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속 소외되는 사람들
오리진     "요즘 운전 연습을 하고 있어요. 언제쯤 주차를 잘하게 될까요?"
안녕하세요. 에디터 오리진입니다.

요즈음 저는 부모님을 위해 택시를 대신 예약해 드리고 있어요. 전화를 걸어 부를 수 있었던 콜택시가 점점 줄어들고, 앱을 통해 택시를 불러야 하기 때문인데요. 제가 없거나 연락이 안 될 때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지, 하는 생각에 사용법을 알려드리려고 보니 알려드려도 쓰시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위치가 잘못 잡히면 조정해야 하는데 그것도 어렵고, 선택지는 너무 많고, 잘못 고르면 너무 비싼 금액을 내게 될 수도 있어서 움츠러들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노년층이 스스로 누릴 수 있는 일상의 영역을 디지털 전환이 야금야금 갉아먹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번 계기로 한 번 구독자 여러분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 가져왔어요.
1. (광고) 클라우드를 알고 싶은 당신을 위한 AWSome Day
2. 점점 줄어드는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일상'  
3. 돈의 문제?  
4. 어떻게 하면 좋을까?  

💋 (광고) 클라우드를 알고 싶은 당신을 위한 AWSome Day

아마존이라는 회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서점에서 출발했지만, 쇼핑과 광고는 물론이고 클라우드 컴퓨팅까지 진출한 사실도 이젠 많은 사람이 압니다. 하지만 아마존의 자회사인 AWS(아마존웹서비스)가 정확히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어떤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적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 클라우드에 관심이 있지만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3시간 기본기 완성 코스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AWS AWSome Day입니다.


AWSome Day는 클라우드를 아직 접하지 못한 분들과 초보자를 제대로 겨냥한 행사입니다. AWS 공인 강사가 클라우드의 개념, 핵심 AWS 서비스, 시작방법 등을 공유하는 5개의 강연을 진행합니다. 쉽게 말해 클라우드가 무엇인지부터 AWS가 가진 장점 그리고 자사 적용가능성까지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커리큘럼은 아래와 같고, 자세한 내용은 이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보통 이런 강연은 원하는 시간대에 듣고 싶은 코스를 수강하지 못해서 당황스러울 때가 있는데요, 이번 AWSome Day는 다릅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당일 행사는 오전, 오후, 저녁 모두 3번 이뤄지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대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가능한 시간대에 맞춰서 클라우드와 관련된 교육 이수부터 AWS 전문가와 1:1 실시간 질의 응답까지 모두 체험해보세요.

 

특히 AWSome Day는 클라우드를 접해보지 않은 분들도 수강할 수 있는 첫 단계 입문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딱 3시간만 투자해서 클라우드와 관련된 지식은 물론, AWS 스킬 업그레이드까지 한 번에 성공시켜보세요

위 이미지를 누르시면 바로 신청 가능!

😢 점점 줄어드는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일상'

© Unsplash
콘서트 티켓팅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로그인을 해두고 서버 시간을 켜가며 정확한 시간에 맞춰 들어가도 실패하기 일쑤곤 합니다. 로그인이 풀리거나, 갑자기 서버가 다운되거나, 그렇게 들어가도 순식간에 좌석이 다 나가 내 자리는 없는 빈 좌석들을 바라보게 되죠. 온라인에 익숙한 세대도 헤매고 실패하는 부분인데, 하물며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어떠할까요? 

이번 추석 명절 시기, 커뮤니티에서 눈에 띄었던 소식은 이번 명절 승차권이 100% 비대면 예매로 진행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예매 기간 첫날을 장애인 및 노인층 대상으로 한정하여 전체 표의 10%를 예매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인터넷이나 앱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어르신들의 고충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전화 예매도 열어두었지만, 전화가 몰리면서 전화예매도 어려움이 있었고요. 

⟪스브스뉴스⟫에서도 이 이슈를 다루며 온라인 예매에 실패하고 잔여석 구매를 위해 현장을 찾은 어르신들을 인터뷰한 바 있는데, 실패하신 이유도 각양각색입니다. "도움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포화 상태여서 접속이 안 된" 분이 있기도 하고, "자식이 있는데도 알려달라 하기 미안한" 분도 있었어요. 저는 그 인터뷰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자식이든 누구든 옆에서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분들도 실패하는데, 자식이 멀리서 살거나 없는 이유로 주변에 아무도 없는 분들은 얼마나 더 어려웠을까? 하는 생각이요.

이 기사를 쓰면서 코레일 예매를 다시 해봤는데, 저도 부모님께 가르쳐 드릴 엄두가 딱히 안 나더라고요. 회원가입부터 좌석 탐색, 선택, 결제, 이후 승차권도 온라인으로 나오는데, 코레일톡 앱이 캡처도 안 되고 본인 핸드폰에서 티켓을 확인하는 것이어서 대신 해드리기도 애매했고요. 

