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혐오보다 강한 사랑으로🌈]
새알 뉴스레터 #7 | 2024. 11. 07 (목)
에디터 키키 🍥
[여는 질문 💭]

어른이기에 느꼈던 든든함이 있나요?

[오늘의 알맹이 💥]

#다양성 #성소수자 #부모와_어른의_역할 #어른이니까 #저희_구독자_애칭이_생겼어요

혐오보다 강한 사랑으로 🌈

[메인컨텐츠]

님! 안녕하세요, 에디터 키키🍥입니다. 벌써 11월이 다가왔어요. 님의 10월은 어떠셨나요? 저는 밀려오는 수행평가와 과제들을 하고, 기획했던 큰 학교 행사도 2개나 끝냈습니다. 정말로 정신없이 달렸던 것 같아요. 11월이 되고 나서야 한 숨 돌릴 틈이 생긴 느낌이 듭니다.


오늘은 다양성과 관련하여 좋은 어른에 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뉴스레터를 시작하기 전부터 쓰고 싶던 주제지만, 아직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남아있는 사회에서 다양성에 관한 얘기를 담는 일이 조금 무섭기도 해요. 하지만 목소리를 내는 일의 가치를 알기에, 저의 용기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전합니다.


+) 저번 청바지에서 추천드렸던 <대도시의 사랑법>, 다들 기억하시나요? 이번 레터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스포일러를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알더라도 영화를 보는 건 후회 없는 선택이실 거예요!

혹시...

혹시 앨라이(Ally) 라는 단어를 아시나요? 사전적 정의는 '동맹(국)' 정도지만, 연대를 의미하기 때문에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쓰이기도 합니다. 국내에서 많이 쓰는 용어가 아니다보니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라 생각해요.


앨라이는 자신의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성이 무엇인지는 상관없어요. 단체에 가입하거나,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아도 되고요. 그저 성소수자가 비성소수자와 같은 권리를 누리며 살아가는 것에 동의하고 지지한다면 앨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 또한 앨라이고요!

무지개가 느껴졌던 그날
키키 촬영

저는 올해 6월 1일에 열렸던 ‘서울퀴어퍼레이드’에 다녀왔습니다. 올해는 주최측 추산 15만명이 참가할 정도로 규모가 거대했어요. 퀴어퍼레이드는 크게 부스, 공연, 행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처음으로 부스가 있는 일대로 들어서자 정말로 많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외국인도, 짙은 무대화장을 한 분도, 휠체어를 탄 분도, 연인과 함께 온 분들도 계셨어요. 커뮤니티가 비슷하다보니 반갑게 인사를 나누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곳이야말로 정체성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느꼈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제가 어떤 사람이어도, 심지어는 사람이 아니어도 존중받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모두 다 모르는 사람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그곳을 ‘안전한 공간’이라고 느낄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내부에서는 *아웃팅 방지를 위해 사진 촬영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아웃팅: 당사자의 동의 없이 그 사람의 성정체성이나 성적지향성을 밝히는 일


부스는 대략 60개 정도로 을지로입구역에서 종각역을 거의 다 메우는 규모였습니다. 상담소, 종교단체, 동아리, 대사관, 시민단체 등 부스에 참여한 다양한 단체 중에서도 특히나 제가 기억에 남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단순한 활동과 설문, 굿즈 나눔 등을 넘어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달해준 어른들이었어요.

 

예를 들어, 불교 성소수자 모임인 '불반'을 포함해 불교로 모인 연합부스 앞에서는 스님 세 분이 사람들의 손목에 오색팔찌를 묶어주고 계셨어요. 혹여 매듭이 풀릴까 꼭 묶어주시면서 눈을 맞추며 내년에도 다시 만나자고 말씀해주시던 순간이 기억이 납니다. 또, 성소수자 부모 모임에서는 프리 허그 행사를 하고 계셨어요. 몇몇 어머님들이 ‘FREE HUG’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처음 보는 사람들도 밝게 웃으시며 안아주셨는데요. 평소에 퀴어와 관련된 문제로 힘든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도 그저 안아주시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눈물이 살짝 올라오기도 했어요.🥹 실질적 도움 이전에 ‘부모(사회적인 부모의 역할)’ 혹은 ‘앨라이’로서 위로와 치유를 주고자 하셨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가정에서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반대를 받는 이들에게요. 모든 부모가 자식을 온전히 지지해주지는 않으니까요.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의 남자주인공 흥수는 동성애자이고, 사회적 시선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며 밝히기 두려워합니다. 어머니에게 동성애자임을 우연히 들켰던 날, 어머니는 생전 다니지 않던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매일 새벽, 침대에 누워있는 흥수의 손을 잡고 '흥수가 정상으로 돌아오길' 기도하고, 흥수는 이게 미칠 것 같다고 말했죠. 

