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1. 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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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리듬이 액션이 된다, 베이비 드라이버👶🚗

이것은 뮤직비디오인가 영화인가. <베이비 드라이버>의 오프닝 시퀀스를 보면서 <극한직업>의 명대사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라는 말을 패러디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둘 중 어느 것이라 해도 관객을 만족시키기에 한 치의 모자람도 없는 음악과 장면 사이 치밀한 타이밍의 계산이 매력 포인트다. 마치 호불호가 갈릴 일 없을 것 같은 갈비와 통닭이라는 두 메뉴처럼 <베이비 드라이버>는 음악을 위한 영화임을 확실히 하면서도 순수함과 거친 면모를 오가는 베이비라는 캐릭터와 수려한 영상미,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컷 타이밍과 롱테이크신 등 영화로써 얻을 수 있는 매력 또한 소홀히 하지 않는다.
 
💿 Jon Spencer Blues Explosion의 ‘Bellbottoms’ 
Bellbottoms는 한 마디의 대사도 없이 오로지 음악과 장면만으로 관객을 집중시키는 “마성의 오프닝 시퀀스 6분”을 책임지는 곡이다. 자로 잰 듯 박자와 맞아 떨어지는 인물들의 움직임에서 장면을 위한 음악이 아닌 음악을 위한 장면을 연출했음을 느낄 수 있다. 빨간색 스포츠카가 미끄러지듯 등장하고 주인공 베이비가 아이팟으로 음악을 재생하는 순간, Bellbottoms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빰빰! 하는 곡의 포인트에 맞추어 베이비와 강도단은 고개를 움직이고, 차 문을 열고, 트렁크를 닫는다. 이동진 평론가의 말처럼 곡의 리듬과 인물들의 행동이 치밀하게 계산되어 착착 달라붙는다. 곡의 1부가 끝나고 2부로 접어드는 시점에서는 베이비 혼자만의 콘서트가 시작된다. 와이퍼는 베이비의 메트로놈이고 차 안은 그의 공연장이 된다.

💿 Simon & Garfunkel 의 ‘Baby Driver’ 
<베이비드라이버>의 감독인 에드가 라이트는 이 곡에서 영감을 받아 무언가 질주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특이하게도 영화가 먼저가 아니라 곡이 먼저였다. 제목에서 전달되는 강력한 액션의 향기는, 이 곡 역시 여타 액션 영화의 OST처럼 귀를 얼얼하게 하는 장르가 아닐까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감독이 영감을 받았다는 Simon & Garfunkel의 ‘Baby Driver’는 액션 영화 특유의 파괴적인 에너지와 속도감을 표현하는 Rock 혹은 Heavy metal이 아닌 Folk pop이다. 격정적인 드럼소리와 울부짖는 악기소리 대신 몸을 움직이지 않을 수 없는 리듬과 쭉쭉 뻗어나가는 멜로디, Folk 특유의 순수함과 따뜻함에서 감독이 의도한 ‘무언가 질주하는 영화’가 기존의 액션 영화와는 다른 결의 액션 영화임을 짐작할 수 있다. 
주인공 베이비는 천재적인 운전 능력을 가졌지만 어릴적 사고로 소리가 울려 늘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는다. 영화 전체가 베이비의 플레이리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음악을 위한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감독의 훌륭한 캐릭터 설정이자 주인공의 소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장치다. 베이비는 죄책감을 가지면서도 강도단과 함께 은행을 터는 일에 가담하며 무시무시한 운전 실력을 뽐내지만, 무고한 시민이 죽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나름의 친절을 베푼다. 청각장애인인 양아버지를 안심시키기 위해 위험한 상황에서도 선의의 거짓말로 일관하는 모습, 운전석에 앉아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혼자만의 콘서트를 즐기는 모습, 연인인 데보라와 함께 음악 이야기를 나누며 무장 해제되는 모습들에서 차를 운전할 때와는 정반대인 그의 순수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 Kid Koala의 ‘Was he slow’ 
강도단과 함께 일하기 위해 통과의례를 거치는 장면에서, 베이비는 쟤 좀 모자란 것 아니야? 느린 것 아니야? “Was he slow?”라는 강도단의 조롱을 녹음해 곡을 만든다. 본인에 대한 조롱을 가볍게 비트에 태워 날려버리는 주인공 베이비의 모습에서 에드가 라이트 특유의 R등급(욕설, 마약, 선정성이 짙은 장면 등을 포함한 영화를 분류하는 미국의 영상물 등급. 한국의 ‘청불’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비슷하게 이해해도 무리는 없을 듯하다.) 유머 코드를 느낄 수 있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Was he slow”라는 곡의 제목을 적고는 상자를 열어 카세트테이프를 보관하는 장면에서, 빽빽하게 들어찬 베이비만의 카세트테이프 목록이 관객으로 하여금 그동안 음악이 그의 삶에서 어떤 역할이었을지 짐작하게 한다.
 
