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에서는 ESG가 금기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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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는 죽지 않는다…다만 대체될 뿐이다


🔵 올 초 <월스트리트저널>은 “다수의 회사가 더 이상 ESG라는 세 글자를 말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ESG에 대한 투자자 반발, 정치적 압력, 법적 위협에 따라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이 한때 널리 사용했던 약어(ESG)를 피하기 위하여 의식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는 금융 투자자 관점에서 고안된 용어다. 하지만 ESG는 금융기관을 넘어 기업, 시민사회, 정부 등 다양한 조직들이 자신들의 미션과 전략 속에서 변주해 가면서 그 의미는 확장되었다. 

🔵 2022년부터 ESG 회의론이 고개를 들더니, 최근에는 ESG 종말과 폐기라는 주장도 등장하고 있다. ESG 회의론의 실체는 무엇이고 그 근거는 과연 타당한가.
  • ESG 회의론의 진원지는 전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 격인 미국이며, 2022년 경부터다. 2022년은 코로나 이후 고물가가 지속되고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한 해다.
  • 부진한 시장 상황은 ESG의 주류 부상을 불편한 마음으로 지켜 보던 미국 내 다양한 보수 세력들에게 ESG를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명분을 주기에 충분했다. 
  • ESG 회의론은 아직 미국에 한정될 뿐 전 세계적인 현상은 아니다. 유럽에서 ESG는 여전히 견고하고, 아시아 등 그 외의 지역에서 ESG는 확산 중이다. 

🔵 우리나라도 ESG에 우호적이다.
  • 물론 현 정부는 ESG 정책에 적극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ESG 이슈에 대응하기 위하여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들도 ESG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점차 커지고 있고, 수출 대기업들은 더 적극적이다. 
  • 그러나 속살을 들여다 보면 형식적이거나 ESG 워싱인 경우가 많다. “국민연금의 ESG 투자 중 위탁운용 규모의 98%가 ESG 워싱”이라는 지적도 있고, 기업들의 ESG위원회 설치 수는 증가했지만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


🔵 인류는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경제와 사회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배제적 성장에서 포용적 성장으로, 고탄소 사회에서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이다. CSR, CSV, ESG는 이 전환의 문을 여는,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키워드일 뿐이다. 


🔵 용어는 시시각각 변할지언정 이러한 용어들이 본질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지속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이종오 /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
‘자본가 국가’로 진화하는 한국…환영할 일인가

🔵 한국 제조업의 정체와 대조적으로 한국 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경향적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해외직접투자는 단순한 자산취득과 다르다. 해외직접투자가 외국인 국내투자보다 많아졌다는 의미는 한국이 ‘노동자 국가’에서 ‘자본가 국가’로 전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법을 도입한 이후 국내 제조업 기업들의 미국 투자는 급속히 증가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LG화학, SK하이닉스 등은 연이어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 과거에 한국의 초국적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는 비용절감이나 시장개척을 목적으로 이뤄졌다. 상대적으로 물류비용이 적게 드는 부품은 국내에서 생산하고 그렇지 않은 부품은 1차 협력업체와 동반진출을 통해 공급망을 구축했다. 제품 개발은 국내에서 이뤄졌다. 해외투자를 통해 증가된 수요는 국내 중간재 산업을 성장시키는 요인이었다. 


🔵 그러나 최근 한국 초국적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는 그와 성격을 달리한다. 북미에 투자하는 전기자동차나 배터리, 반도체 기업들은 북미 내에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해외 법인은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이뤄지는 해외직접투자는 국내 산업과 독립된 제조생태계를 북미에서 건설하는 것과 같다. 


🔵 한국 사회도 이를 환영해야 하는가?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한국 정부가 해외로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을 더 잘 지원하라고 촉구한다. 현 정부의 대통령은 한미일 안보 강화를 지속적으로 선전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더 촉진하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 1990~2010년대 미국, 유럽 기업들의 역외 투자는 이들 국가들에서 탈산업화를 초래했고, 제조 역량을 약화시켰다. 한국이라고 해서 생산현장 역외 이전과 제조업 경쟁력 약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누구도 말할 수 없다. 

남종석 / 공공과학기술연구노동조합 정책위원(소셜 코리아 자문위원)
“김재규가 쏘지 않았어도 ‘박정희 경제 모델’은 망했을 것”
불평등 경제학자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 인터뷰

🔵 불평등을 연구하는 주류 경제학자가 없거나 드문 것이 한국 사회의 어떤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인지 궁금하다.

