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문화유산 #유산보호 #기후위기극복
[Vol. 12] 2022/05/23
《문화유산의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 흐름》
  급격한 기후변화는 수백 년에서 길게는 수천 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문화유산을 위협하고 있어요. 기온 상승으로 병충해가 증가하여 목재 문화재가 손상을 입고,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해 침수가 발생하는 등 다양한 기후변화 요소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기후위기 속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 위험에 처한 문화유산?!
산 마르코 대성당 내부의 손상을 확인하는 모습 ⓒSimone Padovani, Getty Images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 센터는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위협하는 요소를 1) 해수면의 변화, 2) 사막화, 3) 가뭄, 4) 홍수, 5) 태풍, 6) 기온변화, 7) 기타 기후변화 영향 총 7가지로 분류하고 있어요. 이 중 우리는 홍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1950년대 이후부터 호우의 빈도나 강도가 눈에 띄게 증가했기 때문이죠.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탈리아 베니스는 2019년 해수면 상승과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만조로 인해 도시 전체가 바닷물에 잠겼어요. 이때 대리석과 황금빛 모자이크 벽화로 장식된 것이 특징인 산 마르코 광장은 큰 피해를 입었어요. 대리석 기둥이 오랫동안 물에 잠겨 침식되고 원형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색이 변하였고, 바닥 모자이크 또한 파손되었죠. 

  이처럼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문화유산 피해는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어요. 해수면 상승은 해안가에 근접한 문화유산 침수피해를 증가시키고, 건조기후는 수분에 영향을 받는 석재 건축문화재의 화학적 풍화를 촉진하기도 하죠.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 서리와 결빙이 발생하여 기존의 풍화 패턴을 변화시켜요. 또한 집중호우, 태풍과 같은 극한기상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이를 예측하기 어려워 문화유산 피해 예방 또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요. 

 🙌🏻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 본 문화유산 보호

ⓒDr. Nagaraja Sharma, ShutterStock

  오늘날 전 세계 문화유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후변화는 더 이상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라고 볼 수 없어요. 유네스코(UNESCO)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문화유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범국가적인 기후행동 동참을 주도하고 있어요. 지금까지의 문화유산 피해 예방과 보존에 초점을 맞춰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영향을 예측하여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었죠. 이를 통해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고, 기초자료를 구축할 수 있었어요.

  ICOMOS는 기후위기 속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외형 관리에만 국한된 보존은 한계가 있어 새로운 관점에서 문화유산을 바라보고자 해요. 문화유산을 기후위기 속 보호해야 하는 대상이자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역할로 인정하는 것이죠. 새로운 관점으로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함께 살펴보기로 해요!

*국제기념물 및 유적지 보존, 보호, 활용,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는 비정부기구로서, 문화유산에 대한 국제 공동의 협력과 참여를 촉구하여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국제적인 기준을 제안하고 있어요.
1️⃣ 지속가능한 전통 기술 활용

  ICOM 회장 알베르토 갈란디니(Alberto Garlandini)는 2021년 G20 문화장관회의 연설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 및 문화유산 피해를 막기 위해 지역의 전통적 기술의 복원과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어요. 기술이 발달한 오늘날 왜 전통 기술에서 해법을 찾을까요? 전통 기술은 인간과 자연이 상호작용하며 쌓아 온 지식이에요. 이를 활용하여 지역에 닥쳐 온 기후위기를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죠.

팔레 텔레(Fale tele) 건축물 ⓒbritannica

  태평양에 위치한 사모아 제도(Samoa Is.)는 자연재해 빈도가 높아 위험을 막기 위한 다양한 전통적인 건축 방법이 있어요. 그 중 전통적인 건축물 팔레 텔레(Fale tele)는 홍수와 폭풍 해일을 막기 위한 높은 돌기둥과 습기에 견디기 위한 높은 돔 천장, 그리고 바람이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열린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극한의 날씨와 강한 바람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이러한 형태의 구조물은 무너져도 대체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고 지속가능하며, 붕괴되어도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아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는 시기에 섬에는 철과 콘크리트를 포함한 튼튼한 재료를 활용한 지어진 현대 건축물도 세워졌지만 지역적 환경에 맞지 않아 많은 부분에 침식이 발생하였고 붕괴위험으로 거주자들을 위험하게 만들었어요.

