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C 탄소배출권, 비싼데 왜 사?

파리·싱가포르 에어쇼와 함께 ‘세계 3대 에어쇼’로 꼽히는 판버러 에어쇼. 지난 18일(현지시각)부터 22일까지 닷새간 영국 판버러 공항에서 개최됐는데요.

개최 첫날인 18일, 유럽 항공우주기업인 에어버스(Airbus)는 직접공기포집(DAC)에서 나온 탄소 상쇄배출권(Carbon removal credits)을 구매하는 의향서에 서명했단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상쇄배출권은 외부 사업에서 확보한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향후 배출량 상쇄에 활용할 수 있는 배출권인데요.

해당 배출권은 에버버스의 파트너인 미국 에너지 기업 옥시덴탈페트롤리움(OXY, 이하 옥시덴탈)의 자회사, 1포인트파이브(1PointFive)가 발행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계약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옥시덴탈은 에어버스와의 계약 덕에 미국 남서부 일대 DAC플랜트를 건설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에어버스는 왜 굳이 비싸다고 소문난 DAC플랜트의 배출권을 구매한 것일까요?

높은 운영비로 인해 비싼 DAC 배출권…뜨거운 인기로 ‘없어서 못 팔아’ 💰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CO2)를 직접 포집해 농도를 감소시키는, 즉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가 가능한 DAC. 문제는 DAC 플랜트 가동에는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돼 운영비용이 비싸단 점입니다.

포집 기술 및 규모 그리고 에너지원 선택에 따라 다르지만, DAC 플랜트는 CO2 포집 톤당 대개 250~600달러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반면, 마찬가지로 탄소 상쇄가 가능한 재조림은 비용이 톤당 50달러(한화 약 6만원) 미만인데요.

지열로 운영되는 세계 최대 DAC 플랜트 오르카(Orca)의 운영비도 비싸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이로 인해 DAC 플랜트에서 나온 배출권 가격은 높을 수밖에 없는데요. 실제로 오르카를 운영 중인 클라임웍스(Climeworks)는 DAC 배출권 가격을 톤당 약 775달러(한화 약 101만원)로 책정했습니다.

허나, DAC 배출권은 시장에 나오기도 전에 매진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클라임웍스의 공동 대표인 얀 부르츠바허는 높은 수요 덕에 오르카 플랜트에서 나온 배출권이 가동 3개월 만에 전부 매진됐다고 밝혔는데요. 이같은 기업 투자 덕에 DAC 전문 기업 및 플랜트 수가 점점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투자 통해 DAC 배출권 확보 나선 기업들, 이유는? 🏦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에어버스 같은 기업들이 앞다퉈 DAC에 투자하는 이유는 ‘안정성’ 때문입니다. 맹그로브숲 같은 자연 기반 탄소 제거 프로젝트는 산불이나 가뭄 같은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는데요.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과 가뭄의 빈도수가 더욱 잦아져 산림 탄소상쇄 프로젝트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반면, DAC는 대기 중에서 포집한 CO2를 지하에 영구적으로 저장한단 장점이 있는데요.

뿐만 아니라, 재조림의 경우 막대한 양의 토지가 필요합니다. 시드니대학교 화학부 교수인 디나 알렉산드로는 호주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호주의 2년간 탄소배출량(약 10억 톤)을 포집하기 위해 재조림을 사용하면 뉴사우스웨일스주 크기와 같은 면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는데요.

알렉산드로 교수는 이어 “DAC는 99.7% 더 적은 공간으로 동일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재조림에 필요한 물소비량까지 고려하면 DAC 플랜트 수가 더 늘어나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DAC 플랜트 확대 위해선 필요한 정책 지원은? 🏛️

💡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미래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송용 연료 부문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반면, 석유화학 부문은 향후 유일하게 성장하거나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가 회복되면서 플라스틱·합성섬유·화장품·의약품 등 석유화학제품의 수요가 급증한 상황. 여기에 반기를 든 기업이 있습니다.

2013년 설립된 생명공학 스타트업 이볼브드바이네이처(Evolved By Nature)의 이야기인데요. 이 기업이 석유화학물질을 대체하고자 주목한 것은 다름 아닌 '누에고치'란 사실!

실크 단백질이 석유화학물질을 대체할 수 있어! 🧪

이볼브드바이네이처의 공동설립자인 그레고리 알트만과 레베카 라쿠튀르 박사는 실크 연구분야 선구자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데요. 이들은 누에고치의 주성분인 실크가 보습성과 생물학적 적합성이 뛰어나단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이는 실크를 구성하는 세리신(Sericin)과 피브로인(Fibroin)이란 두 단백질 덕분인데요. 다만, 세리신은 일부 사람들에게 민감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활용에 어려움을 겪던 상황. 이에 이볼브드바이네이처는 실크에서 세리신만 제거하고 순수한 피브로인 단백질만 액상으로 추출하는 기술, 액티베이티드 실크(Activated Silk)를 개발하는 데 성공합니다.

