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읽은 소설에 깊은 감동을 느껴본 적이 있나요? 그런 경우 대부분 작가가 누구인지 궁금해져 그의 다른 작품을 찾아 읽게 됩니다. 두번째 작품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면, 그 작가의 또다른 작품들을 찾아 탐독하며 작가의 전 작품을 읽게 되겠죠. 이런 독서 경험을 할 수 있는 작가가 많다면 독자로서는 더없이 행복한 일일 것입니다. 제게도 늘 기대와 공감을 주어 탐독하게 만드는 작가가 여럿 있습니다.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라 주로 눈여겨본 소설가의 다른 작품을 꾸준히 찾아 읽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해외 소설가뿐만 아니라 국내 소설가 중에서도 신작 소식이 들리면 놓치지 않고 읽게 되는 편입니다.
며칠 전 『이중 하나는 거짓말』을 출간한 김애란 작가가 그런 경우에 속해요. 김애란 작가의 소설은 언제나 제게 감동 그 이상의 것을 주었습니다. 소설이란 작가의 상상으로 발현되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그 삶 속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특별한 경험도 하게 해준다는 것을 작가의 첫 소설집에서 깨달은 바가 있기에 새로운 출간 소식에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해졌죠.
이번 〈계절공방〉은 13년 만의 장편소설을 펴낸 김애란 작가 특집입니다. 하여 김애란 작가의 작품으로 계절책장을 꾸며보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김애란 작가의 작품들을 꾸준히 읽어왔으니 저로서는 특별하고 행복한 일이지만 머릿속에서 헤아려보니 첫 소설집 『달려라, 아비』와 첫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바깥은 여름』 『침이 고인다』 『비행운』밖에 안 떠오르더라고요. 아, 그리고 아직은 유일한 산문집 『잊기 좋은 이름』도 있군요. 어째서 이것밖에 기억나지 않는 것인지, 놓친 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검색을 해보니 2003년에 등단한 그는 한 권의 장편소설과 네 권의 소설집 그리고 한 권의 산문집을 출간한 게 전부이더군요. 이럴 수가! 그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독자들이 왜 그렇게 김애란 작가의 신간에 목말라했는지 이제야 깨달은 저는 아무래도 작가의 ‘애정팬’이라고 말하기는 몹시 미안하지만, 그나마 출간한 모든 작품을 읽었다는 자부심이 이 글을 쓰게 합니다.
그래서 이번 계절책장에서는 제가 읽고 추천하고픈 김애란 작가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해요.
by. 롤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