 

시간이 흘러, 흥수가 자취를 하다 잠깐 집으로 돌아왔던 시기에 흥수는 어머니에게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직접 밝힙니다. 어머니는 굳은 표정으로 영화를 보고 오겠다며 나가고, 흥수는 집에 돌아온 어머니의 가방에서 대표적인 퀴어 영화인 <Call Me by Your Name(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영화표 한 장을 발견합니다. 아마 어머니가 흥수를 바꿔보겠다는 마음을 버리고, 먼저 이해해보기 시작했다는 연출이겠지요?


*원작 소설과 영화의 내용이 조금 다르며, 영화의 스토리만을 최소한으로 담았습니다.

'어른'이기에 줄 수 있는 마음

저는 여기에는 분명히 ‘어른이기에’ 줄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단순히 좋은 사람을 넘어 좋은 ‘어른’이기에 줄 수 있는 지지가 있습니다. *커밍아웃을 했을 때 퀴어임을 알고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용기를 낼 수 있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 같아요.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힘이 되지만, 그게 '어른'이라면 그 너머의 든든함이 생기는 느낌이랄까요. 흥수도 자신을 지지해주는 ‘어른’이 생겼을 때 비로소 안정적인 모습들이 많이 연출되기도 해요. 물론 시간이 흐르며 흥수가 겪은 다른 사건들의 영향도 있겠지만요! 

*커밍아웃: 스스로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개하는 것


'어른'만이 가질 수 있는 그 든든함이 있다면, 그 어른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명확한 답을 제시하기 보다 여러분의 의견을 많이 듣고 싶어요. 소통창구를 통해 많이 남겨주세요! 다음 레터 구석에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대로 아는 것
ⓒ BBC

아직 사회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부분이기에 무조건적으로 퀴어를 지지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단정짓기는 조심스럽습니다. (종교/신념적, 개인적 이유도 있을 테니까요. 그러나 그런 의견이 소수자를 향한 차별이나 억압, 혐오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면 그건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건 명확한 인권 침해의 문제니까요.)


하지만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좋은 사람' 중 퀴어를 지지하진 않더라도 부정적 시선을 가지지 않는 사람 또한 포함하고 싶어요. 더이상 동성애는 치료될 수 있는 병도, 회개를 한다고 사라지는 것도, 이상한 것도 아니란 건 많이 알려졌으니까요. 이를 부정하는 건 엄연한 한 사람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과 같아요. 예를 들어, 제가 가지고 있는 여성, 학생, 딸과 같이 저의 당연한 정체성이 틀렸다고 부정하는 거죠. 좋은 사람이 결국 좋은 어른이 되기에 우리가 ‘제대로’ 아는 건 꼭 필요합니다. 우리가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지만 그걸 모두 담았다가는 오늘 레터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아요. 차차 다른 글들에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새알과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늘의 새알람 ⏰
[소개하고 싶어요]

ⓒ 엘라이레터

오늘 글을 읽고 앨라이에 관심이 생겼다면? 비온뒤무지개 재단에서 관련 소식을 담은 ‘앨라이 레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퀴어 행사나 뉴스를 접하고 싶다면 참고해보세요! (소식이 아닌 지식을 쌓고 싶다면 관련 책이나 단체에서 정보를 얻는 걸 추천해요. 그저 인터넷에 검색하게 되면 단순하고 편향적인 의견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쓸만한 정보를 얻기 어렵습니다.🥲) 


이외에도 퀴어 관련된 단체에서 운영하는 뉴스레터나 인스타가 다양하게 있답니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와 관련된 단체를 찾아 소식을 받아보는 것도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질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 청. 바. 지. 👖
[청소년이 바라보는 지금의 이슈]

에디터 서영 🍀
미국 대선! 어떻게 생각해? 

