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에서 보기

☘️샐러드연맹 가입하기

2024년 6월 21일

오늘의 절기 : 하지(夏至)

단장확인 [🌻]

24절기의 10번째 절기 하지(夏至)는 한자로 여름 하(夏)에 이를 지(至)를 써서 여름에 이른다는 뜻을 지니고 있어요. 절기가 생소한 사람도 하지는 익숙하실 텐데요, 동지와 반대로 낮이 가장 긴 절기이기 때문일 거예요.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은 특정 나라에서는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 현상이 시작되고, 올해 우리나라는 하지의 낮의 길이가 무려 14시간 46분이라고 해요. 해가 오래 떠 있을수록 태양열을 많이 받기 때문에 여름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죠. 제일 더운 시기는 하지 이후랍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이론적으로 낮이 가장 긴 하지가 제일 덥고, 앞으로 낮이 짧아진다면 점점 더 서늘해야 하는데, 왜 하지가 제일 더운 시기가 아닐까요?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이 12시가 아닌 이유와 동일해요. 12시부터 점점 지면이 데워지기 시작해서 1-2시가 가장 더운 것이랍니다. 마찬가지로 여름도 가장 낮의 길이가 긴 하지가 지났을 때 가장 뜨거워진답니다.

하지 즈음은 모내기를 끝내고 장마를 기다리는 절기예요. 그래서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마다 비가 내린다"라는 속담도 있고, 비가 오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냈죠. 그래서 하지는 가뭄과 장마에도 대비해야 하고, 쑥쑥 자라는 잡초와 더불어 진딧물, 굴파리 같은 해충도 기승이기 때문에 부지런히 밭과 정원을 가꿔야 한답니다. 망종에 이어 감자, 옥수수 같은 여름 작물도 수확해야 하고요. 그래서 하지는 망종과 마찬가지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시기라고 할 수 있어요.

단원님,

망종과 하지 사이는 잘 보내셨나요? 신기하게 올해 초여름은 유달리 시원했어요. 6월 초까지 한낮은 볕이 뜨거웠지만,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 여름인지 초가을인지 헷갈릴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다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물기 가득한 공기가 가득한 여름이 시작되었어요. 물기 가득한 여름은 지긋지긋하지만, 드디어 여름다운 여름이 왔구나 싶어서 아주 잠깐 반갑기도 했어요. 방충망을 닫아도 방에 모기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제가 사는 지역은 바로 옆에 작은 동산이 있어서인지 러브버그가 출몰하기 시작했답니다. 정원에서는 노루오줌, 능소화, 왕원추리 같은 붉은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고요. 저는 드디어 기말고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제 연구를 위해 학교로 출근하고 있어요. (사실 한 과목이 남았지만… 가장 힘들었던 과목이 끝나서 마음만은 방학이에요.ㅋㅋ) 하나의 결실을 맺고, 또 다른 결실을 위해 열심히 잎사귀를 키우는 방학이 될 것 같아요. 단원님도 뜨거운 여름날에 더욱 빛나는 과실처럼 싱그러운 여름날 보내시길, 지금은 덥고 힘들지만 되돌아보았을 때, 이 여름날이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라요.

참! 이번 알림장은 기쁜 소식이 두 가지 있는데요, 새로운 기고 단원님의 합류 소식과 함께 7월 한 달간 부평구청역 근처에서 진행하는 샐러드연맹 4주년 전시 소식을 담았어요. 전시 주제가 오프라인으로 소서-대서 식물알림장을 구현하는 만큼 소서 식물알림장은 쉬어가고, 오시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대서에 오프라인 공간을 담은 특별 알림장을 보낼까 해요. 전시는 짧은 기간 혼자 준비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전시회처럼 볼거리가 풍성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온라인에서 보던 콘텐츠를 오프라인으로 구현하며 알림장에 있는 식물 사진을 배치하고, 몇몇 식물은 직접 만질 수 있게 전시하려 해요. 또 저만의 행사는 아니기에 <출근길 식물 탐험대> 참여하는 단원님들이 전국 곳곳에서 찍어주신 식물 사진도 함께 전시할 예정이랍니다. 이 밖에도 자세한 프로그램은 초대장으로 보내드릴게요. 사실 매년 이맘때, N주년 행사를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어요. 2주년에는 아파서, 3주년에는 바쁜 일정으로 흐지부지 지나갔었죠. 하지만 올해는 좋은 인연이 닿아서 4주년을 나름 멋지게 기념할 수 있게 되었어요. 부평구청역 근처에 사시거나 오며가며 들러주실 수 있으시다면, 샐러드연맹의 4주년을 함께 기뻐해 주세요! 오시는 분들께는 작은 선물을 숨겨뒀으니, 찾아가주세요!

