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리빙 시장 경쟁 구도 2. <왕과 사는 남자> 홍보 전략
 2026.03.11 26-010호   |   잘림 없이 보기   |   지난호 보기  
   
  1. 닮아가는 오늘의집과 29CM, 관전 포인트는?
  2.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뒤에 숨겨진 전략들
  3. Piked_ '하나의 장르가 되고 있는 Y2K'
   

 닮아가는 오늘의집과 29CM, 관전 포인트는?

design by 슝슝 (w/ChatGPT)
  
 | 아티클 3문장 요약
  1. 오늘의집과 29CM가 리빙 시장에서 점점 더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습니다.
  2. 이들은 솔루션(오늘의집)과 큐레이션(29CM)이라는 서로 다른 전략으로 출발했지만, 리빙 시장의 특성상 두 플랫폼은 감성과 기능을 모두 다루는 방향으로 닮아가고 있는데요.
  3. 결국 관전 포인트는 하나입니다. 이를 동시에 경험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오프라인 포맷을 누가 먼저 만들 수 있느냐입니다.
  
북촌과 성수로 초대받았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두 개의 행사 초대장을 받았습니다. 하나는 오늘의집,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29CM로부터 온 것이었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크게 엮일 일 없어 보였던 두 플랫폼은 최근 들어 강력한 경쟁 상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여성 패션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29CM가 홈 카테고리를 전략적으로 키우며, 오늘의집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직 리빙 시장에서의 입지는 오늘의집이 압도적입니다. 하지만 29CM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브랜드 리빙 시장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더욱이 경쟁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이미 시작됐습니다. 상설 쇼룸을 먼저 선보인 건 29CM였습니다. 2023년 10월 프리미엄 리빙 편집숍 TTRS를 열었고, 작년 6월에는 이를 ‘이구홈 성수’라는 이름으로 리뉴얼했습니다. 후발주자인 만큼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빠르게 존재감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읽혔죠.

오늘의집도 곧바로 대응했습니다. 2025년 7월 첫 오프라인 쇼룸인 ‘오늘의집 북촌’을 공개했고, 이어 11월에는 ‘오늘의집 키친 매장’, 그리고 이달에는 인테리어 시공 서비스 강화를 위한 ‘오늘의집 인테리어 판교 라운지’까지 문을 열었습니다. 고객 접점을 확대해 특히 인테리어 시공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북촌과 성수에서 각각 선보인 이들의 전략은 어땠을까요? 흥미롭게도 지난 주말 두 공간을 연이어 방문하며 느낀 건, 두 플랫폼의 접근 방식이 생각보다 많이 닮아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솔루션과 큐레이션, 그 사이 어딘가

그동안 오늘의집과 29CM는 리빙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분명히 달랐습니다.

오늘의집은 시공까지 영역을 확대한 만큼 ‘솔루션’을 지향해 왔습니다. 작년 리브랜딩에서도 ‘집의 변화를 쉽게’라는 메시지를 내세웠죠. 집을 꾸미는 문제를 하나의 서비스로 해결해 주겠다는 방향이었습니다.

반면 29CM는 ‘큐레이션’으로 대표되는 플랫폼입니다. ‘감도 깊은 취향 셀렉트숍’이라는 슬로건처럼 이들은 꾸준히 취향을 이야기해 왔습니다. 리빙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작년 문구 페어 인벤타리오를 열고, DDP 디자인 페어를 공동 개최하는 등 감각적인 접근에서 출발했죠.

그런데 이번 두 행사는 마치 두 플랫폼의 포지션이 뒤바뀐 듯 보였습니다.

오늘의집 스토리마켓은 오늘의집 스페셜 크리에이터들의 애장품을 모아 판매하는 플리마켓 행사였습니다. 기능보다는 취향과 감각을 강조하며 감성적인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실제 후기에서도 ‘취향’, ‘감각’ 같은 키워드가 자주 등장했습니다.

반대로 29CM는 이번 행사에서 기능적인 측면을 조금 더 강조했습니다. ‘29 눕 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침구라는 하나의 아이템에 집중했습니다. 바스락바스락, 보들보들, 푹신푹신, 하늘하늘이라는 네 가지 촉각 기준으로 상품을 분류하고 추천한 점은 기존 29CM의 큐레이션 방식과 닮아 있었지만요. 단순 체험을 넘어 설명을 들으며 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은 기존과는 확실히 다른 접근처럼 느껴졌습니다.