💿 Carla Thomas의 ‘B-A-B-Y’ 
데보라와 베이비가 처음 만나는 장면에 삽입된 곡으로, 정확히 말하자면 데보라의 “B-A-B-Y”라는 흥얼거림이 삽입되었다. <베이비 드라이버>를 대표하는 곡이라 할 수 있으며, 주인공 베이비와 데보라 사이 러브라인의 시작을 담당한다. 데보라를 연기한 릴리 제임스의 목소리가 충격적으로 달콤해서인지, 영화 전반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액션신에 뒤지지 않는 강력한 존재감을 뽐낸다. “그거 무슨 곡이야?”라고 묻는 데이비의 질문에 이어 Carla Thomas의 “B-A-B-Y”가 흘러 나오며 음악으로 통하는 데보라와 베이비가 서로의 ‘baby’가 될 것을 암시한다. 음악이라는 강력한 공통분모로 가까워진 두 친구가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어느새 베이비가 되고 허니가 되는 것은 국가를 막론하고 통하는 무언가가 아닐까 생각했다. 하울앤제이의 ‘perhaps love’가 떠오르는 달달한 장면이다.

데보라와 베이비가 처음 만나는 장면

💿 Queen의 ‘Brighton Rock’ 
속도감, 박진감의 정수를 표현하는 곡이다.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대부분의 액션 영화에서 사용될 법한 Rock 장르다.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은 기타 속주는 베이비의 후반 결투에 속도감과 박진감을 더한다. 동시에 행복한 머큐리와 메이의 보컬은 긴장감 넘치는 상황과 대비되어 다소 익살스러운 느낌을 준다. 강도, 살인, 폭주 차량 운전 등과 같이 글로 나열하기만 해도 심각한 범죄가 빠른 템포의 낙천적인 보컬과 만나 하나의 코미디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킹스맨>에서 잘린 머리들과 함께 폭죽이 터지는 장면이 연상되기도 한다. 영화로 표현해낼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새삼 경이로움을 느낀다.
 
💿 Sky Ferreria의 ‘Easy
강도짓을 청산하고 데보라와 함께 핑크빛 미래를 꿈꾸는 베이비가 최후의 결투를 마치고 정신을 잃은 후 깨어나 운전하는 데보라를 바라볼 때 흐르는 곡이다. 해당 장면에 삽입된 곡은 베이비의 엄마 역할을 맡은 스카이 페레이라가 부른 버전이다. 스카이 페레이라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며, 운전대만 잡으면 세상 모든 것에 거침없었던 베이비가 사고로 잃은 엄마를 떠올릴 때 보였던 깊이를 알 수 없는 표정이 다시 한 번 화면에 스친다. 폭풍이 지나간 후 맑은 하늘 아래 질주하는 차 안에서, 베이비는 데보라와 함께라면 트라우마였던 엄마에 대한 기억을 놓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듯하다. 모든 상황이 끝난 후 안심하면서도 허무해 보이는 베이비가 어딘가 애잔해진다. 곡의 제목 그대로 ‘easy’해지는 스카이 페레이라의 보컬은 베이비와 데보라를 비롯해 관객의 마음까지 어루만진다. 영화를 가득 채웠던 박진감 넘치는 액션, 차량의 속도감을 표현하기 위한 악기들의 속주와 액션신의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 몰아쳤던 사운드가 최후의 결투와 함께 모두 사라진 후 그 빈자리를 채우는 곡이기에 더욱 그렇다. 수축 98%에 이완 2%를 곁들여 200%의 몰입감을 이끌어내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모든 리듬이 액션이 된다”라는 영화의 소개 메시지처럼, <베이비드라이버>에서 음악은 다른 모든 것보다 우선이다. 영화의 모든 움직임이 그 순간 플레이되는 음악의 리듬과 박자에 의해 정해지는 건 “음악이 주도하는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에드가 라이트에게 무척 중요한 연출 방식(<씨네21>2019.09.13자, “에드가 라이트의 오락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의 트랙리스트 7”에서 발췌)이었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공부를 해내고 확인해도 줄어들지 않는 퇴근까지의 시간을 잘 견뎌낸 스스로에게 <베이비드라이버>를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 삶이 답답할 때, 합법적인 선 안에서 최고의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아닐까 한다. 베이비와 함께 헤드뱅잉하며 영화를 관람하다 보면 들이받아버리고 싶었던 것들이 조금은 사라질 것이다.

베이비 드라이버

개봉 2017.09.17
장르 액션/범죄/스릴러
국가 영국, 미국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에드가 라이트 
음악 스티븐 프라이스 
주연 안셀 엘고트(베이비 역), 케빈 스페이시(독 역), 릴리 제임스(데보라 역), 에이사 곤살레스(달링 역),
존 햄(버디 역), 제이미 폭스(뱃 역)
러닝타임 112분
수상내역 71회 영국아카데미시상식, 2018



