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2.11.14 | 532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최근 인터넷 세계는 트위터로 인해 뜨거워요.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이후 대규모 해고가 이뤄지고, 트위터의 사업방향에 대한 논란이 시끄러워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에 반발해 이탈하는 고객들도 쏟아지고 있구요.

 

뿐만 아니라 8일 치뤄진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다시 등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의 영향력이 우려를 키우고 있어요. 트럼프의 후광으로 상원의원에  당선된 사람도 있지만, 트럼프때문에 공화당이 큰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두 사람의 공통점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권력(Power)을 가진 혹은 가졌던 사람이라는 겁니다.

  

오늘 레터는 권력(힘)의 속성은 무엇이고, 그것이 리더에게 어떻게 독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의 에디션
  1. 권력의 원리
  2.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할까
  3. 겸손 그리고 공감
  4. 미라클레터 책이 나와요!
  5. 권력이 나를 망치지 않게 나를 권력으로부터 구하라
권력자는 상대가 가치있게 여기는 것에 대한 접근권한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예스24>

권력의 원리

Power 라는 영단어. 우리 말로는 뉘앙스에 따라 ‘힘’이나 ‘권력’으로 번역하는데요. 하버드대학교에서 조직행동론을 가르치는 줄리 바틸라나 교수는 ‘권력의 원리(원제:Power for All)’라는 책에서 이 Power 에 대한 연구를 소개했습니다.

 

먼저 Power. 권력, 힘이라는 것의 정체는 뭘까요? 물리적인 힘이나 군사력이 아니라 사회관계에서의 ‘권력’이란 이 책에서 이렇게 정의됩니다.

 

상대방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에 대한 접근 권한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 ‘힘’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내가 가치 있게 여기는 것에 대한 접근 권한을 통제할 수 있다면 상대는 나에 대한 ‘권력’을 갖고 있게 됩니다.

 

직장 내의 상사는 내가 가치 있게 여기는 ‘일자리’ ‘월급’ ‘승진’과 같은 것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나에 대해 ‘권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권력은 언제나 상대적이다 

내가 제품을 팔아야하는 세일즈맨의 입장에 있다면 이를 구매해주는 상대방이 나에게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갑-을 관계란 결국엔 ‘힘’을 누가 갖고 있느냐 의 문제죠.

 

이렇게 보면 자원배분에 대한 최상위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정치인’과 ‘CEO’가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존재로 비춰지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국가’와 ‘상장기업’의 주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자원에 대한 접근권한을 통제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힘’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에요. 상대방이 내가 아닌 다른 곳에서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다면 내 ‘힘’은 약해집니다. 또, 내가 상대방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포기해버리거나, 시간이 지나서 필요가 사라지게 되면 상대의 ‘권력’도 사라지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권력’은 상대가 나에게 얼마나 의존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상대가 원하는 것이 대체 불가능 한 것이고, 나 외에는 그것을 줄 수 없을 때 권력은 어마어마하게 강해집니다. 누군가의 생명이나 한 가족의 생계가 내 손안에 있다면 그 권력은 절대적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권력은 우리를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으로 만듭니다. <giphy>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할까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19세기 영국의 존 달버그 액튼 경이 남긴 이 말은 권력을 가진 사람이 힘에 취하기가 매우 쉽다는 것을 보여주는 유명한 말입니다.

 

민주주의가 도입되기 전 군주들부터 시작해서 악명높은 독재자들까지, 권력을 손에 쥔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고 그 권력을 자신을 위해서 쓴 적이 많았습니다. 이것은 선진국의 CEO 들이나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누가 봐도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줄리 바틸라나 교수에 따르면 권력을 가진 사람은 두 가지 위험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나는 오만(hubris)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집중적 태도(self focus)입니다. 이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태도인데요.

 

오만이란 내가 가진 실제 능력보다 나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을 말해요. 

 

자기집중적 태도는 내게 중요한 것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의 견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두 가지 모두 의사결정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포천지 표지를 장식한 샘뱅크먼프리드. <포천지>

권력자가 추락하는 이유

지난 레터에서 소개해드렸던 FTX의 창업자 겸 CEO인 샘뱅크먼프리드는 과도한 레버리지(대출)를 일으켜 투자를 했고, 암호화폐거래소 고객의 돈을 자신이 운영하는 자산운용사 알라메다 리서치에 넣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 그를 따르는 수많은 추종자들과 그에게 찬사(암호화폐 업계의 워런버핏!)를 늘어놓는 미디어들 사이에서 그는 권력에 취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만으로 인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리스크를 너무 작게 평가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조언도 묵살했을 것입니다.

