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연구는 중국의 한 대형 금융회사 직원 394명, 58개 팀을 조사했습니다. 이 회사는 채용 때 언어 이해, 데이터 분석, 논리적 추론 등을 측정하는 인지능력 검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실제 검사 점수를 활용할 수 있었죠.
이번에는 차이가 더욱 선명했습니다. 인지능력이 높은 여성은 동료들에게 더 적대적으로 보였고, 동시에 ‘친절하고 남의 감정을 잘 이해하는 사람’, 즉 공동체적(communal)인 사람으로는 평가되는 경향이 낮았습니다. 그래서 피해행동을 더 많이 경험하고, 업무상 도움과 개인적인 도움을 덜 받는 경향이 나타났죠. 반면 남성은 인지능력이 높을수록 오히려 적대적인 사람이라는 평가가 감소했습니다.
남자든 여자든 똑같이 똑똑한데 평가가 달라질까요? 원인은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여전히 여성에게 친절함, 배려, 따뜻함 같은 ‘공동체적 특성’을 기대하는 반면, 유능함, 경쟁력, 독립성과 같은 ‘주도적 특성(agentic traits)’은 남성에게 더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죠.
문제는 높은 지적 능력이 단순한 ‘머리가 좋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것이 독립성이나 자신감, 주도성을 암시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똑똑한 남성을 보면 “유능하다”고 해석하면서도 똑똑한 여성에게는 무의식적으로 “차갑다”, “까다롭다”, “공격적이다”라는 이미지를 덧씌울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편견이 인사평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 여자에게 굳이 정보를 알려줄 필요가 있을까?”
“이번 일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자.”
“저 여자하고는 같이 일하기가 좀 불편해.”
이런 사소한 결정이 반복되면 한 사람의 경력에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똑똑한 여성에게 부과되는 일종의 ‘career tax’, 즉 ‘경력세’라고 말할 수 있죠.
그렇다고 여성에게 덜 똑똑한 척하라거나 더 상냥하게 행동하라고 주문해서는 안 됩니다. 바뀌어야 하는 것은 여성 본인이 아니라 조직의 시선입니다. 특히 리더라면 “저 여자와는 협업하기 어려워”라는 느낌이 들었을 때 자신에게 질문해야 합니다. "정말 그 사람이 협업에 부정적인 행동을 했나? 유능함과 자신감 있는 모습을 냉정한 것으로 오해한 것은 아닐까?"
능력을 평가하는 조직보다 더 공정한 조직은 '능력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까지 의심할 줄 아는 조직'임을 항상 염두에 두기 바랍니다. (끝)
*참고논문
Chawla, N., Spoelma, T. M., Kwon, S.-H., Gabriel, A. S., Ellis, A. P. J., & Wu, W. (2026). Understanding the intersection of gender and cognitive ability on interpersonal outcomes: A multistudy investigation.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s://doi.org/10.1037/apl00013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