호우! 자유로운 영혼들 모이세요~~ ROCK의 역사 2
🎸 제2차 브리티시 인베이전에서 현재까지 🎸
 
안녕하세요~ 엄쥐예요! 저번 시간에 제1차 브리티시 인베이전까지 다루면서 비틀즈와 롤링스톤즈의 곡을 추천해드렸죠? 이번 호에서는 제2차 브리티시 인베이전에서부터 현재까지를 다뤄볼 거예요. 브리티시 인베이전이 몇 차까지 있느냐에 대해 말이 다 다른데, 대다수 영미권 음악 평론지에서는 1969년을 끝으로 브리티시 인베이전이 끝났다고 봐요. 1970년대를 제2차로 나누는 매체는 소수라고 하지만 저는 나눠보려고 해요. 그전까지는 비틀즈의 지분이 너무 컸고 이후에 좀 더 다양해졌다고 보거든요.
모두 자세히 다루지는 못할 것 같아요. 록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미리 사과드립니다. 좋아하는 뮤지션이 언급되지 않아도 부디 대노하지 않으시길…!😅 하지만 록에 관심이 없으셨던 분들은 이런 밴드들이 있었고 이런 곡들이 있었구나, 하는 정도로만 짚고 가도 록에 대해 알아가는 시작으로는 좋을 거라 생각해요. 이 글을 보며 호기심이 생긴다면 그때부터 스스로 찾아보며 정말 자신만의 음악 탐험을 해보는 거예요!!😊 자, 그럼 가볼까요?
 
1970년대
1970년대는 그야말로 록의 전성기였어요. 록의 다양한 하위 장르가 생겼고, 엄청난 록 뮤지션들이 대거 탄생했죠. 제2차 브리티시 인베이전은 이런 1970년대의 영국 밴드의 활발한 미국 활동 시기를 일컫는 말입니다. 이때 롤링 스톤즈는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비틀즈는 1970년에 해체했지만 개인 활동을 계속 이어나갔지요. 존 레논(John Lennon)의 ‘Imagine’이 수록된 두 번째 솔로 앨범도 이 시기에 나왔답니다. 반전과 평화에 대한 곡으로 유명하죠.
1968년, 영국의 한 록 밴드가 야드버즈(The Yardbirds)에서 뉴 야드버즈(The New Yardbirds)로, 그리고 또 한 번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으로 이름을 바꿉니다. 이들은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와 함께 헤비메탈의 시초로 꼽히며 하드 록으로도 유명하지요. 헤비메탈은 블루스 록과 사이키델릭 록(몽롱하고 환각적임)이 결합하면서 소리를 강하게 키운 장르입니다.
하드록과 헤비메탈 모두 전체적으로 볼륨이 크고, 강한 비트와 디스토션(Distortion, 음을 거칠게 만드는 왜곡)이 특징이며 둘은 다르다기보다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럼 어떤 면에서 차이가 있는가? 여러 의견이 있지만 헤비메탈에서는 하드록의 기반이 되는 블루지한 느낌이 많이 빠졌다는 게 보통 드는 차이점이에요. 그 자리는 하드록보다 더 공격적이고 금속적인 사운드로 채워졌지요. 또 리프(Riff, 반복되는 코드 진행으로 이루어진 악절) 중심의 음악이며 단조로움을 깨는 시원한 기타 솔로가 늘 있습니다. 가끔 키보드 솔로로 대체되기도 해요. 레드 제플린과 함께 블랙 사바스, 딥 퍼플(Deep Purple), 이렇게 세 그룹이 헤비메탈의 대표 삼 주자라고 할 수 있어요.

1973년에는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가 앨범 <The Dark Side of the Moon>을 내고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프로그레시브 록의 시대가 열립니다. 빛 한 줄기가 삼각 프리즘을 통과해 무지개빛으로 나오는(그중 남색이 빠졌지만) 앨범 커버, 혹시 아세요? 가수나 곡명은 몰라도 한 번쯤 보셨을 법해요. 실제로 밴드 인지도보다 이 앨범의 인지도가 더 높다는 말도 있고요. 이 앨범은 수록곡이 각기 다른 노래를 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향해 모든 노래가 함께 작품을 이루고 있어요. 메들리 형식으로 되어 있어 곡 사이에 끊어짐이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42분여를 죽 이어 들어야 한 번의 감상이 된다고 해요! 시간, 돈, 광기, 죽음 등 무거운 소재와 자본주의의 병폐, 전쟁의 고통 등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다루었으며 앨범 자체가 하나의 명곡이자 예술 작품처럼 여겨지기에 아트 록으로도 분류된답니다. 1970년대 중반에는 펑크록이 많이 유행했고 대표적인 밴드로는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 더 클래쉬(The Clash) 등이 있습니다.

