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에 사진을 시작해 여든이 넘은 지금까지 사진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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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와타리 하지메가 여자를 찍는 이유
60년대에 사진을 시작해 여든이 넘은 지금까지 사진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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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와타리 하지메가 
여자를 찍는 이유

글. 박의령(피처 에디터)










사와타리 하지메(沢渡朔)는 60년대에 사진을 시작해 여든이 넘은 지금까지 사진을 찍는다. 재미 있는 점은 데뷔 후 여태 정점에서 내려온 적이 없으며 96%는 여자를 피사체로 찍었다. 여자 누드를 꾸준히 찍는 건 신기한 일도 아니지만 그는 60년대에 서양 여자를 찾아 다니며 담았다. 2000년대까지 꿋꿋하고 편벽한 작업물을 보면 작가를 만나서 꼭 이유를 물어보고 싶은 생각만 든다. 다행히 몇 기자가 그 이유를 물은 적이 있다. 




안팎으로 사와타리 하지메의 역작이라고 하는 <나디아> 시리즈의 모델 나디아. 나디아를 찍는 창에 비친 사와타리 하지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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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인 아버지 밑에서 문화적 양분을 듬뿍 얻고 자라나 선물 받은 올림푸스 35로 사진을 찍어 학생 시절부터 각종 콘테스트에 입상한다. 일본 대학 예술 학부 사진과를 졸업하고 일본 디자인 센터에서 일하다가 <유행통신(流行通信)>, <소엔(装苑)> 등 로컬하이패션지에서 프리랜스로 패션 사진을 찍고 1973년 낸 <나디아 숲의 인형관(nadia 森の人形館)>, <소녀 앨리스(少女アリス)>가 온갖 상을 타고 신나게 팔려 나간다. 연호가 바뀐 지금까지 패션지의 에디토리얼을 찍고 화보집을 내고 전시를 연다. 경력이 그린 듯이 반듯하다.

사와타리 하지메가 여자에 매료되어 사진을 찍은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지적 소양이 가장 크다. 40년에 도쿄에서 태어나 60년대에 20대가 된 그는 재즈와 누벨바그 영화에 넋이 팔린다. 시인 시라이시 카즈코(白石かずこ), 또 한 명의 유명 사진가 시노야마 키신(篠山紀信),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세계적인 작가인 우노 아키라(宇野亜喜良), 요코 타다노리(横尾忠則)와 어울리며 세계를 넓힌다. 당시 빠져있던 재즈, 재즈 하면 흑인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요코타 기지를 찾아가 초기 작업 중 하나인 흑인 여자를 찍는다. 주변인들과의 교류에서 여성과 아이라는 확실한 주제를 정립하고 시인 타카하시 무츠오(高橋睦朗), 우노 아키라와 함께 창작 시집을 만든다. 귀스타브 모로(Gustave Moreau)의 회화나 피에르 루이스(Pierre Louÿs)의 글을 통해 발화된 그리스 신화의 불씨는 나디아 시리즈로 옮겨 붙는다.

흑인 여자를 찍은 60년대 초기 작품.

아프로디테나 나르시스가 되어 숲을 흥청망청 뛰어 다니는 모습을 담은 <나디아 숲의 인형관>.

아직도 패션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그는 옷에 느끼는 흥미보다 여자를 찍을 수 있기 때문에 패션 사진을 찍었다. <보그>나 <하퍼스 바자> 같은 글로벌 패션지에서 리차드 아베돈(Richard Avedon)이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있는 화보를 찍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 장면처럼 하나의 꽉 찬 신을 만들고자하는 마음. 하지만 상업지에서는 제약이 있었고 일을 접고 사비를 들여 하고 싶은 것을 했다. 그 한 권인 <나디아 숲의 인형관>은 사와타리 하지메의 전매특허가 되고 이어 영국 소녀를 주인공으로 찍은 <소녀 앨리스>도 호평을 얻으며 특기가 시작된다.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








1990년대








그리고 현재

모토라 세리나와 함께한 <Libertin DUNE>의 에디토리얼.


2000년대에 들어서고 20년 동안 그는 더욱 활발하게 사진을 찍는다. 패션 매거진의 표지를 장식하거나 차세대 모델 모토라 세리나(モトーラ世理奈)의 사진집을 만들기도 했다. 나이를 떠나 여성을 섹슈얼하게 인식하게 하는 그의 작법은 요즘 시대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일으킨다. 

“누벨 바그와 비트 문학을 알고 일본이 너무 늦었다는 생각에 쇼크를 받았다. 내가 사회를 바꿀 수는 없더라도 흐름에 따라 가지 못한다는 분노는 있었다. 우드스톡 이후에 70년대는 모두 무언가 열심히 될 수 있는 시대였다. 그래서 자신의 욕구를 부딪히는 방법으로 시와 연극 등 표현을 각각 선택해 갔다. 내 경우는 그것이 사진이었다.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여성을 동경한다는 기분이 강하다.”

여기까지 스크롤을 내리고 나면 그의 여자 피사체에 대한 집념이 일종의 페티쉬라는 의견 혹은 확신도 생길 것이다. 그랬다면 예술가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과 대상화 사이에 얼만큼의 간격이 있는지 더욱 생각해 볼 일이다.      












<Harper’s Bazaar>의 피처 디렉터다. 가장 호기심 많았던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익힌 것들을 아직 좋아한다. 가끔 사진을 찍고 믹스 테이프를 만들기도 한다. 
 
박의령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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