그럼, 하지 식물 알림장도 시작해 볼까요?

지난 알림장 보기🌻

📝망종 미션 <1> 단오 풍습 도전하기 <2> 식물빙고 채워보기

식물알림장마다 절기를 풍성하게 즐기기 위한 작은 미션을 드려요! 맛있는 제철 과일과 식물도 먹고, 새 소리도 들으면서 함께 풍성한 절기를 즐겨보자고요! 혼자 하면 민망할 수 있지만, 전국에 있는 단원님들과 함께하면 우리들만의 재밌는 작당이 될 테니까요!

📷 망종 미션 인증

<1>여름 과일 먹기 <2>과일 화채 먹기 (by 🦊)

이번 알림장 미션은 단오 풍습 중 하나 도전하기, 식물 빙고 속 식물 1종 찾기랍니다. 이번 절기도 신나게 먹고, 보면서 즐기자고요! 지난 절기 미션은 여름 과일 먹기, 과일 화채 먹기였는데요, 다른 단원님들은 어떻게 미션을 수행하셨는지 볼까요?

🐻 : 미션 인증은 샐연 카톡채널로 해주세요:)

하지 미션 인증 보기

#1 하지 대신 단오

#2 여름 장마에 대해 몰랐던 사실

#3 러브버그의 출몰

#4 얼레지 열매를 본 적이 있나요?

#5 하지와 소서 사이 식물빙고

절기 & 날씨

하지 대신 단오🍒

수리취떡과 제호탕

우리나라에는 하지와 가까운 단오가 큰 명절이었어요. 올해는 6월 10일이었는데요, 단오는 오늘날은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날 정도로 인식되는데, 옛날에는 추석, 설날, 정월대보름처럼 큰 명절이었다고 해요. 사실 명절은 달마다 있는데요, 명절이라는게 계절마다 좋은 날을 택해서 행사를 지내던 게 굳어져서 생긴 거라고 해요. 우리가 잘 아는 설날, 추석, 정월대보름 말고도 한식, 초파일, 단오, 유두, 동지 등이 모두 명절이랍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농경사회의 문화가 맥이 끊기고, 급격한 산업화로 명절이 사라지고 축소되었다고 해요.

아무튼 다시 단오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단오는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고, 더운 여름을 맞기 전에 즐기는 명절이었죠. 이날은 남자들은 씨름을 하고, 여자들은 그네뛰기를 했어요. 귀신과 병마를 물리치고 오래 살자는 무병장수의 뜻을 지닌 장명루 팔찌를 만들었고요. 또 액운을 막기 위해 수리취떡, 앵두화채, 제호탕을 먹었다고 해요. (수리취떡은 수리취라는 식물의 어린잎으로 만든 떡이에요)

단오와 비슷한 외국의 하지 축제

우리나라는 단오가 큰 명절이었다면, 스웨덴 같은 북유럽에서는 하지가 크리스마스만큼이나 큰 행사라고 해요. 위도가 높은 북유럽 국가는 겨울이 길고 여름이 짧아서 낮이 긴 하지가 굉장히 특별해요. 그래서 하지 축제 기간에는 온 국민이 밖에 나와 햇볕을 쬐고 춤추고 먹으며 즐기는 문화가 있어요. 크리스마스에는 트리라면, 하지에는 메이폴(may pole)이 있는데요, 메이폴은 광장 한가운데 자작나무 잎으로 장식한 큰 장대에요. 높이가 무려 20m에 달하죠. 사람들은 아코디언 연주에 맞춰 메이폴 주변을 빙빙 돌며 춤을 춘다고 해요. 우리나라로 치면 강강술래와 비슷한 풍습 같아요.

