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버터 한 조각의 힘을 경험해 본 적 있으신가요?

에피큐어 구독자 멤버님, 안녕하세요. 혹시 버터 한 조각의 힘을 경험해 본 적 있으신가요? 익숙하게 먹던 요리도 좋은 버터를 킥으로 사용하면 그 풍미와 맛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요. 에피큐어팀은 좋은 버터를 잘 고를 수 있는 법을 알려드리기 위해 생산지, 브랜드, 발효와 가염 여부, 프랑스의 원산지 명칭 보호(AOP) 등 다채로운 기준으로 버터 가이드를 만들었어요. 버터 전문가 4인의 인터뷰를 차근차근 읽다 보면 버터 취향 찾는 방법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버터를 활용할 수 있을지 풍성한 꿀팁을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전 세계 수많은 버터 가운데 여러분의 입맛에 꼭 맞는 버터를 찾으실 수 있기를 바랄게요. LOVE FOOD, LOVE LIFE!




 




  
좋은 버터에 입문하고 싶은 버터 초보자라면 일단 AOP 인증 상품을 눈여겨보세요. AOP란 프랑스의 원산지 명칭 보호로, 지역 재료를 사용하고 전통적 제조 방법에 따라 생산되었음을 보증하는 제도인데요. 이런 인증은 버터의 품질을 보호하고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척도가 되죠. 프랑스의 AOP 인증 버터는 샤랑트 푸아투, 이즈니, 브레스 총 세 지역에서만 생산하고 있어요. 이 지역에서 각별하게 관리한 원유와 브랜드 마다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결합해 만들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좋은 버터’로 인정받고 있어요.




  
버터의 물성과 속성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일평생을 버터와 함께 디저트의 맛을 심도 있게 연구해온 셰프님들이 그동안 버터에 대해 잘 몰랐던 정보와 버터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풍부한 노하우를 전해드립니다.

2010년 서래마을에서 시작된 오뗄두스는 정홍연 셰프가 운영하는 프랑스 디저트 전문 브랜드입니다. 정홍연 세프는 10년 동안 외국인 최초로 일본 도쿄 리가로열호텔의 제과장을 역임했었죠. 식재료에 대한 탁월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디저트의 본질에 가까운 맛을 선보입니다.

박혜원 오너 셰프의 프랑스 유학 시절 이름인 ‘조에(Zoe)’를 따서 만든 메종드조에. 파리의 제과학교에서 현지 디저트 맛과 가치를 연구하여 현재는 청담동에서 미각과 시각을 모두 만족시키는 섬세한 디저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18년 동안 서울과 상하이를 오가며 제과 제빵 분야의 다양한 컨설팅을 맡아온 권혜성 셰프. 건강하고 맛있는 디저트와 빵을 추구하는 사층빵집의 메뉴 개발을 책임지며 제철 재료를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호텔 수석제과장 경력의 이인학 셰프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뛰어난 품질의 빵과 디저트를 소개해온 빵공장띠에리에서 메뉴 기획 및 총괄을 맡고 있습니다. 특히 에쉬레 버터에 대한 애정을 담아 풍미가 남다른 제품을 선보여오고 있어요.
Q. 평소 가장 선호하는 버터 브랜드와 그 이유는? 

오뗄두스 JUNG, 메종드조에 PARK, 사층빵집 KWON 저희 모두 엘엔비르 고메 버터를 선호해요. 버터를 손가락으로 꾹 눌러보았을 때 쉽게 눌러지고 그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는 성질을 가소성이라 부르는데요. 엘엔비르는 가소성이 좋은 버터죠. 풍성한 풍미를 갖추고 있는 건 물론이고, 실온에서 쉽게 물러지지 않아 쿠키와 구움과자에 사용하기에 최적이라고 생각해요. 버터에 대해 기대하는 맛을 가장 담백하게 표현해 주는 버터입니다.

빵공장띠에리 LEE 에쉬레 버터를 가장 선호합니다. 부드러운 질감과 진한 우유의 풍미를 응축시켜 놓은 그 맛이 정말 뛰어납니다. 사실 작업하기 수월한 버터는 아니라서 더 많은 테스트와 셰프의 섬세한 조율이 필요한 제품이기도 해요. 특히 에쉬레의 장점은 다른 재료와 함께 섞였을 때 버터 본연의 식감과 풍미를 잘 살려주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자신만의 버터 취향을 발견하는 방법은? 

오뗄두스 JUNG 버터의 가염, 비가염 여부를 먼저 확인해 보면 좋죠. 가염 버터는 감칠맛이 있어서 입맛을 돋우기에 좋아요. 특히 샌드위치를 만들 때 사용하면 잘 어울리죠. 또한 버터를 가지고 무엇을 만들지를 잘 생각해 보세요. 요리에서 버터는 맛에 악센트를 주기 좋은 재료거든요. 카레를 만들 때 버터로 재료들을 볶으면 맛의 풍미가 확 달라지죠.

