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6/11 오픈했습니다.

구독자님, 어서오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둥점원입니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 시원한 에어컨 바람도 좋지만 역시 해 질 녘의 솔솔 불어오는 바람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요즘인데요. 이맘때쯤 가장 제철을 맞이하는 공연은 무엇일까요? 바로 그날의 온도, 분위기, 냄새 등등 오감을 모두 자극하는 야외 페스티벌입니다. 실내 공연과는 다른 매력 때문에 모두가 한 번쯤은 꼭 경험하고 싶은 공연일 텐데요. 2024년 9월, 드디어 오랜 시간 멈춰 있던 공백을 깨고 잡화점의 자랑, 오리지널 클래식 야외 페스티벌이 돌아옵니다 🤸‍♀️🤸‍♂️


2010년 시작된 ‘크레디아 파크콘서트’는 조수미, 장사익, 요요 마, 정명훈, 디즈니, 유키 구라모토, 이루마 등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라인업과 야외 공연 맞춤의 획기적인 프로그램으로 매년 폭발적인 반응을 이끈 페스티벌입니다. 여담이지만, 둥점원은 2018년에 디토 오케스트라 매니저로서 조수미 파크콘서트 <One Night in Paris>에 참여했었어요.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생생하고 N년의 공연 경력 중 손에 꼽을 만큼 기분 좋은 기억이랍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답사 겸 소풍 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을 다녀왔는데요. 놀랍게도 그저 같은 장소의 잔디를 밟는 것만으로도 다시 ‘파크콘서트’를 마주할 생각에 설레더라고요 🌳


푸른 잔디의 포근함, 무심코 올려다본 초가을 하늘의 예쁜 달과 별, 그리고 선선한 바람.

예쁜 단어가 마구마구 연상되는 이곳에, 올해는 구독자님의 발자국이 남길 바라며.

101호 잡화점의 문을 엽니다. 

구독자님, 고운 가성으로 여성의 음역대를 노래하는 남성 성악가인 카운터테너(countertenor)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그간 잡화점에서 카운터테너 최성훈의 공연도 종종 올리고, 8월에 리사이틀을 앞둔 카운터테너 이동규의 소식도 전해드려서 그렇게 낯설지는 않으실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카운터테너 자체가 상대적으로 드문 탓에 그 독보적인 매력이 좀 덜 알려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한 번 매력에 빠지면 빠져나오기 어려운 카운터테너에 대해 속속들이 파헤쳐 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 영화 <파리넬리> 중 

우선 카운터테너란 정확히 무엇일까요? 사전을 찾아보면 “가성(falsetto)으로 소프라노 음역을 구사하는 남성 성악가. 또는 가성을 사용하여 여자 음역인 알토, 메조소프라노, 소프라노까지의 음역을 구사하는 남성 성악가. 16, 17세기의 교회음악, 특히 영국에서 사용되어 발전되었다. 카스트라토(castrato)와는 다르다.”고 되어 있습니다. 16세기 영국 교회에서는 여성이 교회 안에서 절대로 말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해요. 그러니 노래를 부르는 건 더더욱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죠. 해서 당시 모두 남자로 구성된 교회 성가대에서는 변성기 이전의 어린아이들이 여성의 음역을 담당하게 했고, 단체가 지속될 수 있도록 남자아이들을 거세시켜 맑은 고음을 유지하게끔 인위적으로 만든 카스트라토가 유행했습니다. (유명한 영화 <파리넬리>에서 실존 인물인 카스트라토 ‘카를로 브로스키’의 이야기를 다루었죠!)


그러나 19세기 들어 그 잔인성으로 인해 카스트라토를 만드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되며, 이를 대신하여 훈련받은 남성 팔세토가 인기를 얻게 되며 카운터테너가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인위적인 방법으로 소프라노 음역까지 소화하는 카스트라토와 달리, 카운터테너는 변성기를 거친 남성이 발성법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알토 음역이나 메조소프라노 음역까지 노래하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고요. 