이 축제에는 전통의상을 입고, 들판에 자란 꽃으로 만든 화관을 써요. 또 이 화관을 외양간이나 집에도 걸어서 악귀와 재앙을 막았다고 해요. 단오의 장명루 팔찌와 액운을 막기 위한 수리취떡, 앵두화채, 제호탕을 생각하면 비슷한 점이 많죠? 이 축제에는 갓 수확한 햇감자와 청어, 딸기 케이크를 먹는다고 해요. <세계테마기행>에서 라트비아의 하지 축제를 방문한 영상이 있어서 가져왔어요. 고양이에게 화관을 걸어주는 장면은 절로 웃음이 지어진답니다.

메이폴 주변을 돌며 춤추는 사람들 / 메이폴(may pole)

날씨 이야기

🌧️여름 장마에 대해 몰랐던 사실!☔

기상청 예보를 보니 제주도에는 장맛비가 지난 18일부터 내리기 시작해서 점점 중부지방으로 장마전선이 올라온다고 하는데요, 곧 다가올 장마에 대해 찬찬히 살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장마의 뜻은 무엇일까요? 중세 한국어에서 시작한 장마의 어원을 찾을 수 있는데요, 조선시대 선조, 영조의 기록을 보면 ‘댱마’, ‘쟝마’라고 부르며 길 장(長)에 비를 뜻하는 마(맣)를 썼다고 해요. 길게 내라는 비라는 뜻이죠. 단어에는 한자를 썼지만, 학자들은 장마를 한자어가 아닌 고유어로 본다고 해요. 그만큼 우리에게 고유한 단어로 굳혀졌다고 보는 것이죠.

지구과학 시간에 배웠던 장마의 원리도 다시 상기해볼까요? 장마는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기단 (고기압)과 북쪽의 한랭 습윤한 오호크츠해 기단이 서로 대립하면서 생긴 정체 구간에서 장기간 비가 내리는 현상이에요. 두 기단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우리나라를 6말부터 ~7월 말까지 머물기 때문에 많은 비가 내려요. 우리에게 장마는 후덥지근하게 찌는 더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지만, 장마는 우리나라 생태계에 필요해요. 장마는 외국의 우기와 달리, 중국, 일본, 한국 같은 동아시아에서 볼 수 있는 기후 특성이고 장마 기간에 1년 강수량의 30%가 한꺼번에 내려요. 그만큼 물 걱정을 덜 수 있죠. 또 산불의 위험과 미세먼지 농도를 낮춘답니다. 그리고 적당한 비는 토양의 과도한 무기염류를 씻어내는 역할도 하죠.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장마 기간은 한 달 정도예요. 2020년 여름 홍수로 온 나라가 난리가 났던 때는 장마가 1달 반 넘게 비가 계속되었고, 2022년 마른 장마일 때는 한달도 채 되지 않았죠.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마른 장마가 잦아지고 있고, 장맛비보다는 동남아시아처럼 갑자기 저녁에 비가 쏟아져내리는 국지성 호우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그래서 학자들은 이게 정말 장마인지, 동남아시아처럼 국지성 호우로 보고 해야할지를 놓고 활발한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고 해요.

퀴즈를 풀다 보니 더 궁금한 게 생기지 않나요? 뻐꾸기에 맞서서 양부모들은 어떤 전략을 쓸까? 왜 덩치가 저렇게 차이 나는데, 자기 새끼가 아니라는 걸 모르는 것일까 등등 말이죠. 알의 색상, 무늬를 다르게 낳는다거나 애초에 먹이를 뻐꾸기가 먹지 못하는 종류로 가져다주는 종도 있고 다양한 새들이 있는 만큼 그 전략도 다 달라요. 그래서 딱 정해진 정답이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분명한 건 이런 창과 방패의 관계는 아직도 진행되는 중이고 그래서 아직도 연구 중이랍니다. 자연의 비밀은 다 밝혀지지 않았어요!

동물 이야기

🐜러브버그의 출몰!

러브버그 by 안현지

”아악! 얘네 짝짓기하면서 날아 언니!!” 며칠 전 동생이 거실 방충망을 뚫고 들어온 수십 마리의 러브버그를 보고 비명을 질렀어요. 오랜만에 거실에 불을 활짝 켜고 취미를 즐기던 동생의 머리 위로 수십 마리의 러브 버그가 천장에 붙었거든요. 나머지 동생들과 함께 이 녀석을 열심히 잡다가.. 출근길에 이 녀석들을 피해 움찔움찔 도망가는 직장인들을 보며.. 이번 알림장에는 이 녀석을 공부할 겸 다뤄야겠다 싶었어요. 이 녀석 대체 정체가 뭘까요?

