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하얀지우개 ✏️
그날은 아침부터 분위기가 을씨년🍃 스러웠습니다. 이른 아침에 아직 해☀️ 조차 일어나지 않은 초겨울.
두꺼운 겉옷을 챙겨입은 저는 도시락🍱 과 물통🍶 이 담긴 가방을 메고 수능장에 갈 준비를하고 있었습니다. 도시락을 챙겨서 학교(물론 내 고등학교가 아닌 다른 수능장이었지만)에 가는것이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도시락을 싸갔던 우리 부모님들도 이렇게 달그락거리는 수저🍴 통 소리와 매일 함께 등교했겠죠?
저는 시험📝 을 앞둔 날에는 미역국은 절대 먹지 말라는 말, 너무 부담스러운 식단을 챙겨가지 말라는 말
등등 별의별 소리를 다 들었는데요.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것이 바로 “수능금지곡🎵 ”입니다.
평소 노래 듣는 것을 좋아하는 저는 등교할 때마다 노래를 듣거나 라디오🎧 를 듣는 습관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날만큼은 어떤 노랫소리도 제 귀에 들리지 않게, 정적 속에서 수능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래서 더 을씨년스러웠나?) 수능장에 첫 발을 디뎠을 때는 “오, 여기 학교가 왜 이렇게 좋아?”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신설 고등학교🏫 에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아기자기한 벽화와 학생들을 위한 복지시설이 잘 갖춰진 학교를 보니 괜히부럽더라구요. ㅎㅎ 교실에는 이미 학생들이 절반 이상 가득차있었고, 저는 조용히 제 자리를 찾
아갔습니다. 운 좋게도(?) 맨 뒷자리더라구요. 저는 앞자리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시험 볼 때만큼은
뒷자리를 더 선호하거든요. “벌써 내가 수능을 본다고?” “나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는데” “다리
떨거나 기침😷 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떡하지?” “마킹✍️ 을 잘못하면 어떡하지?” 등의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던 찰나! 저 앞에 제 친구😎 가 앉아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정각에 딱
맞춰서 들어가는 저와 달리 이미 일찌감치 수능장에 와서 모든 환경을 마스터했더군요. 사실 저
는 한 명의 친구를 제외하고 모든 친구들과 사회탐구 선택과목이 동일했기 때문에 같은 학교에서
시험을 봤고, 비교적 안정적이고 익숙한 분위기에서 편안한 시험을 치뤘습니다. 만약 그때 저만
혼자 다른 학교로 배정됐다면 그거대로 엄청 떨렸😰 을 거에요. 제 목표는 최저를 맞추는 것! 국
어 영역 때 불🔥 태우고, 수학 영역 땐 과감하게 버려도 된다는 생각으로 꿀잠😪 을 잤습니다.
자
고 일어나니 밥🍚 을 먹을 시간이더라구요. 부모님의 정이 가득 담긴 반찬과 밥을 먹긴 했으나 사
실 많이 못 먹고 양치하러 갔습니다. 양치하러 가니 학생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다 저희 학교 친
구들이더라구요? 저는 무슨 수학여행✈️ 온 줄 알았습니다. ㅎㅎ 점심시간 이후부터는 급속도로
긴장이 풀리면서 나머지 시험을 무사히 치르고 나왔습니다. 학교 앞 운동장에서 만나기로 한 친
구들의 얼굴을 보니 여러 감정이 스쳤는데, 가장 먼저 꺼낸 말이 하나같이 “우리 언제 놀아?”였
습니다. 사실 모두 수시러였기 때문에 2학기가 시작되고서 엄청 놀았지만 수능이 끝났다는 해방
감🥳 은 또 다르더라구요!! 수능을 보면서 깨달은 건 인간이 하루에 이렇게 많은 감정😁😢😂 들
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불안, 긴장, 즐거움, 갈등, 어려움, 슬픔, 절망 등의 수많은 감정들
이 약 8시간 정도의 시험에서 느낄 수 있다니,, 이 날은 제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특별한 하루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