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작은 틀에 가두고 있지는 않나?”
 

엊그제 저녁 요가를 했어요. 수련을 하다 보면 노력하지 않아도 잘되는 동작, 아무리 애써도 안되는 자세가 있다는 걸 알게 되는데요. 저는 후굴 동작이 특히 어렵더라고요. 이번 수업에서도 후굴 동작이 접목된 자세에서 1분 30초를 버텼어요. 들숨에 척추를 세우고 날숨에 가슴을 내밀면서 등을 동그랗게, 머리를 천천히 뒤로 젖혔어요. 바들바들 떠는 저를 보고 선생님이 다가와서 이렇게 말했어요.


"몸을 크게 쓰세요. 작은 원이 아니라 큰 원처럼 움직이세요."


이 말을 따라 더 크게 호흡하며 내 몸을 큰 원처럼 만들려고 했어요. 물론 그렇게 되지 않았지만 전보다 한마디쯤은 나아간 거 같은 기분을 느꼈어요. 


정세랑 작가님의 책 <시선으로부터>에도 이런 구절이 나오죠.


"내가 나 자신을 작은 틀에 가두고 있지는 않나? 부엌 뒷방에 방치해두고 있지는 않나?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에도 점검합니다. 이걸 네 배, 다섯 배, 열 배 크기로 그리면 달라 보일까?"


차별이 흔한 사회일수록 한 개인은 혐오를 무의식적으로 내면화해 자신을 작은 곳에 가두는 게 되는 거 같아요. 그러니 우리 의식적으로 몸과 마음을 크게 써봐요! 그리고 갇힌 곳에서 나오려는 사람에게 다정한 시선으로 손을 내밀어봐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여성가족부 #윤석열당선인 #여성혐오


🧐 여성가족부, 정말 어떻게 될까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3일 오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여부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 윤석열 당선인 “과거 남녀의 집합적인 성별에 따른 차별이 심해서 그동안 많은 법제 등을 통해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불공정 사례라든지 범죄적 사안에 더 확실하게 대응하는 게 맞기 때문에, 지금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지 않았나. 더 효과적인 불공정과 인권 침해, 권리 구제 등을 하기 위해 정부 보직을 구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윤석열 당선인이 후보시절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발언과 이어져 여성가족부 폐지에 힘을 싣는 답변이었는데요. 이와 함께 인수위 구성에서도 여성할당이나 지역 안배는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을 밝혔어요. 실제로 윤석열 당선인은 새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과 주요 인사가 정해지는 대통령직 인수위 내에 여성 분과를 설치하지 않았어요. 이에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어요.



☄️ 여성가족부 폐지로 성평등을 이룰 수 없어요


✦ 여성단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철회하라”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여성단체 연대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가족부 폐지와 무고죄 강화 공약을 철회하라고 요구했어요. 차기 대통령이 가부장제와 성차별적 사회구조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여가부 폐지와 무고죄 강화는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강화하고 용인하는 위험한 정책이라고 목소리 냈어요. 


✦ 시민 8709명 “성평등 정책 전담 부처 강화하라"

‘성평등정책 강화를 요구하는 여성과 시민모임'에서 구조적 성차별은 존재한다며 성평등 정책 전담 부처를 강화하라고 외쳤어요. 이에 같은 마음인 시민들 8709명이 서명에 참여했어요. 기자회견 자리에 참석한 대학생 장효은님은 이렇게 말했어요. “여가부를 폐지한다는 것은 단순히 정부의 한 부처가 폐지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국가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여성적 시각, 젠더적 관점을 폐지하고 명백히 존재하는 차별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이다. 한 국가의 진정한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페미니스트가 돼라.”


✦ 시민들이 직접 국민의 힘에 목소리 냈어요

‘여성가족부폐지 공약에 항의하는 사람들'은 성명을 통해 근거 없는 여성혐오가 힘을 얻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나왔다고 지적했어요. 이에 15일, 국민의 힘에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철회하라는 문자 총공격 퍼포먼스를 진행했고 16일엔 전화 총공, 17일엔 SNS상 해시태그 총공을 진행했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 “여성가족부는 여성만을 위한 부처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8일 여성의날을 맞아 여성가족부의 연혁과 성과를 짚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 자리에서 여가부의 여성정책, 가족정책, 청소년 정책, 성폭력・가정폭력 보호 업무들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어요. 또한 여가부가 정부 전체 예산의 0.24%에 불과한 매우 작은 부처이며 결코 여성만을 위한 부처가 아니라고 강조했죠.


✦ 더불어민주당 “여성가족부 존치부터 적극 검토하라"

더불어민주당 역시 여성가족부 폐지를 반대하고 있어요. 더불어민주당 여성위원회를 성명을 내고 성평등 정책이 필요하며 여가부를 폐지하고 더 효과적인 정부 조직을 구상한다고 통합이 실현된다고 믿는 이들은 없다고 지적했어요. 박지현 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성평등 가족부 등으로 명칭은 변경할 수 있어 보이지만, 전면 폐지나 부처 통폐합으로 고유 기능을 상실하게 하는 건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어요.


