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보며 노래를 연습하던 유령이. 거울 속 누군가와 대화 후 노래 실력이 급격히 성장하는데?!

👻: 오늘은 가장 유명한 유령이 등장하는 이야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령!

▲ 소설 <오페라의 유령>, 출처: BIBLO

진짜 유령이 나타났어요 😱

고풍스럽고 웅장한 분위기의 파리 오페라 극장. 유령이 있다는 소문이 돌지만 실제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럼에도 극장 사람들은 마치 유령이 실재하는 것처럼 행동하죠. 하지만 새로운 극장 지배인들은 예외였어요. 그들은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이름으로 도착한 97개의 요구 사항이 적힌 계약서를 웃어넘기죠. ‘2층 박스석 5번 자리를 비워둬라’, ‘매달 일정 금액을 상납하라’ 등 어이없는 조항들밖에 없었거든요. 편지의 내용을 본 이전 극장 주인의 진지한 경고도 지배인들에겐 그저 짓궂은 장난으로 느껴질 뿐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파티 직전 무대 감독이 살해당했다는 소식과 함께 또다시 유령의 편지가 도착해요. 편지에는 자신의 요구를 무시한 이라며 지금의 태도를 유지한다면 더 큰 불행이 닥칠 것이라는 경고가 담겨있었죠. 하지만 그들은 이 또한 장난일 뿐이라며 무시해버린다고.

▲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출처: thephantomoftheopera

유령은 편지를 통해 크리스틴을 주인공으로 세우라고 협박하기도 하는데요. 그녀는 프리마돈나*의 무대를 대신한 계기로 단번에 사랑을 받으며 스타가 됐어요. (👻: 무대를 대신한 것도 유령의 계획이었대령~) 어릴 적부터 크리스틴을 사랑했던 샤니 자작 또한 공연을 보고 그녀에게 다가가지만, 그녀는 여러 핑계를 대며 그를 밀어내요. 대기실에서 쫓겨난 샤니 자작은 문 앞에서 그녀와 대화하는 수상한 목소리를 듣게 되는데요.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그녀를 뮤즈로 삼아 음악을 가르치는 유령이라는 존재! 이후 샤니 자작에게 마음을 연 크리스틴은 그에게 자신이 ‘음악의 천사’라고 믿었던 미지의 존재가 사실은 끔찍한 얼굴을 가졌으며 자신을 납치하고 협박했다고 말하죠. 샤니 자작은 조사를 통해 그가 오페라의 유령이라 불리는 에릭임을 밝혀내고 크리스틴과 도망칠 계획을 세워요. 하지만 이를 엿들은 에릭은 그녀를 납치해 지하 감옥으로 사라지는데요, 샤니 자작은 무사히 크리스틴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프리마돈나: 오페라의 주역 여배우. 이탈리아어로 '제1의 여인'을 뜻함.


👻: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납치와 살인을 한다니 너무 무서워령! 그런데 쉽게 유령을 찾지 못할 만큼 극장이 넓었던 건가령?

▲ 파리 오페라 하우스 내부, 출처: 위키피디아

오페라 극장 밀착 취재 🔎

여기까지가 원작 소설 <오페라의 유령> 줄거리예요. 소설 <오페라의 유령>에서는 백스테이지부터 지하까지 실제 극장의 공간들이 많이 등장하는데요. 작중 배경이 되는 19세기 파리 오페라 극장은 무려 1,5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있을 만큼 거대한 규모였어요. 무대에 등장할 말들이 지낼 마구간은 물론, 발레 학교와 기숙사 등 무대를 위한 모든 것들이 준비되어 있었죠. 건물이 거대한 만큼, 지하 호수 같은 어두운 공간도 많았고 극장은 미로처럼 복잡했다고 해요. 이렇게 거대한 오페라 극장이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18세기 나폴레옹의 개혁으로 오페라가 살리에리, 모차르트 등 유명 작곡가들의 작품과 함께 급속도로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 좌: 가스통 르루, 출처: 위키피디아
우: 소설 <노란 방의 미스터리>, 출처: 위키피디아

소설의 작가인 가스통 르루 유명 기자 출신이었어요. 그는 기자 경험을 토대로 소설 연재를 시작해 <노란 방의 비밀>로 큰 인기를 얻는데요. 그리고 1907년, 오페라 극장에서 일어난 사건을 탐문하는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연재하여 프랑스 추리 소설계에 한 획을 긋죠. 추리와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글은 영국의 아서 코난 도일과 미국의 에드거 앨런 포만큼이나 소설계에 큰 영향을 주었어요. 특히 <오페라의 유령>호평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소설 속 배경이 너무나도 생생히 그려졌기 때문인데요. 그가 과거에 파리 오페라단을 심층 취재하면서 지하의 감옥을 본 경험이 소설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 <오페라의 유령>이 추리 소설이었다니 신기해령! 이 작품이 무대 위에서는 색다르게 표현된다구령?

크리스틴과 팬텀 ✨️

사건 추리가 주가 되는 원작과 달리 뮤지컬은 크리스틴을 중심으로 흘러가요. 유령의 계략으로 단역에서 프리마돈나가 된 크리스틴은 이를 계기로 어린 시절 사랑했던 라울을 만나게 되죠. 한편 그녀는 거울 속에서 자신을 부르는 팬텀을 '음악의 천사'로 착각하고 그에게 매료되어요. 하지만 그의 일그러진 얼굴과 샹들리에를 추락시키는 등의 악행을 보며 점차 그를 두려워하게 되죠. 팬텀의 분노가 더해지며 악행이 이어질수록 크리스틴은 라울에게 의지하며 그와 결혼까지 약속한다고.