러브버그의 진짜 이름은 붉은등우단털파리, 짝짓기를 하며 배를 맞대고 세트로 날아다니는 습성 때문에 러브버그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해요. 문제는 이 녀석들이 단체로 잔뜩 날기 때문에 일어나고 있어요. 하지만 이 곤충도 동양하루살이처럼 성체의 수명이 3~7일 정도 생존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시간이 지나면 없어질 곤충이라고 해요. 러브버그는 유충일 때 유기물이 가득한 토양에서 자라 낙엽이나 썩은 풀들을 분해하는 역할도 하고, 성충이 되면 꽃가루도 매개하는 곤충이에요. 그래서 이 녀석을 찾아보면 지자체에서 열심히 ‘익충’이라고 알리는 기사와 현수막을 볼 수 있죠. (기사에서는 진드기의 박멸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는데, 제가 찾아봤을 때는 관련된 근거는 찾지 못했어요. 일부 진드기 종류의 유충이 유기물을 먹으며 자라는데, 러브버그의 유충도 마찬가지라 서로 먹이 경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석한게 아닐까 추측해요)

왜 작년에는 본 적도 없는 이 곤충이 잔뜩 생겼을까요? 그건 여러 학자의 가설이 있는데요, 원래 죽은 식물 밑에서 자라는 곤충이라 집 근처로 잘 내려오지 않는 곤충인데, 지난겨울이 비교적 따뜻했고, 오랜 가뭄으로 생존 확률이 높아진 러브버그가 비가 오면서 순식간에 우화해서 집단 발생했다고 보고 있어요. 따뜻하고 습한 곳을 좋아하는 곤충이기 떄문이죠. 실제로 작년에는 6월 15일경 처음 관찰되었는데, 올해는 6월 2일에 첫 관찰을 했다고 하죠. 또 어떤 학자는 대발생의 원인이 기존에 있는 곤충이 아닌 외국에서 들어온 붉은등우단털파리이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세워서 유전자의 차이를 연구하고 있다고 해요.

그렇다면 원인은 몰라도 이 곤충이 겁도 없이 버스에도 붙고, 우리에게도 붙는지 아세요? 자동차의 매연은 러브버그를 유혹한다고 해요. 몇몇 화학 성분이 마치 나방의 페로몬처럼 번식 활동의 신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요. 그리고 밝은 곳과 따뜻한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밝은색의 차, 밝은색의 티셔츠에 잘 붙죠.

by 서울시 카드뉴스

그래도 저는 다행이라고 느낀 점이 지자체의 대응이 현재 민원을 막기 위해 화학약품을 쓰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오히려 화학 약품을 쓰면 다른 무너진 생태계 그물망으로 또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결정을 시민들에게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현수막을 보며, 사회가 생태계를 위해 불편을 감수할 마음이 커지고 있는 것 같아 감사했어요. 그렇다고 물리적 방제를 위해 숲에 끈끈이 트랩을 설치하는게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다른 곤충들도 다 같이 죽는건 끈끈이 트랩도 마찬가지거든요) 기왕이면 우리는 약품보다는 휴지로 잡거나 물을 뿌려서 잡아보아요. (러브버그는 날개가 약한 편이라서 물만 뿌려도 잡을 수 있다해요. 저도 다음에 시도해보려고요!) 사실 저도 이 녀석의 달가운건 아니지만… 어쩌겠어요! 도시는 우리만의 것은 아니니까요. 집은 내 공간이니 불청객을 쫓아낼 수 있지만, (이것도 우리 생각이긴 합니다만) 도시 자체를 집처럼 관리할 수는 없죠. 참새나 박새 같은 도시의 먹이사슬을 이루는 동물들이 자연적으로 먹어주길 기다려보자고요. 물론 일단 이 녀석들이 주는 심리적인 불쾌함, 그리고 우리를 보고 도망이라도 가면 상관없지만 여봐란듯이 날다가 옷에 붙는 특성. 한 마리도 무서운데 두 마리가 합체해서 붙는다는 특징 때문에 다들 무서워하는 것 같아요. 우리는 녀석들을 보고 비명을 지르는데 한가롭게 짝짓기를 하고 있다는 괘씸죄도 있는 것 같고요.