“한국 사회에서도 성장 지상주의, 박정희식 개발주의가 너무 오랫동안 지속하며 사람들을 세뇌해왔다. 성장 지상주의, 박정희식 개발주의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한국 사회를 후진적, 편향적으로 만들고 보수화시키고 있다.”


🔵 박정희식 개발주의에 대한 평가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람들도 있을 거 같다.

“파쇼 경제가 초기에는 고성장한다. 문제는 오래 못 간다는 점이다. 필연적으로 주저앉는다. 왜냐하면 민주주의가 없어서다. 명령과 강제에 의한 동원체제다. 그렇게 하면 양적 성장은 성공하지만, 질적 성장이 되지 않아 한계에 부딪힌다. 박정희식 고성장은 그게 한계다. 박정희가 오래 살았더라도 경제를 살리지 못했을 것이다.”


🔵 노무현 정부에서 정책 자문을 했다. 가장 아쉬운 것 하나를 꼽는다면?

“참여 정부 인수위 때 한 기자로부터 ‘혹시 청와대에 들어가게 되면 가장 먼저 뭘 하고 싶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세 가지로 답했다. 노사 문제, 입시 지옥, 부동산 투기를 해결하고 싶다고 했다. 그 뒤로 정말 청와대에 들어가게 되었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중에 종부세 도입은 거의 전적으로 나의 작품이라 해도 좋다. 그 뒤에 많이 사람들이 종부세를 후퇴시키고 왜곡시킨 것이 아쉽다. 부동산은 시장의 신뢰 게임이다. 그런데 신뢰가 흔들리니 와르르 무너진 것이다.”


🔵 교수님께서 보시는 한국의 불평등 수준은 어떤가?

“소득 불평등 지표 자체는 그렇게 높지 않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노동의 몫이 국제 비교를 해봐도 굉장히 낮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는 별로 없는 정규직 대 비정규직 차별이 매우 크다. 아주 심각한 고질병을 앓고 있다. 세계 최악이다. 인간을 차별하는 거는 미국의 남북 전쟁 이전의 흑백 문제하고 비슷하다. 그 정도로 심각하고 전근대적,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한다. 부끄러운 수준이다."


🔵 불평등이 한국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가장 큰 부정적 영향은 뭔가?

“불평등이 심하니까 서민들은 호주머니가 텅텅 비고 부자들은 돈이 남아도는데, 그 돈을 부동산이나 이런 데에 잠가놨다는 게 문제다. 그래서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거다. 경기침체와 저성장, 양극화가 동행하는 관계가 계속되고 있다. 성장, 분배, 고용이 모두 나쁘다. 이걸 살리는 방법에서 결국 분배의 개선이 1번 타자이다. 2번 타자가 성장이고, 3번 타자인 고용은 맨 끝에 따라올 거라는 게 내 가설이다.”


🔵 윤석열 정부의 불평등 정책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답안지에 적어낸 게 없어서 채점하기 어렵다. 국민연금 개혁을 위해 학자 중심으로 토론하는 것 같긴 한데, 그 부분이 아직 미지수인 것 빼고는 평가할 것이 없다. 연금개혁을 해내면 하나의 업적이 될 수 있겠다.”

류이근 /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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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홀=힌드홀
팔레스타인 5살 소녀를 기리다

  • 저항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는 미국 컬럼비아대의 건물. 뉴욕 맨해튼에 있으며 1907년 준공됐다.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의 이름을 땄다. 1960년대부터 학생들이 인종차별, 베트남전쟁 등을 반대하며 여러 차례 점거했다.
  • 해밀턴홀을 점거한 학생들은 해밀턴홀을 자신들의 정치적 주장을 상징하는 명칭으로 바꾸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1968년 4월에는 '말콤엑스 자유대학'이라 했고, 1985년에는 '만델라홀'이라 했다. 이번 가자전쟁 반대 학생들은 '힌드홀'이라 명명했다. 힌드는 이스라엘군에 의해 숨진 팔레스타인 5살 소녀의 이름이다.
  • 경찰이 농성 학생들을 진압함으로써 힌드홀은 하루를 못 넘기고 사라졌다. 역사는 이 순간을 또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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