▲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출처: thephantomoftheopera

샹들리에 사건 이후 소동이 잠잠해지자 오페라 하우스에는 화려한 가면무도회가 열려요. 그때 팬텀이 등장하여 또 한 번 자기 말을 따를 것을 요구하죠. 우려 속에서 라울과 극장 사람들은 그를 잡을 미끼로 그가 요청한 공연을 시작해요. 그러나 무대에 등장한 팬텀은 배우 한 명을 죽인 후, 크리스틴을 납치하는 데 성공하죠. 심지어 팬텀은 그녀를 구하러 온 라울을 보며 크리스틴에게 자기와의 결혼과 라울의 목숨 중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강요하는데요. 팬텀의 처절한 모습을 보며 그녀는 그의 상처받은 영혼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죠. 그리고 그녀의 마음에 감동한 팬텀은 둘을 돌려보낸 뒤 가면만을 남기고 사라지게 되는데요. 에릭의 시체에 대한 에필로그가 남겨진 원작과 달리 열린 결말을 통해 관객들에게 더 큰 여운을 남겨주죠.


👻: 사랑을 깨닫고 그녀를 보내주다니 더 슬프네령... 팬텀의 상징인 가면에도 숨은 의미가 있다면서령?

▲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출처: thephantomoftheopera

어둠 속 빛나는 음악 🎼

팬텀의 가면은 얼굴을  가리고 있는데, 이는 인간의 밝고도 어두운 양면성을 드러내기 위해서예요. 협박을 하며 악행을 저지르는 폭력성이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망에서 비롯된다는 점이 대표적이죠. 텀의 공간은 늘 지하, 그림자 등 어둡고 낮은 곳에 있고, 관계의 부재 속에서 그의 내면의 그림자도 짙어져만 가죠. 이런 그에게 음악이자 뮤즈인 크리스틴은 삶의 유일한 이었어요. 팬텀이 폭력적으로 변하기 시작한 것도 음악으로 공감하며 함께 꿈꿀 수 있던 그녀가 자신을 떠나 라울에게 가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부터라고.

크리스틴은 라울의 목숨을 두고 거래를 제안하는 팬텀을 보며 상처 속에서 자라왔을 그에게 연민을 느껴요. 이에 진심을 담아 그에게 키스하고, 팬텀은 이전에 없던 사랑의 온기를 느끼며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되죠. 팬텀의 음악은 아름답고 신비하지만 일그러진 마음 때문에 밝은 세계로 나아가지 못하는 ‘밤의 음악’이었어요. 그런 그에게 음악과 크리스틴은 그가 세상과 만나는 통로였죠. 그녀를 통해 사랑을 배운 팬텀은 어둠의 세계와 작별하는 의미로 가면을 벗어요. 깊은 상처와 어둠을 가졌을지라도 누군가의 공감손길이 있다면 빛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죠.


👻: 애절한 가사를 보니 팬텀의 외로움이 느껴지는 것 같아령.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특별한 점은 이게 다가 아니라고령?

▲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출처: thephantomoftheopera

명작의 생명은 디테일 😎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인기를 얻은 비결 중 하나는 섬세하고 극적인 연출인데요. 제작진이 모든 곳을 스케치하며 철저한 고증으로 재현한 19세기 파리 오페라 하우스는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완벽한 분위기를 자아내요. 여기에 화려함이 생명인 오페라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여전히 많은 소품들이 특수 염색수작업으로 제작된다고 해요. 추락하는 거대한 샹들리에와 유령 피아노 같은 시그니처 소품들은 극에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더해주죠. 또한 대표적인 장면 중 하나인 지하 호수 장면에서는 안개와 함께 90여 개의 실제 촛불이 사용되기도 하는데요. 이런 디테일들이 모여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으며 기네스북에 최장기 공연으로 기록되었고, 지금까지도 정상급 뮤지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 엄청난 기록까지 가졌다니 정말 남다른 유령이네령! 그런데 작곡가와 팬텀들의 뮤즈를 동시에 볼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이 있었다구령?

플롯 TMI 💎
Sing for me! 나의 뮤즈 크리스틴 🎤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초연 크리스틴은 배우 사라 브라이트만으로 뮤지컬 작곡가의 당시 아내이자 뮤즈였어요. 그녀는 타고난 음역대섬세한 연기 실력으로 단번에 세계적인 스타가 됐고, 당시 팬텀이었던 배우와 함께 올리비에상*과 토니상*을 동시에 수상했다고! 전설로만 전해지던 그녀가 25주년 기념 공연에서 역대 팬텀들과 함께한 무대를 준비했어요. 4명의 팬텀과 그들의 뮤즈 크리스틴의 무대가 궁금하다면 아래 영상을 클릭해보세요!


*올리비에상: 런던에서 상연되는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의 공연 중 가장 뛰어난 배우와 작품에 주어지는 상.


*토니상: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수여하는 연극상. 


👻: 시간을 뛰어넘는 전설들의 무대, 그 웅장함에 함께 빠져보아령!

Four Phantoms Medley ft. Sarah Brightman, 출처: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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