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잡아봐라
10월의 끄의세계
안녕하세요 요원님, 검찰감시 요정 참돌입니다. 가을이라 가을바람과 함께 감기와 비염이 창궐하는 환절기가 되었어요. 코가 맹맹한데 대통령이 출제한 전국민 청력시험 덕분에 귀도 먹먹하고 앞날은 막막하네요. 무릇 시험이란 출제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순서겠지만 참돌이는 감도 안 잡혀요. 참돌이는 대통령이 낸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조선 시대 사관은 아니라서 괜찮아요. 검찰공화국, 아니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다행이에요.

인생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전국민 청력시험에 떨어져도 괜찮은 참돌이와 10월 끄의세계도 함께 보아요! 😊
10월의 끄의세계
  • 어제의 검찰 - N년전 이달
    나를 찾아줘
  • 오늘의 검찰 - 오감자극
    나 잡아봐라
  • 내일의 검찰 - 참돌이는 요즘
    나는 나는 될 거야
  어제의 검찰 - N년전 이달
1년 전 이 달 
MBC PD수첩이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김웅(전 검사, 현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조성은(전 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의 음성 대화를 공개했어요.
나를 찾아줘
피해자와 가해자, 경계 없는 반전이 섬뜩했지

  • 답정너 
    - '답은 정해져 있어, 너는 대답만 하면 돼'라는 뜻의 신조어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을 파악하려면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어요. 이 사건은 우선 한동훈 당시 부산고검 차장, 현 법무부장관과 채널A의 ‘검언유착 사건’ 사건과 관계가 있거든요. 요원님은 잘 아시겠지만,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전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자타공인 ‘끈끈한 사이’이죠. 그런 한동훈 검사가 2020년 4월 언론과 유착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수사를 받게 되자, 평소 의리를 중시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은 가만히 있지 않았어요.
     
    대검 감찰부가 감찰하겠다고 나서자 윤석열 검찰총장은 인권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하거나, 한동훈 검사의 20자리 비밀번호 휴대폰이 압수수색이 되자 수사자문단 소집을 요구하기도 했어요. 한동훈 검사의 음성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는 얘기도 했다고 해요. 대검 부장회의가 수사자문단 소집을 반대하자 윤석열 검찰총장은 박영진 대검 형사1과장에게 채널A 사건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라고 지시했데요. 박영진 과장은 대검 연구관과 함께 채널A 사건의 피의자 이동재 전 기자의 사전구속영장 청구검토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해요. 보고서에는 기자의 강요 미수 혐의는 인정하기 어렵고, 한동훈의 공모 여부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기재되었다고 해요. 윤석열 검찰총장의 입장과 같았다고 하는데, 설마 박영진 과장이 윤석열 검찰총장한테 들은 얘기를 그대로 적은 건 아니었겠죠?😰

  • 검찰 내부에서도, 법원도 갸우뚱
    이 보고서를 본 대검 부장들은 ‘결론이 너무 단정적이고 사전에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바도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해요. 그리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즉 한동훈 검사와 채널A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팀은 이 보고서에 대해 ‘편파적’이라고 반대하면서 대검 부장회의에 불참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모든 검사가 다 바람보다 먼저 눕는 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참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거죠? 

    당시 징계위원회에서 진술했던 검사들의 발언이나, ‘총장님께서 검사들의 총장님이신지, 특정인의 총장님이신지 잘 모르겠다’고 발언했다는 채널A 수사팀에 대한 언론 보도를 보면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이 뜻하는 ‘사람’은 우리가 아는 일반보통명사가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 저희 : 우리의 낮춤말
    - 우리 [대명사]
    1. 말하는 이가 자기와 듣는 이, 또는 자기와 듣는 이를 포함한 여러 사람을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
    2. 말하는 이가 자기보다 높지 아니한 사람을 상대하여 자기를 포함한 여러 사람을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
    3. 말하는 이가 자기보다 높지 아니한 사람을 상대하여 어떤 대상이 자기와 친밀한 관계임을 나타낼 때 쓰는 말.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어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되면서 위성정당이 출현했고, 2020년 21대 총선에서 검사출신 김웅국회의원 김웅이 되었어요. 그리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전히 검찰총장이었던 2021년 9월, 조성은 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이 언론에 고발을 사주받았다는 제보를 합니다. 대법원 특수감정인을 통해 포렌식된, 조작없는 육성 파일이었어요. 이른바 ‘고발사주’ 사건의 시작이었죠.