이와 함께 여성혐오는 없어져야 하지만, 여성가족부가 있어야만 권리를 보장받는 것이냐며 지적한 목소리도 있어요. 그중 박원순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 김잔디(가명)님이에요.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5년간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를 피해자로 부르지 않고, 4・3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놓으며 책임도 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어요. 이에 여가부 폐지 공약의 이행 여부와 무관하게 국민의 삶을 직접 변화시키는 중대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어요. 동시에 여성가족부의 도움과 지원을 받은 사람들이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 여성가족부의 지원과 도움이 필요해요

한겨례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걱정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했는데요. 이를 같이 살펴보자면,

 

✦ 여성가족부 덕분에 자녀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었던 김지환님

“제도권 안에 들어올 수 있었던 건 여가부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혼부와 그 아이들이 처한 문제를 이야기할 때 유일하게 귀 기울여준 부처가 여가부다. 가족관계등록법 57조(일명 사랑이법)도 지금까지 여가부가 발전시키고 있다. 여가부가 사라진다면 미혼부뿐 아니라 한부모 가정, 입양 가정 등 수많은 소수자가 사회에서 더 주변부로 밀려나게 될 것이다.”

 

✦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도움으로 창업한 방태숙님

“육아에 전념하다 보니 4~5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불안이 가득했는데 새일센터를 다니게 되면서 삶이 바뀌었다. 여전히 많은 여성이 출산과 육아로 경력단절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인데 여가부 폐지라니요. 꼭 필요한 정책들도 뒷전이 될까 걱정이에요.”

 

✦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ㄱ님

“지금도 예산이 적어 센터 직원들이 한 사람당 피해자 180여 명을 맡고 있다. 피해자가 의지할 곳은 이곳밖에 없는데 여가부가 폐지되면 센터 지원이 더 쪼그라들지 않겠나. 정치싸움에 애꿎은 피해자들이 고통받게 될까 우려스럽다.”



 
💬 무수의 코멘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무척 우려스러워요. 최근 하나은행 성차별 채용이 사실로 밝혀진 사회에서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말하며, 세계 여성의 날에 페이스북으로 ‘여성가족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를 게시한 당선인을 신뢰할 수 없어요. 더욱이 여성가족부 폐지 이후 어떻게 성평등 사회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없이 상태로 불공정, 범죄만을 강조하니 답답했어요. 대학에서 총여학생회가 백래시로 사라지고 성평등도 다양성도 텅 비워진 모습이 지금의 여성가족부 폐지의 상황과 겹쳐 보이기도 했어요. 이와 함께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을 찾아보며 ‘양성평등'이라는 단어를 많이 접했는데요. 여성과 남성이 아닌 다른 성, 성별을 구별짓지 않는 논바이너리에 대해도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세상에 쏟아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당신은 어떤가요? 이 문제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아요. 떠오른 생각과 감정들 전해주세요. 같이 이야기해봐요.




#모두의화장실 #성공회대 


🚽 성공회대학교에 모두의 화장실이 생겼어요!

이는 우리나라 대학 최초의 ‘모두의 화장실’이기도 해요. 모두의 화장실이란, 성별・나이・성 정체성・장애 유무 등 관계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화장실을 뜻해요. 성공회대에서는 모두의 화장실 설치가 논의된 것은 5년 전인데요. 그동안 학교 내 구성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곤 했어요. 허나 성공회대 비상대책위원회는 계속 설득해보기로 했어요. 그 과정을 살펴보면.


   ✦ 모두의 화장실 관련 카드뉴스, 인터뷰 영상 제작, 학내 부스 설치 등으로 홍보

   ✦ 모두의 화장실 설치를 위한 기자회견과 1인 시위

   ✦ 성소수자임을 밝힌 이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성소수자를 반대하는 학우들을 일대일로 만남

  • 이훈님 “학교 구성원 누군가가 이 화장실 설치로 기쁠 수 있다면, 당신 역시도 같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기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설득했죠. 제 이야기를 한참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던 학우의 모습을 보고, 이렇게 차근차근 오해를 풀어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모두의 화장실 대토론회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의 학내 의견 수렴과 사업 추진 방식에 대한 불만이 있지만 모두의 화장실 설치에 대해 학내 견해차이가 크지 않다는 공감대를 형성함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대학 내 첫 ‘모두의 화장실'이라는 좋은 사례를 만들어냈어요. 기자회견에 같이 참석한 박한희 변호사는 이제 남은 과제는 이 공간을 정말 모두의 화장실로 만들기 위해 모두가 사용해야 한다고 전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용하며 다른 학교와 사회로 널리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이었는데요. ‘모두의 화장실'은 정말 모두를 위해 설계되었어요.