 

결국 그는 단 이틀만에 약 20조원의 재산을 날리고 모든 명성까지 잃었습니다. 이제 그는 SEC에 의해 조사를 받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감옥에 갈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권력이라는 말에서 아주 나쁜 악당(빌런)을 상상합니다. 주변 사람에게 멋대로 굴고, 자신의 사리사욕만을 취하는 사람들 말입니다. 물론 그런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접하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란 임원이나 대표 정도이고, 우리도 그 정도의 ‘힘’을 가진 지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당장 내가 높은 지위에 있지 않더라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접근권한에 매달리는 사람이 많다면 나는 많은 사람에게 ‘권력’을 행사할 수 있으니까요. 

 

권력이 가진 '두 가지 독'인 '오만'과 '자기집중적 태도'를 누구가 경계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영원한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연결돼 있다. <오픈AI/달리2>
프롬프트 : humility and empathy, a woman and a girl, hayao miyazaki

겸손 그리고 공감


오만과 자기집중적 태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책에서 제시한 답을 소개해드리면 아마 허탈해하실 것 같은데요. 😅

 

먼저 오만에 대한 해결책은 겸손(humility)입니다.

 

겸손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고 지금의 내가 가진 권력도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는 것입니다. 독재자들이 겸손하기 어려운 이유는 그들이 가진 권력이 사라질 가능성이 없다고 믿기 때문일겁니다.

 

다음으로 자기집중적 태도에 대한 해결책은 공감(empathy)하는 것입니다.

 

공감은 어떻게 생길까요? 주변 사람의 사생활을 물어보고 별 관심도 없는데 질문을 던진다고 공감이 생기는 것은 아닐 것 같아요.😅

 

우리의 사회관계가 사실은 상호의존적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 사람은 공감능력이 생기게 됩니다. 내 직장동료의 도움이 없으면 내가 일을 할 수 없고, 내가 잘못을 저지른다면 그것이 내게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생각.

 

그러면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신경 쓰고 그들의 안위를 ‘내 일처럼’ 공감하게 됩니다. 

 

겸손과 공감을 동시에 얻는 가장 좋은 방법. 나의 지위나 권력에 대해서 전혀 모르거나 개의치 않는 사람들(예를 들자면 어렸을 때 만난 친구)에게 가서 그들과 어울리는 거죠. 혹은, 나의 도움이 필요한 약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에게 봉사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책은 추천하고 있어요.   

내가 가진 권력과 같은 무게의 균형추가 필요합니다. <스콧 갤러웨이>

모두에게 균형추가 필요하다

줄리 바틸라나 교수가 제시한 두 해결책은 사실 매우 개인적인 해답. 열린 마음으로 성장을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이 두 가지를 마음에 담고 일할 수 도 있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쉽지 않아요. 국가나 기업은 제도를 통해서 권력자를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하게 됩니다.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스콧 갤러웨이 교수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힘을 함부로 행사하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균형추(Counterweight)’를 제시합니다.

 

균형추란 강력한 힘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 반대편에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설명인데요. 내가 실무자라면 내게 ‘안 된다’고 얘기할 수 있는 상사. 내가 CEO라면 ‘이사회’가 이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반대’가 직업인 사람을 곁에 두는 건데요.

 

스콧 갤러웨이 교수는 가정에서 배우자를 이런 ‘균형추’의 대표적인 예로 들었어요. 🤣 배우자는 우리가 정말 멍청하고 나쁜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합니다. 그들이 쓴소리를 하는 것은 우리를 화나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갤러웨이 교수의 설명입니다. 

 

미라클레터 첫 책이 나와요!!

지난 9월 미라클레터 500호를 기념하면서 미라클레터 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적이 있는데요. 조만간 미라클레터의 내용을 묶은 책이 매경출판을 통해서 나오게 됩니다. 이번에 나오는 책은 미라클러 님들뿐 아니라 일반적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다 보니 주로 빅테크 기업들과 테크 트렌드 내용의 레터를 묶었어요. 저희가 담고 싶었던 것을 모두 넣었더니 책이 너무 두꺼워져서요. 🤣 그래도 미라클러님들께서 책을 읽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크답니다! 


책의 성공을 결정하는 건 결국 제목이라고 하던데요. 이번에도 미라클러 님들의 집단 지성을 빌어서 책 제목을 정해보려고 합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서 미라클레터 책 제목을 추천해주시는 분들 중 열 분을 뽑아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드리려고 합니다. ☕☕☕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일수록 오히려 고립될 수 있습니다. <DALLE2/OPEN AI>
프롬프트 : a hubris, power, a man, edward hopper style 

권력이 나를 망치지 않게
나를 권력으로부터 구하라 

사실 이 책 ‘권력의 원리’는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사람들의 믿음을 깨는 것이 목적이에요.

