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공방 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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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8. 23. 계절공방 8호 - 김애란이라는 '시절'
  김애란 작가의 작품들은 저의 여러 시절들을 함께했습니다.
  ‘나’와 ‘공부’보다 ‘친구’가 더 중요했고 ‘소설’과 ‘영화’를 더 사랑했던 시절. 교과서 사이로 몰래 읽었던 『달려라, 아비』는 저의 사춘기 시절을 함께하며 아직은 생경했던 ‘비극’이란 상황에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었죠.
  언론 고시 문항보다 더 많이 읽었고 동시에 밑줄 그은 문장들이 가득했던 『비행운』은 단문의 지독한 매력에 빠져 서사를 다루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마음먹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기사를 쓰는 일보다 읽을 이야기들이 쌓여 있는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선명한 마음을 보았죠.
  『바깥은 여름』이 나오던 시절. 그때는 제가 누군가를 영영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경험하던 해였습니다. 어쩌면 내가 읽어온 수많은 서사들은 현실이 되어 나를 선명하고 지독하게 괴롭힐 수도 있겠구나 깨닫게 해주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소설은 인간의 삶 그 자체라는 걸 경험하고 본격적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이번 〈계절공방〉은 어쩌면 모두가 사랑할 작가, 김애란 작가 특집으로 꾸려보았습니다.
  에디터들이 한 편씩 꼽은 최애 단편들과 김애란 작가의 작품 두 편의 책 표지를 맡은 디자이너 레터 등을 만나보실 수 있어요. 여러분에게 김애란 작가란 어떤 의미인가요?
  제게는 ‘지나온 모든 시절’을 의미합니다.

by. 그나

Guest - 두 권의 책을 만들며 By. 디자이너 최윤미
Editor's Pick - 우리가 사랑한 김애란 단편
계절책장 - “진실을 감당하는 데는 언제나 큰 용기가 필요하니까” — 다시 읽는 김애란 
Quote : 계절문장 - 김애란 「이중 하나는 거짓말」
Guest - 두 권의 책을 만들며 By. 디자이너 최윤미

  <계절공방>에 실릴 레터를 요청받고 7년 전 『바깥은 여름』을 만났을 때를 떠올려봅니다. 당시 문학동네에서는 처음으로 펴내는 선생님의 소설집이었고, 오래 기다린 신작이라 출간 전부터 여러모로 기대와 열기가 높은 작품이었습니다. 그때의 저는 국내소설을 작업한 경험이 부족하다 여기던 시기라 막막한 걱정과 부담감에 모니터 앞을 쉽게 떠나지 못했습니다. 소설집 제목을 따라 ‘안과 밖’, ‘여름’에 초점을 맞춘 많은 시안들이 만들어지고 사라졌습니다. (눈물을 닦으며 묵혀뒀던 작업 폴더를 열어보니 그대로 묻어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시안들…….)

  출간일은 다가오고 답은 보이지 않아 그날도 퇴근을 미루고 막연하게 사진을 찾던 중에 드디어 퇴근의 확신을 주는 이미지를 만났습니다. 고요하게 문을 통과하는 인물에게서 「입동」의 미진이 보였습니다. 빼꼼히 보이는 올리브색 벽지까지. 작품들의 정서를 생각하면 여름의 뜨거움에 반하는 약간의 서늘함이 필요했기에 원본의 배경을 푸른색으로 바꿔 대비를 쨍하게 다듬은 뒤에 지금의 표지가 완성됐습니다.

  그렇게 무사히 출간한 이후 많은 독자들에게 오래 사랑받는 좋은 작품에 함께한 것이 큰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에게도 책장 잘 보이는 자리에 두고 오래 보는 책이 되었습니다. 그때 함께 해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담당 편집자와 저는 아직 회사에 남아 있다가 7년 뒤 선생님의 신작 장편소설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Editor's Pick -  우리가 사랑한 김애란의 단편
ⓒinboil

  이렇게 한마음 한뜻으로 누군가의 신작을 기다리는 일이 있을까요? 『이중 하나는 거짓말』을 읽고 나누는 자리, 〈계절공방〉 에디터들은 김애란 작가를 향한 사랑 고백을 냅다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대화 끝에 이번 〈계절공방〉 8호도 만들어질 수 있었지요. 
  김애란 작가와 관련된 일이라면 누구보다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람들. 최근에는 원고를 최초 공개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고, 독파메이트에 지원하기도 하고, 찐팬 테스트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어요. 에디터들은 정말 김애란 작가님에 진심이랍니다.
오늘 에디터스 코너에서는 에디터 5인이 사랑한 김애란 작가의 단편을 하나씩 소개하려 합니다. 이번 호를 통해 새로 인사드리는 쏭소, 디또, 보니의 이야기도 담겨 있어요!

by. 지지

계절책장

“진실을 감당하는 데는 언제나 큰 용기가 필요하니까” — 다시 읽는 김애란 

  작가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읽은 소설에 깊은 감동을 느껴본 적이 있나요? 그런 경우 대부분 작가가 누구인지 궁금해져 그의 다른 작품을 찾아 읽게 됩니다. 두번째 작품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면, 그 작가의 또다른 작품들을 찾아 탐독하며 작가의 전 작품을 읽게 되겠죠. 이런 독서 경험을 할 수 있는 작가가 많다면 독자로서는 더없이 행복한 일일 것입니다. 제게도 늘 기대와 공감을 주어 탐독하게 만드는 작가가 여럿 있습니다.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라 주로 눈여겨본 소설가의 다른 작품을 꾸준히 찾아 읽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해외 소설가뿐만 아니라 국내 소설가 중에서도 신작 소식이 들리면 놓치지 않고 읽게 되는 편입니다.

  며칠 전 『이중 하나는 거짓말』을 출간한 김애란 작가가 그런 경우에 속해요. 김애란 작가의 소설은 언제나 제게 감동 그 이상의 것을 주었습니다. 소설이란 작가의 상상으로 발현되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그 삶 속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특별한 경험도 하게 해준다는 것을 작가의 첫 소설집에서 깨달은 바가 있기에 새로운 출간 소식에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해졌죠.

  이번 〈계절공방〉은 13년 만의 장편소설을 펴낸 김애란 작가 특집입니다. 하여 김애란 작가의 작품으로 계절책장을 꾸며보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김애란 작가의 작품들을 꾸준히 읽어왔으니 저로서는 특별하고 행복한 일이지만 머릿속에서 헤아려보니 첫 소설집 『달려라, 아비』와 첫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바깥은 여름』 『침이 고인다』 『비행운』밖에 안 떠오르더라고요. 아, 그리고 아직은 유일한 산문집 『잊기 좋은 이름』도 있군요. 어째서 이것밖에 기억나지 않는 것인지, 놓친 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검색을 해보니 2003년에 등단한 그는 한 권의 장편소설과 네 권의 소설집 그리고 한 권의 산문집을 출간한 게 전부이더군요. 이럴 수가! 그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독자들이 왜 그렇게 김애란 작가의 신간에 목말라했는지 이제야 깨달은 저는 아무래도 작가의 ‘애정팬’이라고 말하기는 몹시 미안하지만, 그나마 출간한 모든 작품을 읽었다는 자부심이 이 글을 쓰게 합니다.

  그래서 이번 계절책장에서는 제가 읽고 추천하고픈 김애란 작가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해요.

by. 롤러

Quote : 계절문장
김애란 『이중 하나는 거짓말』

  *인용: 김애란, 『이중 하나는 거짓말』, 문학동네, 2024

<계절공방> 8호는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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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절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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