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해도 되나요 안 되나요
 Season 6  vol 16. 💡2025.08.22. ~ 2025.08.28.

여가부 장관, 이번에는 다를까
한인 여성 디아스포라의 ‘슬픔의 틈새’
이혼은 곧 불행이 아니다

플랫 입주자님 안녕하세요! 플랫팀 김서영 기자입니다. 뭔가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기분이네요😊(혼자 낯설어진 사람)  

무더위에 지쳐버린 찰나, 여름의 끝을 장식할 나만의 작은 이벤트(?) 같은 것을 기획하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문득 듭니다. 이성현 인턴기자가 최근 친구들과 제비뽑기로 여행지를 정하는 랜덤 여행을 다녀왔더라고요. 저도 최근에 개인적으로 한가지 미친(positive) 프로젝트에 착수했는데요(성공 후 말씀드리겠음💪💪). 입주자님의 그런 이벤트는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새로 만든 간판 ☕[플랫한 티타임]을 비롯해 이번 주 플랫레터도 시원~하게 말아 왔습니다!

또 다른 프로젝트! 플랫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해' 기획 기사에 참여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로 보내주세요! 임신중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기사, 보기 싫은 기사, 궁금한 것, 경험담, 들은 이야기, 생각거리 등등 무엇이든 알려주세요.(절대 익명 보장!!)   



원민경 변호사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내정됐습니다. 이를 두고 ‘이번에는 다를까’란 기대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어요. 그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장, 한국여성의전화 이사, 한국성폭력상담소 자문위원 등을 지내며 여성과 아동 인권 문제에 전문성을 쌓아왔고요. 그간 수임해 온 사건을 보면 성매매처벌법개정연대 등에서 법률팀으로 활동하며 성매매 피해 여성을 변호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언론과 질의응답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 강간죄 개정, 임신중지권 등 시급한 의제에 관해서도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답을 내놨습니다. “필요성이 크다”, “기본권 측면으로 보려는 논의” 등 전체적으로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는 메시지와 함께 “사회적 토론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니 견해를 밝히지 않겠다는 류의 회피와는 달라 보이긴 합니다. 

또한 성별 격차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어요. 원민경 내정자는 “성별임금격차, 젠더폭력에서의 안전 격차, 돌봄과 가사노동에서의 성별격차, 성평등에 대한 청년세대의 인식 격차 등 격차가 큰 것이 매우 심각하다”며 격차 해소를 우선순위로 삼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성매매를 여성 착취로 보는 견해도 분명히 밝히며, 시급한 과제로 “성매매 같은 폭력 문제”를 꼽았습니다. 

이전 후보였던 강선우 의원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여가부 업무 관련 전문성이 돋보이는 인사이긴 합니다. 정부 안으로 들어가 역량을 펼치려면 대통령실과 국회, 시민사회의 뒷받침이 필요하겠지만요. 입주자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입주자님은 청소년기에 <너도 하늘말나리야>, <유진과 유진> 같은 청소년 소설을 읽어보신 적 있나요? 새 코너 ☕[플랫한 티타임] 첫 손님으로 아동청소년문학 이금이 작가를 모셨습니다. 이금이 작가는 등단 40주년을 넘겼고, 작품 중에는 교과서에 수록된 것도 있어 아마 많은 입주자님이 알아보실 것 같기도 합니다. 

이금이 작가는 최근 <슬픔의 틈새>(사계절출판)를 펴냈어요. 2017년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사계절출판)부터 <알로하, 나의 엄마들>(창비 2020)로 이어지는 일제강점기 한인 여성 디아스포라 소설의 마무리인데요. 일제강점기 사할린으로 끌려간 조선인 가족들의 일대기를 담고 있습니다. 11살 소녀 주단옥이 화태 탄광으로 징용 간 아버지를 찾아 엄마, 형제들과 뱃길에 오르면서 이야기가 시작돼요. 

‘디아스포라(diaspora)’에는 ‘흩뿌려지다’라는 의미가 있는데요. 고향을 떠나왔다고 해서 다 디아스포라인 것은 아니고, 학자들은 고향을 향한 귀환 욕구, 집단적 박해 경험 같은 것을 디아스포라의 요건으로 꼽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라 잃은’ 국민인 사할린의 한인들은 디아스포라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흥미로웠던 것은 이들이 무조건 귀환을 희망하지는 않는다는 것인데요. 이금이 작가는 이러한 복잡성이 ‘인간다운 감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국에 배신당하면서도 그리워하고, “차라리 없었으면” 싶은 마음까지 드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인데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조국은 무엇인지, 어디를 고향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등 여러 고민이 들었습니다. 