    김웅과 조성은의 대화는 2020년 4월에 있었어요. 당시는 총선 전, 김웅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였고 조성은은 선대위 부위원장이었죠. 둘이 대화를 나눈 것은 이상하지도, 없어선 안 될 일도 아니에요. 그러나 대화 내용은 문제가 심각했어요. 김웅은 조성은에게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일단 만들어서 보내드릴게요’,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남부 아니면 조금 위험하대요’, ‘제가 찾아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거예요’ 등의 이야기를 합니다.💢

    이 대화 내용이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실제 그 내용대로 검찰에 고발이 이루어졌기 때문이에요. 고발장의 내용은 유시민 · 최강욱 · 황희석 · 뉴스타파 기자 등이 윤석열 · 김건희 · 한동훈의 명예를 훼손하고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이었어요. 그런데 조성은은 김웅으로부터 ‘손준성 보냄’이라고 흔적이 남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고발장을 건네받았지만 고발장을 접수하지는 않았어요. ‘손준성 보냄’이라는 파일을 조성은에게 전달한 김웅 의원은 ‘저희’가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지요? 그 ‘저희’ 말고 다른 ‘저희’가 있는 건지, 문맥상 ‘저희’는 누구인지 전국민 국어시험이 진행 중인지도 몰라요. 이후, 검사 출신이자 국민의힘 국회의원인 정점식 의원이 고발장 초안을 당무감사실에 전달했고, 당무감사실은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인 조상규 변호사에게 전달, 조상규 변호사가 고발장 초안을 바탕으로 고발장을 작성해 고발한 것으로 밝혀졌어요.

    아, 어떻게 밝혀졌냐고요? 윤석열과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공수처가 압수수색도 하고 수사를 진행했거든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뜻밖의 꿀팁도 공개됩니다.
법 기술자들이 사는 법

  • 인간의 지식과 힘은 일치한다
    - 일명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명언
     
    윤석열과 손준성 검사에 대한 직권남용 등의 혐의에 대한 고발은 공수처가, 고발사주 받은 고발장의 피고발인이었던 최강욱 당시 열린민주당 의원 등이 윤석열 등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이 맡게 되었어요.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합니다. 공수처는 김웅 의원과 손준성 검사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어요. 김웅 의원과 손준성 검사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공수처 검사가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범위를 벗어나거나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이유로 압수수색에 대해 준항고를 진행했어요.
     
    준항고란 공수처나 검찰, 경찰과 같은 수사기관의 처분에 대해 당사자가 법원에 제기하는 불복신청을 말해요. 김웅과 손준성이 공수처의 압수수색 영장 취소를 구하는 준항고를 제기하자 법원은 김웅의 준항고는 받아들였고, 손준성의 준항고 청구는 기각했어요.
     
    ‘준항고’라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2016년에 경찰이 구멍 뚫린 피켓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며 참여연대를 압수수색 했을 때 시도해 볼 수 있었을 텐데, 라고 참돌이의 조상님이 말하는 것을 들었어요. 준항고라는 꿀팁😤을 너무 늦게 알았지 뭐예요.
     
  • 유비무환
    -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걱정할 것이 없음(<서경>의 열명편)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구 범죄정보기획관(범정)→수사정보정책관(수정관)→ 수사정보담당관- 현 정보관리담당관)은 검찰총장의 손발이라고 표현되곤 해요. 그만큼 검찰총장을 가까이 보좌한다는 뜻이겠죠. 윤석열 검찰총장은 당시 수사정보정책관 손준성 검사에 대한 신뢰가 대단했나 봐요. 추미애 당시 법무부장관이 인사이동을 하려 하자, 남겨달라고 요구했던 인물 중 하나였거든요.
     
    조성은이 언론에 제보한 고발사주 의혹이 증폭되자 수정관실 소속 검사들은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대화 내역을 모두 삭제하고, 며칠 전 교체했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또 교체하고, 휴대폰에 ‘안티포렌식’ 앱을 설치했다고 해요. 안티포렌식은 정보를 확인할 수 없도록 방해하는 것이라는데, 요원님은 알고 계셨어요? 참돌이는 세상에 별것이 다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어요. 아예 휴대폰을 새것으로 교체했다고도 하는데, 새 휴대폰의 비밀번호는 아마 20자리 정도는 되었을 거예요. 물론 당사자들은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하는데 형법상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를 인멸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라고 하니 꼭 새겨두어야겠어요. 

