고 있는데요. 의식적으로 이 노하우를 깨닫고, 개발하고, 활용해나가면 이것이 곧 일할 때 나만의 무기, ‘스킬’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디어프리 10호의 주제는 스킬(SKILL)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나만의 스킬을 활용하여 일의 형태를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무엇이든 스킬이 될 수 있는 시대. 내 안에 숨겨진 스킬을 잘 알고 개발하고 활용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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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꾸준히 자기의 일을 찾아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시간.
이번 호에서는 자신만의 특색과 스킬을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서체를 만들어가고 있는 서체 디자이너 김정진 님을 만나보았습니다. 글자를 단순히 정보 전달의 도구가 아닌 예술적인 가치를 담은 작품으로 만들고 있는 김정진 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새로운 상상과 시도를 모아, 조연이 아닌 ‘주인공’이 되는 글자를 만들고 싶어요."

1. 최근 ‘서체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요. 정진 님이 서체 디자인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함께, 서체 디자이너란 어떤 활동을 하는 직업인지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다양한 글자를 그리고, 연구하고 있는 서체 디자이너 김정진입니다. 글자가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라는 개념으로 시각적인 접근을 하며, 매일 떠오르는 이미지를 글자로 그려보는 일을 하고 있어요.
글자를 다루는 일을 하는 도중, 내가 원하는 이미지에 맞는 글자들이 없어 스스로 그려 보기 시작하면서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한 글자, 두 글자 그리다 보니 점점 많은 글자 수를 같은 이미지로 그릴 수 있게 되었고, “다른 서체 디자이너들도 같은 방식으로 그릴 텐데 나 또한 이것을 업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죠.
 
서체 디자이너는 늘 조연의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글자 없이는 설명이 어려운 것들이 많아요. 글자로 무언가를 전달할 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이고 사람들에게 공감을 살 수 있는 이미지로 그리는 것이 서체 디자이너의 일이라고 할 수 있죠.
서체 디자이너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메시지의 정보 그 자체를 전달하는 역할, 다른 하나는 메시지의 정보를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이에요. 전자의 경우, 순수한 정보 그 자체를 전달하기 위해 글자의 힘을 최소화하고 사람들이 보기 편안하도록 만드는 일을 진행하고요. 후자와 같이 메시지의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특징과 성격에 어울리는 조형으로 글자를 만들어 사람들의 공감과 생각의 일치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2일반적인 그래픽 디자인과 서체 디자인에는 어느 정도 차이점이 있을 것 같아요. 서체 디자이너에게 특별히 요구되는 스킬(skill)이나 역량이 있나요?
먼저 일반적인 그래픽 디자인과 서체 디자인의 차이점을 말씀드릴게요.
첫 번째, 가장 큰 차이점은 색의 개념에 있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에서는 다양한 색의 선택이 있어요. 물론 서체 디자인의 경우에도 다양한 색을 통하여 표현을 할 수 있지만, 글자의 구성을 최초로 제작할 때는 흑과 백의 개념에서 출발해요. 이는 색을 통해 시각에 착란을 일으키지 않고 본질에 맞는 글자 자체를 먼저 그리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글자를 그리는 프로그램은 그래픽 디자인을 만드는 프로그램과는 조금 다른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흑과 백의 개념으로만 글자를 먼저 그리게 되죠.
두 번째, 디자인하는 글자의 수입니다. 그래픽 디자인의 경우 필요한 텍스트에만 디자인을 적용하여 원하는 그래픽을 빠르게 구현하지만, 서체 디자인의 경우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글자들부터 그렇지 않은 글자들까지 모두 디자인을 입혀줘야 해요. 예를 들면 ‘첼, 휄, 뾔’ 이렇게 자주 사용되지 않을 것 같은 글자들과 평소에 쉽게 느끼지 못하는 부분들까지 모두 디자인을 해야 합니다.
 