이후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여성이 무대에 설 수 있게 되며 카운터테너의 역할은 자연스레 사라지는 듯했는데요. 2차 세계대전 후 영국의 성악가 故 알프레드 델러의 등장으로 다시 한번 부활합니다. 그의 노래를 들어보면 왜 그가 1세대 카운터테너이자 불모지를 개척한 선구자라고 불리는 지 알 것만 같죠. 알프레드 델러 이후로는 현재 최고의 카운터테너라고 불리는 안드레아스 숄, 영화 <파리넬리> 속 목소리의 실제 주인공 데렉 리 라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모노노케 히메>의 주제곡을 부른 요시카즈 메라 등의 카운터테너가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조금은 낯설지만 신비로운 카운터테너만의 매력에 마구마구 빠져버리는 것 같지 않으신가요? 더욱이 요즈음은 이전보다 더 넓은 음역대를, 자연스럽게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카운터테너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노래는 무궁무진하다는 사실! 백문이 불여일견이죠. 카운터테너의 진수를 직접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영화 <파리넬리>를 보고 감명받아 카운터테너의 길로 들어선 후, 세계적인 카운터테너로 자리매김해 ‘파리넬리의 환생’이라는 찬사를 받은 이동규리사이틀 무대(8월 예술의전당)를 강.력.추.천. 드립니다. 🥰

전국 공연기획사와 공연장이 한자리에 모이는 곳, 아트마켓형 페스티벌을 기억하시나요? 바로 KoCACA 아트 페스티벌입니다. 지난 41호77호에서 ‘제주해비치 아트페스티벌‘로 소개해 드리기도 했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KoCACA)에서 주최하는 아트 페스티벌은 국내 최대 규모로 열리는 공연 유통 행사인데요. 쉽게 말해 전국 각지에서 문화예술계 종사자가 모여 예술 콘텐츠를 소개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예요. 


2006년부터 매년 제주도에서 개최된 이 페스티벌이 올해엔 최초로 육지인(🤣) 김해문화의전당에서 펼쳐졌습니다. 사실 저, 현점원이 참여자로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설레기도, 한편으론 긴장되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올해는 무려 150여 개의 문예회관 및 문화예술관련기관, 200여 개의 예술단체 등이 참여했다고 해요. 


공연장은 2주 전, <존노&박현수 ‘향수’> 김해 공연을 위해 방문했을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는데요. 곳곳에서 레퍼토리 피칭, 포럼, 버스킹 공연 등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열정과 활기가 넘쳤습니다. 지역별로 나뉜 전시관엔 수많은 문예회관 부스가 빼곡히 줄지어 있었고요. 이벤트를 진행하는 예매처 부스부터 콘서트홀 좌석을 구현한 업체 부스까지 보는 재미가 가득했어요. 

점원들은 도착하자마자 제안서를 품에 안고 부스를 돌며 크레디아의 2025년 라인업과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데에 열중했습니다. 이틀간 전국 공연장 담당자분들과 교류하며 수십 개의 명함을 주고받았는데요. 가지고 온 제안서를 한 부씩 전할수록 뿌듯함은 배가 되었어요. 구독자님께 살짝 스포를 하자면.. 필리프 헤레베허, 정명훈, 미샤 마이스키 등 거장들의 무대부터 새롭게 내한하는 아티스트와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아트마켓에 참여한 단체는 클래식 기획사뿐만이 아닌데요. 연극, 뮤지컬, 무용, 전통 등 분야가 다양한 만큼, 각양각색의 홍보 방식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함께하는 출연자들이 화려한 분장을 하고 드레스를 입은 채 부스를 돌며 공연을 소개했던 극단이 기억에 남네요.


‘Reboot(리부트)’라는 주제로 진행된 만큼 새로운 시작의 밑거름을 다지는 의미 있는 자리였는데요.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구독자님을 만나는 그날까지 달려보겠다는 각오와 함께, 오늘의 출장기를 마칩니다.

구독자님은 요즘 자주 듣는 플레이리스트가 있나요? 🎶

저는 지금 재즈 사운드에 빠져 있어요. 재즈 넘버들을 듣기 위해 유튜브를 탐험하다 너무 멋진 채널을 발견했어요. 혼자만 알고 싶은 보석 같은 채널이라 몇 주간 숨겨놓고 보다 구독자님에게만 살짝 알려드려요.


소개해 드리는 Little Big Beat Studios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중 하나인 유럽 리히텐슈타인 공국에 위치한 녹음 스튜디오 채널입니다. 이 스튜디오가 왜 특별하냐고요? Little Big Beat Studios는 유명 아티스트를 초청하여 라이브 레코딩을 진행하는데요, 이 특별한 레코딩에 관객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죠. 레코딩 엔지니어처럼 헤드폰을 끼고 아티스트들의 연주를 듣는 거죠. 특히 아날로그 녹음 기술을 제공하는 이 스튜디오에서 어떤 효과도 없이 생생한 라이브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에요. 유럽의 멋진 음악가들을 알게 되는 건 덤! 이 라이브 레코딩 세션에 참여하기 위해 리히텐슈타인에 가고 싶어졌어요. 


