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바라보기> 
고립, 은둔 청년에게 사회가 관심을 쏟길

인공지능(AI)인 Stable Diffusion 3가 ‘은둔, 고립 청년을 표현한 사회’라는 말로 만들어낸 사진 형태의 그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형이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 청년분과의원으로 활동하는데, 시에서 내년 예산 편성을 앞두고 올해 사업 공모를 받는다며 좋은 제안 있으면 보내달라고 했다. 나는 알았다고 말하며 지나갔는데, 며칠 뒤 형이 자신의 SNS로 청년분과 관련 제안이 적어 속상하다는 글을 남겼다. 읽고 안타까워하다 내가 하는 일이 많고 피곤해 좋은 방안을 남기지 못했는데, 다른 직장인 청년은 오죽할까 싶었다. 그러다 대구의 고립, 은둔 청년이 2만 1천여 명으로 추정된다는 뉴스를 보았다.

<대구 고립·은둔 청년 2만 명 넘는다···83.7% "벗어나고 싶다"> (대구MBC, 2025.02.26.)


대구시는 최근 용역을 의뢰해 처음으로 사회적 고립 청년 실태를 분석했습니다. 대구에서 생활하는 고립·은둔 청년은 2만 1천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19살에서 39살 이하 청년 58만 4천여 명 가운데 3.6%입니다. 고립·은둔 위험이 있는 청년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4만 6천 명으로 늘어납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2022년 기준 전국적으로 고립·은둔 청년 수가 54만 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 해당 보도에서

 

예전에 그들을 다룬 TV 다큐멘터리를 본 터라 무척 마음이 아팠는데, 여기에 달린 부정적인 댓글을 보니 더 슬퍼졌다.

 

A - 솔직히 아무 일 안 해도 먹고사는데 지장 없어서 무기력한 거 아닌가? 고립 은둔까지 국비들여서 지원해야 한다는 게 참으로 애석하다..

B - 참 돈이 남아도네...일 안 해도 돈을 주니 저러지...미쳐도 단단히 미쳐 가네… 세금을 저런 데 사용하다니...웃기네....ㅋㅋㅋ 돈을 주는데 왜 일을 해..절대 안 하지....

 

아무리 각자도생의 시대라지만,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위로도 못할망정 저렇게 상처를 주고 싶을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3년 발간한 <고립 은둔 청년 실태조사>에서 은둔 청년의 약 66.9%가, 고립 청년의 52.2% 20대에 고립·은둔을 시작했다고 나왔다. 이들은 취업 준비나 실직, 퇴직 등 직업상의 어려움, 친구나 직장동료 등 대인관계 어려움을 시작 이유로 답했다.

 

우리는 청년을 나라의 미래라 치켜세우지만, 그들의 아픔에 무관심했다.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높은 비율을 보이는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기준 13,978명, 2~30대 청년 자살자가 48.6%(20대 22.2%, 30대 26.4%)를 기록했다.

 

지금이라도 그들을 다루는 보도가 늘어나고, 걸맞은 정책과 사업이 실행되어야 한다. 정부와 여러 지자체는 고립, 은둔 청년을 지원하는 방안과 사업 공모를 시행하고 있다. 대구시도 올해 3월부터  <2025 사회적 고립청년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대구광역시청년사업센터는 이 중 <심리지원 시즌1>을 시작했는데, 누리집에서 고립·은둔 자가 검사를 제공하면서, 거기에 해당되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라 권한다.

2025 사회적 고립청년 지원사업 심리지원(집단상담) 시즌1 웹 포스터와 공고문, 총 4회차로 대인관리 관계 증진과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출처 : 대구광역시청년사업센터

 

청년들이 은둔, 고립을 선택한 건 오랫동안 쌓인 어려움 때문이다. 그들을 도울 방안이 여기저기 나오는 만큼, 어려움을 덜어주고, 계속 사회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관심을 두면 좋겠다.

이응상(a.k.a. Blueman)

  • 글쓰기 코칭 프로그램 <꿈꾸는 만년필> 5기
  • 저서 : <마음을 쓰다> (2015, 교보문고 퍼플)  종이책 / eBook

느리지만 천천히 나아가며 글쓰는 직장인
꿈과 희망을 믿고 배우며 세상을 보려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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