누에고치에서 피브로인을 분리한 기술을 개발한 기업은 이볼브드바이네이처가 처음은 아닙니다. 그러나 추출한 피브로인을 액화시키고 안정시키는 데까지 나아간 최초의 기업인데요. 액티베이티드 실크는 스킨케어 제품으로 사용할 경우 피부 진정 및 보습 효과를 선사하며, 가죽과 직물 제품 코팅에 사용되는 유해 화학물질을 대체해준단 것이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자연이 제공한 플라스틱, 실크 🥤

이볼브드바이네이처의 공동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알트만 박사는 실크가 살충제나 화학비료가 필요하지 않은 지속가능한 직물임을 강조합니다. 알트만 CEO는 경제전문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실크는 석유화학과 무관한 혁신적인 공급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는 이어 “사람들이 잘 모르는 실크의 가장 매혹적인 점은 말 그대로 자연이 제공하는 플라스틱이란 점이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현재 이볼브드바이네이처는 중국, 일본 등에서 누에고치를 수급받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표면에 흠집이 나 버려진 누에고치들도 사용할 수 있단 점을 강조하는데요. 버려진 자원을 활용할 뿐더러, 기존 화학물질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하는 것이 순환경제 전환과 연결됨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볼브드바이네이처는 최근 시리즈 C 펀딩에서 1억 2,000만 달러(한화 1,575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습니다. 회사 측은 매사추세츠주 월폴(Walpole)에 가동 중인 생산 시설 확장에 이번 펀딩이 사용될 계획이라 밝혔는데요.

올해 5월부터 가동된 해당 시설은 액티베이티드 실크를 연간 150톤씩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볼브드바이네이처는 시설 투자를 통해 액티베이티드 실크 생산량을 오는 2024년까지 900톤까지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 명품 브랜드 샤넬이 누에고치에 반한 이유는?

이산화탄소를 ‘더 빨리’ 흡수하는 나무가 있다? 🌲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는 2019년 대기 중 탄소량을 극적으로 줄이는 데 필요한 나무 수가 약 1조 그루란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허나, 1조 그루를 심기 위해선 그만큼의 땅이 필요한 상황. 이에 1조 그루의 절반만으로도 그와 같은 탄소 격리 효과를 낼 방법을 찾은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일명 ‘슈퍼 나무’를 통해 지구의 탄소 균형을 재조정하겠다고 나선 기후테크 기업 리빙카본(Living Carbon)의 아이디어를 들어보시겠어요?

국내 기후테크 스타트업도 ADB벤처스 기후펀드 받을 수 있어! 💰

19일 국내 임팩트 투자사 소풍벤처스가 ‘ADB벤처스가 전망하는 아시아 기후테크 시장의 미래’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발제자로 참석한 ADB벤처스의 김민수 심사역은 기후테크 산업이 커지긴 위해선 아시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한단 점을 강조했는데요. 아시아·태평양 지역 진출을 꿈꾸는 국내 기후테크 스타트업도 ADB벤처스의 기후 펀드를 지원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ADB벤처스가 정의하는 기후테크란 무엇일까요?

날짜 지난 식품도 버리기 전에 잠깐! ‘눈코입’ 사용하면 구할 수 있어! 👀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먹기도 전에 버려지는 음식물 폐기물은 연간 13억 톤에 달합니다. 그런데 여기,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음식물 폐기를 줄이는 캠페인이 있습니다. 음식물 폐기물을 줄이고자 소비자와 식료품을 연결하는 덴마크 기업 투굿투고 영국 지부가 벌인 ‘보고, 맡고, 맛봐라, 버리지 말자(Look, Smell, Taste, Don’t Waste)’인데요. 눈코입을 사용해 버려질뻔한 음식물을 구하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항공 여행의 꽃’이란 수식어가 붙은 기내식. 항공사들이 여행 수요 회복에 발맞춰 기내식 신메뉴를 잇달아 선보이는 중인데요. 일회용플라스틱 용기에 담은 기내식, 비닐에 담긴 플라스틱 집기류가 사용 후 어디로 가는지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각 승객은 비행당 약 500g의 기내 폐기물을 배출합니다. IATA는 2018년 총 610만 톤이었던 기내 폐기물이 2030년에는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그 중 상당 부분은 기내식에서 비롯됩니다.

이에 영국 산업디자인 스튜디오 프리스트만구드(PriestmanGoode)는 일회용플라스틱 퇴출을 위한 기내식 트레이를 디자인했습니다. 스튜디오 측은 플라스틱 대신 커피찌꺼기(커피박)와 쌀겨에 접착물질을 섞어 기내식 트레이를 만들었는데요.

식판에 놓인 용기는 밀기울*을 사용했고, 포크는 코코넛 나무를 이용했습니다. 각종 소스는 해조류로 만든 식용 물캡슐에 담겼는데요. 용기 뚜껑 또한 해조류나 바나나잎으로 만들어졌단 사실!

스튜디오 측은 무게와 플라스틱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되, 버려도 퇴비화가 가능한 재료들로 교체하는 일에 초점을 맞췄다는데요. 아쉽게도 이 기내식 트레이는 런던 디자인 박물관에서 열린 전시회의 일부로 소개됐을 뿐, 상용화 계획은 아직이라고.

*밀기울: 밀을 빻아 체로 쳐서 남은 찌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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