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참회 순례'    

"이번 방문은 참회의 순례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캐나다를 방문했어요. 100년 전에 일어난 원주민 아동학살을 사죄하기 위해서예요.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의 옛 기숙사 부지에 도착한 교황은 "많은 기독교인들이 원주민을 상대로 저지른 악에 대해 겸허하게 용서를 구한다"고 했어요. 그리고 "교회와 구성원들이 정부가 고취한 문화적 파괴와 강요된 동화정책에 협조한 것에 대해 사죄한다"고도 말했어요. 

지난해 5월 캐나다 원주민 기숙학교 터 4곳에서 2~16세의 원주민 아동 유해가 1200구 넘게 발견됐어요. 이전에도 원주민에 대한 학대 논란이 있었지만 대규모 아동 유해가 발견되자 캐나다 사회는 발칵 뒤집혔어요. 1880년대부터 100년이 넘는 기간동안 캐나다에는 150개의 원주민 아동 기숙학교가 세워졌어요. 백인과 기독교 사회에 동화시킨다는 목적이었어요. 원주민 말과 문화를 말살하는 데 앞장 섰어요. 이곳에선 사제와 교직원 등에 의한 신체적, 정서적, 성적 학대가 자행됐어요. 그러다가 숨지면 가족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암매장했어요. 기숙학교에 들어갔다가 사라진 아이들이 적어도 4000명은 된다는 통계도 있어요. 기숙학교의 70% 이상을 가톨릭교가 운영했어요. 원주민들은 "문화적 대학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어요. 

 

올해 86세의 교황은 무릎과 허리 등의 상태가 안 좋아 휠체어를 타고 이동했어요. 일어서서 있을 때는 힘들어했고, 의자에 앉을 때도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아야 했어요. 하지만 원주민 전통음악에 귀를 기울였고, 환한 미소로 대표단과 대화도 나눴어요. 원주민 지지자들이 준 인디안 깃털 장식모자를 쓰고 함께 사진도 찍었어요. 연설이 끝난 뒤 자리에 참석한 원주민 구성원들의 박수를 받으면서도 "깊게 미안하다"며 다시 한번 용서를 구했어요. 

가톨릭에는 전통적으로 "교황은 절대 오류가 없다" 라는 교리가 확고해요. '성 베드로를 통해 그 후계자인 교황에게 내려진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바티칸 헌장에는 적혀 있어요. 교황청이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하는데 인색한 이유이기도 하죠.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달랐어요. 지난해 원주민 아동 유해가 쏟아져 나오자 교황은 "매우 고통스럽다"고 말했어요. 원주민 학대 논란에 선을 긋던 가톨릭 교회 분위기가 바뀌었어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남미 볼리비아를 방문했을 때도 "식민 시대에 로마 가톨릭 교회가 원주민에게 가한 모든 행위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한 적이 있어요. 1994년 아프리카 르완다 인종 청소 당시 학살에 가담했던 가톨릭 신부와 수녀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도 "신의 용서를 구한다"며 교황이 직접 나서 잘못을 인정하기도 했고요. 

어린 자녀를 살해하고 부모도 목숨을 끊는 일이 잇따르고 있어요. 지난달 실종된 지 한달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초등학생 조유나 가족 사건이 그랬죠. 유나양 몸에서는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었어요. 마지막 모습이 잡힌 CCTV에는 엄마 등에 축 늘어진 채 업혀 있었어요. 지난 24일 세종의 한 아파트에서 두 자매가 극단선택을 했는데 동생의 초등학생 자녀 2명도 숨진 채 안방에서 발견됐어요. 그 다음날에는 의정부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40대 부부가 숨졌는데, 옆에는 6살 남자 아이와 고양이가 나란히 쓰러져 있었어요. 부모가 남긴 유서에는 "빚이 많아 힘들다"라고 적혀 있었어요.

  "자녀 살해" : 지난 20일 법원은 생활고를 이유로 두 아들을 살해했지만 자신은 극단적인 선택에 실패한 40대 친모에게 징역 20년형을 선고했어요. 재판부는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이미 독립된 인격체"라며 "부모라도 아이 생명을 빼앗을 권리가 없다"고 밝혔어요. 전문가들도 동반자살이 아닌 '명백한 자녀 살해'라고 말했어요. 지난 2020년 아동학대로 숨진 43명 가운데 4분의 1이 넘는 12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부모에 의해 살해됐어요.  

광주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2학년 학생 2명이 한밤중에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교사들의 노트북에 악성코드를 심고 기말고사 답안지를 빼냈어요. 교사들 노트북 화면을 캡처하는 수법이에요. 이들은 실제로 기말고사 시험을 치러 좋은 성적을 받았어요. 나중에 수정된 문제는 첫번째 답을 적어 틀렸고요. 휴지통에 버린 답안지 쪽지가 동료학생들에게 발각되면서 이들이 저지른 짓이 드러났어요. "성적 압박 때문이었다"고 자백했어요. 이 학교는 2018년에도 고3 중간과 기말고사 시험문제가 통째로 유출돼 광주 지역사회에서 큰 물의를 빚기도 했어요.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0.7% 늘었어요. 8분기 연속 성장세예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9% 올랐어요. 경기침체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서프라이즈'한 성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어요. 대중국 무역이 타격을 입으면서 수출이 크게 저조했지만, 코로나 사태를 딛고 민간소비가 크게 살아난 덕분으로 분석됐어요. 이런 추세대로 가면 애초 목표대로 연간 2.7%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됐어요.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에서 경찰국 설치에 대한 경찰의 반발에 대해 "중대한 국가 기강의 문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어요. 윤 대통령은 지난달 23일에도 경찰의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 관련해서도 "중대한 국기문란"이라고 말했었어요. 경찰서장들의 회의를 "무기도 소지한 집단의 쿠데타"라고 말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명확하게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풀이됐어요. 이런 가운데 경찰국 신설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됐어요. 다음달 2일 정식 발족돼요. 이 장관에 이어 대통령까지 경찰서장 모임을 질타하자 경찰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어요. 애초 30일 예정됐던 경감과 경위급 팀장 회의를 14만 전체 경찰회의로 확대했어요. 적어도 1천명 이상의 경찰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족들도 모두 참석하자는 주장도 나왔어요. 유튜브로 생중계하겠다고도 했어요. 경찰 내부 커뮤니티에는 "부글부글 끓는다"는 글들이 쇄도했어요. "검사들은 모여도 되고 경찰은 모여서는 안되냐?"라면서 "검로경불(검찰이 하면 로맨스 경찰이 하면 불륜)"이라고도 했어요.

오늘 업클 어땠나요? 아래 평점 남기기에 의견을 적어주세요. 질책과 격려 모두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레터 어땠나요? 👍👎

수신거부 |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