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추얼이 유행하는 세계에서 저자는 역설적으로 리추얼이 사라져가고 있던 현실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그는 “삶을 더 높은 무언가에 맞추고 그럼으로써 의미와 방향을 제공하는 상징적인 힘”으로 리추얼을 의미화하면서 정처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닻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았는데요. 리추얼이 잘 작동하던 과거와 달리 현대인은 어떤 견고한 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워졌고, 그 관계에 기반한 공동의 느낌은 사라지게 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홀로’와 ‘덧없음’을 호흡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남은 것은 끊임없는 생산과 소비, 그리고 욕망과 나르시시즘 뿐이라는 것이죠. 이러한 슬픈 진단과 함께 저자는 사라진 리추얼을 복원하는 것을 넘어서 공동체를 조성할 수 있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타인과 함께하는 것이 많은 부분 불가능해진 오늘, 리추얼은 함께 누리던 일상의 사라짐을 회복하려는 시도가 아닐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글이랍니다. 🌏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책 〈오늘도 리추얼: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은 저자 정혜윤 작가에게 음악이 어떻게 리추얼이 되었고, 그 리추얼을 통해 작가의 세계가 어떻게 확장되었는지 소개하고 있는 글입니다. 인상적인 지점은 새롭게 리추얼을 마련한 것이 아니라 좋아해서 이미 자연스럽게 하고 있던 음악과 관련된 행위를 리추얼이라고 정의했다는 점인데요. 지브리 OST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거나,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든다거나, 하루에 한 번은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는 등 자신의 일상 가까이에서 무의식적으로 행복을 선사했던 음악에 나를 지키는 방법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게 된 것이죠. 나를 180도 바꾸는 방식이 아닌, 좋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리추얼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러분께서 보다 쉽게 자기 자신만을 위한 의식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