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의 차이 J vs P
판단형과 인식형의 차이는 삶을 사는 방식의 차이입니다.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아요. 판단형은 결정이 빨리 내려지길 바랍니다.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긴장감을 느끼기 때문이에요. 반대로 인식형은 결정된 상태에서 불안을 느낍니다. 뒤에 더 좋은 게 나타났을 때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결정을 바라는 판단형은 자연스럽게 계획이란 걸 세우겠죠? 계획은 미래를 미리 결정해 두는 행동이니까요. 여행을 가기 전에 미래 여행지에서 자신이 어디로, 언제, 어떻게 움직일지 모두 정해둡니다. 미래 여행지에서는 과거에 세워 둔 계획대로 움직이죠. 계획이 틀어지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변수까지 생각해서 플랜 B, C를 가져왔지만 인생은 늘 계획보다 큰 법이니 J가 스트레스 받는 일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인식형은 결정된 상태에 대해 불안하고 걱정스러워합니다. 따라서 결정을 유보하려는 경향이 짙죠. 당연히 계획이 있는 여행보다는 일단 출발하고 보는 여행을 참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식형은 말 그대로 ‘인식’을 좋아합니다. 개방적으로 정보를 계속 받아들이고 알려는 본능적 충동이 있죠. 인식형의 정보 바구니 뚜껑은 닫힐 줄 모릅니다. 판단형의 정보 바구니는 아주 빠르게 닫혔을 텐데 말이죠.
일을 할 때도 둘은 다르게 반응합니다. 판단형은 일거리가 주어질 때까지 잘 기다리지 못해 미리 나서서 책임을 떠맡곤 합니다.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것을 어색해하지 않죠. 판단형을 컬러로 표현해 보자면 ‘흑백’이 선명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반면 인식형은 회색 빛이라고 하면 어울릴 거 같네요. 이들은 일이 주어져도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일을 시작합니다. 막판에 일을 시작하면 효율적이고 기적이 일어난다고 말하는 인식형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타고난 심리 선호가 어느 쪽이든 우리(성인의 경우 더욱)는 대부분 다른 지표의 장점을 적절히 받아들이고 삶에서 활용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판단형이 인식형의 융통성과 개방적인 태도를 인식형은 판단형의 계획적이고 마감기한을 잘 지키는 성실함을 배울 수 있죠. 그러나 때로는 스스로 균형감각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되곤 하죠. 그럴 경우 판단형은 계획한 대로 일이 진행되어야 한다며 고집을 부리고 타협을 못하는 사람이 됩니다. 인식형의 경우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우유부단하며 늘 꾸물대는 게으른 사람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얻을 수도 있고요.
마지막으로 둘의 차이점 중 ‘시간에 대한 개념’ 말씀드릴게요. 판단형은 생산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15분, 30분 등 분 단위로 계획을 세우기도 합니다. 시간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절대적인 수단이 되죠. 유한하고 소중한 자산인 시간을 낭비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인식형은 시간은 재생 가능한 자원, 늘 넘치도록 많은 자원으로 해석합니다. 어떤 일을 진행할 때 낙관적으로 시간을 계산하여 ‘그 정도 시간은 낼 수 있어.’라고 말하기도 한다네요.
MBTI 강의할 때 꼭 하는 역할극이 있습니다. J와 P의 시간에 대한 다른 반응을 볼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인데요 친구가 전화를 걸어 “오늘 저녁에 만나자!”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대답을 하실 거 같나요? J인 친구는 “어? 그래? 몇 시에?”는 기본입니다. 더 디테일하게 “어디서? 뭐하게?” 이런 질문을 이어하는 분들이 계시죠. 어떤 분은 “잠깐만, 나 일정표 좀 보고.”라고 하는 분도 계십니다. P인 친구는 “어? 그래.”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몇 시에?”라고 묻는 인식형도 계시지만요. 많은 분들은 알았다고 한 후에 친구가 “이따 저녁에 전화할게.”라고 하면 “응, 그래.”라고 하고 전화를 끊곤 합니다.
역할극을 본 J와 P는 서로 다른 반응에 많이 놀라곤 하십니다. ‘정말 저런 사람이 있구나, 하면서 말이죠.’ 여러분은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하고 살고 계시나요? 지난 여섯 번째 마음 편지(클릭)와 이번 편지를 찬찬히 읽어보시면서 J와 P 수직선 어디에 자신이 위치해 있는지 살펴보세요! 그리고 나와 반대에 있는 지표의 장점을 여러분 것으로 만들어보세요! 균형감각을 획득해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되어가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