그런데 징그러운 감정 너머로 가만히 앉아있는 녀석들을 보고 있자면, 궁금하지 않나요? 어떻게 한 몸이 아닌 이상, 어떻게 동시에 날 수 있죠? 더 주도적으로 나는 쪽이 있는 걸까요? 누가 먼저 날기 시작할까요? 동시에? 이렇게 물음표를 달고 바라보기 시작하면 마냥 징그러웠던 녀석이 흥미롭게 보이는 것 같아요. 이 녀석이 수명을 다해 사라지기 전에 멀찍이 떨어져서 유심히 보세요. 어때요? 이 녀석들 크기가 서로 다른 게 보이나요? 찾아보니 러브버그는 암컷이 더 크다고 해요. 그래서 수컷이 암컷의 등에 딱 붙어서 짝짓기하기 때문에 암컷이 주도적으로 날면 따라가는 거라고 해요. 이렇게 보다 보면 러브버그가 예뻐보이지는 않더라도 보다보면 막연하게 무서운 감정은 덜어내실 수 있을 거에요. 물론 강요는 아니랍니다! 그런 면에서 개인적으로 러브버그에 대한 기사에서 왜 이 곤충을 익충으로 보는지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해주거나, 이 녀석에 대한 호기심도 충족시켜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막연한 두려움과 징그러움도 이겨낼 수 있는 감정이 호기심이라고 믿어요. 아예 모르니까, 덮어놓고 무서운거라고요! 옆에서 비명을 지르면 무엇이 무서운지 보지도 못했지만 갑자기 무서운 것 처럼요. 사실은 자라가 아니라 솥뚜껑일 수도 있잖아요?

식물 이야기

🌳하지부터 소서까지 식물빙고🌿

이 계절에 만날 수 있는 식물들을 하나만 설명하는 게 아쉬워서 식물 빙고를 만들었어요. 빙고 속 식물이 내 주변에 있는지 등굣길, 출근길에 유심히 살펴보세요!

강아지풀

도시의 식물은 늘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자신의 계절이 있는데요, 내리쬐는 태양과 가뭄에도 강한 6월부터는 강아지풀이 조금씩 꽃을 피워요. 강아지풀은 잎만으로는 잘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에 꽃이 피기 위해서 이삭이 자라면, 그제야 아 강아지풀이 자랐구나~하고 알아차리죠. 강아지풀은 곡식인 조의 조상 식물이기도 해요. 그래서 배고픈 시절에는 강아지풀을 밥에 넣어 먹기도 했대요. 강아지풀은 친근한 이름과 생김새 때문에 모두가 아는 식물인데요, 그래서 강아지풀을 꺾어서 친구를 간질이거나, 강아지풀을 반으로 갈라서 수염을 만들면서 놀았던 것 같아요. 강아지풀의 옛 이름은 가라지라고 해요. 가라지는 키우는 식물이 아닌 잡초를 통칭한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지금 이 시기에 강아지풀은 정말 어디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도심의 흔한 잡초예요. 인위적으로 가꾸는 화단과 밭에서는 골칫덩어리지만 강아지풀의 씨앗은 참새나 작은 소동물들에게는 중요한 먹이 자원이에요. 종종 참새가 얇디얇은 강아지풀 줄기에 매달려서 씨앗을 먹는 모습을 보실 수 있어요.

왕원추리

원추리라는 이름은 순우리말 같지만 사실 한자에서 유래됐어요. 한자 원추리 훤(萱)을 써서 훤초라고 불렸는데, 이 이름이 원초, 원초리에서 원추리로 변화되어 오늘날의 원추리가 되었어요. 중국 고사에서는 원추리 훤(萱)이 아니라 잊을 훤(諼)을 써서 시름을 잊으라고 원추리를 심었다고도 해요. 원추리는 아름다운 꽃과 달리 진딧물이 잘 꼬이는 식물이기도 한데요, 유달리 원추리에서만 자주 보이는 이 하얗고 동그란 진딧물은 ‘인도볼록진딧물’이에요. 원추리나 말오줌나무 같은 특정 식물의 꽃줄기와 잎 뒷면에 다닥다닥 붙어서 식물의 수액을 빨아먹는 진딧물이에요. 사실 주황색 몸통을 가지고 있지만, 흰 밀랍가루를 뒤집어쓰고 있어서 하얗게 보인다고 해요.