핑크 플로이드의 <The Dark Side of the Moon> 앨범 커버
🎧 레드 제플린의 'Black Dog'
레드 제플린은 ‘Stairway to Heaven’이 무척 유명하죠. 하지만 그 곡은 헤비메탈 발라드 느낌이고 저는 하드 록을 좀 더 보여드리고 싶어 이 노래를 골랐어요. ‘Black Dog’는 1971년 발매된 이들의 네 번째 앨범 <Led Zeppelin IV>의 첫 수록 곡인데요 보컬 로버트 플랜트의 거침없는 목소리와 강한 비트가 매력적이에요. 헤비메탈이라기보다 하드 록이니 이 장르를 ‘별로 내 타입 아니야’ 생각하신 분도 들어보면 ‘생각보다 괜찮은데?’ 하실 걸요? 초반부에서부터 블루지한 느낌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 핑크 플로이드의 ‘Time
<The Dark Side of the Moon>의 네 번째 수록곡입니다. 온갖 시계 소리를 섞어놓은 사운드로 실험적인 색채가 강한 도입부를 들으며 저는 ‘오, 역시 예술성이 톡톡한데. 너무 쪼아!🤩 하지만 데일리로 듣기는 어렵겠다'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2:48 이후를 들으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메이저 코드 진행이 뭔가 사람을 풀어지게 하더라고요. 그리고 약간은 예상치 못한 엔딩에 또 반해버렸답니다. 신기하고 흔하지 않은(=제 취향) 노래입니다. 설명은 좀 발랄하게 했나 싶지만 덧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내용이랍니다.😮
1980년대
80년대도 여전히 하드록과 메탈 중심의 록 음악이 강세였습니다. 영국에서는 1970년대 후반에 시작되어 80년대 초반에 이르러 꽤 국제적인 주목을 받게 된 메탈 음악의 집단적인 움직임이 있었어요. 바로 NWOBHM(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인데요. 여기서 최고의 헤비메탈 그룹으로 꼽히는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 등을 선두로 한 브리티시 메탈 - 스래시 메탈(Thrash metal, 빠른 템포와 두 대의 베이스드럼의 공격적인 비트가 특징) - 팝 메탈(Pop metal)과 글램 메탈(Glam metal, 화려한 의상 등으로 시각적 이미지를 부각함) 등 다양한 하위 장르로의 이동이 있었답니다. 스래시 메탈에는 메탈리카(Metallica), 팝 메탈에는 본 조비(Bon Jovi)를 추천하고 싶어요. 둘 다 미국 밴드입니다. 보헤미안 랩소디로 유명한 영국 록 밴드 퀸(Queen)은 전성기의 중후반을 달리고 있었고, 87년부터는 미국 록 밴드인 건즈 앤 로지스(Guns N' Roses)가 큰 인기를 끌었어요.
 
1990년대 
북유럽에서는 메탈이 여전히 잘 나갔지만 영국, 미국에서는 하드록, 메탈에 열광하던 추세가 펑크록에서 출발한 얼터너티브 록(Alternative Rock)으로 옮겨갔답니다. 말 그대로 ‘대안의' 음악이며 장르적 특성보다는 메탈을 대신한 시기적 특성으로 붙은 이름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에요. 그래도 음악적으로 거슬러가 보면 뉴웨이브(New wave, 1970년대 중반에 펑크 록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장르로 경계가 명확하지 않음)와 그런지(Grunge, 빠르고 공격적인 펑크라 할 수 있는 하드코어 펑크와 헤비메탈의 특징이 섞였으나 테크닉이 단순하고 중간 정도의 속도를 지님. 얼터너티브 록의 하위 장르)의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시기의 유명한 뮤지션은 미국 밴드 너바나(Nirvana)와 펄 잼(Pearl Jam), 영국 밴드 오아시스(Oasis)와 라디오헤드(Radiohead, 85년에 결성했지만 이름을 라디오헤드로 바꾸고 92년에 메이저 데뷔) 등이 있어요. 오아시스는 록 외에 브릿팝(British Pop을 보통 이렇게 부름)으로도 많이 분류되는데요, 얼터너티브 록과 브릿팝은 붙어 다니는 경우가 많아요. 마치 하드 록과 헤비메탈처럼요! 브릿팝은 ‘브리티시 모던 록’으로 불리기도 해요. 오아시스가 좀 더 팝 쪽에 가깝지 않냐고 볼 수도 있겠지만 비틀즈, 섹스 피스톨즈 등 록 밴드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말랑한 다른 브릿팝 밴드에 비해, 오아시스는 기타의 디스토션 등으로 록의 성향이 짙은 편입니다.

너바나의 <Nevermind> 앨범 커버. 이것을 검색해보면 사람들이 패러디한 사진도 많다.
🎧 너바나의 'Drain you' 
오예!! 끝내주는 무대입니다. 물속에서 아기가 헤엄치고 있고 앞에 달러가 있는 커버 아시나요? 2집 <Nevermind>의 여덟 번째 수록곡입니다. 영상을 보다보면 무대에서 미친듯이 춤추는 사람이 있는데 난객이 아니라 그들의 친구였던 안토니 헛킨슨(Antony Hodgkinson, 인디 락 밴드 Bivouac의 드러머)입니다. 데이브(너바나의 드러머)가 안토니에게 춤을 춰줬으면 좋겠다고 했고 그는 기꺼이 그렇게 했습니다. 마구 휘두르며 정신없게 춤을 췄지만 베이스에 맞지 않게 조심하고 있었다네요 ㅋㅋㅋ