🌏 모두를 위한 '모두의 화장실'

성공회대의 ‘모두의 화장실’을 살펴볼까요? 먼저 표지판 픽토그램에는 5개의 그림이 있어요. 치마를 입은 사람, 바지를 입은 사람, 한쪽 다리엔 치마 다른 쪽엔 바지를 입은 사람, 아기 기저귀를 채우는 사람, 휠체어를 탄 사람이죠. 그와 함께 ‘RESTROOM FOR ALL’라고 적혀있어요. 혼자서 이용하도록 설계된 모두의 화장실은 자동문을 지나 안에서 닫힘 버튼을 누르면 밖에서는 열 수 없도록 되어 있어요. 장애인 이용자를 위해 음성지원, 점자블록, 핸드레일, 손잡이, 각도 조절되는 거울과 씻을 수 있게 접이식 의자와 샤워기도 있어요. 아이와 함께 이용하는 양육자를 위해 유아용 변기커버와 기저귀 교환대도 있어요. 또한 월경컵을 사용하는 분들을 고려해 변기 앞에 작은 세면대를 두어 바로 월경컵을 씻을 수 있도록 했어요. 성별로 구별된 화장실에서 모욕적인 말이나 물리적인 폭력을 겪었던 트랜스젠더에게도 모두의 화장실은 편안한 공간이 돼요.



‘모두의 화장실'을 설치한 성공회대 학생들과 시민단체는 공공기관부터 차별 없는 화장실을 설치하도록 촉구할 캠페인을 한다고 해요. 같이 관심 가져봐요!



 
💬 무수의 코멘트
 

저도 밖에선 화장실 가는 걸 최대한 미루곤 해요. 화장실 불법촬영에 대한 불쾌함, 찝찝한 기분, 두려움 때문이에요. 그래서 친한 친구가 불법촬영을 확인할 수 있는 불투명한 빨간 카드를 줬을 때 고맙다고 했어요. 허나 한번도 사용해본 적은 없어요. 집에 놓고 오거나 깜빡한 경우가 많았고, 그 카드를 들고 화장실 이곳저곳을 둘러볼 제 자신을 생각하니 복잡한 감정이 들거 같더라고요. ‘정말 이렇게 살아야 하나’ 라는 생각 같은 것 말이죠. ‘모두의 화장실'을 반대하는 목소리에 이런 이야기도 있었다고 해요. ‘남성과 같이 이용하는 화장실은 불법촬영 위험이 높다.’, ‘화장실 내 성범죄가 높아질 수 있다' 와 같은 말이요. 반대하는 이들이 말하는 두려움을 저도 알고 있어요. 허나 이를 다르게 보자면 그건 우리 사회의 화장실의 문제이지, ‘모두의 화장실’의 문제는 아니잖아요. 우리가 함께 목소리 내야 할 건 좁게는 화장실이라는 공간, 넓게는 사회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혐오를 없애야 한다는 이야기라 생각해요. 차별적인 사회와 구조를 보지 않으면 약한 서로에게 쉽게 돌을 던지는 게 되는 거 같아요. 이를 함께 경계하며 운동장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질문을 던지고 목소리 내봐요.



#장애인이동권 #시외버스


⚖️ 8년만에 나온 대법원 판결 “탑승할 노선만 휠체어 탑승 설비를 설치해라”

대법원은 이번 판결로 버스회사들에게 책임을 물었던 2심 원고 승소 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어요. 2심 판결이 잘못되었으니 다시 재판하라는 뜻인데요. 대법원의 판결 이유를 살펴보자면,


   ✦ 원고인 장애인이 향후 피고인 버스회사 운행하는 모든 노선의 버스에 탑승할 구체적・현실적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 버스회사의 운임과 버스 요금 인상을 통해 휠체어 탑승설비 비용을 마련하는데 일정한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2심 판결에서 모든 버스에 휠체어 탑승 설비를 제공하도록 한 것은 법원의 적극적 조치 판결에 관한 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다

   ✦ 현행법상으로는 시외버스나 광역형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교통사업자에게 저상버스를 제공할 의무까지 인정하기는 어렵다

   ✦ 국가와 지자체는 장애인의 정당한 편의제공을 위해 지원을 해야 하나, 이러한 의무를 행하지 않는 것 또한 명시적 차별행위 유형에 없기에 차별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대법원은 장애인이 이용할 현실적인 개연성이 있는 노선에만 휠체어 탑승설비 설치를 하고, 버스회사의 재정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설치해 나가라고 판결을 내렸어요. 이에 대해 장애인 당사자와 장애인 단체는 장애인 이동권을 부정한 판결이라고 비판하고 있어요. 



📢 “국가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장애인 이동권은 인정하지 않았다”


✦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대법원이 탑승설비 설치 대상노선을 ‘원고들이 향후 탑승할 구체적・현실적 개연성이 있는 노선'으로 제한한 것은 장애인의 이동권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인정할 것을 포기한 판단이다. 대법원은 장애차별을 시정해야 할 국가책임은 부인하고 사인들 간의 분쟁으로만 장애차별문제를 치부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은 법에 명시된 이동권조차 권리라고도 부르지 못하는가. 휠체어 이용자가 탑승 가능한 시외・고속버스는 2021년 기준 7대에 불과하여 기반 자체가 없어 이용하지 못하는데, 거꾸로 이용가능성을 기준으로 탑승설비를 설치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원고인 김씨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어요. 앞으로 이 재판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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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 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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