  • 학행일치
    - 배움과 실천이 하나로 들어맞음. 또는 배운 대로 실행함.
     
    공수처는 미리미리 증거를 없애고 법적 절차로 다투자는 검사들을 상대로 수사를 했어요. 그것이 공수처의 사명이니까요. 공수처의 수사 대상은 경찰, 검사, 판사, 국회의원, 고위직 공무원들이고 그들은 참돌이 보다 아는 것이 많고, 힘이 있는 사람들이죠.
     
    아마 공수처보다 빨리, 공수처보다 더 많은 정보와 더 풍부한 수사경험이 있던 검사들의 조직적 증거인멸, 공수처 수사에 대한 비협조 때문인지 몰라요. 공수처는 고발사주와 관련해 수정관실 컴퓨터나 서버, 휴대폰 등에서 관련된 정보를 구하지 못해 손준성 검사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거든요. 다만 공직선거법 위반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을 적용했습니다. 물론 공수처의 수사가 완벽하거나 완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아쉬운 부분도 많고 참돌이도 한마디 했었지만, 공수처는 손준성 검사를 불구속기소 했고 김웅 의원은 사건 당시 검사가 아니어서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이첩합니다. 공범이라는 뜻이었죠.
     
  • 방아쇠 효과
    - 평형이 유지되는 생태계에 어떤 이유로 변화가 생기면 그 영향이 연쇄적으로 확대되어 생태계 전체가 크게 변화하는 현상.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손준성 검사와 달리, 검찰에 이첩된 김웅 의원에 대한 수사는 진척이 되는 건지 마는 건지 영 소식이 없었어요. 참돌이는 하다못해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부활시킨 검찰과 검찰 출입기자단과의 ‘티타임’에서 무슨 얘기가 흘러나오진 않았나 유심히 찾아봤지만 그런 얘기를 보지는 못했어요.

    김웅 의원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단순히 김웅 의원에게만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도 몰라요. 손준성 검사의 1심 재판이 진행 중인데,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으니 옳다쿠나 무죄의 증거로 내밀지 않을까요? 공수처가 기소한 사건에서 검찰이 피고인 손준성의 변호인을 자처한 셈이죠. 아는 것이 힘이고, 유비무환에 학행일치는 언제나 훌륭한 교훈이에요. 공수처는 손준성 검사와 김웅이 공범이라는 수사 결과를 굽히지 않았고 공소 유지에 만전을 가하고 재판에서 입증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어요. ‘공소 유지’는 단순히 공소 Yuji💎가 아니에요. 공수처도 Hal su it da!
호부호형하지 못하고
- 아버지를 아버지라, 형을 형이라고 부르지 못하고(feat. 홍길동전).

고발사주 의혹에 대한 언론의 기사를 살펴보면 검찰의 수사에 대응하는 방식을 조금 엿볼 수 있어요. 앞서 본 것처럼, 휴대폰의 비밀번호는 20자리로 바꾸고 미리미리 휴대폰이나 컴퓨터의 정보를 없애버리고 ‘안티포렌식’ 앱을 설치하고, 압수수색이 들어오면 영장을 꼼꼼히 살펴서 준항고를 제기할 수도 있죠. 참돌이나 요원님같이 일반 시민은 알지 못하는 그런 정보들을 검사들만 알고 있었나 봐요.

물론 수사하는 검사가 수사받는 피의자가 될 경우라도 피의자의 방어권은 충분히 보장되어야 합니다. 참돌이는 검사가 피의자일 때 방어권을 없애자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검사들은 자신들이 수사하는 방식을 잘 아니까 자신에 대한 범죄 혐의 증거를 없애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 경우 검사들이 부르짖는 ‘실체적 진실’은 규명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검사 스스로가 범죄 혐의를 받거나 도덕적 문제에 연루되지 않도록 노력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노력만 한다고 세상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건 참돌이도 요원님도 알고 있잖아요. 증권회사 직원들은 자기 마음대로 주식투자를 하지 못해요. 공정한 주식시장 질서를 위해 내부 정보를 이용해서 이득을 보지 못하도록 규제한다는 뜻이래요. 말하자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이죠. 피의자 검사와 피의자 참돌이를 비교하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겠죠? 참돌이는 안티포렌식이라는 것도 이제 알았다니까요.😨