🎧 오아시스의 ‘Cast No Shadow
2집 <(What’s the story?)Morning Glory>라는 앨범의 여덟 번째 수록곡이에요. 같은 앨범의 Champagne Supernova가 너무 유명해서 다른 곡 중에 골랐습니다(만 아직 모르시면 죽기 전에 꼭 들어보셔야 해요…). 제 마음이 숨을 내뱉는 것 같았어요.
🎧 라디오헤드의 ‘Paranoid Android
2집 <OK Computer>의 두 번째 수록곡. 사실 듣자마자 좋았던 곡은 ‘No Surprise’인데 이 곡은 이 밴드답지 않게(?) 좀 온순하고 귀여운 맛이 있어서, 라디오헤드만의 색채가 더 잘 나타난 곡으로 소개해드리고 싶었어요. 이 밴드는 노래는 뭔가 오묘한데다 듣는 이를 살짝 불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거든요. 보컬 톰 요크의 축축 처지는 목소리와 아주 찰떡이에요. 한국에서는 Creep이 가장 유명한 것 같지만 이 앨범이 90년대 최고 명반으로 꼽히는 앨범 중 하나라 꼭 소개해드리고 싶었어요. 곡에서 크게 총 2번 디스토션이 세게 들어가며 느낌이 달라지는 구간이 있답니다. 
(의도한 게 아닌데 세 밴드 모두 2집에서 곡을 고르게 되었네요...!)
2000년대와 그 이후
전반적으로 한 장르가 굉장히 유행했다기보다 다양한 음악들이 나타나는 시기였어요. 인터넷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디음악이 성장하기 시작했고, 90년대에 록 밴드에 영향을 받은 포스트 브릿팝 그룹의 노래가 흥행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예로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가 있지요. 하지만 대중음악은 백인의 록에서 다시 흑인음악으로 넘어가게 되었어요. 알앤비나 힙합이 뜨게 되었지요. 패션이 돌고 돌 듯이, 음악도 비슷한 것 같죠?
🎧 콜드플레이의 Fix you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곡은,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이 아내 기네스 펠트로가 부친상으로 슬퍼할 때 위로해 주기 위해 만든 곡이예요. 훗날 이혼한 후에도 마틴은 기네스에게 받은 사랑에 감사를 표하는 ‘Everglow’라는 곡도 만들어요. 힘들 때 이 노래를 한번 들어보세요. 가사 해석을 보며 조용히 듣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록보다 브릿팝에 가깝지만 간주 구간에서 힘찬 느낌도 받을 수 있답니다. 아내를 위로해 주고 싶었던 크리스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져요.
러분 수고하셨습니다. 너무 방대한 역사를 짧게 전달하느라 제가 다루지 못한 중요한 부분들도 많을 거예요. 그래도 흥미로웠죠? 히히🐶 저는 록은 듣다 보면 보면 숨이 탁 트이고, 달리고 싶고, 살고 싶고, 그럴 때가 있어요. 록에 관심이 별로 없거나 좋아하지 않던 분들도 이번을 계기로 록의 새로운 면을 하나라도 보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 호에 이어 2부까지 이어진 록에 관한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호에 새로운 장르로 만나요. 안녕!

 “나를 잊지 말아요. 다시 사월이 올 거예요” 🎗️

“봄이 오는 신호가 보이면 어김없이 너희들 생각이 나. 벚꽃잎이 흩날리면 그곳에 좋아하던 모습이 떠올라. 근데 요즘 벚꽃을 보면 좀 힘들어지는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 그저 피고 지는 것이 아름답기만 한 꽃이었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올해 스물다섯이 된 장애진 씨는 벚꽃이 흐드러질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다. 너희도 살았다면 나처럼 성인이 되어 대학 생활도 즐겼을 테고, 시리게 아름다운 이 무렵이면 사진도 찍으며 좋아했을 텐데. 원래 유아교육과에 진학하려고 했던 그는, 그날 그 사건 이후로 응급구조사가 되기로 마음을 바꿨다.

2014년 4월 16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을 태운 세월호는 전복했고, 그 커다란 배가 물속에 가라앉는 장면을 전 국민은 생중계로 속절없이 보고 있었다. 학생들 250명을 포함해 304명은 배와 함께 물속으로 사라졌다. 마땅히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서둘러 뭐라도 해야 했는데 어쩔 줄 몰라 하며 발을 구르고 아무것도 안 하는 사이, 그들을 구할 수 있던 골든타임이 그냥 지나버렸다.

세월호 전복 당시, 독일에 있던 권은비 작가는 어떻게든 세월호를 들어올리면 좋겠다고 간절한 마음에 울면서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오마이뉴스)
십 분이 지나고 한 시간이 지나고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나고, 그동안 자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한 채, 부모들은 그저 팽목항에 주저앉아 목놓아 울며 쓰러지며 악을 쓰며 버텼다. 시신만이라도 수습해 달라고, 실종 상태인 우리 아이를 발견해서 차가운 몸에라도 담요를 덮어 주고 싶다고, 이제 내 소원은 유가족이 되는 것이라고. 유가족 되는 게 소원이라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며 울부짖었다.

그 후 7년이 지났지만 5명은 몸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도 그 배가 왜 가라앉았는지, 그때 왜 그들을 구할 수 없었는지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런 채로 그 배 이름처럼 세월이 흘렀다. 사람들은 국가에 배신을 느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무기력에 스스로 생채기를 입었고, 아이들에게 말을 잘 들으라고 가르쳤던 것에 어른으로서 죄책을 느꼈다.