메종드조에 PARK 만약 베이킹을 위한 버터를 찾는 거라면 각각의 재료와 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순수한 맛의 버터를 추천하고 싶어요. 독특한 향을 가진 버터는 베이킹의 재료로 활용하기엔 다소 적합하지 않을 수 있거든요. 

사층빵집 KWON 버터를 고를 때는 어떤 음식에 곁들여 먹을지를 먼저 고려해 보세요. 그다음은 향과 풍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즈니나 엘엔비르는 우유 풍미가 진한 편이고, 르갈은 치즈처럼 쿰쿰한 향도 있고 약간의 산미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빵공장띠에리 LEE 버터 취향을 찾고 싶다면 커피의 원두를 떠올려 보세요. 각 원두의 산지마다 아로마, 산미, 맛이 조금씩 다른 것처럼 버터도 여러 가지를 맛보다 보면 국가, 브랜드마다 미묘하게 다른 특징을 경험해 볼 수 있을 거예요. 또한 고른 버터를 그냥 먹을지, 스테이크나 소스처럼 요리로 활용할 것인지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베이킹할 때 각 디저트마다 어울리는 버터 종류를 추천해 준다면?

오뗄두스 JUNG 마카롱을 만든다면 오히려 국내산 버터를 쓰는 것도 좋아요. 국산 버터는 관능적으로 뚜렷한 특징이 없기 때문에 다른 여러 재료와 섞였을 때 무난하게 잘 어우러지는 장점이 있죠. 버터의 대체재로 마가린, 쇼트닝, 라드 등 다양한 유지가 존재하는데 어떤 것이 좋다 나쁘다 말하긴 어려워요. 본인이 만들고 싶은 디저트, 요리에 따라 쓰임이 다른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중화권에는 풍미를 위해 버터 대신 돼지기름으로 만드는 파이도 있거든요.

메종드조에 PARK 마들렌, 피낭시에 등 구움과자를 만들 때는 비교적 수분함량이 높은 뉴질랜드 앵커 버터를 사용하고, 파이류를 만들 때는 수분함량이 적어 작업하기 좋은 파이 전용 버터를 사용해 보세요. 

사층빵집 KWON 디저트마다 어울리는 버터의 풍미가 조금씩 다르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부드러운 버터 쿠키에는 엘엔비르가 가장 잘 어울리고, 수차례 테스트 결과 버터바에는 발효시킨 버터가 잘 어울리죠.

빵공장띠에리 LEE 크루아상은 발효된 우유 풍미를 가진 레스큐어 버터를 추천해요. 브리오슈나 사브레를 만들 때는 부드러운 질감과 우유 본연의 맛이 살아있는 에쉬레 버터가 좋죠. 스콘을 구울 때는 은은한 치즈 향과 식감을 좋게 만들어주는 이즈니 버터를 사용해 보세요.

버터 풍미 가득한 대표 제품들. 시계 방향으로 오뗄두스의 사브레 4종, 메종드조에의 큐브 쿠키 세트, 빵공장띠에리의 에쉬레 밤식빵, 사층빵집의 버터바.

Q. 버터의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추천 디저트나 빵은?

오뗄두스 JUNG 쿠키류를 추천하고 싶어요. 다만 어떤 버터를 썼는지 보다 더 중요한 건 쿠키의 신선도예요. 아무리 좋은 버터를 써서 쿠키를 만들어도, 버터의 산화가 진행되면 쿠키에서 약간의 불쾌한 잡미가 날 수 있거든요. 보통 쿠키의 유통기한이 길다고 오해할 수 있는데 쿠키의 유통과 소비 기간도 중요한 요소예요. 정말 잘 만든 쿠키를 먹으면 맛이 복잡하지 않고 무(無)에 가까운 깔끔하고 신선한 맛이 나죠. 

메종드조에 PARK 대부분 쿠키 종류는 재료 배합량 중 버터 함량이 매우 높아 고유의 향과 부드러움, 바삭한 식감 등 천연 버터 사용 여부를 가장 잘 드러내는 디저트라고 생각해요. 크루아상이나 브리오슈에서도 버터의 향을 풍성하게 느껴볼 수 있죠. 

사층빵집 KWON 버터바는 오직 버터의 맛을 표현하기 위해 만든 디저트예요. 버터를 가열하면 생기는 독특하고 복합적인 풍미를 표현한 디저트이죠. 사층빵집 버터바의 특징은 쫀득한 식감과 적절한 당도의 밸런스예요. 특히 버터바는 진하게 내린 따뜻한 커피나 홍차와 함께 먹으면 정말 잘 어울려요. 얼어있는 버터바를 상온에 꺼내 두었다 드시면 녹진한 버터 향을 가득 즐길 수 있어요. 