기소 권한을 가진 검사라면 검사윤리강령 등을 지금보다 좀 더 촘촘하게 만들 필요도 있습니다. 스스로 하지 못한다면 조직이 시킬 수 밖에요. 그런데 조직도 잘하지 못한다면? 무엇보다 제 식구를 한없이 아끼는 검찰이 아니라 검찰 밖에서 견제할 장치가 필요하고, 참돌이는 공수처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지금 같은 미니미니 공수처가 아니라 좀 더 크고 튼실한 공수처가요.

고발장이 있는데 작성한 사람은 없는, ‘저희’라고 말했지만 그게 누군지는 기억 안 난다는, ‘손준성 보냄’이라고 보낸 사람은 있는데 받은 사람은 없다는 고발사주 사건을 보면서 참돌이는 공수처의 역할을 생각하고 있어요. 요원님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세요?
  
  오늘의 검찰 - 오감자극 
오.감.자.극 
늘의 시로 검찰개혁 자극해, 짜릿🌟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검사님은 오늘도 사고를 치고 있어요
나 잡아봐라
인생은 마라톤, 검사님은 전력 질주

  • 너의 라임 오렌지 나무
    라임 검사가 무죄를 선고 받았어요. 요원님은 잘 알고 계시겠지만, 라임 자산운용이 판매하던 펀드에서 문제가 생기자 ‘수익률 돌려막기’ 등으로 부실을 감추었다는 의혹과 함께 수사가 진행되면서 청와대 행정관 출신 인사와 검사들에게 라임의 배후였던 김봉현이 향응을 제공했다고 언론에 제보해서 드러난 사건이에요. 당시 향응을 받은 검사 중 한 명이 서울남부지검의 라임사태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해서 큰 논란이 되었었죠. 그래서 향응을 받은 검사들을 ‘라임 검사’라고 불러요. 라임색은 예쁜데, 라임 검사는 나빠요.👿

  • 검사님들을 위한 99만원 불기소 세트
    검찰이 기소한 향응을 받은 사람 중 현직 검사는 나의엽 검사뿐이었어요. 기소된 혐의는 형법상 뇌물죄가 아니라 청탁금지법이었고요. 100만 원을 초과할 경우에만 청탁금지법으로 형사처벌이 되니까, 검찰 계산 96만 원을 접대받은 검사 2명은 아예 기소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나의엽 검사를 기소하면서 114만 원의 접대를 받았다고 계산했지만 1심 법원 계산은 1인당 93만 9,167원의 접대를 받았다는 것이었어요. 6만 833원이 부족해 100만 원을 넘지 않으니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라 무죄이고 다만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는 계산이죠. 이 판결로 전국민 산수시험이 벌어질 뻔했어요.

  • 남용(濫用) vs. 오용(誤用)
    검찰 계산 96만 원이냐, 114만 원이냐, 법원 계산 93만 원이냐는 사실, 문제의 핵심이 아니에요. 애초에 이 사건은 청탁금지법이 아니라 뇌물죄로 기소했어야 했어요. 뇌물죄는 직무 관련성이 있느냐, 없느냐가 핵심이에요. 2019년에 이주형(전 검사) 변호사가 김봉현과 나의엽 등 검사들과의 자리를 주선해 향응을 주고받았다는 사실과 실제 향응을 받은 나의엽 검사가 2020년에 라임사태 수사팀에 합류했다는 확인된 사실이 있어요. 검사의 직무 중 하나는 수사에요. 검사가 자신이 담당한, 혹은 담당하게 될 수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람에게 향응을 받았다는 것이 사건의 본질이고요. 설사 관련 수사를 담당하게 되지 않더라도, 현직 검사가 사건의 밀접한 관계자에게 향응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큰일이지요. 검찰은 청탁금지법만 적용했지만, 참돌이는 뇌물죄를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봐요.