도구(tool)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사실 서체 디자인에 특별한 스킬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예전에 제가 진행했던 학생들 강의에서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많이 사용하는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도 했었거든요. 우리가 그림을 그릴 때 꼭 물감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듯, 서체 디자인도 글자를 그리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한다고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서체 포맷(TTF, OTF)으로 제작을 하고 싶다면 특정한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작업을 옮겨줘야 해요.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 옮기는 과정에서도 일러스트레이터 파일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디자이너들도 충분히 가능한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정진 님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한글뿐만 아니라 한자, 일본어, 영문까지 활용하여 멋진 서체 디자인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각기 다른 언어를 디자인에 활용할 때 특별히 고려하거나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을까요?
음, 특별히 고려하는 부분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서체 디자이너로서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구조를 가진 글자들을 여럿 제작해왔는데요. 우리에게 많이 익숙하고 일반적인 특징을 가진 글자들을 보면, 그냥 ‘기본의 느낌’이 강하게 박혀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제가 개인 인스타그램에서 제작하는 글자들은 기존에 서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배운 대부분의 이론과 개념을 생각하지 않고 그리고 있어요. 새로운 형태를 상상하고 다양하게 구현하기 위해 고정적인 이미지를 가져가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어쩌면 다른 서체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는 제가 그리는 글자들이 글자가 아니라 그냥 형태를 파괴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상상과 시도가 모여서, 글자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조연 역할을 탈피하고 감정과 감성을 전달하는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처럼 한글뿐만 아니라 한자, 일본어, 영문도 제가 알고 있는 형태와 조형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면서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는 범위의 끝자락을 넘나들며 제작하고 있답니다.
그럼에도 신경 쓰는 부분이 하나 있다면, 한글은 조합으로 이뤄지는 글자이고 영문은 단일 단위로 구성된 글자라는 점이에요. 글자가 보이는 방식이 태생부터 다르죠. 글자를 깔끔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영문이지만, 한글도 조합의 구성에서 최대한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4.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작업을 할 때 자신만의 스킬 중 어떤 부분을 가장 집중해서 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레터링 작업과 서체 작업이 하나씩 떠오르네요.
먼저 레터링을 말씀드리자면, 제 인스타그램의 첫 피드로 올렸던 그림판으로 글자를 그린 이미지가 기억에 남습니다. 앞선 질문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어떤 스킬을 사용 하는지에 대해 물어보셨는데요. 그림판으로도 글자를 그릴 수 있답니다. 아마 실제로 해보시면 정말 답답하고 어려울 거에요. 하지만 결국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자신을 외면하지 말고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그림판의 글자 '복'을 만들 때는 제가 그 당시에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글자의 형태로 완벽하게 보일 수 있도록 글자를 제작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정교하지 못한 프로그램으로 가장 정교한 글자를 그리는 작업을 했던 거죠.
 
서체 작업 중에서는 ‘꽃신체’가 기억에 남아요. 꽃신체는 저의 첫 서체이자 대학생 시절 제작한 글자입니다. 대학생 때는 글자의 화려함을 강조해서 제작하였지만, 서체를 좀 더 연구하고 나서는 ‘꽃신’이 전달하는 이미지와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는 한국적인 분위기를 더 많이 담게 되었어요. 기본적인 글자 형태에 ‘꽃신’의 이미지와 분위기를 담아 제작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글자가 타이핑이 아닌 이미지로 먼저 보이도록 하는 연습을 했죠. 꽃신체는 2020년에 리뉴얼을 완료했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의도했던 서정적이고 차분한 이미지를 잘 전달하는 서체라고 생각합니다.

5. 프리랜서는 ‘자신만의 스킬(skill)’이 곧 경쟁력일텐데요, 나만의 기술과 역량을 건강하게 발전시켜 나가고 싶은 프리랜서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정진 님만의 꿀팁이 있을까요?
세상에는 정말 많은 프리랜서가 있습니다. 저도 프리랜서 생활을 했던 사람으로서 얼마나 힘든 일이고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어요. 다만 이 인터뷰를 하는 지금의 저는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침부터 퇴근 시간까지는 회사의 일을 하고, 퇴근 후 집에서 개인 작업을 이어가고 있죠. 2~3일분 작업까지 미리 완성해 놓고 매일 낮 개인 인스타그램에 작품을 업로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분들이 제가 프리랜서인 줄 아세요. 어떻게 보면 직장인이면서도 프리랜서만큼의 일을 더 하고 있는 거나 다름없죠. 지금 이 시대가 말하는 프리랜서란, 직장 소속 여부와는 상관없이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해나가는 사람들을 일컫는다고 생각해요.

프리랜서가 자신만의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가져야 할 덕목은 ‘꾸준한 관심’인 것 같아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은 더 높은 티어에 오르거나 강해지기 위해 몇 시간을 쏟으며 노력을 할 것이고, 여행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여행지의 맛집과 관광 정보를 찾아보며 여행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애쓸 겁니다. 마찬가지로 프리랜서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더 잘 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거에요. 좋아서 시작한 일인만큼, 나무에 열매가 맺힐 수 있도록 물을 주면서 시간을 가지고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김정진ㅣ서체 디자이너
다양한 글자를 연구하고 그리는 서체 디자이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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