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둔촌주공이 고전하고 있습니다. 1순위 당해 청약에서도 인원을 못채워, 기타로 넘어갔고, 여기서도 못채워서 오늘(8일) 2순위 접수를 받아요.
둔촌주공 1순위 당해 평균 경쟁률은 3.7대1입니다. 3천695가구 모집에 1만3천647명이 신청했어요. 예비입주자 인원 500%까지 인원을 채워야하는데(즉 경쟁률이 6대1이상이 돼야함) 일부 평형은 6대1을 채우지 못했고, 1순위 기타지역(경기, 인천 거주자)으로 넘어갔는데 여기서도 인원을 채우지 못해 오늘 2순위(청약통장만 있으면 됩니다) 청약을 받게 된 것입니다.
10억 현금 보유 무주택자 5000명이 둔촌주공에 지원
저도 이게 놀랐습니다. 관건은 전용 84㎡였죠. 1237가구 모집에 5005건의 신청이 몰렸어요.(1순위 당해 기준) 일부 가구에서 ‘주방뷰 논란’이 불거진 84㎡E 타입도 563가구 모집에 1512건의 신청이 몰려 경쟁률 2.69대1이었습니다.
이 평형은 분양가가 13억원이 넘어서 중도금대출이 되지 않아요. 입주때 잔금대출 받더라도 최소 현금 10억원 있어야해요. 그런데 이 곳에 5005가구가 지원한거에요. 미달이 될거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미달되지 않았어요. 예비당첨자 5배수까지 받아야해서, 5배수를 채우지 못해 1순위 기타 지역으로 청약이 넘어갔지만, 우선 미달은 면했습니다.
이 평형은 입주때 잔금대출을 최대 (LTV 50%) 받는다고 해도 DSR까지 감안하면 연봉 2억원은 돼야하는데요. 이 때문에 “연봉 2억원의 현금 10억원 가진 서울 사는 무주택자”가 얼마나 둔촌주공에 몰릴지가 관심이었죠. 업계에서는 “중도금대출이 되는 전용 59는 무난히 채우겠지만, 84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용 84도 미달은 없었습니다.
특공 결과는 어땠나요?
특별공급 청약은 1091가구 모집에 3580건이 신청, 평균 경쟁률은 3.28대 1을 기록했습니다. 신혼부부, 다자녀, 노무보 전형은 미달이 있었는데 생애최초 전형이 경쟁률이 높았어요.
생애최초 전형으로 공급된 29㎡에서는 1가구 모집에 80명이 청약했고, 159가구를 모집하는 39㎡ 유형에는 629명이 신청했어요. 49㎡은 94가구 모집에 1870명이 몰려 1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특공은 특정 전형에서 미달되면 그 물량이 다른 전형 지원자들에게 넘어갑니다. 그러므로 신혼부부, 다자녀 특공 미달 분은 생애최초 지원자들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셈이지요. 그래서 일부 평형은 미달됐지만, 전체적으로는 미달이 아닙니다. (평균경쟁률 3.28대1)
생애최초 특공 경쟁률은 왜 높은 것인가요?
기존에는 생애최초 특공도 결혼한 세대가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소득 요건도 있었죠. 그런데 법이 바뀌었죠. 미혼이더라도 생애최초 특공에 지원할 수 있고, 소득을 보지 않는 추첨제 물량이 도입됐어요. 그러다보니 1인가구, 자녀없는 신혼부부, 소득요건에 걸려 특공을 못넣었던 사람들이 생애최초로 몰린 것으로 보여요.
또한 신축 대단지에서 쾌적하게 살고싶은 1인가구의 수요가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보여요. 이곳 전용 49㎡분양가가 8억원이 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축, 커뮤니티 잘돼있는 대단지에서 살겠다"는 고소득 1인가구들이 몰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둔촌주공에 앞으로 벌어질 일
둔촌주공은 오늘 2순위 청약을 받고요. 2순위는 1순위(청약통장 가입기간 24개월 이상)와 달리 청약 통장만 있으면 됩니다. 여기서도 못채우면 무순위 청약으로 넘어갑니다. 일명 ‘줍줍’이죠. 최근 법이 개정돼서 전국에서도 신청할수 있어요. 그리고 여기서도 미달이 되면 선착순 분양입니다. 견본주택에 선착순으로 달려가 계약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면 현재 청약 제도에서는 무조건 6대1 이상은 받아야한다는거네요?