결국 두 플랫폼 모두 감성과 기능이라는 두 요소를 동시에 다루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솔루션과 큐레이션이라는 서비스 가치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는 셈인데요.

사실 이는 리빙 시장의 특성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패션은 감성적인 요소가 더 중요하고, 뷰티는 기능적인 요소가 상대적으로 강조됩니다. 하지만 리빙은 다릅니다. 디자인과 취향도 중요하지만 실제 생활에서의 기능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리빙 플랫폼은 취향만 이야기해서도, 기능만 설명해서도 부족합니다. 감성과 기능을 모두 설득해야 하는 시장입니다. 오늘의집과 29CM가 서로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했지만 결국 비슷한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겁니다.


결국 승부는 오프라인에서 갈릴 겁니다

그런 점에서 리빙 시장에서 오프라인 쇼룸과 매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감성과 기능을 동시에 경험하게 하는 데 오프라인 공간이 중요한 매개체가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리빙은 상품군이 다양하고, 특히 가구의 경우 부피와 무게가 크기 때문에 충분한 공간이 필요합니다. 괜히 이케아가 초대형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온라인 중심으로 구매와 정보 탐색이 이루어지면서 대형 매장의 효율 역시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케아 역시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을 겪고 있고요.

이 상황에서 두 플랫폼이 선택한 해법은 조금 달랐습니다. 29CM는 가벼운 인테리어 소품과 문구류 중심의 매장인 ‘이구홈 성수’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오늘의집은 전문 상담을 제공하는 라운지 형태의 매장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공간 제약을 넘기 위한 각자의 방식입니다. 다만 이런 방식 역시 가구나 조명 같은 인테리어 제품을 직접 보고 비교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부분까지 커버할 수 있는 새로운 오프라인 매장 포맷을 만들어내는 곳이 향후 리빙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접근성이 좋은 도심에 위치하면서도 충분한 규모를 확보해 비교와 체험이 가능한 공간이 필요할 텐데요. 이케아니토리 같은 오프라인 강자들도 한국 시장에서 이를 구현하려 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해답을 찾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과연 오늘의집과 29CM가 이 문제의 해답을 찾게 될까요? 아니면 전혀 다른 플레이어가 새로운 강자로 등장하게 될까요. 앞으로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듯합니다.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뒤에 숨겨진 전략들

design by 슝슝 (w/ChatGPT)
  
 | 아티클 3문장 요약
  1.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천만 흥행은 단순히 작품의 완성도만으로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2. 설 연휴를 겨냥해 관람 문턱을 낮추고, 경쟁작보다 먼저 개봉해 입소문을 선점하는 등 흥행이 일어나도록 전략적으로 설계된 영화였기 때문인데요.
  3. 여기에 영화 밖으로 이야기를 확장한 마케팅까지 더해지며, 침체된 한국 영화 시장에서도 드물게 천만 관객이라는 기록이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CG가 어색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무려 2년 만에 천만 관객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개봉 전만 해도 이 영화가 이런 흥행을 기록하리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달랐던 걸까요?

물론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영화가 재미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한국 영화 위기론 속에서 나온 이 반전은 단순히 작품의 완성도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들여다보니, 이 <왕과 사는 남자>의 성공은 콘텐츠 자체뿐 아니라 흥행이 일어나도록 설계된 전략이 함께 작동한 결과에 가까웠습니다.

그 단서는 영화 초반 등장했던 호랑이 CG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다소 어색했던 장면을 기억하실 텐데요. 전반적인 호평 속에서도 이 CG는 옥에 티로 자주 언급됐습니다. 하지만 이는 CG팀의 실수라기보다는, 배급사 쇼박스가 개봉 시기를 앞당기면서 감수한 선택에 가까웠습니다. 완성도를 일부 희생하면서까지 개봉을 서둘렀던 ‘무리수’가 결과적으로는 흥행의 ‘신의 한 수’가 되었던 셈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왕과 사는 남자>를 천만 영화로 만든 세 가지 포인트를 살펴보려 합니다.


1. 관람 문턱이 낮췄습니다

최근 3년간 천만 관객을 넘긴 한국 영화들을 떠올려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 <범죄도시> 시리즈 — 강렬한 액션
  • <파묘> — 오컬트라는 낯선 장르
  • <서울의 봄> — 현대사라는 강력한 소재

모두 뚜렷한 강점과 특징을 가진 영화들이었습니다. 덕분에 “지금 영화관에서 봐야 할 이유”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었지만요. 다만 동시에 가족 단위 관람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작품들이기도 했습니다.