오늘은 Little Big Beat Studios 채널에서 찾아낸 멋진 라이브 음악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펑키한 재즈 그루브에 올라타 보세요🕺💃🎶

🎵 Incognito - 1993


Little Big Beat Studios에 마음을 사로잡힌 건 인코그니토(Incognito) 때문입니다. 1990년대 애시즈 재즈 열풍을 일으켰던 인코그니토. 펑키한 재즈 사운드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세션 연주는 뜨거워지는 여름 공기의 열기를 순식간에 시원하게 만들어 준답니다. 1979년에 결성된 이 재즈 밴드가 아직도 사랑받는 이유를 알게 될 거예요. ‘1993’을 들었다면 그들의 히트곡, ‘Still A Friend Of Mine’ 연이어 들어보세요. 구독자님을 위한 도파민, 아니 여름을 위한 비타민이 되어 줄 거예요.

🎵 Judith Hill - Jammin’ In the Basement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주디스 힐(Judith Hill)은 마이클 잭슨의 투어 <This is it>의 듀엣 보컬로 발탁되어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하지만 투어 전 마이클 잭슨이 돌연 사망하게 되어, 추모 공연의 연주자로 무대에 오르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This is it> 다큐멘터리 영화를 볼 적에는 그녀가 이렇게 멋진 뮤지션인 줄 몰랐어요. 위 영상에서는 키보드를 연주하는 동양인 음악가에게 눈길이 갔는데요. 사실 주디스 힐의 어머니 미치코 힐입니다. 아버지 로버트 힐은 베이스를 연주하고요. 재능 넘치는 음악 가족이죠? 공연은 더 멋집니다. 모두 Put your hands up! 

✔️ ‘파리넬리의 환생’이라는 최고의 찬사를 받은 카운터테너 이동규의 워너클래식 데뷔 앨범 발매 기념 리사이틀 <Dream Quilter : 꿈을 누비는 자>가 오늘 티켓오픈됩니다. 8/28(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될 이번 무대는 섬세함과 역동성을 넘나드는 유일무이한 카운터테너 이동규의 진가를 만나볼 수 있는데요. ‘꿈’을 테마로 하는 여섯 가지 챕터를 콘트랄토 오스틴 킴과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 ‘수아레 무지칼레’와 함께 선보일 예정이니 다양한 레퍼토리만큼 다채로운 사운드를 기대해 주세요 🎤

✔️ 2024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의 세 번째 스테이지 <멜로디>가 7/21(일)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열립니다. 이번 공연은 프랑스어의 관능미뿐만 아니라 낭만적인 프랑스 감성을 가득 담고 있는 서정적인 멜로디가 모두 펼쳐질 예정인데요. 이름만 들어도 낭만적인 향기가 가득한 포레, 마르티니, 뒤파르크의 음악을 존노, 박현수, 조영훈이 선보이는 사랑스러운 무대로 만날 준비 되셨나요?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오 샹젤리제’를 싱어롱으로 함께 하는 시간도 많관부 😍) 
 
✔️ 푸른 잔디 위에서 펼쳐지는 오리지널 야외 클래식 페스티벌 ‘크레디아 파크콘서트’가 6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돌아옵니다. 모두가 오랜 시간 기다린 만큼 최고의 라인업과 프로그램으로 돌아올 예정인데요. 2024년 9월, 기분 좋은 가을 날씨와 함께 3일 동안 펼쳐질 단 하나뿐인 축제를 가장 먼저 선점할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 오픈 공지는 곧 올라갑니다!
 
✔️ 지난 호에 진행된 [100번째 편지 기념 EVENT 📚] 책 네 인생에 클래식이 있길 바래이벤트에 보내 주신 구독자님들의 뜨거운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벤트 당첨자에게는 개별 연락이 완료되었으며, 이벤트 물품은 출판사를 통해 직접 발송됩니다. 앞으로도 구독자님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에 진심으로 임하는 잡화점이 될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벤트킵고잉 🤗 ➕ 제1회 잡화점 어워즈 단골손님 상 수상자분들께도 커피 쿠폰 발송이 완료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공연장 옆 잡화점>은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에 오픈합니다.
잡화점 운영하는 사람들: 
묘점원, 혬점원, 둥점원, 현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