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를 향한 여정에서 우리가 가장 쉽게 놓치는 것
하이파이를 향한 여정에는 참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고해상도 무손실 음원, 신호를 왜곡 없이 전달하는 DAP, 수천 개의 부품이 맞물려 탄생한 잘 튜닝된 IEM, 그리고 소리의 결을 한 끗 더 조이는 커스텀 케이블과 이어팁까지.
그런데 이 모든 라인업에서 우리가 가장 쉽게 간과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귀입니다.
수백만 원짜리 장비에 쏟는 애정만큼, 정작 소리의 입구인 우리 청력에는 얼마나 신경 쓰고 있을까요?
1) 청각과 청력은 다릅니다
새로운 감각 기관이 진화적 또는 기술적으로 생겨나기 전까지, 인간은 결국 고막이라는 아날로그 기관으로 소리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음원의 해상도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그 디지털 신호를 우리가 직접 느낄 수는 없습니다.
모든 소리는 공기의 떨림으로 변환되어 고막을 때려야만 비로소 음악이 됩니다.
여기서 구분이 필요합니다.
청각이 소리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감각이라면, 청력은 그 소리를 분별하고 음악적 감동으로 해석해내는 능동적인 힘입니다.
아무리 좋은 IEM을 꽂아도 청력 자체가 지쳐 있다면, 그 소리는 그냥 소음의 나열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거창한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 커뮤니티에서 오래 활동하다 보면 실감하게 됩니다. 장시간 청음 후 귀가 피로해지면 어떤 기기로도 그날의 감동을 되살리기 어렵다는 걸요.
청력은 우리의 몸과 함께 늙어갑니다.
하지만 20대의 젊은 나이에도 몸이 힘든 사람이 있고 60대의 중년에도 상당한 체력을 가진 분들이 많듯 청력도 관리하기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2) 청력을 유지하는 습관들
하이엔드 오디오를 오래도록, 그리고 깊게 즐기고 싶다면 '청력'이라는 장비도 관리해야 합니다.
- 음압이 아니라 질감을 즐기기. 볼륨을 높여 귀를 압박하는 쾌감보다는, 낮은 볼륨에서도 선명하게 들리는 악기의 질감과 잔향에 집중해 보세요. 낮은 볼륨에서의 선명함은 기기의 성능이자, 동시에 청력이 건강하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 의도적인 정적의 시간. 장시간 청음 후에는 반드시 이어폰을 벗고 쉬어야 합니다. 아무것도 듣지 않는 시간, 그게 하이엔드 라이프를 지속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 '60-60'의 법칙. WHO는 최대 볼륨의 60% 이하로 듣고, 60분을 들었다면 최소 10분은 귀에게 휴식을 주길 권장하고 있습니다. 소리는 파동입니다. 고막과 청각세포도 이 파동에서 벗어나 물리적인 휴식이 필요합니다.
3) 장비 관리: 알코올을 쓸 곳과 쓰지 말아야 할 곳
청력 보호의 시작은 청결입니다. 다만 장비를 아끼는 마음이 지나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도 합니다.
- 이어팁에는 알코올 스왑. 귓속에 직접 닿는 이어팁은 정기적으로 소독해 주는 게 좋습니다. 이도 염증 예방에도 효과적입니다.
- IEM 유닛에는 알코올 스 금지. 반대로 IEM 본체에 알코올을 사용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레진 마감이나 코팅이 알코올에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유닛은 부드러운 극세사 천으로 가볍게 닦아주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