하지만 우리는 “가만히 있으라”고 한다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고, 할 수 있는 게,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뭔가가 너무 늦어버려서, 그제라도 광장에 나왔다. 그들이 가르쳐 준 대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대통령 탄핵까지 이끌었던 그 광화문 광장에, 이 노래, ‘천 개의 바람이 되어’가 울려 퍼졌다. 순간 그 많은 사람들이 조용해졌고 순식간에 숙연해진 그 공간에 미풍이, 아주 가벼운 바람이 불었다. 그 손길이 너무 부드러워 나는 그게 아이들이라고 생각했다. 가사처럼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라며 그곳에 모인 사람들을 어루만지는 듯했다. 눈물이 차올라 삐져나올 것 같았는데, 그걸 유족들에게 보이기엔 너무 죄스러웠다. 나도 몰래 코에 손끝을 가져다 댔는데, 그때 처음 알았다. 그러고 있으면, 아주 잠시 동안은 눈물을 미간에 가둬 놓을 수 있다는 것을.
🎗️ 임형주 ‘천 개의 바람이 되어

매일 매일 가둘 수 없는 눈물을 흘리고 눈 뜨는 게 괴로웠을 하루 하루의 세월을 견뎌온 유족들은 2014년 겨울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몇몇 시민들과 함께 모여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더 말하지 않아도 서로 위로가 되기에, 약속 시간 전부터, 서로가 보고 싶어, 달려오곤 했다. 이들 416합창단은 함께 연습한 노래를 들고 다른 아픈 이들에게 갔다. 부당해고를 당한 KTX 승무원을 찾아가,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가족들을 찾아가, 휴대전화 부품을 만들다가 메탄올 중독으로 실명한 노동자들을 찾아가 위로했다.

그러더니 지난해,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이라는 앨범을 책과 함께 발간했다. 최순화 씨(고 이창헌 군 어머니)는 특히 ‘너는 어느 별이 되었을까’를 부를 때, 아이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부른다고 했다. “마음을 휘젓고 다니던 말들이 아름다운 선율을 만나 노래가 되었을 때, 만나지 못하게 된 아이와 연결되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먹먹하다.

올해는 416합창단의 창작곡 ‘너’를 랜선으로 함께 부를 합창단을 3월 8일부터 21일까지 모집했고, 어떻게 참여할지를 영상으로 안내했다. 국내 193명, 해외 25명, 단체 24곳에서 참여했다. 이 랜선 시민 합창 ‘너를 부르다’를 보면 어린아이와 어린,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참여했고, 누구는 책장 앞에서, 누구는 옷장 앞에서, 누구는 소파 위에서, 누구는 문 앞에서, 누구는 교실에서, 누구는 사원 앞에서, 또 더러는 애완동물을 안은 채로 한목소리를 냈다.
🎗️ 랜선 시민 합창 ‘너’를 부르다

“태어나던 날 처음 잡던 손 목소리를 알아듣던 너…열 살 적 같이 본 노을 엄마 늙지 말라 하던 너…열여덟 수학여행 간다고 짐 싸며 들떠 있던 너….” 자녀가 자라는 순간을 되짚어 그려보는 이 가사를, 그 아이가 곁에 있어도 코끝이 찡할 이 가사를 부르며, 때로 눈을 질끈 감고 때로는 먼 하늘을 응시하지만, 대체로 담담하고 차분히 부르는 부모들을 보면서, 그렇게 되기까지 그동안 얼마나 먹먹한 가슴으로 오열하고 삭혔을지, 몇 번을 거듭해 가슴에 묻었을지, 상처가 노출되며 어떻게 굳은살이 박히고 어떤 모양으로 여린 살덩이가 그대로 있을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 앨범의 음악 감독, 류형선 씨는 이렇게 표현했다. “이분들에게는 어쩌면 노래라는 것이 가진 가치의 온전한 실체를 진정성 있게 맛보고 살아온 시간이 있었다. 저 정도로 노래와 자기 삶이 온전하게 일치된 그런 하루 하루를 살아낸 사람이라면, 음악의 사랑을 듬뿍 받을 자격이 있는 게 아닐까. 음악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을 것인데 그런 기회를 주는 합창단이 아닐까.”

음악이 이들을 사랑하는 게 분명하다. 416합창단을 넘어, 가스펠 뮤지션부터(진보라 '아이야, 엄마야'), 재즈 뮤지션(이지혜 <April>), 포크 뮤지션(강승원, 김목인 등의 앨범 <다시, 봄>), 힙합 뮤지션(치타*장성환 ‘옐로 오션’(Yellow Ocean), 아이돌(THE ARK ‘빛’)들도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며 노래하고 연주했다. 나티의 ‘불망’(不忘)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유의 ‘이름에게’와 BTS ‘봄날’도, 그들이 그렇게 말하진 않았으나, 팬들 사이에서 세월호 추모곡이라고 여진다. 이탈리아의 아미, 안젤라 풀비렌티는 ‘봄날’ 뮤직비디오를 보다가 세월호 참사를 접했고, 이 뮤직비디오가 어떻게 세월호 참사를 은유하고 있는지 분석해서 영상을 만들고, 또 안산의 단원고를 방문해 유족들을 만나기도 했다.
🎗️ 진보라의 '아이야, 엄마야' (세월호 추모곡 feat.홍예진)
🎗️ 치타*장성환의 ‘옐로 오션’(Yellow Ocean)
🎗️ BTS의 '봄날'