    기소권(공소권)은 엄청난 권한이니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중하게 행사되어야 하죠. 검찰이 증거와 법리를 적절하게 적용했는지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지만, 이 사건처럼 검사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사건의 본질을 축소해 기소하거나 혹은 아예 불기소하는 등 권한을 오용하고, 한편으론 유우성 사건처럼 보복의 목적으로 무리하게 기소하는 등 남용하기도 해요. 더 큰 문제는 이런 오남용을 견제할 방법이 사실상 마땅치 않다는 거예요. 우리 법은 검찰의 ‘기소편의주의’를 보장하고 있거든요. 결국 법원까지 가야 오남용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인데, 재판은 짧아도 몇 년씩 걸리는 과정이죠. 그렇다면 법원에 가기 전에 검찰 기소권의 재량을 축소해서 오남용을 방지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참돌이는 공수처의 기소 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검찰의 기소 재량을 감시 및 견제할 제도를 만들면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차차, 참돌이가 깜빡한 것이 있네요. 김봉현에게 접대받은 라임 검사들과 이주형 변호사는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핸드폰부터 교체했다고 하네요. 공수처는 손준성 검사나 대검 수정관실 수사에서 헛탕쳤지만, 검찰은 교체한 핸드폰에서도 정보를 수집하는 능력이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가봐요.

  • "검찰은 검찰 구성원들의 비리에 대해서는 절대 용납하지 않습니다"
    검사윤리강령은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해충돌의 여지가 있다면 회피, 기피하게 되어 있다고도 하는데, 사건을 기피하지 않았다면 그건 괜찮은 걸까요? 검찰은 괜찮을지 몰라도 참돌이는 안 괜찮아요. 게다가 애초에 검찰 계산 96만 원의 향응을 받아 기소조차 되지 않았던 검사 2명에 대한 징계 소식은 아직도 감감무소식이에요. 대검은 이들에 대한 징계를 사건 발생 260여 일 후에나 법무부에 요청했는데, 참돌이가 아무리 찾아봐도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징계를 의결했다는 소식을 못 들었거든요.

    박범계 전 법무부장관은 징계를 안 했지만,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다르겠죠?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라임 검사가 화제가 되자 '검찰은 검찰 구성원들의 비리에 대해서는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라고 발언한 것처럼요. 그리고 또 이런 얘기도 했었죠. "이런 것은 우리 조직에서 무관용이고 이게 대가성이 있든 또는 수사 착수 전에 그냥 우연히 얻어먹었든 간에 김영란법 위반 하나도 저희 검찰이 지금 어떤 입장인데 이런 걸 봐주고 하겠습니까?", "수사결과가 나오면 필요한 조치를 하고, 국민께 사과드릴 일이 있으면 사과하겠다"고.

    참돌이는 포기하지 않아요. 요원님도 참돌이와 함께 꼭 지켜봐 주세요!🤞
      
      내일의 검찰개혁 - 참돌이는 요즘
    참돌이는 요즘😀
    나는 나는 될 거야
    • 경력직 신입이군요
      골프 한 번 치지 않았고, 증거와 법리에 따른 원칙적인 수사를 강조하는 이원석 검사가 새 검찰총장이 되었어요.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아서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검찰 인사를 했더랬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처분 비판 성명에 이름을 올렸었지만, 대통령과 사적 친분은 없다고도 했어요. 참돌이가 걱정스러운 것은 서울시 간첩조작 사건과 같이 법원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공소권 남용’ 사건이나 김학의 사건 같은 제 식구 감싸기 사건에서는 침묵했다는 것이에요. 그래도 직무대행이라는 꼬리표는 떼고 검찰총장이 되셨으니 앞으로 잘해주시기를 바랄 뿐이에요.

      2022/09/16 [논평] 이원석 총장,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 가능한가


    • 검사들의 나라 독주를 막아요
      지난 끄의세계 특별판을 보신 요원님은 알고 계시겠지만, 국회 형사사법개혁 특별위원회(그냥 사개특위로 불러요)가 얼른 빨리 논의를 시작하라고 촉구하는 온라인 캠페인을 진행했었어요. 올해(2022년)안에 국회가 논의를 끝내라는 마음을 담아 2022명의 시민이 참여하기를 바랐는데요, 2주간 진행한 캠페인에 2,896명의 시민들과 요원님들이 참여해 주셨어요. 다시 한번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시민들이 묻자, 국회가 답했어요. 국회 사개특위 정성호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간사를 만났거든요. 두 의원들은 현재 형사사법체계에 문제가 있고, 국회가 빨리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견에 공감했어요.

