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주차 | 트리키네코
춤을 춰요
안녕하세요, 트리키네코입니다.
찬찬한 사이를 통해 만나게 되어 반가워요 :)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시시콜콜한 일들을 써볼까 생각해요. 평소에 sns에 제 얘기를 길게는 잘 쓰지 않았는데 받는 대상이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즐겁게 써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의 첫 테마는 춤입니다.
어른의 나이가 되고 나서는 제대로 춤을 춰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춤을 잘 추고 싶다! 뭔가 자연스러워지고 싶다! 생각은 많이 하곤 했는데 작년 내내 집에만 있는 시간들이 정말 저를 움직이게 했어요. 내적인 뚜두둥을 벗어나 제대로 배운 자가 되고자 얼마 전에 난생처음 온라인 댄스를 수강했습니다...
몇 번 해보고 깨달았어요. 그저 내가 뻣뻣해서라고 생각했는데,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나는 그만큼 춤에 시간을 써 온 적이 없다는걸요.
춤을 위한 선과 동작을 아름답게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갈고닦아야 하는가 새삼 느끼게 되었죠. 필라테스를 1년 넘게 해서 웬만한 스트레칭 동작은 알고 있는데(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알고 있음), 운동이 아니라 춤을 위한 워밍업은 일반 스트레칭보다 훨씬 극단적으로 몸을 잘 써야 했어요. 내가 따라 하니 너무 엉성해서 집에서 해본 게 다행이었다 싶으면서도 어떻게 움직이면 그런 동작을 만들 수 있을까 거울을 보는 게 재미있었어요. 
계속 스스럼없이 나를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playlist]waves from trickyneko vol.1 

1. The Songs That We Sing - Charlotte Gainsbourg
2. Silently -Blonde Redhead
3. On the Floor - Perfume Genius
4. Without You Perfume Genius
5. Homonormo - Arthur Moon
6. Lorelei - Cocteau Twins
7. Let Forever Be - The Chemical Brothers
8. The River - Aurora
9. Daydreamer Aurora
10. Eve of Destruction - The Chemical Brothers
11. Surfing on a Rocket - Air
12. Alpha Beta Gaga - Air
13. Venus As A Boy - björk
14. Human Behaviour - björk
15. Overpowered - Róisín Murphy
16. Fun For Me - Moloko
17. Ooh La La - Goldfrapp
18. Birth In Reverse - St.Vincent
19. Love Will Tear Us Apart - Joy Division
20. Lemon Glow - Beach House
21. Heart Of Glass - Blondie
22. Don't Know Why - Slowdive
23. Thursday - Asobi Seksu
24. Trails - Asobi Seksu

저에겐 음악을 하는 즐거움 이전에 음악을 듣는 즐거움이 오래 자리하고 있어요. 인생곡이라 생각할 만큼 좋아하던 것들은 모두 친구들이 추천해 준 곡이었어요. 이미 검증받은 거니까 마음껏 좋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껴지기도 했죠. 모르는 사람이 추천하는 음악을 볼 때는 그다지 링크를 눌러볼 생각이 안 드는데, 내 친구가 좋다고 말해주는 음악과는 금방 사랑에 빠졌어요. 취향에 맞는 음악이었기 때문일까, 친구가 좋다고 해서일까, 그건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그렇게 제가 사랑하게 된 곡들로 BGM처럼 들을 수 있게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어요. 까딱까딱 흐느적흐느적 비트를 타고 몸을 흔들 수 있는 곡들이죠. 저에게 댄스를 부르는 음악은 이런 음악들인 것 같아요. 분명 춤추고 싶을 때 틀어놓으려고 짠 건데 제 취향은 너무 소나무네요.

제가 몸을 움직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건 2019년...아마도 Aurora 공연 때문이에요. 아, 그때만 해도 우리는 공연을 즐기고 있었구나. Aurora 내한공연을 보러 갔다가 신들린 듯한 춤사위에 완전히 반해서 눈물 펑펑 흘리며 어 이거 뭐지...? 했던 기억이 납니다. 작두를 타는 듯한 춤사위와 함께 내 영혼을 치유해 주는 힐링보이스랄까...아래 링크한 영상은 공연에서 보았던 오로라의 느낌이 비교적 잘 담겨 있어서 자주 찾아보는데 볼 때마다 가슴이 벅차올라요.

Daydreamer -Aurora
2019년이란 시간에 나온 김에 얘기하자면 2019년에는 The Chemical Brothers도 얘기해야 해요. 오래전에 들었고 더 이상 듣지 않게 된 상태였는데 (마지막으로 들은 게 We Are The Night 앨범...) 우연히 2019년 새 앨범을 발견했고 예전 한창일 때 느낌이 살아있으면서도 좋다? 거기에 Aurora의 피처링이라니? 나의 Aurora 사랑이 쭉 이어지는 건가 싶으면서도 아니 The Chemical brothers도 원래 좋았으니까 이 가슴 뛰는 조합에 설레며 음악을 들었어요. 사실 어떤 뮤지션을 무조건적으로 좋아한 적은 별로 없고 특정 앨범이나 특정 곡을 듣는 편인데, 2019년 No Geography 앨범은 곡을 쭉 이어서 들으면 더 좋습니다. 앨범 인터뷰를 보면 Aurora가 단순 피처링이 아니라 이 앨범의 뮤즈였음을 알 수 있죠. 그래서 더 특별하게 오래 기억할 것 같아요.

Eve Of Destruction - The Chemical Brothers
다 쓰고 보니 춤 얘기와 함께 저의 Aurora 사랑으로 마무리되었네요. Spotify와 Youtube에도 동일한 리스트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트리키네코의 취향과 함께 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즐겨보세요! 
💌편지를 보내는 사람들💌
이호
인문학을 사랑하는 이과 출신 음악가. 싱어송라이터 ‘이호(eeeho)’, 일렉트로닉 포크 듀오 ‘호와호(howaho)’로 활동 중. 항상 인생의 갈림길에서 즉흥적인 행복을 좇다보니 현재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요즘은 ‘공감각적 표현’과 ‘조각모음’에 관심이 많은 편.

모호
기타치고 노래하는 사람. 솔로 프로젝트인 모호 프로젝트(Mohho Project) 일렉트로닉 포크 듀오호와호(howaho)’ 활동중이다.

트리키네코
싱어 송라이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은 곳에서 끌어올리는 듯한 감정의 세계를 소리로 맞바꾼다. 2011년 EP ‘꿈의 통로’, 2015년 1집 ‘모든 계절의 밤’, 2019년 2집 ‘수면 아래’. 마포FM 게릴라디오 DJ로도 활동했다.

홍한나
시각예술분야 종사자. 비 가시적인것과 가시적인것 사이에서 고민하며 작업과 생활을 병행한다. 
아트랩반 개인전 Circuit Mode(2018), REC Mode(2018), 별관 개인전 General Error(2019)
<찬찬한 사이>, 스팸함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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