🐻 : 이 식물 빙고는 무료 이미지, 웅과 <도전! 출근길 식물 탐험대> 참여 중인 단원님들의 사진으로 만들었어요. 나의 식물 모니터링도 기록하고 싶다면 네이처링 미션에 참여해 주세요! 미션 수다방에서 식물 수다를 함께하고 싶다면 샐러드연맹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웅에게 알려주세요!

식물 이야기

💜얼레지 열매를 본 적이 있나요?

지난주 친한 가드너님들과 함께 곰배령에 다녀왔어요. 등산이 아니라 우리만의 식물 공부를 하자고 다짐하고서요. 식물 공부를 하다보면 나이를 막론하고 참 많은 고수들을 만나다보니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자책하는 때가 많아져요. 너무 잘 아는 분과 산에 가면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이 부족하고, 특정 식물을 채집하러 떠나는 출장에서는 정해진 시간과 예산이 있으니 딱 원하는 식물만 찾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서 식물 공부를 할 시간은 없거든요.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도 중요하지만 식물 하나를 잘 알기 위해서는 직접 키우고, 자주 관찰하는 끈기가 필요해요. 그런 의미에서 식물학자와 가드너, 식물세밀화가는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왜 갑자기 식물세밀화가냐고요? 제가 오늘 소개하려는 책이 직접 식물을 키우고 관찰하며, 아름답게 그리는 식물세밀화가의 책이거든요. <식물이라는 세계>에서는 우리 주변의 식물, 야생화, 원예종을 막론하며 저자의 이야기와 식물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어요. 눈과 마음이 즐거운 책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그중에서도 곰배령에서 얼레지를 만났을 때 이 책을 보게 되어서 얼레지 부분을 신나게 읽었답니다.

얼레지 열매 by JM

곰배령에서는 무성한 잎사귀 아래에 고요하게 서 있는 얼레지 열매를 발견했는데요, 얼레지는 이른 봄에 꽃을 피우고, 2주간의 짧은 생이 끝나면 잎까지 사라지며 휴면에 든답니다. 그리고 덩그러니 열매 줄기만 남게 되죠. 다들 아름다운 꽃이 핀 모습만 보고 싶어해서 열매까지는 만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저도 꽃은 자주 봤는데, 열매를 본 것은 처음이었답니다. 얼레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한 번 키워볼까?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얼레지는 무려 7년이나 자라야 비로소 꽃을 피운다고 해요. 엄청나죠? 그리고 꽃을 피우기 위해 최소 2장의 잎이 필요하기 때문에 얼레지 잎으로 묵나물을 해먹으려는 사람들에게 얼레지 잎을 1개체당 1장만 따라는 이야기를 하죠. 그래야 그 다음 해에는 꽃을 피우지 않아도 나머지 1장의 잎사귀를 보충하고, 이듬해에는 꽃을 피울 수 있을 테니까요.

책에는 얼레지 외에도 사프란, 시계꽃 같은 원예 식물부터 서울제비꽃, 쇠뜨기 같은 도시 식물까지 43가지 식물의 다양한 생애를 다루고 있답니다. 아름다운 외형과 더불어 수술과 암술의 개수까지 식물의 모든 것을 낱낱이 관찰하고, 기록하며 식물의 이야기를 전하는 책을 보며 관찰의 힘이 세밀화가 뿐만 아니라 제게도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단원님들도 세밀화가의 시점에서 꼼꼼하고 아름답게 식물을 알아가고 싶다면 <식물이라는 세계>추천해요!

식물이라는 세계

💬 공지글

💌친구에게 샐연을 소개할때 이걸 쓰세요!

지인에게 샐러드연맹을 홍보할 때 난감한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식물 알려주는 곳이야' 하고 얼버무리기에는 아쉬운 감이 있죠. 그래서 샐러드연맹을 소개하는 노션 페이지를 만들었어요. 이제 친구를 영업할 때 이 초대장(링크)을 써주세요!😆

초대장 만들었웅!🐻

💌🐻 '24절기 우체부 식물알림장' 전시 소식!