반면 <왕과 사는 남자>는 전혀 다른 방향을 택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무해한 영화’에 가까웠습니다. 누구에게나 부담 없이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었죠. 또한 장항준 감독과 주연 배우인 유해진, 박지훈 역시 강력한 티켓 파워를 가진 배우들은 아니지만,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인물들이라는 점도 한몫했을 겁니다.

결국 이 차이는 관람 방식에서도 드러났습니다. 롯데시네마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왕과 사는 남자>의 동반 관람 인원은 평균 2.25명으로, 연평균 1.8명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즉 이 영화는 관람 단위를 키우는 방식으로 흥행을 설계했던 겁니다.

그리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했던 시기가 바로 설 연휴였습니다. 그래서 완성도가 일부 떨어지더라도 개봉 시기를 앞당길 수밖에 없었던 거죠.


2. 입소문이 나도록 설계했습니다

설 연휴를 노린 전략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작으로 예상됐던 영화 <휴민트>는 설 연휴인 2월 둘째 주 개봉을 선택했습니다. 조인성, 박정민, 신세경 등 스타 배우들과 천만 영화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이 참여한 대작이었죠.

<왕과 사는 남자>는 여기서 다른 선택을 합니다. 오히려 일주일 먼저 개봉한 것입니다. 경쟁작과 체급으로 정면 승부를 하기보다는 입소문을 먼저 확보하는 전략이었습니다.

이 전략은 개봉 전부터 실행됐습니다. 공식 개봉일은 2월 4일이었지만 대규모 사전 시사가 진행됐고, 배우들의 무대 인사 역시 1월 24일부터 시작됐습니다. 덕분에 개봉 전에 이미 경쟁 영화보다 두 배에 가까운 약 3만 명의 관람객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을 통해 입소문을 먼저 만들고, 경쟁작 개봉 전에 분위기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큰 리스크도 있었습니다. 영화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오히려 부정적인 입소문이 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를 택한 건 그만큼 콘텐츠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실제로 이 영화는 크랭크인 이후 개봉까지 1년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제작되었습니다.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제작 일정까지 조절하며 전략적으로 개봉 시기를 설계한 셈입니다.


3. 영화 밖으로 이야기를 확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흥행이 특별한 이유는 이야기가 스크린 밖으로 확장됐다는 점입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단종의 유배지였던 영월 청령포와 단종이 묻힌 장릉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영월군 방문객은 두 달 만에 11만 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작년 연간 방문객 기록을 두 달 만에 경신한 거였다고 하죠. 반대로 세조와 한명회의 묘에는 별점 테러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단순한 감상을 넘어 참여형 반응에 가깝습니다. 높은 몰입감이 팬덤으로 이어졌고, 덕분에 영화는 장기 흥행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배급사의 마케팅 전략도 작용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촬영실록’ 프로젝트입니다. 배급사 쇼박스는 노션을 활용해 영화 제작 과정과 현장 기록을 담은 페이지를 운영했습니다. 미공개 스틸컷, 제작진 인터뷰, 무대 인사 기록 등이 공개됐죠. 덕분에 영화는 단순히 소비되는 콘텐츠가 아니라 계속 회자되는 콘텐츠가 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감독과 배우들도 힘을 보탰습니다. 장항준 감독은 4월 예정된 단종문화제 참여를 예고했고, 박지훈 배우는 축제 홍보에 나섰습니다. 유해진과 유지태 배우 역시 일정 참여를 조율 중이라고 합니다. 팬들의 과몰입을 이끌어 낼 수밖에 없는 행보들이었는데요. 이처럼 영화의 이야기가 스크린 밖으로 확장되면서 팬들의 열기도 함께 커졌습니다.


좋은 선례로 남을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공식이 그대로 복제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콘텐츠 흥행은 그만큼 예측하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배급사와 감독이라도 매번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위기에 처한 한국 영화 시장에 하나의 중요한 힌트를 남긴 듯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재밌는 걸 넘어서, 개봉 시기부터 마케팅까지 입소문이 나도록 설계된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관람 문턱을 낮추고, 입소문을 먼저 만들고, 이야기를 영화 밖으로 확장했습니다. 이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한국 영화 침체기 속에서도 오랜만에 천만 관객이라는 기록이 만들어진 건데요. 그래서 더더욱 <왕과 사는 남자>는 단순한 흥행작을 넘어, 영화 마케팅 전략의 좋은 사례로 오래 참고될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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