  2012년 12월 사모아(Samoa Is.)를 강타한 태풍 ‘에반’을 겪은 이후, 앞으로 기후 변화로 인해 더욱더 태풍의 강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재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전통 기술을 활용한 건축물이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어요. 새로운 기술이 아닌 지역의 전통적인 기술과 무형 문화유산을 통해서 자연재해와 기후변화를 극복하고 지역사회의 회복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였어요. 

2️⃣ 문화유산을 통한 탄소 발자국 줄이기

좌) 과거 니커보커 전화 회사(Knickerboker Telephone Co.) ⓒHenson Architecture

우) 복원 후 새로운 외관 ⓒHenson Architecture

  오래된 건물의 역사적인 가치를 유지하면서 구조체 변경 없이 시설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은 기후위기 극복과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도 필요한 작업이에요. 기존의 건물을 철거하고 다시 짓기 위해서는 상당한 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이죠. Zero Net Carbon Collaboration(ZNCC)는 역사적인 건물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기능을 변경하는 적응형 재사용(Adaptive Reuse) 방식을 통해 건축 분야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노력하는 단체에요. ZNCC는 1894년 지어진 뉴욕의 니커보커 전화 회사(Knickerboker Telephone Co.)를 리모델링 하였어요. 건물이 지어진 시대적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는 노후화 된 건물 외관 판금 처마 장식은 복원하였고, 건물 내부는 현대적인 고급 사무실과 상점들로 재탄생했어요. 이 프로젝트는 2017년 전통적 건축 팔라디오 어워드(Traditional Building Palladio Award)의 적응형 재사용(Adaptive Reuse) 부문을 수상했어요.

수원화성 야경 ⓒ조선일보

  “유산과 기후변화"를 주제로 진행된 2022년 1차 ICOMOS 한국위원회 포럼에서 김도형(경기문화재단 문화유산팀 연구원)은 문화유산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계획 수립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어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문화유산의 가치에 대해 강조하며 수원화성을 사례로 들어 야간조명으로 인한 성벽 손상, 균열 현상과 탄소 배출 발생, 문화유산 구역 내 교통수단 운행, 미디어 아트쇼 등으로 인한 탄소 배출 증가를 지적했어요. 향후 지속가능한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을 위해 통합적인 탄소 배출 저감 계획이 필요함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민관 협력 파트너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해요.

💪 기후위기로부터 문화유산 절대지켜! 
  그동안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60년간 사용해 왔던 ‘문화재' 명칭을 ‘유산’으로 변경하기로 하였어요. 재화 개념의 ‘문화재’ 명칭에서 탈피하여 역사와 정신까지 포함한 개념으로 확장시킨 것이죠. 명칭 변경과 함께 지정문화재에게 한정적으로 적용되었던 보호체계 또한 비지정문화재와 역사문화자원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보호체계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어요. 이러한 변화는 아직 부족한 기후위기 속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체제 도입을 위한 기반이 되지 않을까요?
REFERENCES
김지영, 김영재.(2021). 국외의 문화유산 기후변화 대응동향과 시사점. 문화재방재학회 Vol.6 No.1, pp 47-56.
이코모스 한국위원회.(2022).2022년 1차 이코모스포럼. ICOMOS 한국위원회 소식지 13, p7.
Climate Change and Heritage Working Group of ICOMOS(2019). The Future of Our Pasts: Engaging cultural heritage in climate action.
UNESCO/ICHCAP(2013). Traditional Knowledge for Adapting to Climate Change : Safeguarding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in the Pacific.p.16.
https://www.icomos.org/
https://icom.museum/en/
https://climateheritage.org/
https://www.unesco-ichcap.org/
https://www.cha.go.kr/
https://www.cultureclimatemeeting.org/
https://www.hensonarchitect.com/project/the-knickerbocker-telephone-company/
https://architecture2030.org/caretool/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19/nov/15/venice-council-flooded-moments-after-rejecting-climate-crisis-plan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1/05/15/Y6NTEKIANFBX5KTOJK7Z4H4FLM/?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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