이지혜 씨의 세월호 추모 앨범 <April>은 버클리 음대 교수들로 구성된 20인조 밴드가 함께 녹음했다. 2천만 원 가까운 제작비는 ‘킥스타터’라는 소셜펀딩 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 300여 명의 펀드로 마련했다고 한다. 세월호 아이들의 이야기가 사람들 마음에 씨앗을 뿌렸나 보다.
🎗️ Jihye Lee Orchestra의 ‘Deep Blue Sea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청와대를 향하는 길에서, 걸으면서 또 때로 경찰에 막혀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우리는 이 짧은 노래를 외치듯 부르며, 세상에 선포했다.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사실이어서 우리는 당당했고, 진실을 침몰하지 않을 것을 소망해서 힘이 났고,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며 서로 다독였다. 그래서 상황과 상관없이 우리에게 희망이 있었다.

<겨울, 그리고 봄>에 실린, 말로의 ‘잊지 말아요’에는 그런 힘이 있다. “남쪽 바다 멀리 따뜻한 바람이 불어올 때 노래하며 올게요”, “눈부신 초록이 번져갈 때 손 흔들며 올게요. 나 싱그러운 이파리 되어”라는 가사에는 더 이상 울음이 없다. 남겨진 우리에게는 슬픔과 여한과 아쉬움이 가득하지만, 훌훌 떠난 이는 가뿐하다. ‘벚꽃만 보면 힘들다’는 친구에게, 매년 4월 16일이라는 날짜가 돌아오는 걸 어떻게 할 수 없어 그때마다 더 몸부림치는 부모들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이는 “햇살 가득 사월이 올 때까지 그대. 울지 말아요”라고 말한다.

“계절이 돌고 돌 듯
슬픔이 웃음으로 돌고 돌아
영원히 만날 거에요 우린
따뜻한 이별 안에서”
🎗️ 말로의 ‘잊지 말아요’ 중에서

🦋 아쿠아마린님 : Lauv - ‘I like me better
2018년 한강에서 친구들과 모여 음악을 들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하다가, 제가 라우브의 I like me better 라는 곡을 추천했던 기억이 나요. 그때까지만 해도 라우브는 그렇게 유명하지 않았죠. 그 노래를 들으면 아직도 그 봄이 생각이 나네요 :) 화이팅입니다!
🌹 가넷 학생 : Stevie Wonder - ‘Overjoyed
저는 여자친구랑 썸을 탈 때 같은 수업을 들었어요. 어느 날, 수업을 마치고 같이 나와서 여자친구 에어팟을 나눠 끼고 걷고 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어요. 가까운 건물로 일단 피하자, 하고 달릴 때 이 노래가 나왔습니다. 그때 처음 들은 이후로 좋아서 자주 들었어요. 그 순간이 영화 같았다고, 아직도 둘이서 가끔 얘기해요ㅎㅎ 오늘 비가 내리니 이 노래가 더 생각나네요!
 🧸 직장인 토파즈씨 : Darwin deez - The mess she made
마음이 가는 사람이 즐겨 듣던 노래라 함께 듣곤 했어요. 솔직히 당시에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 노래를 듣는 그 사람을 생각하며 자주 들었어요. 듣다 보니 엉뚱한 구석이 그 사람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귀엽기도 하고, 지금은 연락이 닿지 않는 그 사람이 생각날 때면 가끔 검색해서 듣곤 해요. 지금 어떻게 지내는지는 모르지만, 개성 있고 통통 튀는 이 곡과 비슷한 사람이어서 잘 살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잘 지내시죠?
💋 익명의 구독자님 : 참깨와솜사탕 - 키스미
그렇게 유명하진 않지만 아는 사람들은 아는 인디 밴드, 참깨와 솜사탕을 소개하고 싶어요! ‘키스미’라는 노래가 참 좋아요. 사계절 언제 들어도 정말 싱그럽고 단 노래예요.
여러분의 일상 이야기와 그 속의 음악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피드백과 사연은 gem을 해나가는 필진들에게 큰 힘과 찐웃음을 준답니다...💜

🍰 Gretchen Parlato의 'I can’t help it'
그레첸 팔라토의 핑크색 앨범! 마이클 잭슨의 원곡을 편곡한 것인데 그녀는 리듬에 있어 참 자유로운 것 같다. 그녀는 마디와 박자라는 룰을 제대로 알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노니는데 처음부터 규칙 없이 펼치는 것보다 더 묶인 곳이 없다. 그녀가 자유롭기 때문인지 박자를 잡아주는 퍼커션 같은 게 나오는데 음악이 시작될 때 남자 보컬이 스캣(재즈에서 보컬이 아무 뜻 없는 소리로 노래하는 것)의 반복으로 안정적인 틀을 잡아준다. 하지만 어느새 나른한 목소리로 요리조리, 예상치 못한 걸음걸이로 뛰어가는 그녀를 듣게 되실 것이다. 묘한 매력이 있다.