4주년 전시 제목이 드디어 정해졌어요! '24절기 계절 우체부 식물알림장'! 알림장을 발행한지 4주년을 기념해서 소서와 대서 사이의 식물알림장을 오프라인으로 구현하는 소박한 전시랍니다. 사실 욕심에 가득차서 이것저것 다 하고 싶었는데, 촉박한 일정과 저의 체력을 고려하여.. 온라인 알림장을 오프라인으로 옮기는 선에서 마무리하려 해요. 물론 단원님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오프라인 프로그램도 2개 준비했어요. 프로그램 초대장은 조만간 따로 소식을 전할게요.

⭐소서 식물알림장(7.6)은 전시 준비로 쉬어갑니다.

⭐대서 식물알림장(7.22)은 ‘24절기 우체부 식물알림장 4Th Anniversary (소서-대서)’ 오프라인 전시를 온라인으로 옮겨서 전하려 해요. 오프라인 공간에 오시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알림장일바니다. 날것의 느낌 가득한 알림장을 고민 중이니 기대해주세요!

📍전시 장소 : 독립서점 라이프,라이프
(인천광역시 부평구 길주남로 46 (부평동) 2층 01호)

📍전시 기간 : 7.9~7.31

🐻 : 참! 저 포스터는 확정 시안은 아니지만... 열심히 그린게 아쉬워서 소식도 전할 겸 살짝 공유해요.ㅎㅎ

🥔소개드릴 새로운 기고 단원님! @ssoocation

절기마다 채소 다듬는 이야기를 들려주실 쑤 단원님을 소개합니다! 쑤 단원님은 주에 한 번은 제철 채소를 다듬는데, 이때 떠오른 생각들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해요. 쑤 단원님의 절기를 느끼는 방법을 응원해주세요!

💜 BOOK EVENT!

사실 요즘 너무 바빠서 책 이벤트를 하지 않을까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이벤트 당첨자를 뽑고, 출판사와 소통도 따로 해야하고요. 그럼에도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양질의 설명이 가득한 책이라 꼭 소개드리고 싶었어요. 특히 식물의 생김새를 관찰하고 기록한 작품이라 분류학의 분야까지 품고 있어서 시중의 비슷한 책과는 차별성이 있답니다. 식물세밀화와 함께 식물의 세계를 탐구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추천드려요!

☘️이벤트 선물 : <식물이라는 세계> 5권

🌻참여 방법

해당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책을 통해 도전해보고 싶은 실천과 @함께 읽고 싶은 친구를 테그 해주세요!

🌻이벤트 기간 : ~6월 28일(금)까지

🌻당첨자 발표 : 6월 29일 샐러드연맹 인스타 DM으로 개별 연락드립니다. (DM을 비활성화하거나 1주일 이내로 답장하시지 않는 분들은 자동으로 다음 분에게 기회가 넘어갑니다)

🐻📢=3 웅을 불러주세요!

회사 워크숍으로 식물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한다거나, 도시 식물 산책을 이끌어줄 누군가를 찾고 있으신가요? 포트폴리오에 제가 누구이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정리했으니, 혹시 저와 함께하고픈 일이 있으시다면 연락주세요! 여러 조직과 다양한 사람들을 경험하면서 식물해보고 싶어요!

쑤 단원의 절기 부엌

적어도 주 1회 채소를 다듬는 동안 떠오른 생각을 이모저모 공유합니다. 이 시간이 제철, 식물에 가까워지고 나에게 집중하는 멋진 순간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저와 같이 손수 채소를 다듬길 기대합니다.

하지 / 감자를 다듬으며 '내가 어른이 되었나 봐' @ssoocation

안녕하세요, 샐러드연맹 단원 여러분. 앞으로 두 절기에 한 번 알림장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하게 된 단원 쑤 입니다. 제가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채소 다듬기’입니다. 요리 레시피, 제철 채소 도감도 아니고 뜬금없이 웬 채소 다듬기? 저는 채소를 다듬을 때 식물과 제철을 가장 가깝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식물과 제철을 즐길 줄 아는 제 스스로의 모습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채소 다듬기를 번거로운 부엌일로만 생각했거나 아니면 아예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면 앞으로 저의 이야기에 주목해 보세요. 채소의 향과 감촉에서는 제철을, 간단하지만 반복적인 다듬기라는 행동에서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언젠가 여러분이 슈퍼마켓에서 다듬어지지 않은 채소를 보며 '나도 한 번 다듬어 볼까?' 하는 마음이 든다면 그런 여러분이 너무 귀여워 기쁠 것 같습니다.