네 맞습니다. 예비당첨자 인원이 500%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4000가구 넘게 풀리는 둔촌주공 입장에서는 2만4000명까지는 모아야하는셈이지요.
평균 경쟁률이 3대1이면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나요?
실제로 이렇게 청약을 하더라도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경쟁률 10대 1이어도 30%가량 미계약 분이 발생한다고 하네요.
경쟁률이 세자릿수로 나오면 당첨자들이 안심하고 계약하죠. 나의 선택이 시장의 판단과 맞았다는 확신이 드니까요. 그러나 막상 경쟁률이 낮게 나오면 불안함이 가중돼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당첨 포기하면 재사용까지 제한이 있는데도 포기한다고요?
저도 이게 참 이해가 안되는데요. 여기는 재당첨제한이 10년입니다. 당첨되고 포기하면 재당첨제한 10년이죠. 그런데도 포기하는 사람들이 생긴다고 합니다. 실제로 최근 청약을 받은 인덕원자이SK뷰도 경쟁률이 5대1이 넘었지만 실제 절반 이상이 계약을 포기해 청약자를 찾기 위해 연달아 ‘무순위 청약’을 하는 굴욕을 겪었습니다.
건설사쪽에 문의한 결과, "얼추 완판은 되지 않겠냐"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가 재당첨제한 10년인데 그것을 다 알고 청약 넣지 않았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둔촌주공 청약 지원자들이 '찐 수요자'인지는 계약률을 봐야할 것 같습니다.(이건 저도 매우매우 궁금합니다)
둔촌주공 청약은 그렇다면 실패한 것이네요?
사실 화제성에 비해서는 청약 경쟁률은 저조한 편입니다.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이 1순위 당해 못채우고 기타로 넘어가고, 2순위 들어가고, 2순위도 못채우면 '줍줍'으로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분양업계에서는 둔촌주공이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사실 둔촌주공은 일반 조합원 매물보다도 '하자'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미달이 없었다는 거죠.
둔촌주공은 8년 전매제한, 2년 실거주 의무가 있습니다. 이게 매우 큽니다. 과거 청약 광풍이 불었을때는 실거주 의무가 없었죠. 그런데 분양가 상한제 단지에 실거주의무가 2021년부터 적용됩니다. 게다가 그사이 분양가가 올라서 둔촌주공은 평당 4000만원대에 분양됐죠. 여기에 일부 평형은 중도금대출이 안되고요.
청약 자체가 무주택자에게만 우선 기회가 열리는데, 둔촌주공은 무조건 실거주해야하는 무주택자들을 대상으로, 그것도 8년이나 팔수 없는데, 청약통장 1만3000개(1순위 당해 기준)를 모은것은 선방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둔촌주공은 완판될까요?
어찌저찌 둔촌주공은 완판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완판되기까지 시간이 짧아야겠죠. 미계약 속출해서 완판까지 6개월 이상 걸리면 어떻게 될까요? 사업비를 단기간에 조달해야하는 둔촌주공 입장에서는 미계약이 길어질수록 사업에 치명타입니다.
다른 사업장에도 영향을 미치겠죠. 둔촌주공이 청약자를 못찾아 사업비 조달을 못하면 공사가 늦춰지고, 이로 인해 다른 현장에도 영향을 미치게됩니다. 분양 시장이 깊은 침체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앞으로 지켜봐야할 것은 둔촌주공 실제 계약률입니다. 둔촌주공이 실제 계약을 무사히 마치고 빠른 시간안에 '완판'된다면, 아직까지 서울 신축 대단지에 대한 수요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고, 이들의 기대가격은 13억 + @(34평 기준)은 된다고 봐도 무방하겠지요. 그러나 미계약이 길어진다면 본격적으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깊은 침체로 접어들 것입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가요?
둔촌주공 청약 선방했다고 보세요? 폭망일까요?
완판될까요?
오늘도 레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심을 다해
매경 이선희 기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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