🌃 RIO의 'New Boots'
 사랑에 대한 담담한 후회. 영원히 사랑한다는 말에 속고 있는 건 아닌지, 언젠가 날 떠나지는 않을지 끊임없이 불안해 할 시간에 네 맘을 헤아려 볼 걸 하는 가사와 담담한 보컬이 어쩐지 아린다. “달이 비치는 나의 멍청한 손에 들린 네 맘을 이제야 알 것 같은데 네가 힘들었던 만큼 내가 너를 이제야 헤아릴 수 있다면 돌아와줄래” 라는 혼잣말에서, 후회와 아쉬움이 뒤섞인 흔적과 함께 사랑은 영원히 남겠지 라는 자조적인 가사에서 삶의 중요한 순간을 함께 했던 누군가를 떠올리게 된다. 

🏀 이승환의 ‘덩크슛
“덩크슛, 한 번 할 수 있다면 내 평생 단 한 번만이라도 얼마나 짜릿한 기분을 느낄까. 주문을 외워 보자. 야발라바히기야. 한 번 더, 될 때까지. 오예.” 라디오에서 오래전에 나온 이 노래를 들었다. 어딘가 바쁘게 가고 있었는데 그날 할 일들 목록을 세어 보느라 마음이 무척 분주한 상태였다. 내 귀에 이 노래가 들리자마자 ‘에라, 뒷일은 모르겠다’ 이런 마음이 되어 큰소리로 따라 부르며 ‘훔바, 훔바’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야발라리히야.’ 거기서 모자란다. ‘야발라바히기야모 하이마모하이루라’까지 가 줘야 한다. 정확한 발음을 몰라 대강 얼버무리며 깔깔. 문득, 주문을 걸고 싶을 만큼 바라는 무언가가 내 삶에서 없어진 지 오래라는 걸 깨달았다. 이거, 무슨 재미로 살고 있었나 싶다. 원작자 이승환 님. 그리고 이 노래를 다시 불러 준 NCT DREAM! 둘 중 무얼 소개할까 고민하다가, 깜찍하고 활기찬 영상도 좋지만, 주문의 첫 제조자를 좀 만나 보시라고 이승환 씨의 가녀리고 발랄한 목소리를 들려 드린다. 전주에서 원숭이에 둘러 싸인 것 같은 효과음과 퍼커션, 드럼 소리가 나올 때부터 흥이 차오르고 시작하고, 그와 더불어 없던 소원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 Gretchen Parlato의 'I can’t help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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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O의 'New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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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환의 ‘덩크슛
“덩크슛, 한 번 할 수 있다면 내 평생 단 한 번만이라도 얼마나 짜릿한 기분을 느낄까. 주문을 외워 보자. 야발라바히기야. 한 번 더, 될 때까지. 오예.” 라디오에서 오래전에 나온 이 노래를 들었다. 어딘가 바쁘게 가고 있었는데 그날 할 일들 목록을 세어 보느라 마음이 무척 분주한 상태였다. 내 귀에 이 노래가 들리자마자 ‘에라, 뒷일은 모르겠다’ 이런 마음이 되어 큰소리로 따라 부르며 ‘훔바, 훔바’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야발라리히야.’ 거기서 모자란다. ‘야발라바히기야모 하이마모하이루라’까지 가 줘야 한다. 정확한 발음을 몰라 대강 얼버무리며 깔깔. 문득, 주문을 걸고 싶을 만큼 바라는 무언가가 내 삶에서 없어진 지 오래라는 걸 깨달았다. 이거, 무슨 재미로 살고 있었나 싶다. 원작자 이승환 님. 그리고 이 노래를 다시 불러 준 NCT DREAM! 둘 중 무얼 소개할까 고민하다가, 깜찍하고 활기찬 영상도 좋지만, 주문의 첫 제조자를 좀 만나 보시라고 이승환 씨의 가녀리고 발랄한 목소리를 들려 드린다. 전주에서 원숭이에 둘러 싸인 것 같은 효과음과 퍼커션, 드럼 소리가 나올 때부터 흥이 차오르고 시작하고, 그와 더불어 없던 소원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 gem이 한 달간 재정비 기간을 갖습니다 >

안녕하세요 gem 독자분들💜
gem이 약 한 달여간 재정비 기간을 가지고 6월 2일 수요일, 6호로 찾아뵐 예정입니다.
5호까지 신청해 주신 분들께는 앞으로도 계속 보내 드리니 다시 신청하실 필요 없습니다.
구독 신청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매호 신규 독자분들을 대상으로 받아요!
gem 필진들에게 그동안 여러 가지 일이 있었어요. 행다는 취직의 첫걸음을 내디뎠고, 엄쥐는 학교 수업을 들으러 미국행을 결정했고, 여름은 이사를 갈 것 같아요. 그래서 각자 일상의 루틴을 정리하고 gem의 더 나은 방향에 대해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gem 5호까지 읽어주신 모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건강하게 지내시고 6월에 우리 다시 만나요 ~~~🌟
- 행다, 엄쥐, 여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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