코레일은 2020년부터 기존의 20% 현장 예매를 없애고 100% 비대면 예매로 진행해 오고 있어요. 코로나 기간의 한시적인 변화로 생각되었으나, 다시 현장 예매 창구를 부활시킬 생각이 없나 봅니다. 그간 딱히 운영 방식의 변화가 없던 것으로 보아 노인 계층의 어려움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도 않고요. 신체적 불편함으로 인해 가장 앉아가는 게 필요할 노인 계층이 좌석을 얻지 못해 입석할 수밖에 없게 되는 현실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집니다. 
승차 예매권의 사례와 같이 무인화, 자동화, 디지털화로 인해 노년층이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일상'의 영역이 줄어들고 있어요.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부분은 이동권의 문제입니다. 지하철, 버스, 택시, 기차 모두 거의 비대면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이죠. 지하철은 키오스크로 승차권을 판매하고, 버스는 현금 없는 버스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2023년 3월부터 전체 버스의 25%를 현금 없는 버스로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카드 미소지 승객을 위해 계좌이체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거나 QR코드를 통해 모바일 교통카드를 쓸 수 있도록 하여 부작용을 줄이겠다고 하였으나, 둘 다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연령층은 사용하기 어려워 충분한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을 받았기도 합니다. 택시의 경우는 카카오T, 우티 등 택시 앱을 통한 예약이 늘어나면서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요. 
이동 수단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인해 운영 인력을 감소하는 사업장이 많아지면서  식당, 영화관, 은행 등의 비대면화가 가속되고 있어요. 외식업의 경우도 초기에는 맥도날드, 버거킹과 같은 프랜차이즈 정도에서 키오스크를 많이 활용했었지만, 이제는 비대면 주문이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테이블별 패드를 통해서만 주문을 받는 식당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 티오더
2021년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55세 이상 고령층 중 54.2%는 한 번도 키오스크를 이용해 본 적 없다고 답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사용이 어려워서'(33.8%) 였습니다. 지자체 중심으로 키오스크 중심으로 노년층에 대한 디지털 교육을 시행하고 있지만, 키오스크별/매장별로 구성이나 사용법이 제각각이라 교육을 받아도 능숙히 사용하기 어려움이 있어요.
© 롯데멤버스
"어르신이 주문을 못하고 계셔서 도와드렸다", "현금밖에 없어 난처해하시던 어르신 대신 돈을 내드렸다"와 같은 미담이 간간히 들리고, "부모님을 위해 티켓팅 열심히 했다"와 같은 자식들의 효도 이야기도 많이 들리는 요즘인데요. 사실은 마냥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요. 어떤 개인의 친절에 기대야 기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자식이 있어야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이 맞을까요? 급격한 비대면, 온라인 전환으로 노년층의 자기 결정권이 침해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 돈의 문제? 

결국 돈의 문제입니다. 현금 없는 버스의 경우도 현금 승차 비율이 1% 미만인데 현금함 관리/정산을 위한 비용이 연 20억씩 든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부분이고, 영화관에서 직원들이 점점 줄어들고 키오스크로 대체되는 이유도 코로나 기점으로 영화 작품 감소, 영화 가격 인상으로 인해 장기화된 고객 감소로 인건비용을 줄이기 위함이기도 하죠. 주 소비층의 비대면 거래 선호 증가에 따라 기존의 대면 거래를 하던 사람들의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소수화'되면서, 대면 거래로 인한 이익보다 대면 거래를 위해 유지하는 고객 접점 비용이 더 커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업뿐만 아니라, 식당 등과 같은 소상공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덜해지지 않을 거예요. 
지금까지 정부는 이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보고 노년층 교육을 중점으로 격차를 해소하고자 해왔어요. 전국 226개 지자체는 복지관과 도서관 등에 디지털 배움터를 두고, 노년층 대상으로 스마트폰 활용 기본 교육, 키오스크 활용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 외에도 노인정 등에 지도사를 파견하여 찾아가는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고요. 디지털 배움터에서 노년층은 간편 결제나 송금 방법, 키오스크 사용하여 주문하기, KTX 예매하기, 배달 앱 사용하기 등 생활 속의 다양한 디지털 활용에 대해 배울 수 있고, 한국 지능정보진흥원(NIA)에 따르면 디지털 배움터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은 약 79만 명(그 중, 60대 이상은 약 43만 명) 정도입니다. 이러한 디지털 배움터는 전국 약 1천 곳 정도 되며, 22년 관련 예산은 698억 정도 책정되었고요.
© 디지털 배움터 홈페이지
그렇지만 저는 이런 의문도 듭니다. 노년층 대상의 디지털 교육을 통해 역량을 높이는 것은 좋지만, 노년층의 디지털 활용 역량과 사회 변화의 속도가 맞지 않는 상황에서 제도가 이를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결국 노인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이요. 다시 말해 '노력하지 않은 개인 책임'이 될까 우려됩니다. 노년층이라고 해서 다 같은 조건이 아니기에 핸드폰이 없는 저소득층, 글자를 읽을 수 없는 사람들, 하루하루 일이 바빠 디지털 배움터를 방문할 수 없는 사람들 등 배움에 여력이 없는 사람도 있기도 하고요. 모두에게 균등한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하는 공공 영역의 경우 접근성을 의무적으로 보장하여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키오스크나 스마트폰은 공공의 영역보다 기업에서 더 많이 활용하여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데, 모두가 내는 세금으로 교육하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기에 기업의 책임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해외 사례는 어떤지 살펴볼까요? 먼저 일본의 경우 은행 점포 폐쇄와 그에 따른 고령층의 불편함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 대리업' 제도를 실시하고 있어요. 은행 대리업 제도란 은행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자가 대리, 혹은 중계할 수 있는 제도로, 전통적인 은행 창구가 아닌 우체국이나 통신 대리점 등에서 정부의 인가를 받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젊은 층은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하고, 노년층은 일상에서 은행 업무를 대면 서비스로 계속 이용할 수 있게 했어요. 