이금이 작가는 이 작품이 ‘틈새’를 지나고 있는 여러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했어요. 이 작가는 아동청소년문학을 통해 사실상 한 세대를 키워냈는데요. 이러한 공로로 지난해에는 ‘아동문학계 노벨상’으로 꼽히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문학상에 한국인 최초로 글 작가 부문 최종 후보가 됐습니다. 올해 다시 한국 후보로 뽑혀, 내년 수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좋은 소식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제가 어릴 땐 이혼이 마치 ‘사회악’인양 다뤄졌던 기억이 납니다. ‘가정 해체’, ‘가정 파괴’라는 수식이 붙고 원래는 없던 이혼숙려제도라는 것도 생겼어요. 개인의 권리, 여성의 경제력, 가정폭력에 관한 인식 등이 높아지는 단계에 접어든 사회에서 이혼율이 상승하는 현상은 흔하잖아요. 2000년대 초중반쯤 한국 사회가 딱 그 단계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2025년의 한국 사회는 다음으로 나아갔을까요? 최근 방송인 홍진경씨가 이혼 사실을 고백하며 화제가 됐습니다. 흥미로웠던 것은 이혼 사유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좀 다르게 살아보자”는 생각이었다는 점인데요. 이혼하고도 딸을 전과 같이 돌보고, 서로의 원가족과도 원만히 지낸다는 데에서 확실히 남다름이 느껴졌습니다. 

🧵이진송 칼럼니스트는 이것이 “결혼과 가족의 개념이 이제 다른 방향으로 전환되었음을 선언하는 듯하다”고 진단합니다. 이혼 사실이 알려진 후 공감한다, 부럽다 등의 반응도 많았고요. 

입주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원래는 ‘졸혼’도 한국 사회에 없던 개념이지요. 실제 졸혼 사례가 아직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혼인관계의 마무리’라는 사고방식을 틔워줬듯이, 이처럼 ‘쿨’한 이혼도 혼인 관계에 대한 관념을 흔들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성현 인턴기자가 수전 손택의 글을 소개합니다😎


🍀<여자에 관하여>, 수전 손택


스물다섯이 되고 친구들과 노래방에서 송지은의 ‘예쁜 나이 스물다섯 살’을 열창했습니다. 발랄한 안무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이 노래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스물다섯’이라는 나이를 새롭게 정의했기 때문이었어요. 한때 여자의 나이를 크리스마스 케이크에 빗대며 🧵“여자는 스물다섯이 지나면 꺾인다”는 혐오가 농담처럼 소비되곤 했습니다. 남성에게는 좀처럼 붙지 않는 경고였고요.


‘젊음’을 숭배하는 사회에서 노화는 누구에게나 부담이 됩니다. 하지만 여성은 노화 과정에서 특히 수치심을 겪습니다. 🧵수전 손택은 바로 이 문제를 짚습니다. <여자에 관하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누구든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대답하는 사람은, 프랑스인들의 신중한 표현을 빌리자면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여자일 것이다.


손택은 남성도 나이를 먹으며 우울해할 수는 있지만, 여성만큼 노화를 두려워하지는 않는다고 말합니다. 남성성은 유능함, 자율성, 자제력 같은 자질과 동일시됩니다. 젊음이 사라져도 크게 위협받지 않는 특성이죠. 그러나 여성에게는 젊음과 동일시되는 아름다움이 정체성으로 강요되고, 그것이 사라질 때 훨씬 더 가혹한 평가를 받습니다. 이것이 손택이 말한 ‘나이듦의 이중 잣대’입니다.


노화와 수치심은 이 책이 다루는 여러 주제 중 하나인데요. <여자에 관하여>는 🧵아름다움의 강박, 욕망과 섹슈얼리티, 영화와 페미니즘 등 여성을 둘러싼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1970년대 미국에서 쓰인 글이지만, 오늘 한국 사회에도 낯설지 않은 문제들입니다.


책을 덮고 나면 이런 물음이 남습니다. ‘나는 나이듦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우리 사회는 여성에게 어떤 기준을 강요하고 있을까?’ 손택의 강렬한 문장은 이 질문을 마주할 용기를 줍니다.




👤 이성현 인턴기자님 매번 좋은 책과 전시 소개 감사합니다! 챙겨 볼게요 

👤 '여성 경찰들이 러닝을 하는 이유' 이 기사를 트위터에서 먼저 봤는데요. '한국이었으면 여자들 러닝 못하게 단속한다'는 늬앙스의 글이 트위터에서 엄청 퍼졌더라고요. 솔직히 맞는 말 같아서 한번 더 헉했습니다. 애초에 범죄가 생기면 범죄자를 잡는게 먼저일 텐데요. 이번주 레터도 잘 읽었습니다!

👀 From.Fl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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