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는 기름지니까 화이트가 어울릴까요?" 최근 어떤 커뮤니티에서 발견한 글이예요. 아쉽게도 댓글에는 쉬라즈랑 마셔라, 미국 샤르도네랑 마셔라 등등의 제안은 있었지만 "왜" 기름진 장어에 "그" 와인을 마셔야 하는지 또렷하게 설명해주는 댓글은 없더라고요. 장어의 페어링을 결정하는 요소 중에 '기름진 텍스처'도 물론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페어링 포인트는 장어를 소금에 구웠는가, 데리야끼 소스를 발라 구웠는가, 고추장 소스를 발라 구웠는가입니다. 이 세 가지 와인에 어울리는 와인이 너무나도 완벽히 달라져서, 8월와인에는 세가지 장어와인을 보내드릴까? 고민도 잠깐 했었죠(웃음). 여러가지 리서치를 통해 한국사람에게 가장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장어는 간장, 데리야끼 소스 베이스의 장어라는 걸 알게 됐어요. 배민이나 쿠팡이츠를 열어서 장어를 검색해보면 데리야끼 소스 장어가 가장 많더라고요? 장어 페어링을 위해 위키드팀은 달큰한 과실미가 풍부하면서도 산도가 높지 않고 털털한 스타일의 몬테풀치아노 레드를 골라냈습니다(세상의 수많은 이탈리아 몬테풀치아노 중에 유독 맛있는 몬테풀치아노를 골라낼 수 있는 게 위키드팀의 저력이라는 거, 다들 알고 계시죠? 😉). 장어가 레드를 부르고, 레드가 장어를 부르는 맛. 음식이 보약이라고 했던 조상님들의 말씀처럼 우리 이 기록적인 폭염에는 좋은 거 계속 먹고 마셔요!
*상식! 프랑스 보르도를 대표하는 식재료 중의 하나가 장어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하지만 보르도에서 먹는 장어는 한국이나 일식스타일의 구이가 아니라, 장어를 고아 만든 육수과 채소에 부드럽고 실키하게 익혀 먹는 스타일이라 다소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질 거예요. 그리고 이런 스타일의 보르도식 장어디쉬에는 정답이 정해져있어요. 보르도 레드와인을 곁들이면 장어의 기름짐, 매끌거림, 조금 당혹스러운 전통의 맛이 깔끔하게 보완됩니다. 코로나 끝나면 보르도 가서 장어 먹을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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