빵공장띠에리 LEE 버터의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제품은 에쉬레 버터가 들어간 사브레 쿠키를 추천합니다. 에쉬레 버터와 밤 크림, 국산 밤을 아낌없이 넣은 에쉬레 밤식빵도 겹겹이 쌓인 결에서 풍부한 버터 풍미를 느껴볼 수 있어요.

Q. 버터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꿀팁을 알려주신다면? 

오뗄두스 JUNG 하드 계열 빵에 버터를 발라 먹는 것을 좋아해요. 어떤 버터를 먹느냐 만큼 어떤 온도로 버터를 즐기는 지도 중요해요. 상온에 두었다가 살짝 말랑해진 상태의 버터를 맛보는 것을 추천드려요.

메종드조에 PARK 팬에 노릇하게 구운 바게트에 버터와 과일잼을 스프레드한 것이 최고의 조합이라고 생각해요. 

사층빵집 KWON 사워도우에 곁들이는 걸 강력 추천드려요. 산미가 있는 사워도우 빵을 에어프라이어에 살짝 구운 다음 따뜻한 빵 위에 차가운 버터를 얹어 히말라야 소금을 조금 뿌려 먹는 것을 제일 좋아합니다. 반 정도 먹은 뒤에 후추를 갈아 올려도 별미예요.

빵공장띠에리 LEE 에쉬레 버터는 식빵이나 바게트에 발라먹었을 때 잘 어울려요. 덴마크의 루어팍 버터는 헤이즐넛 향이 있어서 호밀빵에 곁들이면 궁합이 좋죠. 또한 버터에 훈제 향과 소금을 가미하여 포카치아나 치아바타와 함께 먹으면 깜짝 놀라실 수 있을 거예요.


Q. 잊을 수 없는 내 인생 최고의 버터는?

오뗄두스 JUNG 일본에서 제과 일을 할 때 에쉬레 버터와 무화과를 사용해 갈레트를 만들곤 했어요. 버터의 묵직한 무게감과 진한 풍미, 과일의 조합이 정말 잘 어울렸죠. 가장 잊지 못하는 버터의 맛이에요. 

메종드조에 PARK 프랑스 유학시절 데일리 브런치 메뉴 중 하나였던 브리오슈와 쇼송 오 폼의 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버터 향 가득한 브리오슈 슈크레와 카페라테는 매일 아침의 행복이었어요. 

사층빵집 KWON 프랑스 여행을 처음 갔을 때 무거운 캐리어를 낑낑 끌고 털썩 주저 않은 식당에서 먹은 버터의 맛. 그전까지 제게 가장 맛있는 버터는 KFC 비스킷에 발라먹는 버터였는데, 프랑스에서 처음 경험한 꼬릿한 버터의 풍미가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빵공장띠에리 LEE 한 달 전 북해도 여행에서 먹어 본 야마나카 목장에서 직접 만드는 발효 버터의 맛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어요.






컴파운드 버터
Compound Butters

한때 SNS를 뜨겁게 달군 레몬 딜 버터로 시작한 컴파운드 버터의 인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더욱 이색적인 재료를 활용해 버터에 개성을 더하는 모습으로 진화했죠. 아직 시도해 보지 않으셨다면 에피큐어의 레시피로 시작해 보세요. 달콤한 디저트부터 스테이크, 파스타 등 다양한 요리에 곁들여 풍미를 더하기 좋을 거예요.

*컴파운드 버터 : 부재료를 넣어 풍미를 더한 버터. 고메 버터, 플레이버 버터, 피니싱 버터 등으로도 불림.

공통 재료 (컴파운드 버터 1개 기준)

비가염 버터 120g


개별 재료
1. 시나몬 피칸 버터 : 다진 피칸 2큰술, 시나몬 파우더 1작은술, 설탕 1큰술 

2. 라즈베리 잼 버터 : 라즈베리 잼 3큰술, 라즈베리 5알

3. 아보카도 버터 : 으깬 아보카도 8큰술, 라임 제스트
 약간, 다진 고수 2작은술, 
소금 1/2작은술

4. 해초 통깨 버터 : 잘게 다진 김 또는 불린 미역 2큰술, 맛간장 1큰술, 통깨 약간

5. 미소 된장 버터 : 미소 된장 3큰술, 후추 약간
RECIPE
1. 믹싱 볼에 비가염 버터와 부재료를 넣고 잘 섞습니다. 

Tip. 버터는 상온에 미리 꺼내 살짝 녹여주세요. 부재료가 잘 섞이지 않는다면 블렌더로 섞어도 좋아요. 

2. ①을 비닐 랩 위에 올린 후 둥글게 말아줍니다.
3. ②에 유산지를 덧대어 더욱 단단하게 감쌉니다.
4. 냉장고에 30분 정도 굳혀 완성합니다.

달콤한 컴파운드 버터는 갓 구운 와플이나 팬케이크에 곁들여 토핑으로 즐겨보세요.

짭짤한 컴파운드 버터는 오일 파스타, 스테이크, 담백한 빵 위에 얹어 색다른 풍미를 더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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