 

우리는 나쁘고 부패한 정치인, 자기 멋대로 하는 CEO 에 대해서 상상을 많이 해요. 하지만 자기실현적인 예언처럼 ‘권력=악’으로 생각하는 믿음이 오히려 권력이 선하게 행사되는 일을 막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책은 주장하고 있어요. 

 

우리는 권력에 취하기 쉬운 나약한 존재이지만 충분히 노력하면 그 ‘힘’에 취하지 않고 선한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건데요. 기업이 갖고 있는 비전. 조직이 지향하는 이타적인 목적 같은 것을 위해 ‘힘’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권력이 나를 망치지 않게 나를 권력으로부터 구하라는 것은 권력을 내려놓으라는 것이 아니에요. 힘을 쓰는 것이 필요할 때는 그것을 사용해야 해요! 권력을 매우 유능하게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쓰자는 것 입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경계해야하는 것은 ‘오만’과 ‘자기중심적 태도’입니다. 그것 자체가 나쁜 걸까요? 누구나 권력을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변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두 가지가 나쁜 의사결정을 내리는 ‘무능한’ 사람을 만든다는 거에요. 그 무능한 사람은 자기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줍니다. 그에게는 ‘힘’이 있기 때문이죠.

한줄 브리핑 📢
  • FTX 파산 신청, 샘 뱅크먼프리드 사임   : 지난주 암호화폐 시장을 대혼돈에 몰아넣은 FTX. 원래 인수하려고 했던 바이낸스가 하루 만에 이를 포기하면서 FTX는 결국 11일 파산신청을 했습니다. 창업자 겸 CEO인 샘 뱅크먼프리드도 사임. FTX 관련 회사들이 투자한 크립토 프로젝트가 워낙 많아서 후폭풍이 오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 트위터 8달러 구독 서비스 대혼돈  : 월 8달러 구독료를 내면 트위터 계정으로 공식인증을 해주는 서비스가 시작되자 가짜 계정들이 쏟아졌고 트위터는 서비스를 중단. 
  • 푸틴 러 대통령 G20 불참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 불참하기로 했어요. 18-19일 태국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도 불참.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헤르손에서 철수하는 등 궁지에 몰리는 분위기에요. 
  • 일본 기업 8곳 日반도체 부활 위해 뭉쳤다  : 차세대 반도체(로직)를 개발하고 양산을 시작하기 위해 일본 대표기업 8곳이 뭉쳐 회사를 만들기로 했어요. 회사의 이름은 라피더스(Rapidus)이고 참여 기업은 도요타 자동차, 소니, 덴소, NTT, 키옥시아, NEC, 소프트뱅크, MUFG(미쓰비시UFJ파이낸셜금융). 각 회사들이 100억엔, 정부가 10억엔을 투입할 예정이고 양산은 2020년대 말이 목표. 
맺음말
권력에 대한 오늘 레터. 공감할만한 부분이 있으셨나요?

미라클러님들 중에는 CEO와 임원, 리더들이 많기 때문에 오늘은 그 분들을 생각하면서 써보았어요. 

하지만 스스로가 권력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평범한 미라클러님에게도 오늘 레터가 생각할 거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1. 권력의 정의에 따르면 평범한 사람도 권력을 가질 수 있어요. 어떻게 보면 권력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일수록 권력의 맛에 쉽게 빠져들지도 모릅니다. 

2. '선한 권력'을 만들려면 결국 그런 리더에 대한 지지를 보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선거를 통해 권력자를 선발하는 민주주의 뿐만이 아니라 평범한 기업에서도 '선한 리더십'을 따르고 돕는 것이 필요해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한주가 되시길! 


당신의 멋진 미래를 응원합니다
이덕주 드림


PS. 사족이지만 남겨야할 것 같아서  적어봅니다. 우리는 선한 권력을 추구해야하지만 '선함'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언제나 경계를 해야할 것 같아요. 줄리 바탈리나 교수에 따르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행동이 '선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고 해요. 그래서 그 권력을 휘두르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진다고 하죠. 그런 점에서 한 가지 비전과 미션을 향해 움직이는 기업(조직)과 국가는 많이 다를 것 같아요. 다양한 이해관계와 계층이 얽혀있는 국가에서는 '선한 권력'이 무엇인지 말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레터를 평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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