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님, 안녕하세요. 미리님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를 해주세요.
📚 글 쓰고, 콘텐츠 만들고, 커머스 구축하는 김미리입니다. 작년 봄까지는 회사에 소속되어 12년 차 이커머스MD로 일했는데요. 지금은 퇴사하고 2년 차 프리워커로서 일하고 있어요.
🍊 프리워커로 살아가면서 일상에서 어떤 리듬으로 리추얼을 하는지 궁금해요.
📚 모닝 페이지를 쓰며 하루를 시작하고, 책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해요. 저녁 독서를 좋아하는 편인데 빈도로는 틈새 독서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지하철을 타고 이용하는 시간이나 다음 일정까지 잠깐 시간이 비게 될 때 있잖아요. 가볍고 얇은 종류를 골라서 읽어요. 독서하는 시간을 내서 몇 시간, 몇 권 이상 독서를 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일상 속에서 편하게 자주 읽으려고 해요.
사실 리추얼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낀 게 올여름이예요. 5년간 공들여 직접 고치고 가꾼 시골집이 수해를 입었거든요. 집의 곳곳이 망가진 모습을 보니 허탈하고 무기력했어요. 그때 리추얼이 큰 힘이 되었어요. 리추얼이 있어서 원래 제 마음에 가깝게 찬찬히 돌아올 수 있었어요. 모닝 페이지도 많이 쓰고, 고전 문학도 많이 읽었어요. 그렇게 하니까 마음이 돌아오더라고요. 마음이 힘들어질 때를 대비해서 내 마음 체력을 평소에 쌓아두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번에 새롭게 리추얼 마을을 시작하셨잖아요. 그냥 책 읽기도 아니고 고전 문학을 읽는 리추얼 마을을 시작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 독서가 취미이신 분들은 많죠. 저도 예전부터 책 읽는 건 좋아했고요. 그런데 고전문학은 오랫동안 손이 가지 않았어요. 예전에 읽어 본 것 같기도 하고, 재미없을 것 같기도 하다는 선입견이 있었거든요. 실제론 너무 재밌는데요! 그래서 리추얼로 같이 하면 좋을 것 같았어요. 게다가 고전 문학이 종류가 굉장히 많잖아요. 내가 읽는 책뿐만 아니라 서로가 읽는 책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리추얼을 하면 직접 독서와 간접 독서가 다 될 수 있는 거죠.
🍊미리님도 처음부터 고전 문학을 좋아했던 건 아니라고 들었어요. 어떤 계기로 고전 문학에 빠지게 된 거예요?
📚 지인으로부터 우연히 책을 몇 권 추천 받았어요. 그중 한 권이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라는 책이었어요. 고전 문학은 두껍고 지루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얇고 무엇보다 내용 전개가 엄청 빨랐어요. 일단 이 소설은 남편과 간이식당을 하며 사는 ‘코라’가 식당에 찾아온 남자와 내연관계를 맺다가, 남편을 죽이기로 하는 것에서 시작이 돼요. 보통 이렇게 죽는 건 이야기의 결말인데 이 소설은 이후의 이야기가 더 본격적이에요. 그야말로 막장 드라마 같은 느낌이잖아요. 죽음 이후 코라와 내연남의 관계, 내밀한 심리묘사가 책장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어요. 읽고 나니까 자연스럽게 이렇게 재밌다니 또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며 고전 문학의 세계에 스며들었죠.
🍊고전문학을 학창 시절에 억지로 읽은 기억 때문에도 재미없다는 선입견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 맞아요. 그리고 책 고를 때 어려운 게 이미 읽어봤다고 생각한 책들이 많았어요. 제가 10대 때 <데미안>을 여러 번 읽었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이게 권장 도서에 늘 있었잖아요. 그런데 읽어보니까 안 읽었다는 걸 바로 알겠더라고요. <노인과 바다>도 줄거리가 기억나서 안다고 생각했는데 읽어 보니까 대충 아는 거랑 책을 읽는 건 정말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발견하는 즐거움이 또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학창 시절에 데미안을 읽으며 하나도 이해가 안 됐었는데 서른 살이 넘어서 책을 읽으니까 책의 구절들이 너무 절절히 와 닿아서 놀랐던 기억이 나요. 고전 문학은 읽는 시기에 따라서도 참 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 저도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라는 책을 20대, 20대 중반, 30대 초반에 읽으려고 계속 시도했는데 책이 너무 안 읽히는 거예요. 너무 철학적인 내용이라 그랬던 것 같아요. 그렇게 계속 실패하다가 3~4년 전 즈음 다시 읽었는데 인생에 그 책이 꼭 필요한 순간에 읽게 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때가 저한테는 그런 시기였나 봐요. 나를 찾고 싶고, 퇴사를 심각하게 고려하던 시점이기도 했는데요. 그때는 퇴사하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인 싯다르타도 깨달음을 얻기 위해 출가를 해서 정말 다양한 여정을 경험하거든요. 책을 읽으며 싯다르타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니 깨달음이란 게 먼 길을 떠나서 길 위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걸 배웠어요.
모든 게 바쁘게 돌아가고 재미있고 자극적인 것이 널린 지금 세상에 고전문학을 읽으며 우리는 무엇을 경험할 수 있을까요? 더 자세한 내용을 인터뷰 전문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