하지에는 봄에 심은 감자, 햇감자를 수확하는 시기인 만큼 감자 다듬기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감자 다듬기의 핵심은 단연 '껍질 벗기기'. 겉 표면의 흙은 흐르는 물에 씻어내고 오른손잡이인 저는 왼손에 감자 하나를 꼭 쥡니다. 이때 왼손에 살짝 힘을 줘봅니다. 단단하고 묵직한 그 느낌에서 신선함을 확신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손안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의 감자를 만나면 '기껏 어렵게 깎아도 누구 코에 붙이나' 능청도 떨어봅니다. 드디어 감자칼을 들어 적당히 힘을 주며 쓱 밀어봅니다. 감자칼이 헛돌지 않고 껍질이 잘 깎여 툭툭 싱크대 아래로 떨어질 때의 쾌감이란! 감자칼은 위험하다면서 본인은 아무렇지 않게 쓱쓱 껍질을 벗겨내던 엄마의 모습을 나 자신에게서 발견한 것 같습니다. 어라, 나 어른이 된 건가? 그래도 방심하면 안 됩니다. 감자가 작으면 작을수록 남은 껍질이 얼마 남지 않을수록 감자 깎기의 난이도는 높아집니다. 몇 번 감자를 싱크대로 놓쳐서 물로 다시 씻어 내며 속도와 힘 조절을 하며 남은 껍질을 벗깁니다. 감자의 씨눈을 감자칼로 다듬기에는 아직 실력이 미천하여 작은 과도로 도려냅니다. 완성! 솔직히 드문드문 작은 껍질이 남아있기도 하지만 이 정도면 만족입니다. 엄마가 하는 일을 나도 할 줄 알게 되었다는 게 묘하게 기분이 좋습니다.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P.S. 감자칼은 당근, 오이 등 모두 깎을 수 있는데 왜 감자칼이라 불릴까요? 감자칼 입장에서는 본인의 역량을 다 인정받지 못하고 억울하지 않을까하는 괜한 감정이입도 해봅니다. 악어랑 계속 얽혀 본명은 잃고 악어새라고 불리는 이집트물떼새처럼요.

식물 통신문 💌

정원 & 식물 행사

함께할 🐰을 구해요

알림장을 마치며.. 웅의 소식

벌써 6월! 일 년의 절반이 흘러갔어요. 말도 안돼!! 믿기지 않지만, 묵묵히 봄에 벌려놓은 일들을 수습하며 바쁜 여름을 보내야겠죠. 방학을 맞이해서 온전히 하나에 집중해야지 다짐했지만, 막상 달력을 보니 교수님이 들으라고 권하셔서 신청한 특강, 기획한 전시, 감사하게 들어온 수업 일정, 연구 소모임 등의 일정을 살펴보니 기말고사가 끝났다고 기뻐하는 건 하루면 충분한 것 같아요. 저는 또 부지런히 그다음 일을 쪼개서 하나씩 해나가야겠죠.

문제는 제가 일을 신나게 벌려놓고는 해야하는 일의 가짓수가 많으면 스트레스를 받는 타입이는 거에요. 힘들어할 시간에 해야 할 일을 하면 될텐데 말이죠. 머릿속에 착착 플랜이 그려지지 않으면 일을 손도 대지 못한달까요. 정말 이번 전시와 방학이 끝나면.. 얌전히 주어진 일만 하리라 또다시 다짐합니다. 단원님들도 올해는 무리하지 마시길!

그럼 우리는 온오프라인으로 조만간 만나요!

오늘도 구호로 마치겠습니다! "알면 맛있다!"

단원들의 이야기 💬

🐹단원님 : 아직 혼자 떨어져있는 새를 구할 일은 없었지만 만약 본다면 119에 전화하면 되나 고민해 본 적이 있었는데, 야생 새 구조 방법이랑 전화번호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s 답장 : 도움이 되었다니 뿌듯하네요! 기억해 두셨다가 주변에 이런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단원님께서 잘 알려주셔요~!ㅎㅎ

+ 웅에게 하고 싶은 말, 오늘의 알림장에 대한 감상 등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래 버튼을 통해서 이야기주세요! 언제나 환영해요!💐

🐻웅에게 이야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