님! 어제 나온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확인하셨나요?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꺾고 미합중국 제 47대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 미국과 한국은 워낙 오랜 시간동안 우호적인 한미 동맹 관계를 맺어오고 있기도 하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한국 사회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늘 미국 대선 결과가 화두잖아요. 그래서 오늘 저는 그렇다면 청소년들은 어떤 관점으로 미국 대선을 바라보는지 짧게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청소년들 대부분이 정치에 관심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셨다면… 그것은 큰 오산입니다. 😑 제 주변 친구들만 봐도 정치에 꽤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실제로 저도 그렇고요 ㅎ.ㅎ 그리고 평상시에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가도 대선 같이 주요한 정치 행사가 있는 시기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는 친구들도 있답니다. 그래서 흔히들 말하는 선거 때가 오면 학교에서도 꽤 자주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재미있다고 생각한 지점 중 하나가 있는데요. 바로 우리나라 대선보다 미국 대선에 대한 이야기를 더 편하게 나눈다는 사실이에요. 😲 일단 요즘 저희 또래 청소년들은 정치 색을 밝히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편이에요. 정치색이 다른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느껴지는 묘한 어색함이 불편해서 일까요? 저도 굳이 나서서 이야기를 하게 되지는 않는 것 같은데요. 그러다 보니 대선 이야기를 하면 자연스럽게 상대가 나의 정치색을 알게 된다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점과 우리나라 대선은 너무 우리 이야기라 어렵게 느껴진다는 것이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 미국 대선은 먼 나라 이야기인데다가 당이나 정치색보다는 ‘후보’ 에만 집중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아주 좋은 토크 주제가 되어준답니다.


청소년들의 독특한 미국 대선 문화, 어떠셨나요? 어른들과 조금은 비슷한 지점이 있으려나요..?! 투표권이 없는 저희들은 이렇게 서로 이야기 해나가면서 정치관을 수립해나가는 것 같아요. 저는 이렇게 이야기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부모님의 정치관에 영향받지 않고 성숙한 민주시민 의식을 가지고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정치와 친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거든요. 아직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정치 교육이나 시스템은 잘 마련되어있지 않지만 청소년들끼리라도 마구 수다 떨면서 자신의 정치적 사고를 쑥쑥 키워갔으면 좋겠습니다! (*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청바지는 언제까지나 새알 에디터들의 주관적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새알 구독자 애칭이 나왔어요 👉👈
님께 전해드릴 소식이 하나 있어요! 오늘로써 새알이 7번째 정식 발행인데요. 새알 에디터들이 구독자 분들의 애칭을 만들어왔습니다. 바로바로… 둥지입니다!🪹 깊은 뜻이 있는 건 아니고요ㅎ.ㅎ 우리를 보듬어주는 다른 사람들의 품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결국에 새알의 슬로건인 ‘깨물고, 깨닫고, 깨지고 좋은 어른 되기’가 실현되었을 때, 알을 깨고 나온 저희는 무럭무럭 자라 각자의 둥지에서 다른 알들을 품게 될 거예요. 저희가 받은 사랑을 남들에게 돌려줄 수 있을 때까지 저희는 좋은 어른들, 좋은 사람들의 품 안에서 열심히 깨물고, 깨닫고, 깨져보겠습니다. 🏃
독자님! 오늘의 새알, 어땠나요?
[소통창구]

에디터 영영 🍀
오늘도 함께 고민해주신 둥지분들을 위해 영영이 직접 답합니다! 🍀  

→  어제 저는 학교 이야기장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분을 만나뵙고 왔어요. 유가족 분은 희생자 분과는 이모 - 조카 관계셨는데 조카 분과의 옛 추억을 떠올리다 울컥하셔서 눈물을 흘리시다가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어른답지 못하게 아직도 00이를 떠올리면 울컥할 때가 있다.” 그런데 저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부당했던 일에 기꺼이 눈물 흘릴 줄 알고 소리칠 줄 아는 유가족 분의 삶이 진정 좋은 어른으로 향하는 길이 아닐까. 10.29 이태원 참사 소식에 분노하고 눈물 흘릴 수 있는 익명의 둥지 분, 좋은 어른이 되고자 하는 에너지가 이 짧은 글 속에서 느껴졌어요. 부디 우리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같이 노력해봐요. 저의 글을 읽고 깊은 생각을 해주셔서 제가 더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

새알은 여러분을 기다리느라 거북목이 되었답니다.🥹 작은 말이라도 좋으니 부디 많은 의견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