      캠페인을 종료한 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2,896명의 시민들이 남겨준 의견을 국회 사개특위 정성호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간사, 국민의힘 정점식 간사에게도 전달했습니다. 참돌이는 시민들의 뜨거운 열망을 바탕으로 국회가 충실히 그리고 빨리 논의하기를 기대합니다.
    • 가을엔 편지 대신 문서를 쓰겠어요
      검찰보고서가 끝났는데 무슨 문서를 쓰냐고요? 쓸 것은 아주 많은데 시간이 없어서 큰일이에요. 국회 사개특위가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논의하게 될 텐데 참돌이가 빠질 순 없으니까요. 국회는 국정감사에 바쁜 시기지만 참돌이는 국감도 보고, 검찰개혁 역행을 막을 방법을 궁리하고, 검찰 개혁을 위해 그리고 법원 개혁을 위해서도 무엇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 생각한 후에 보고서, 입법청원, 칼럼 등등을 쓸 계획이에요. 요새 뜸하네, 안 바쁜가 봐?라고 생각하면 상처받을지도 몰라요.
       
      참, 법원 개혁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요원님들께 소개하고 싶은 강의가 있어요. 인권의 최후의 보루라는 법원의 판결은 우리 사회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판결문은 돈 내고 봐야 하는 문제가 있고, 또 엄청 어려운 말로 가득하다는 문제도 있어요.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규범이 되는 법원의 판결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고 있는지를 확인해봐야 한다는 문제가 있지요. 검사는 수사로 말하고, 법원은 판결로 말한다는데 법원의 판결은 누가 얘기하나요? 바로 우리들이죠.

      📍내 생애 첫 사법감시 - 판결문 읽기
      - 강의 일시 : 11월 1일~11월 22일, 매주 화요일 오후 7시~9시 30분, 총 4회
      - 자세한 강의 안내 및 신청하기(할인도 해줘요😋) : 현재 접수 중!
      📄 1강 : 비판적 판결문 읽기를 위한 헌법 지식, 판결문의 구성과 의미, 판결문 공개제도와 청구 방법
      📄 2강 : 보호자가 특정된 길고양이를 학대 및 살해한 피고인에게 실형이 선고된 판결 외
      📄 3강 : 트렌스젠더 여성 故변희수 하사 전역처분 취소 판결
      📄 4강 : 시외버스 등의 휠체어 탑승설미 설치 미비로 장애인을 차별한 정부와 운송업자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
      10월의 참돌이 어떠셨어요? 

      참돌이는 2022년의 남은 두 달을 알차게 보낼 방법을 생각하고 있어요. 요원님은 어떤 계획이 있으세요? 계획이 없어도 괜찮을 거예요. 때론 변화가 필요하지만 변하지 않아도 좋은 것들도 있으니까요. 요원님은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참돌이는 뉴스레터를 쓰고 보내는 이 시간들 말고도 요원님을 생각한답니다. 요원님은 어떤 분이실까, 어떤 소식을 알고 싶으실까,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까 궁금하거든요. 참돌이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신 요원님, 새삼스럽게 감사드려요.👍

      매달 주신 피드백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읽고 있어요. 정말이에요. 참돌이는 원앤온리 요원님들 생각뿐이니 언제나 어디에서나 귀한 의견 부탁드려요. 다음 달에 또 만나요!
      9월 끄의세계에 요원님들이 다정한 말을 건네주셨어요! 💜
      요원A님😺
      항상 응원해요, 이번 달 내용도 너무 알찼습니다.
      요원B님😸
      팩트와 정확한 해설 시야가 넓어집니다
      요원C님😽
      이리 자질구레 설명은 자제하시고 국회활동이나 제대로 하도록 독려나 하세요
      요원D님🦊
      상세한 설명 감사해요! 아직 알아야 할 게 더 많구나라고 느낍니다. 뉴스레터 보면서 차근차근 알아갈게요~
      요원E님🦁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처럼 국민들이 힘을 가져야 권력 부패 감시할 수 있습니다 힘내십시요 응원합니다^^
      요원F님🐶
      수고 많이 하셨어요 이렇게 중요한 사실들을 어떻게 하면 간단 요약 정리해서 국민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을까요? 언론이 죽은 나라에서 기사 제목만 보고 판단하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요약본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인력과 시간이 없으신가요? 해결할 방법이 있다면 찾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참여연대는 정부, 정치세력, 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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