스웨덴의 경우 '현금 없는 사회'를 목표로 하며 가장 비현금화가 빠른 나라 중 하나였는데요. 그에 따라 노년층, 저소득층, 난민 등이 불편함을 겪고 사회에서 소외되는 현상이 나타나, 중앙 은행법을 개정하고 현금 사용을 장려하기 시작했어요. 유럽에서는 '현금 사용 선택권' 개념을 두고, 소비자의 결제 방식에서 무조건 현금을 배제하지 않도록 장려하고 있어요. 이러한 개념을 입법, 강제화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국내에서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대면-비대면 혼용의 시기가 길지 않다는 점과, 급격한 전환에 대한 대안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키오스크만 깔아두고 키오스크를 사용할 줄 모르거나 현금이 없는 사람들은 사용하지 못해, 라는 식이죠. 해외 사례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100퍼센트 전환이 아니라 대안을 주고 진행해 나가고 있다는 부분이에요.

배려나 시혜적인 태도에 호소할 것이 아니라 규제를 통해 디지털에 취약한 계층의 접근성/이용 편의성을 반드시 보장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생각해 봅니다. 명절 승차권을 예시로 들면, 일정 비중의 대면 예약을 반드시 보장하게 한다던가 말이죠. 프랜차이즈 매장의 경우, 기존 비대면 100% 매장에 반드시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에게 안내를 제공할 직원을 최소 한 명 필수 배치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비대면 전환을 하지 마라'가 아니라 보조적 수단을 반드시 대안으로써 제공하라는 말입니다. 공공 서비스에는 필수 적용, 민간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 업장에 대해서 제한하여 적용한다면 소상공인에 가해지는 부담도 적을 것으로 보여요. 

키오스크/테이블 오더 등의 복잡한 사용성으로 인해 고령층 혼란이 가중되기도 하는데, 고령층을 고려한 디지털 표준 가이드라인을 따르도록 권장하고, 시장 점유율이 높은 업체에 한해 접근성 확보 여부에 대해 정기 점검을 진행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울디지털재단이 마련한 디지털 접근성 표준
이러한 제도 마련은 디지털에 익숙하다고 여겨지는 세대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OTT 등에서 보여주는 자막이나 지하철 엘리베이터는 장애인을 위해 생겼지만 비장애인도 유용하게 쓰고 있잖아요. 키오스크 역시 노인이 쓰기 어렵다는 말이 많이 나오지만, 젊은 층에서도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고요. 현금 혼용을 보장하면, 카드사/통신 장애 상황과 같은 특이 상황에서 정상 결제를 보장할 수 있기도 합니다. 

빠른 기술의 진화 속도에 따라 사회도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데, 현재의 젊은 층이 고령층이 되었을 때 지금처럼 잘 적응하여 서비스를 사용할 것이라는 장담도 없습니다. 코딩이 필수 교육이라는 다음 세대와 지금의 2030 세대는 기술에 대한 이해, 숙련도 자체가 다를 테니까요. 이러한 전환에 대한 대비책을 지금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기반을 마련해두지 않으면 다음 소외되는 것은 우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요. 

와중에 내년 정부 예산에서 디지털 교육에 대한 예산이 60% 삭감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별다른 제도 마련이나 디지털 포용법 통과 없이 교육마저도 줄어들까 걱정이 됩니다. 좀 더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려고요. 👀

원피스 시즌 2 발표 | 넷플릭스 

에디터 <오리진>의 코멘트

애니메이션 실사화에서 만족해 본 적이 별로 없어서 ⟪원피스⟫ 실사화에도 큰 기대가 없었는데요.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꽤 재밌어서 나쁘지 않게 봤어요. 일본 만화라고 해서 일본 배우로만 하는 게 아니라 원작의 세계관을 고려해서 다양한 인종/국적의 배우들로 구성한 것이 새롭게 다가왔고요. 물론 액션이나 디테일 등이 아쉬운 부분은 있었는데, 시즌 2에서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해 보고 있어요. 다만 쵸파가 어떻게 구현될지 좀 걱정은 됩니다(하하😅) 원피스 영상을 보니 저도 자유를 찾아 떠나고 싶네요. 고무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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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후니 • 찬비 • 식스틴 • 나나 • 오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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